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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수사학과 카피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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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수사학과 카피라이팅

말과 글을 닦는 학문인 수사학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살피는 것도 의미 있다. 카피라이팅의 뿌리가 수사학이기 때문이다. 수사학이 생겨난 것은 BC 5 세기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폴리스의 하나인 시라쿠사에서 트라시발루스 (Thrasybalus)라는 독재자가 쫓겨난 뒤의 일이다. 독재자가 물러나자 그에게 빼앗겼 던 재산과 시민권을 되찾으려는 시민들이 법정에 몰려가 다투게 되었다. 배심원을 대상으로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재산이 좌우되었으므로 말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학원도 생겨났다. BC 470년 시민들의 호응 에 부응하여 코락스(Corax)가 수사술(Rhetorike Teche)이라는 책을 써서 시민들에 게 법정에서 효과적으로 논증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것이 수사학의 효 시라고 한다. 수사학이란 결국 남을 설득하기 위한 학문으로 현대의 설득 커뮤니케 이션의 뿌리라고도 할 수 있다(홍경수, 2010).

1)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체계

수사학이 학문으로서 이론체계를 갖추게 된 것은 BC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서였다. 그는 BC 330년 수사학(Rhetoric)이라는 책을 써서 수사학을 하나의 기술 이 아닌, 과학적인 학문으로서 체계를 세워놓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정립한 수사학 의 체계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표 8).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을 다섯 기 둥으로 구성된다고 보았다. 창안․발견(invention), 배열(disposition), 문체(style), 기 억(memory), 표출, 전달(delivery)이 그것이다.

발견․창안(invention)은 입증할 자료의 발견과 입증방법의 구상을 뜻한다. 입증이 나 논증에는 비기술적인 것과 기술적인 것이 있는데, 비기술적인 방법으로는 판례, 루머, 고문에 의한 자백, 증빙서류, 서약, 증언, 인용 등 움직일 수 없는 근거가 해 당한다. 기술적인 방법에는 이성적 호소(logos-rational appeal), 감성적 호소 (pathos-emotional appeal), 공신력을 통한 호소(ethos-ethical appeal)가 있다. 에토스 는 성격이나 어조를 통한 공신력으로 프로네시스(객관적 지혜), 아레테(솔직함,덕성), 유노이아(호소, 아름다운 생각)가 포함된다. 문제를 분석하고 자료를 수집해하는 방 법으로는 스타시스(Stasis)체계와 토포이(Topoi)체계 두 가지를 제시한다. 스타시스 체계는 주어진 문제를 분석해서 논증의 쟁점을 발견하는 방식을 말하고, 토포이 체 계는 6하 원칙 등에 따른 자료수집을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피치의 골격을 구성하는 주요 아이디어들의 집합을 '토우피(토포이, topoi)'라 불렀다. '장소'라는 뜻 을 가진 토포이는 주제와 관련된 아이디어들이 모여 있는 기억장소 혹은 생각서랍 을 의미한다.

배열(disposition)은 서론(exordium), 해설(narration), 논증(proof), 결론(peroration) 으로 구성된다. 아까 살펴본 기승전결 구조와 유사하다. 서론의 기능은 시작이 갖는 자의성이라는 귀신을 물리치는 데 있다. 머리말은 호의의 획득과 다음 줄거리의 예 고라는 계기로 나뉜다. 서론의 목적은 시청자로 하여금 호의(benevolum)를 갖게 하 고 주의(attention)를 갖게 하여 정보의 수용태도를 유발하는데 있다.

도입부는 금방 독자를 붙잡아 계속 읽게 만들어야 한다. 참신함, 진기함, 역설, 유 머, 놀라움, 비범한 아이디어, 흥미로운 사실, 질문으로 독자를 유혹해야 한다. 독자 의 옆구리를 찌르고 소매를 끌어당기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다(Zinsser, 2007/2007). 하지만, 독자를 붙잡으려는 열망이 과도하여 생겨나는 실수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나치게 서론을 길게 늘여서 전체 구조에서 불균형이 생겨나거나, 흥 미를 위해 지나친 과장을 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말하거나 글 쓰는 사람이 넘어 지기 쉬운 유혹이다. 서론에는 즉 단도직입(單刀直入-principium)적인 것과 완곡적 (婉曲的-insinuatio)인 것이 있으며, 해설에는 논제와 논제를 뒷받침하는 설명들이 포함된다. 논증은 수사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입증하거나 반박하는 것을 말 하는데 귀납적 방법(歸納-example), 연역적 방법(演繹-enthymeme)이 있다. 결론이란 앞에서 이야기한 것을 요약․정리하는 것이다.

수사학의 세 번째 기둥인 문체(style)는 정확성(正確性-correctness), 명확성(明確性 -clearness), 적합성(適合性-appropriateness), 화려성(華麗性-ornateness)으로 구성된 다. 특히 화려하게 만드는 방법은 비유(figures)와 리드미컬한 문장변화로 나뉜다.

비유(比喩)는 은유(隱喩), 직유(直喩), 환유(換喩), 제유(提喩), 활유(活喩), 과장(誇張) 등으로 구성된다. 문장변화는 강건체, 건조체, 장엄체, 보통체 등 말투를 말한다. 현 대인은 문체 혹은 미사여구법만을 수사학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수사학의 한 줄기 일 뿐이다. 스타일은 문체로 각각의 화자나 필자에게 고유한 특성이다. 하지만 누구 나 특별하게 보이는 문체를 갖고 싶어 한다. 문체에 대해 윌리엄 진서의 설명만큼 타당한 것도 드물다. 사람들은 문체를 유행품 가게에서 산 화사한 빛깔의 장식으로 단어들을 치장하는 것인 양, 화려한 비유와 번지르르한 수식어를 구사하려고 애쓰 는 경향으로 착각한다고 지적한다.

글쓰기에는 유행품 가게가 없으며, 문체는 글 쓰는 사람 고유의 것이다. 그의 머리털이 -대머리이면 머리털이 없는 것이- 그의 일부이듯 말이다. 문체를 덧붙 이려는 것은 가발을 쓰는 것과 같다. 언뜻 보기에 더 젊고 잘생겨 보인다. 하지 만 다시 보면-가발을 쓴 사람은 반드시 다시 보게 된다- 영 어색하다. 그가 말 쑥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분명 그는 말쑥해 보이지만, 우리는 가발을 만든 사람의 솜씨에 놀랄 뿐이다. 요컨대 그 사람이 그 사람 자신으로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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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다는 것이다(Zinsser, 2007/2007, 33쪽).

그의 설명을 듣고 무릎을 친 것은 나의 머리숱이 적어서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 글 을 읽고 가발을 쓰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한 것은 사실이다. 문체도 마찬가지다.

내 것이 아니라면 영 어색하다. 문체가 말쑥해 보이기는 하지만 내 것이 아니므로 내가 본뜬 그 사람의 솜씨를 돋보일 뿐이다.

수사학의 네 번째 다섯 번째 기둥은 기억(memory)과 표출․전달(delivery)이다. 표 출 전달은 음성이나 동작을 통한 메시지의 실제 전달방법을 말하며, 발음과 음성의 문제(pronunciation) 및 제스처 표정 등의 동작(action)에 관한 문제들을 다룬다.

살펴본 것처럼 수사학은 단순히 말을 치장하는 장식하기만 하는 기능이 아니라, 어 떤 말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서 어떻게 꾸며서 제시할 것인지에 대해서 종합적으 로 고찰한 학문이다. 수사학의 체계를 이해함으로써 본인이 사용하는 카피라이팅이 수사학의 어느 부분에 어떻게 해당하는 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고, 각각의 요소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지 이해한다면, 더욱 설 득력 있는 카피라이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설명한 수사학의 구성요소를 표로 정리해 보았다. 자신이 사용하는 방법이 수사학의 큰 구조에서 어디에 위치하는 지를 가늠하는 것도 좋겠 다. 또한 그동안 자신이 몰랐던 방법들을 확인하고 이를 적용해보는 것도 좋다.

수 사 학

발 견 창 안

비기술적 판례, 루머, 고문에 의한 자백, 증빙 서류, 서약, 증언, 인용

*스타시스체 계-문제분석 후 논증쟁점 발견  

*토포이체계 -육하원칙 기술적

로고스 이성 파토스 감성

에토스 공신력

프로네시스 -객관적 지 혜 아레테- 솔 직함, 덕성 유노이아 - 호소, 아름 다운생각

배 열

서론

호의, 주의, 예고,우연성 망령제거

단도직입 완곡

해설 논제

<표 9>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체계 2) 광고카피의 수사학

카피라이팅이라고 할 때 카피는 무엇인가? 좁게 말하면 광고의 문안이 카피이며, 헤드라인과 서브 헤드라인으로 이루어져있다. 카피라는 단어는 문안뿐만 아니라 복 사를 뜻하기도 한다. 별 연관 없어 보이지만 광고 문안은 복사하는 것이 본질이라 는 주장도 있다. 카피라이터의 일은 복사기나 복사하는 사람의 일을 닮아있다. 커뮤 니케이션 상대방의 생활상을 포착하여 그 마음의 풍경을 옮겨 적는 일이기 때문이 다(윤준호, 2012).

많은 카피라이터와 광고 학자들은 광고 카피 작성의 원리 중 하나로 수사학적 원리 를 들고 있다. 광고 카피의 수사학은 수사학의 장식적 의미에 초점을 맞췄다.

 이현우(1998)는 음운론, 구조론, 의미론, 화용론 등 네 가지로 광고언어의 수사법 을 분류했다. 음운론의 내용으로는 두운, 각운, 모운이 있고, 구조론으로는 평서문, 명령문, 의문문, 문법파괴현상을 들었다. 의미론으로는 수사적 장식, 수사적 질문법 등을 들었다. 두운과 각운은 쉽게 알 수 있지만, 모운은 좀 낯설다. “사람들이 우리 가 만든 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같지요.(GM)”

‘차’와 ‘나’의 모음이 반복되는 것을 모운이라고 한다.

논제 뒷받침하는 설명 논증 귀납법 Example

연역적 Enthymeme 결론 요약 정리

문 체

정확성   명확성   적합성   화려성

비유 은유, 직유, 환유, 제유, 활유, 과 장

리드미컬한 문

장변화 강건체, 건조체, 장엄체, 보통체 기

억   표 출 전 달

발음과 음

성  

제스처 표 정 등 동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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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2003)는 광고카피의 수사학적 원리로 문법적 문채(文彩), 운율적 문채, 전 의적 문채, 사유적 문채, 인용적 문채로 구분했다. 문법적 문채란 문장구조나 어형 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대구법, 도치법, 반복법, 용어법, 열거법, 제시법, 점층 법, 점강법 등이 문법적 문채에 해당한다. 운율적 문채란 음운반복을 통한 운율변화 를 이용하는 것으로 두운법, 모운법, 각운법 등이다. 전의적 문채란 비유를 통해 어 휘의 의미를 전이하는 것으로 은유법, 직유법, 환유법, 제유법, 의인법, 활유법, 의 성법, 의태법 등이다. 사유적 문채란 머릿속에 일어나는 사고 작용에 따라 작용하는 것으로 과장법, 완서법, 반어법, 역설법, 모순법, 부정법, 대조법, 비교법 등이다. 인 용적 문채란 속담이나 격언 등 외부에 존재하는 기존의 텍스트를 원용하는 것으로 인용법, 경구법, 속담법, 인유법, 고어법 등 네 가지다(김동규, 2003, 265-273쪽).

김동규의 분류 중 인용적 문채에 주목해보자. 카피라이팅에서 생각보다 중요하며 효과도 좋은 것이 바로 인용적 문채다. 고사성어나, 속담, 격언, 최근에 유행하는 용 어 등을 카피라이팅에 사용해보자.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예쁜 인테리어의 집이 나왔다. 첫 번째 댓글은 무엇이었을까? ‘뽀로로 매트 한 장이면 끝!’. 아무리 고상해 보이는 집도 아이들의 존재만으로 스타일이 무너진다는 것을 유행어 ‘끝’으로 표현 했다. 좋은 빙질을 자랑하는 팥빙수에는 ‘설상가상’이라는 카피가 이미지를 전복하 며 어울린다.

김병희는 카피의 수사학을 비유의 수사법, 변화의 수사법, 강조의 수사법, 소리의 수사법으로 구분했다. 비유의 수사법에는 직유법, 은유법, 의인법, 환유법 등을 변화 의 수사법에는 도치법, 인용법, 의문법, 반어법, 명령법, 대구법 등을 들었다. 강조 의 수사법에는 과장법, 반복법, 영탄법, 열거법, 점층법, 대조법, 파격어법 등을 들 었으며, 소리의 수사법으로는 두운법, 모운법, 각운법, 의성법 등을 들었다(김병희, 2007, 390쪽).

천현숙은 카피작성의 원리를 리듬의 원리, 이미지의 원리, 비유의 원리, 강조의 원 리로 구분했다(2010). 탁정언은 카피작성의 원리를 단정의 원리, 치환의 원리, 충 돌의 원리, 인접의 원리, 반전의 원리, 부정의 원리, 의미부여의 원리, 영어 짜맞춤 의 원리로 구분했다(2009). 단정의 원리, 부정의 원리, 의미부여의 원리는 기본적 으로 은유법의 응용이라고 볼 수 있으며, 충돌의 원리, 인접의 원리, 반전의 원리는 놀람을 강조하는 충격의 미학으로 묶을 수 있겠다.

살펴본 것처럼 광고 카피 작성의 원리 혹은 카피의 수사학은 학자에 따라 다르게 분류되어 있다. 나는 광고 전문가가 아니므로 어느 학자의 분류가 더 타당한지 판 단하기 어렵다. 다만, 다양한 카피의 수사학 중 은유의 원리, 충격의 원리를 중심으

로 설명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은유의 원리와 충격의 원리만 잘 알더라도 웬만한 카피작성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① 은유의 원리

지식에 대한 모든 인식은 유사성을 간파하는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비유는 아마도 사람이 지닌 가장 유용한 잠재능력일 것이다.

그 효험은 마술의 경지에 가깝다. 비유는 신이 인간을 만들 때 깜빡 잊고 거두지 않으셨던 천지창조의 도구인 것 같다.

(오르테가 이 가셋)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에 인용된 위의 문장들은 은유가 얼마나 위대한 도 구인지 알려준다. 나는 학생들에게 은유를 설명할 때 사과 사진을 보여준다. 은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과를 갈아 과즙을 만드는 것에 비유한다. 즉 사과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분리하라고 한다. 사과는 껍질, 과육, 씨, 줄기, 수분 등으로 구성되어 있 다. 이것을 믹서에 넣고 돌린다면, 두 가지로 분해된다. 과육찌꺼기와 과즙. 사람들 이 취하는 것은 바로 과즙이다. 따라서 사과=과즙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하나의 사과에서 과즙, 즉 핵심 고갱이를 취하는 것이 은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지식의 편집>을 쓴 마츠오카 세이고는 편찬과 편집을 구분하며 사과를 예로 들었 다.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 낙엽교목 식물인 사과나무의 열매. [본문] 빈파(瀕 婆)·평과(苹果)라고도 한다. 이과(梨果)에 속하며, 지름 5∼10cm정도의 둥근 모양으 로 빛깔은 보통~’이렇게 정의하는 것이 편찬이다. 반면 편집은 ‘아담의 사과, 윌리엄 텔의 사과, 뉴턴의 사과, 매킨토시의 사과’ 등으로 설명한다(松岡正剛, 1996/2004).

편찬이 아니라 편집을 하는 것이 은유라고 하겠다. 따라서 사과는 신으로부터의 독 립이며, 민주주의, 혁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과=신으로부터의 독립 사과=민주주의

사과=혁신

그래서 어떤 사물을 본다면, 사과로 과즙을 만드는 것과 똑같이 요소를 구분하고 과육과 과즙으로 구분하여 과즙을 골라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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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학문의 최종 목표는 A=B라는 은유의 형식을 발견하는데 있다. 마르크스의 자 본론의 핵심이론은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본의 논리를 건축학 용어인 하부구조와 상부구조의 은유를 사용했다. 은유는 인간의 삶에서 많 은 문제를 해결해준다. 지식에 대한 모든 인식이 유사성을 파악하는 것이라면 사회 를 신체에 비유한 ‘브레인 집단’이니, ‘조직의 손발’이니 하는 표현도 여기에 해당한 다. 오르테가 이 가셋은 비유를 천지창조의 도구로까지 인식했다. 새로운 비유를 통 해서 몰랐던 과학적 진실이 설명된다면 인식의 세계를 넓혀주는 것 아닐까? 가령 국어학은 커뮤니케이션학이며, 수학은 논리학이고, 지리학은 제국주의 식민학이며, 화학은 물질들의 사회학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

폭스바겐 자동차와 광고는 은유의 좋은 사례다. 분명 딱정벌레를 모델로 만들어졌 을 폭스바겐 비틀이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한결같았다. “세상에 뭐, 이렇게 생긴 차가 다 있지? 꼭 딱정벌레처럼 생겼군.” 곧이어 나온 폭스바겐의 광고 카피는 다음과 같았다 “맞아요, 우린 벌레처럼 생겼답니다”(윤준호, 2012). 자 동차에 대한 그리고 자동차 광고에 대한 이보다 더한 은유는 없다. 생명 없는 기계 에 생명을 불어넣고,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유선형의 설계를 그대로 이어받은 자동 차 디자인과 카피. 이 은유로 폭스바겐은 한결 더 친밀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음에 틀림없다.

다음의 카피를 살펴보자.

상처는 스승이다. 정호승 사랑은 동사다. 헌혈협회 광고 인생은 쇼다. 가수 마돈나

상처의 요소를 분리해보자. 아픔, 유혈, 반창고, 붕대, 후회, 실수, 손상, 회복, 반성, 치유, 배움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의 고갱이는 무엇일 까? 정호승 시인은 상처로부터 반성하고, 배워서, 성장하는 과정을 키워드로 삼았 다. 그래서 시인에게 상처는 스승인 것이다.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를 주는 상처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구성하는 요소, 사람, 연인, 주는 것, 느낌, 몰입, 행복 등이다. 사랑은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하는 것이라고 규정 한 것이 ‘사랑은 동사‘다.

무관심을 죽이고 마음을 당기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단정적으로 A=B라고 한마디로 말해야 한다. 멋진 영상 아이디어가 없어도, 위협하거나 부탁하거나 애원하거나 멋 지게 말하지 않아도 A=B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마음을 즉시 움직일 수 있다. 왜냐 하면 사람의 뇌는 단순한 콘셉트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말이 많으면 상대도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정확하게 전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또한 단순해야 기억에 또렷 하게 남기 때문이다(탁정언, 2009).

은유란 비유의 한 가지 형태로서 A=B라고 하는 간단한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탁 정언은 A=B를 만드는 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선 A와 관계없는 B를 떠올리 고 A와 B 사이에 적절한 단어를 넣으라는 것이다.

결혼은 여행이다 결혼은 시작이다

결혼은 행복한 여행이다 결혼은 연애의 시작이다

이러한 은유법은 A는 B가 아니라는 부정의 원리에도 적용된다. 이것은 상식에 대한 일침으로

컴퓨터는 천재가 아니다.

아파트는 집이 아니다 형제는 친구가 아니다 겨울은 춥지 않다

A가 B가 아니라면, 대안이 필요하다. 확실한 대안이 없을 경우, A가 B가 아니라는 주장은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며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의미부여의 원리 역시 은유법에 포함된다 하겠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이만교 소설 여자의 일생은 길다. 삼성생명 광고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홍상수 감독 영화 마시는 비타민C 광동제약 비타 500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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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부여는 남들의 눈으로 보아서는 절대로 잡아낼 수 없는 거대한 실체의 털끝을 잡아내고 그것을 끄집어내서 죽이는 한마디로 만든다. 내 마음대로 새롭게 의미를 부여해서 한 마디 말을 만들면, 그 한마디가 기존 생각의 흐름을 거슬러 튀어 오르 면서 시선을 끌게 된다(탁정언, 2009).

윌리엄 진서도 글쓰기 생각쓰기라는 책에서 여행기를 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장소에 대한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가령, 앵커리지를 바람을 타고 온 미국의 씨앗으로, 미시시피 강을 미국의 경건한 중심부 를 흐르는 고속도로라고 보는 것이다(Zinsser, 2006/2007). 스티비 원더의 노래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당신은 내 삶의 햇살)>은 은유가 얼마나 멋지게 표현되었는지 보여준다. 노래 가사 중에 나오는 ‘You are the apple of my eye(당 신의 아주 중요한 존재)’ 역시 마찬가지다. <Yester-Me, Yester-You, Yesterday> 역 시 어제를 뜻하는 yesterday에서 me와 you를 붙여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조어 력을 보여준다. 은유가 얼마나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지 보여주는 사례다.

②충격의 원리

디지털 시대의 미학 중 하나가 충격의 미학이다. 인터넷 포털에서 눈에 띄는 뉴스 를 모아서 시청자의 눈을 현혹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충격 고로케>라는 사이 트(http://hot.coroke.net)는 인터넷 신문들이 얼마나 ‘충격’적인 제목으로 손님을 끌 어들이려는 지 보여준다. <충격 고로케>에는 충격이라는 말의 뜻이 정리되어 있다.

충격 衝擊 명사1. <물리>물체에 급격히 가하여지는 힘. 2. <감정>슬픈 일이나 뜻밖 의 사건 따위로 마음에 받은 심한 자극이나 영향. 3. <언론>부디 꼭 클릭해달라고 독자에게 간곡하게 부탁하거나 독자를 낚아보기 위해 언론사가 기사제목에 덧붙이 는 일종의 `주문`

사랑과 전쟁 이하얀, 확 바뀐 외모 충격 악녀 변신...너무 변해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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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2개월 전 2014년 5월 17일

인터넷 신문들은 충격뿐만 아니라, 경악, 결국, 멘붕, 발칵, 입이 쩍, 헉!, 폭소, 무슨 일, 이럴 수가, 알고 보니, 화들짝, 이것, 살아있네, 몸매, 미모, 숨 막히는, 물오른, 얼짱녀, 신경쓰여 등의 키워드를 통해 각 매체의 기사들을 수집하고 있다. 이와 같 은 선정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뉴스들은 <뉴스고로케>(http://news.coroke.net) 에서 선별하여 제공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 신문들이 이렇게 충격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말 그대로 ‘주목의 경제’(economy of attention)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이 희소성을 띤 자원이며 대중의 관심을 받는 만큼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경제 체계가 바로 주목의 경제다. 인터넷 신문의 경우 매 기사마다 얼마나 많은 클릭을 얻느냐에 따 라 해당 매체의 광고단가가 산정되며, 일부 회사의 경우 기자가 받는 인센티브를 연동시킨다고 한다.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경쟁인 셈이다. 광고 카피라이팅의 경우 도 원리는 대동소이하다. 왜냐하면 대중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카피는 곧바로 해당 제품의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만, 광고 카피가 각종 심의 등의 필터링을 통 해 제한되기 때문에 ‘충격 고로케’ 식의 카피는 볼 수 없는 것이다.

탁정언이 제시한 충돌의 원리도 충격의 미학에 속한다 하겠다.

소리없는 아우성. 유치환의 시 깃발 중 순결한 창녀 요한. 크리소스무스의 ‘강해’ 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문열의 소설 성공은 99%의 실패. 혼다 소이치로

죽어야 사는 여자.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 돈 버는 카드. OK캐쉬백 보너스카드

위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충돌의 원리는 표면적으로는 모순되거나 부조리한 것 같 지만 그 표면적인 진술 너머에서 진실을 드러낸다. 예에서처럼 앞뒤 진술이 논리적 으로 모순된 이른바 ‘모순 형용’도 이 역설법의 범주에 들어간다. 충돌의 원리가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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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적인 이유는 서로 반대되는 어휘가 한마디 속에서 만나면 일어나는 난센스 효과 때문이다. 이치에 맞지 않거나 평범하지 않은 말로 일종의 모순어법이다. 상반된 개 념이 머릿속에 들어오면 정신적 긴장이 생기며, 지능이 뛰어난 사람에게는 이러한 긴장이 불안의 근원이 되기보다 오히려 재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낸다. 커뮤니 케이션이 말이나 글로 다 된다고 생각하면 오해이다. 왜냐하면 커뮤니케이션은 언 어와 감정이 섞여서 이뤄지기 때문이다(탁정언, 2009). 충돌의 원리는 상식의 논리를 스스로 공격하며 새로운 긴장상태를 만들어낸다. 사람들은 이 긴장사태를 해소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흡사 모범생보다 결석하고 문 제 일으키는 학생에게 교사가 더 관심을 쏟게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성을 흩 트려 놓고 감성적으로 포장하는 것이 바로 충돌의 원리다.

충돌의 원리와 유사한 원리가 인접의 원리다. 인접의 원리란 서로 관계가 없는 어 휘를 억지로 갖다 붙여서 의외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허진호 감독 영화 행복 주식회사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 고객 감동 스칸디나비아 항공 콘셉트

인접시키면 호기심이 상승하는 것은 타화수분의 효과 때문이다. 타화수분은 다른 꽃에서 꽃가루를 받아 열매나 씨를 맺는 것을 의미하는데, 전 세계 기업의 이노베 이션에 막대한 영감을 주는 톰 켈리가 이를 기업혁신에 적용시켰다. 즉 서로 다른 카테고리의 아이디어를 갖다 붙여 더 좋은 어떤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냉전시 대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서베를린에 도착하여 던진 한마디 “나는 베를린 시 민입니다”라는 말은 서베를린을 자유민주주의 체제 안으로 굳게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되었다. 인접의 원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심어휘를 선택하 고, 중심어휘를 축으로 인접할 어휘를 찾아야 한다. 중심어휘와 관련성이 부족해 보 이는 것은 제외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반전의 원리 역시 충격의 미학에 해당 한다(탁정언, 2009).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슬로건

살려고 하는 자는 죽을 것이고, 죽으려고 하는 자는 살 것이다. 이순신 장군 내 최대의 장점은 겸손하다는 것이고, 약점은 지나치게 잘났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 통령

반전의 원리를 활용하는 방법은 중요한 두 마디를 만들어서 한 마디를 이어서 스토 리를 만드는 것이다.

불황이다-호황이다

↓ 불황이 호황이다 불황 속에 호황이 있다 불황은 호황의 어머니이다.

우리 주변의 광고 카피들을 살펴보자. 수많은 광고들은 수용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버스에 포장을 입힌 래핑 광고, 지하철 슬라이드 옆의 광고판들, 심 지어 지하보도 좌우를 LED로 감싼 광고판도 있다. 이들은 우리들을 광고로 감싸고 우리를 포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를 포위한 최종적인 병기가 바로 카피인 것이다.

연습문제

1. ‘A=B다’는 은유의 원리를 써서 다음의 카피를 만들어 보라!

커피 한잔 = 00 다.

2. ‘A는 어떠한 B다’는 원리를 써서 카피를 만드시오.

커피 한잔은 00한 00다.

3. ‘A는 B가 아니다’는 원리를 사용하여 카피를 만드시오.

커피 한잔은 00가 아니다

4. 외교적 수사란 무엇이며, 외교적 수사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5. TV 뉴스 헬기보도에서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수사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6. 각 대통령마다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과 표현이 있다. 이것이 대통령의 통치 이념 과 관련이 있을까?

7. MBC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의 마지막 질문 ‘00에게 00는 00다’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적용해보자. ‘나에게 학교란 00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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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다음 사진을 보고 갈치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시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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