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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월

F e b r u a r y

2017년 2월

(2)

2017. 2

(3)

편집위원

조병구 |선임연구위원(편집위원장) 이 석 |선임연구위원

이종규 |연구위원 김규철 |부연구위원 명예편집위원 고일동 |촉탁연구위원 편집

남진욱 |전문연구원 김 옥 |전문연구원 최영윤 |전문연구원 나미나 |연구원 이우정 |연구원 전은경 |행정원

KDI 북한경제리뷰는

북한경제의 실태, 남북한 경제협력 및 경제통합과 관련한 주요 이슈를 분석⋅정리하여

정책당국자, 학계 및 업계 등의 이해를 높이고 정책방안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월별로 발간되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의 내용은 출처 및 집필자를 명시하는 한 자유로이 인용할 수 있습니다.

전화번호 044-550-4086 팩스번호 044-550-4090

본 자료는

KDI 홈페이지(http://www.kdi.re.kr)로 접속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4)

북⋅중 무연탄 무역 연구: 무연탄가격을 중심으로 | 김규철

북한경제연구협의회

27

트럼프 시대의 동북아 환경 변화와 한반도 | 이석, 김진아, 김한권, 이종규, 정구연, 정영식

경제자료

55

트럼프의 동북아 ‘새판 짜기’와 대북정책 전망 | 임은정

63

김정은 정권의 과학기술 신산업 육성 동향 평가 | 강영실

81

자강력제일주의 관련 북한의 보도동향 | 이우정

101

북한 해외 노동자 현황: 통계데이터 중심으로 | 최영윤

부문별 주요 기사

(1월 1일~1월 31일)

125

대내경제, 대외경제

(5)
(6)

분석

북⋅중 무연탄 무역 연구:

무연탄가격을 중심으로 김규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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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북한의 대중 수출액에서 무연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4.7%로 매우 높았다. 이 추세는 2009년 40%를 넘긴 이후 꾸준하게 유지되어 오고 있는데, 이는 무연탄이라는 단일 품목이 최근 북한의 대중 수출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무연탄 교역을 분석하는 것은 북⋅중 무역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다. 북한경제 연구에서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가 무역이므로 무연탄을 비롯한 북한 무역에 관한 연구는 다른 분야에 비해 그 수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들이 북⋅중 무역에서 무연탄이 차지하는 비중을 언급하는 데 그치거나 무연탄 무역을 금지하는 대북제재가 실효성이 있을 것인가 혹은 대외무역이 북한경제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거시적 수준에 그치고 있어 무연탄 무역의 구체적이고 다각적인 연구는 부족한 편이라 볼 수 있다.

그나마 최근에 무연탄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Lee(2015)의 연구나 북한의 광물자원의 수출유형 을 분석한 남진욱(2016)의 연구가 미시적 관점에서 북한의 지하자원 무역을 분석한 연구들이 다. 그러나 이 연구들도 무연탄의 가격이 아닌 총수출액을 중심으로 북⋅중 무역의 특성을 분석하였으므로 가격 차원의 논의는 없었다고 보아도 무방한 상황이다. 상품의 가치를 평가한 다는 의미에서 가격을 분석하는 것은 기초적이고 필수적이나 지금까지 북한산 무연탄가격에 대한 연구는 국제 시세와의 단순 비교나 가격의 등락을 보고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본 논문은 무연탄가격을 중심으로 북⋅중 무역을 분석한다. 이를 위한 기초 작업으로써 제2장에서는 북한산 무연탄가격 분석에 앞서 중국의 무연탄 수입시장의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중국의 무연탄 수입시장은 중국의 경제발전과 함께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러한

북⋅중 무연탄 무역 연구:

무연탄가격을 중심으로

김규철 |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 | kyoochul@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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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무연탄 수입시장의 변화과정 가운데 북한의 무연탄 수출이 어떤 특징을 보이고 있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제3장에서는 중국의 무연탄 수입시장에서 북한산 무연탄가격을 호주산, 러시아산, 베트남산 무연탄가격 및 국제 시세와 가격 경쟁의 측면에서 비교한다. 분석 결과, 북한산 무연탄이 다른 나라의 무연탄가격은 물론 국제 시세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또한 북한산 무연탄가격은 다른 나라의 무연탄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지 않고 안정적인 패턴이라는 점도 확인된다. 그렇다면 왜 북한산 무연탄의 가격이 중국 시장에서 낮은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는가? 제4장에서는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아래의 3가지 가설을 제시한다. 첫째, 북한산 무연탄의 품질이 나쁘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이 유일한 북한산 무연탄 수입국이므로 북한의 가격 협상력이 낮기 때문이다. 셋째, 중국의 무연탄 수입업자와 북한의 수출업자 사이에 뇌물 등이 오고 갈 것이고 이러한 뇌물로 인해 중국에 유리한 가격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각 가설들을 검증하기 위해 객관적인 자료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함의를 도출하였다. 마지막 제5장에서는 논문의 결과를 요약하고 북한의 무연탄가격 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을 살펴본다.

본 논문은 한국무역협회의 데이터1)를 사용하여 북한의 무연탄가격을 분석했다. 한국무역협 회는 세계 59개국의 무역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데, 북⋅중 무역의 경우 중국의 해관 통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해관 통계 데이터베이스에는 2009년 8~11월 북한과의 무역통계가 누락되어 있다. 남진욱(2015)은 동일 기간 ‘기타 아시아’의 무역형태가 누락 전후의 북한의 무역형태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이 기간 누락된 북⋅중 무역 데이터를 ‘기타 아시아’와 중국의 무역 데이터로 대체하여 사용했다. 또한 북⋅일 교역이나 남북 교역의 경우도 한국무역협회의 자료를 이용했 음을 밝혀둔다.

Ⅱ. 중국 무연탄 수입시장의 현황

세계 최대의 석탄 소비국인 중국의 무연탄수입 수요는 2000년대 중후반 10% 내외의 고도의 경제성장과 맞물려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가 2014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였다. 이는 2010년 이후 경제성장률의 상대적 침체 및 중국정부의 환경규제 강화로 석탄연료 사용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중국의 무연탄 수입액은 2011년 한 해 최대 34억 5천만달러

1) 한국무역협회(http://www.kit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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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중국의 무연탄 총수입액 및 북한산 무연탄 수입액

(단위: 천달러)

자료: 한국무역협회(https://www.kita.net, 검색일: 2017. 2. 2).

로 최고점을 찍고, 2014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16년 14억 7천만달러를 기록하였다.

북한의 대중국 무연탄 수출도 중국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급속히 증가하였다. 중국의 북한산 무연탄 수입금액은 2013년에 13억 7천만달러로 정점을 찍었고, 2016년 11억 7천만달러에 이른다.

북한 이외에 중국의 주요 무연탄 수입국은 호주, 러시아, 베트남이 있다. 중국의 무연탄 수입시장에서 4개국 점유율의 합계는 매년 99% 이상으로 일정하지만, 국가별 점유율의 패턴은 시기에 따라 바뀐다. [그림 2]는 중국 무연탄 수입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을 보여준다.

그래프에 의하면 2008년까지 베트남과 북한이 8:2의 비율로 중국의 무연탄 수입시장을 양분하다가 2009년부터는 러시아와 호주도 본격적으로 중국에 무연탄을 수출하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85%를 차지하던 베트남산 무연탄의 점유율은 베트남 자국의 무연탄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무연탄 수출에 제한을 두면서 2009년 이후 급격히 떨어진다.

이와는 상반되게 북한산 무연탄의 점유율은 2009년 이후 급격히 상승하며 2016년에는 80%까 지 증가하였다. 그러나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를 하나의 시장으로 간주할 경우에 간과하게

(11)

[그림 2] 중국 무연탄 수입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

(단위: %)

자료: 한국무역협회(https://www.kita.net, 검색일: 2017. 2. 2).

되는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중국 내 지역에 따라 무연탄을 수입하는 국가가 다르다는 것이다. 각 국가의 무연탄이 중국의 어느 지역으로 수출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국의 무연탄 수입시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중국 시장 전체의 점유율과 함께 각 성(省)단위에서 무연탄 수출국의 교역형태를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그림 3]에서 짙은 음영부분은 북한산 무연탄을 주로 수입하는 성을, 옅은 음영부분은 베트남산 무연탄을 주로 수입하는 성을 의미한다. 2007년 이후 북한산 무연탄의 93% 이상은 산동성, 하북성, 강소성, 요녕성 순으로 수출되며, 베트남산 무연탄의 96% 이상은 광서장족자치 구, 광동성, 해남성, 복건성, 절강성으로 수출된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베트남산 무연탄이 산동성, 하북성, 강소성, 요녕성으로 수출되는 비중은 베트남산 무연탄 총액의 3%를 넘지 않고, 2011년 이후에는 베트남산 무연탄이 위 4개의 성으로 전혀 수출되지 않는다. 반대로 북한산 무연탄이 베트남산 무연탄이 주로 향하는 지역으로는 거의 수출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북한과 베트남은 중국 무연탄 수입시장의 경쟁국이라고 보기 어렵다. 무연탄은 수입가격 중 운반비 비중이 높은 상품으로 거리가 가까운 지역에 수출하는 것이 유리하고, 이러한 사실은 [그림 3]의 지도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국의 무연탄 수입시장을 분석할 때 베트남과 북한을 경쟁국으로서 비교하는 것은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오히려 2009년부터 호주와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북한이 주로 수출하는 4개성에 수출을 하므로, 중국의 무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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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중국 성별 무연탄 주요 수입국 지도

수입시장에서 북한의 경쟁국은 호주와 러시아로 봐야한다. 그러므로 [그림 2]에서 베트남산의 중국 점유율이 줄어들고, 북한산의 점유율이 늘어나는 것은 북한산 무연탄이 베트남산 무연탄 을 대체한다기 보다는 북한산 무연탄이 주로 수출되는 4개성(산동성, 하북성, 강소성, 요녕성)의 산업화에 필요한 무연탄 소비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Ⅲ. 중국 무연탄 수입시장에서의 국가 간 가격 비교

본 장에서는 중국에 무연탄을 수출하는 국가 간 무연탄가격 비교를 통해 북한산 무연탄은 경쟁 상품인 다른 국가의 무연탄에 비해 어떤 가격으로 거래되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석유나 무연탄과 같은 지하자원의 경우 다른 공산품과 달리 균일한 품질로 간주할 수 있으며 국제적인 품질기준이 존재하므로 가격을 비교하는 데 용이하다.

[그림 4]는 중국 무연탄 수입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북한산, 베트남산, 호주산, 러시아산 무연탄의 톤당 가격 및 국제 시세의 추이를 보여준다.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점은 무연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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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중국 전체 무연탄 수입가격 그래프(국제 시세, 북한, 베트남, 호주, 러시아)

(단위: 달러/톤)

자료: 한국무역협회(https://www.kita.net, 검색일: 2017. 2. 2); Index Mundi(http://www.indexmundi.com, 검색일: 2017. 2. 2).

국제 시세가 올라갈 때 북한산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무연탄가격 또한 올라가고, 국제 시세가 떨어질 때 전체 무연탄 수입가격도 떨어지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연탄 수입가격은 국제 시세와 일정 기간의 시차가 존재한다. 즉, 국제 시세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이 몇 개월 후 각국의 무연탄 수입가격에 반영된다.

국제 시세는 호주산 무연탄을 기준으로 광산지역에서 거래되는 무연탄가격을 의미한다.

중국의 북한산, 베트남산, 호주산, 러시아산 무연탄 수입가격은 중국 세관에서 수입되는 가격으로 운임료, 보험료 등이 포함된 CIF2) 조건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그림 4]의 그래프에 나타난 각국의 북한산과 베트남산의 무연탄 수입가격이 러시아나 호주산 가격보다 낮으며, 심지어 운임료, 보험료가 포함되지 않은 국제 시세보다도 낮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무연탄가격의 수준이 어떠한지 살펴보는 것 이외에도 등락의 폭이 얼마나 큰가, 즉 가격의 변동폭이 어떠한가를 분석하는 것도 무연탄의 가격 패턴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각 국 무연탄가격의 변동성을 살펴보기 위해 2009년 이후 북한산, 호주산, 러시아산 무연탄가격 의 월별 분산을 각각 계산해 보면 북한은 367달러, 호주는 1089달러, 러시아는 1204달러로 나타난다. 이것은 러시아산 무연탄가격의 변동폭이 가장 크며, 이에 반해 북한산 무연탄 가격의 변동폭이 가장 작아 중국 동부 해안지방에 무연탄을 수출하는 주요 국가 중 북한의

2) CIF란 Cost Insurance and Freight의 약자로 운임과 보험료를 포함한 매매계약을 말한다. FOB(Free On Board)는 수입업자가 상품의 선적과 목적지까지의 운임과 보험료를 부담하는 거래조건을 의미하는 무역용어로 수출가격을 정하는 기준으로 널리 쓰인다. 한국무역협회의 홈페이지(http:

//stat.kita.net/stat/guide/guide_18_01.screen)에 따르면 한국,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 수출액은 FOB로 수입액은 CIF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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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산동성, 하북성, 강소성, 요녕성의 무연탄 수입가격 그래프

(1) 산동성

(단위: 달러/톤)

자료: 한국무역협회(https://www.kita.net, 검색일: 2017. 2. 2); Index Mundi(http://www.indexmundi.com, 검색일: 2017. 2. 2).

무연탄가격이 가장 안정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2장에서 북한산 무연탄과 베트남산 무연탄이 중국의 지역시장에서 경쟁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그러므로 북한산 무연탄가격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북한산 무연탄이 수출되고 있는 중국의 성들(산동성, 하북성, 강소성, 요녕성)에서 수입하고 있는 호주산, 러시아산 무연탄가격과 비교⋅분석해야 한다. [그림 5]는 산동성, 하북성, 강소성, 요녕성의 무연탄가격 그래프로 국제 시세, 북한산, 호주산, 러시아산 무연탄의 단위 무게(톤) 당 가격(달 러)을 보여준다.

[그림 5]의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점은 4개 성 모두 호주산, 러시아산의 무연탄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높고, 북한산 무연탄의 수입가격은 대부분의 시기에 국제시세보다 낮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 시세 대비 북한산 무연탄가격의 변동폭이 호주나 러시아산 무연탄가격보다 작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국 전체 무연탄 수입시장에서 나타난 패턴이 각 성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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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의 계속

(2) 하북성

(단위: 달러/톤)

자료: 한국무역협회(https://www.kita.net, 검색일: 2017. 2. 2); Index Mundi(http://www.indexmundi.com, 검색일: 2017. 2. 2).

(3) 강소성

(단위: 달러/톤)

자료: 한국무역협회(https://www.kita.net, 검색일: 2017. 2. 2); Index Mundi(http://www.indexmundi.com, 검색일: 2017.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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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의 계속

(4) 요녕성

(단위: 달러/톤)

자료: 한국무역협회(https://www.kita.net, 검색일: 2017. 2. 2); Index Mundi(http://www.indexmundi.com, 검색일: 2017. 2. 2).

Ⅳ. 북한산 무연탄의 가격 결정에 관한 가설

제3장에서 북한산 무연탄이 중국의 무연탄 수입시장에서 경쟁국가의 무연탄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산 무연탄이 중국 수입시장에서 왜 다른 국가의 무연탄은 물론이고 국제 시세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지 밝혀진 바는 없다. 이에 본 장에서는 북한산 무연탄의 낮은 거래가격에 대해 추론 가능한 가설들을 세워 보고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1. 북한산 무연탄의 낮은 품질

첫 번째 가설은 북한산 무연탄의 품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중국 무연탄 수입시장에서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것이다. 상품으로써의 무연탄의 품질을 결정하는 요인은 두 가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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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첫째는 무연탄 원탄(raw coal)의 품질이고, 둘째는 원탄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과 장비 등이다. 원탄의 높은 품질과 선탄3) 기술과 장비 모두 무연탄의 상품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들이다. 그러므로 석탄 자체의 품질이 좋다 하더라도 기술과 장비의 부족으로 높은 품질의 무연탄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먼저, 중국 시장에서 북한산 무연탄과 비슷한 수입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베트남산 무연탄의 탄질에 대한 정보는 베트남 국영회사인 Vietnam National Coal-Mineral Industries Holding Corporation LTD4)의 발표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산 무연탄의 품질은 고품질(6,500~7,200kcal/kg), 중품질(5,200~6,200kcal/kg), 저품질(5,200 kcal/kg 이하)로 나뉘는데 고품질 무연탄은 EU, 일본, 한국, 대만, 인도로 수출되고, 중품질 무연탄은 중국과 그 이외의 국가로 수출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므로 중국이 베트남으로부 터 수입하는 무연탄은 1kg을 연소시키면 5,200~6,200kcal의 열량을 얻는 중품질의 석탄인 것이다. 호주산, 러시아산 무연탄의 품질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은 출처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세계 석탄 수급 및 가격 전망 보고서5)는 호주 Newcastle 무연탄의 품질을 6,300~6,700kcal/kg으로 밝히고 있다. 러시아의 무연탄은 태평양 지역에 수출하는 Russia Pacific과 발트해를 통해 수출하는 Russia Baltic이 있는데 Platts6)가 발행하는 International Coal Report와 Coal Trader International에 따르면 Russia Pacific의 품질은 6,300kcal/kg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태평양을 통해 중국으로 수출되는 러시아산 무연탄의 품질은 6,300kcal/kg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중국이 수입하는 베트남산 무연탄은 중품질 무연탄이고 호주산, 러시아산 무연탄은 고품질 무연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국가별 무연탄 품질의 차이가 베트남산 무연탄과 호주, 러시아산 무연탄의 가격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고 추론 가능하다.

그렇다면 북한산 무연탄의 품질은 어떠할까? 북한산 무연탄의 탄질에 대한 공식적인 자료는 존재하지 않으나, 본고에서는 지금까지 문헌을 통해 밝혀진 북한산 무연탄의 품질에 대한 정보를 <표 1>에 정리해 보았다.

3) 채굴된 석탄을 물리적⋅기계적 방법을 이용하여 정탄과 폐석으로 분리하는 기술 전반을 선탄이라고 한다 (출처: 두산백과, http://terms.

naver.com/entry.nhn?docId=1112116&cid=40942&categoryId=31885, 접속일: 2017. 2. 2).

4) Le(2011; 2013).

5) 유동헌⋅원형원(2014); 김정완⋅권소현(2009).

6) Platts는 에너지, 석유화학, 금속 및 농산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로 국제 석탄 가격 정보를 제공한다(http://www.platts.kr/about 접속일:

2017. 2. 2).

(18)

<표 1> 북한산 무연탄 품질(탄질)

자료: 한국광물자원공사, 「북한광물자원개발현황」, 2011; 김태유, 「북한 광물자원 개발의 필요성과 경제성 평가」, 북한 광물자원 개발 전망과 정책방안, 통일연구원, 2005; 양운철, 북중 광물자원 교역의 증가에 따른 북한경제의 대중국 종속 가능성에 관한 논의, 세종정책연구 2012-20, 세종연구소, 2012; 석근우, 북한의 석탄산업 현황 및 진출전략,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6을 필자가 정리 함.

먼저 북한산 무연탄의 탄질에 대해 가장 구체적이고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한국광물자원공사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자료를 통해 북한의 주요 광산의 평균탄질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대부분 탄광의 원탄 품위(grade of raw coal)는 6,000kcal/kg이 넘어 북한산 무연탄의 품질은 높은 수준임을 추정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김태유(2005), 양운철(2012), 석근우(2016)에 따르면 북한산 무연탄이 다양한 품질을 가지고 있지만 원품질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Alibaba)에서 실제 거래되고 있는 북한산 무연탄의 세부 정보를 확인해 보면7) 열량이 6,000kcal/kg을 넘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산 무연탄에 대한 공식적이고 신뢰성

7) 알리바바 검색일은 2016년 11월 28일로, 현재는 알리바바 웹페이지를 통해 더 이상 북한산 무연탄에 관한 정보를 찾을 수 없다(중국은 UN 결 의안 2321호에 따라, 2016년 12월 11일부터 북한과의 무연탄 거래를 중지하였다. 세계일보, 2016. 12. 11).

출처 광산명 소재지 탄질(kcal/kg)

한국광물 자원공사 (2011)

2⋅8직동청년탄광 평안남도 순천시 직동 6,100~6,690 천성청년탄광 평안남도 은산군 천성로동자구 6,100~6,600 신창청년탄광 평안남도 은산군 재동로동자구 6,100~6,600

(선탄시 6,400 이상) 령대탄광 평안남도 은산군 구봉로동자구 6,100~6,600

(선탄시 6,400 이상)

봉천탄광 평안남도 개천시 삼봉동 6,200

서창청년탄광 평안남도 덕천시 상덕동 6,200

룡등탄광 평안북도 구장군 룡등로동자구 6,200~6,500 룡문탄광 평안북도 구장군 룡문로동자구 6,400 강동청년탄광 평양시 강동군 하리로동자구 6,400

흑령탄광 평양시 강동군 흑령로동자구 6,400

고비탄광 평양시 강동군 고비로동자구 6,400

김태유(2005) - - 6,150

양운철(2012) - - 5,260~7,800

석근우(2016) - - 5,500 이상

(19)

있는 통계가 없다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이상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북한산 무연탄의 원탄 품위는 높은 수준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신문이나 방송 등의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진 북한산 무연탄의 상품성과 품질에 대한 정보는 이와는 대조적이다.8) 중국이 2015년 1월 1일부터 시행한 ‘무연탄 품질관리 잠정 조치9)’ 이후 북한산 무연탄에 수분이 많아 흰 연기가 발생하고 점화가 어려우며 수은, 인, 황 등의 불순물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북한산 무연탄이 중국의 일부 항구에서 전량 반송 조치된 일이 다수 발생했다는 언론보도를 통해 비추어 볼 때, 북한산 무연탄의 품질이 중국의 환경 및 석탄 품질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북한산 무연탄은 품질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표 2>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북한 석탄광산의 품위저하의 원인으로 지적한다. 북한산 무연탄의 품위가 낮은 이유는 크게 무연탄 광산과 관련된 기술 및 장비에 관한 문제점, 북한의 계획경제 등 체제의 비효율성과 관련된 문제점, 기타 문제점 등이다.

기술과 관련된 주요 문제점으로는 노후된 탄광시설, 선탄작업에 필요한 설비 및 장비의 부족으로 불순물을 정제할 수 있는 기술 미비 등이 있다. 물량 위주의 실적 평가로 무게를

<표 2> 북한 석탄광산 품위 저하 관련 문제점

자료: 한국광물자원공사 내부자료(2016).

8) 연합뉴스(2013. 7. 12; 2013. 10. 29); 자유아시아방송(2015. 1. 14); 국민일보(2015. 4. 4).

9) 주요 내용은 무연탄을 생산⋅운송⋅판매⋅수입⋅사용하는 기업이 저질무연탄을 취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수입 무연탄에 대해서도 회분, 유 황, 수은, 비소, 인, 염소, 불소 등 함유량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무연탄을 싣고 온 선박을 그대로 반송 조치하도록 명시되어있다(남북경협뉴스 레터, 2015. 5). 또한 석탄품질검사에서 수분함량이 초과돼도 반입이 규제된다(데일리NK, 2015. 4. 27).

10) QAQC는 Quality Assurance and Quality Control의 약자로 품질보증 및 품질관리를 말한다.

광산 관련 기술 및 장비 관련 문제점

- 광산설비 노후화 및 소요자재 부족

- 재래식 장비 및 예비품 부족으로 가동율 저하 - 광산 심부화 및 갱내침수 문제

- 재래식 개발로 대규모 생산 어려움 ⇒ 광산 현대화 미비

북한 제도 관련 문제점

- 지하자원개발법의 선택채광 금지로 품위 저하 - 물량위주의 실적평가로 폐석 혼입을 통한 생산량 유지 - 품질관리를 위한 QAQC10) 절차 미비

- 인력관리 제도 미비, 정부 부패 등

기타

- 전기 공급 불안정으로 인한 광산 가동율 저하 - 화력발전용 석탄재고 부족(7일 이하)으로 발전율 저하 - 수력발전 위주의 전력 공급체계로 갈수기시 전기 공급 중단

- 발전시설 정비 및 개보수 미비로 고장율 상승(주파수 불안으로 설비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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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로 늘리기 위해 무연탄에 물이나 폐석을 섞는 경우도 있으며, 지하자원개발법의 선택채광 금지로 무연탄의 품질을 고르게 유지하지 못하고, 품질관리를 보장하고 관리⋅감독할 수 있는 제도상의 절차가 미비하거나 지하자원 무역을 담당하는 관료가 부패한 점 등이 북한 체제 자체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 문제점들이다. 채굴 및 선탄작업을 위해서는 광산 관련 기술뿐만 아니라 충분한 전기 공급이 필요하며, 특히 수분을 증발시켜 품질을 높이기 위한 건조작업에도 전기가 꼭 필요한데 북한의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것 또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기술적인 한계, 체제의 비효율성, 전기 등 인프라 시설의 미비로 인해 북한은 무연탄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북한산 무연탄 원탄(raw coal)의 품질 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무연탄을 상품화하는 과정 중에 기술 및 장비의 부족, 북한 체제의 비효율성 및 관련 제도의 미비 등으로 인해 무연탄 수출품의 질이 낮게 평가되어 북한산 무연탄의 수입가격 이 경쟁국인 호주, 러시아산 무연탄의 가격에 비해 낮게 책정되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2. 중국의 수요 독점

2000년 이후로 한정하여 살펴보면 북한은 중국 외에도 일본과 한국에 무연탄을 수출했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은 6개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북한산 무연탄을 수입했고, 한국은 2007년부터 시작하여 5⋅24 조치로 인해 남북 교역이 중단된 2010년까지 북한으로부터 무연탄을 수입하였 다. 일본은 2006년까지 북한산 무연탄을 수입하였는데, 그 당시 북한은 2006년 7월과 10월 각각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였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UN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였고, 일본 또한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발표하였는데 그때부터 일본은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하였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2006년까지는 중국과 일본에, 2007년부 터 2010년까지는 중국과 한국에, 2010년 이후에는 중국에만 무연탄을 수출한 것이다.

[그림 6]은 중국, 한국, 일본 각 국의 북한산 무연탄 수입가격과 국제 시세를 비교한 그래프이 다. 각 국의 수입가격은 운임료, 보험료 등이 포함된 CIF 가격이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북한은 2006년 5월까지는 중국과 일본에,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중국과 한국에 무연탄을 수출했다. 일본은 톤당 평균 42.22달러에 북한산 무연탄을 수입했는데, 중국은 같은 시기 25.54달러를 지불하였다. 다시 말해 중국은 북한산 무연탄을 일본 수입가격의 60% 수준에서 수입했다. 2007년 이후에는 남한 역시 중국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는 점도 확인된다.

2007년 1월부터 2010년 4월까지 북한산 무연탄의 한국 수입가격은 톤당 평균 72.64달러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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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중국, 한국, 일본 무연탄 수입시장에서의 북한산 무연탄가격

(단위: 달러/톤)

자료: 한국무역협회(https://www.kita.net, 검색일: 2017. 2. 2), Index Mundi(http://www.indexmundi.com, 검색일: 2017. 2. 2).

으나, 중국은 동일기간 63.32달러로 북한산 무연탄을 수입하였다. 이는 한국이 중국보다 북한산 무연탄을 17% 정도 비싸게 수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무연탄 수입시장에 초점을 맞추어 볼 경우 이 의미는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그림 7]은 2000년부터 2006년 5월까지 일본의 북한산, 중국산, 호주산, 러시아산 무연탄 수입가격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북한산 무연탄의 수입가격은 중국산, 호주산, 러시아산 무연탄의 수입가격 과 거의 비슷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북한산 무연탄이 일본의 무연탄 시장에서 다른 국가의 무연탄과 큰 차이 없이 비슷한 취급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중국 시장에서 북한산 무연탄이 호주산이나 러시아산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는 것은 북한산 무연탄의 낮은 품질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림 8]은 북한산 무연탄 전체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 2000년에 북한산 무연탄 수출액의 99%는 일본 시장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중국에는 1% 미만의 무연탄이 수출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북한산 무연탄의 대중 수출 의존도가 급격히 증가했고, 일본의 대북제재 시행이 시작된 2006년 이후로는 북한산 무연탄 수출의 90% 이상이 중국으로 향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맞물려 북한의 대외무역 파트너는 중국으로 한정되었고, 북한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무연탄 역시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화석연료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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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일본의 무연탄 수입가격 (북한, 중국, 호주, 러시아)

(단위: 달러/톤)

자료: 한국무역협회(https://www.kita.net, 검색일: 2016. 12. 26); Index Mundi(http://www.indexmundi.com, 검색일: 2016. 12. 26).

[그림 8] 북한산 무연탄 수출액의 중국 비중 추이

(단위: %)

자료: UN Comtrade(https://comtrade.un.org, 검색일: 2017. 2. 6).

급증으로 인해 거의 전량이 중국에 수출되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은 북한산 무연탄의 유일한 수입국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북한산 무연탄 수출은 중국에 집중되었다. 그러므 로 이러한 수요독점을 통해 북한과의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 수입업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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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무연탄을 낮은 가격에 수입했을 수 있다.

중국의 기업들이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에 투자하면서 유리한 조건으로 북한의 광물 자원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기업들은 상품으로써의 무연탄 거래 외에도 채굴권 독점, 시세보다 낮은 가격 등의 조건으로 북한의 광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광물자원 공사의 이인우(2016)에 따르면 현재까지 북한에 광물자원 개발과 관련하여 외국기업이 진출한 경우는 38건으로 그중 33건이 중국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연탄 광산과 관련한 중국의 투자는 2005년 4월 중국 홍콩투자 유한공사 및 허계집단국제공정 유한공사의 MoU 체결, 2012년 중국 훈춘촹리해상운수물류 유한공사의 무연탄 운반을 위한 나진항 주변 인프라(항만 및 도로 보수) 투자가 대표적이다.11)

제3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북한산 무연탄가격의 변동성이 호주나 러시아산 무연탄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중국의 수입업자와 북한의 수출업자들이 계약을 할 때에는 선투자 나 무역 독점권을 통한 장기 계약으로 무연탄 수입가격의 변동폭을 줄여 안정적인 가격으로 무연탄을 거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중국은 북한산 무연탄을 거의 유일하게 수입하는 국가라는 점과 실제적으로 북한의 광산에 투자할 수 있는 국가라는 점에서 북한산 무연탄을 수입할 때 높은 가격 협상력을 가지고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수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수요독점으로 인해 북한산 무연탄이 중국 시장에서 낮은 시세로 안정되게 거래되는 현상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이 강화될수록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3. 킥백(Kickback)

중국의 기업이 북한과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킥백(kickback, 뇌물)이 오고 간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킥백의 의미를 수치화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시장에서 100달러의 가치인 물건을 판매자가 50달러만 받고 팔고, 차액인 50달러 중 일부인 20달러를 구입자로부터 돌려받는 거래를 한다면, 구입자는 실제로는 70달러를 지불한 채 100달러 가치의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다. 판매자와 구입자는 50달러에 매매했다고 신고를 하게 되고 20달러는 비공식 거래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이런 식의 매매형태는 일반적인 경제상황하에 서 찾아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100달러의 가치를 가진 물건을 손해를 보며 50달러나 70달러에 판매하는 경제 주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11) 그 외 북한의 외국 투자 현황 및 실태에 대한 사항은 정우진(2014), 배종렬(2008), 우상민(2006) 등을 참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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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는 중앙계획경제를 표방하기 때문에 무연탄을 포함한 지하자원과 같은 재화는 국가가 소유권을 행사한다. 이러한 경우 중국과 무역을 하는 북한 수출업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매매가격을 높이기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차액 중 일부를 뇌물로 받는 것이 더 큰 이득이 될 것이다. 중국의 무연탄 수입업자들도 북한의 수출업자에게 뇌물을 주면서 시세보다 낮은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다면 이러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 할 것이다. 이렇듯 수입⋅수출 업자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기에 국가의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킥백이 발생할 유인은 충분하다. 그러므로 킥백의 존재가 중국의 북한산 무연탄 수입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를 통해 관찰되는 북한산 무연탄가격은 중국 세관에 신고된 가격으로 뇌물이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기 때문에 실제 중국의 무연탄 수입업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신고된 금액 이상일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김병연⋅정승호(2015)의 현지 조사에 의하면 중국의 기업들은 대북사업 추진을 위해서 북한 당국에 여러 비용(접대비, 사례비 등)을 지불하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다고 진술했 다. 또한 뇌물을 상납하는 용도는 무역 독점권을 유지하거나 거래 시 유리한 가격을 협상하기 위한 것으로, 뇌물의 비중은 매출액의 7% 정도를 차지하여 중국 기업에게 부담이 된다고 밝혀졌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대 김병연 교수는 인터뷰12)를 통해 킥백으로 북한에 흘러 들어 간 외화가 많게는 연 4천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북⋅중 무역의 수출입 규모를 살펴보면 북한은 매년 큰 폭의 무역적자에 시달린다. 무역통계 에 드러나지 않는 중국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액을 포함하면 적자폭은 더 증가한다. 이렇게 무역적자가 심한데도 불구하고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 현상, 이중 환율제(공식환율과 시장환율의 공존) 등 외화가 북한 사회에서 빈번히 유통되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된다. 또한 북한에서 달러가 기준통화로 널리 사용되어 환율 및 쌀값이 안정되었다는 소식도 지속되어 왔다. 무역수지 적자로 외화 부족이 예상됨에도 북한 내부에 달러나 위안화 등 외화가 널리 쓰이고 있다는 점은 북한경제 연구자들에게는 일종의 퍼즐(puzzle)이었다.

이 퍼즐을 설명하기 위해 북한의 인력 수출, 밀무역 등을 통한 외화 수급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그 규모를 추정하고자 하였다. 이에 더해 북⋅중 무역에 존재하는 킥백 또한 비공식부문에서 유통되고 있는 외화 공급의 일정 부분을 담당할 것이라 추정된다.

12) 신동아(2016.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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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결론 및 정책적 함의

북한의 무연탄 수출을 파악하는 것은 북한의 대외교역의 절반을 이해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들은 무연탄 수출액의 증가와 감소폭을 보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 연구는 이제껏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은 북한산 무연탄의 중국 수입시장 가격에 대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북한산 무연탄은 중국에 무연탄을 수출하는 다른 경쟁국가들의 무연탄에 비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러시아 산과 호주산 무연탄 가격의 63~66%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렇다면 왜 북한산 무연탄이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을까? 이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하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세 가지 가설을 제시하고, 가용한 근거들을 제시하여 각각의 가설을 뒷받침하고 그 함의를 찾고자 하였다.

첫 번째 가설은 북한산 무연탄의 낮은 품질 때문에 북한산 무연탄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자료를 통해 확인된 사실은 북한산 무연탄의 원탄 품위는 낮지 않지만 기술 및 장비의 부족, 북한 체제의 비효율 등이 만연해 있어 상품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북한산 무연탄은 중국 시장에서 낮은 품질로 인식되었을 수 있다. 만약 북한의 무연탄 개발을 남북 교류협력의 케이스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남한의 기술과 장비, 인프라 구축협력을 통해 북한산 무연탄의 품질을 높여 상품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07년 12월 남한 회사인 서평에너지는 무연탄 수송을 위한 전용부두 건설을 승인 받아 추진하던 중 2010년 5⋅24 조치로 인해 교류가 중단되었는데, 이후에 남북관계가 개선되어 경제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이러한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로 중국의 북한산 무연탄 수요독점 때문에 북한산 무연탄가격이 낮다는 설명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북한산 무연탄은 거의 전량 중국에 수출되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중국이 거의 유일한 북한의 교역국으로 남게 되었고, 중국의 수입업자들은 유리한 가격 협상력을 갖게 되어 북한의 무연탄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기업이 북한에 투자를 하면서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광물을 수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경우 북한이 향후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수출 교역을 다변화하여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난다면 무연탄 수출가격도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설명은 북⋅중 무역에서 발생하는 킥백의 존재 때문에 북한산 무연탄이 낮은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수입업자는 북한의 무연탄 수출업자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낮은 가격에 무연탄을 수입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킥백의 존재는 북한의 대외교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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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적자임에도 시장에 광범위하게 유통되는 외화를 설명하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발의된 UN 안보리 2321호는 북한의 연간 석탄 수출 규모를 수출액 기준 4억 90만달러, 중량 기준 750만톤으로 제한했다. 만약 이 대북제재가 효과적으로 이행된다 면 북한의 무연탄 수출액은 약 40%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고, 무연탄 무역을 통해 벌어들이는 킥백의 규모도 상당히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우 북한의 공식부문뿐만 아니라 비공식부문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외화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대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무연탄 수출액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세관에 신고하는 무연탄의 단가를 종전보다 낮게 책정하고 차액의 일부를 북한 수출업자가 킥백으로 받게 될 경우에는 오히려 제재 이후 킥백을 통한 비공식 부문의 외화 수급이 증가할 수도 있다.

위의 세 가지 가설이 북한산 무연탄의 낮은 가격을 온전히 설명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북한산 무연탄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은 무역통계를 통해 드러난 사실이지만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본 연구는 그동안 언급되던 가능성들을 구체적인 근거를 통해 살펴보았다. 다만, 각각의 가설들이 이 현상을 얼마나 설명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또한 본 연구에서 언급되지 않은 주장들이 북한산 무연탄의 낮은 가격을 더 잘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데이터의 발굴 및 창의적인 접근 방법을 통해 북한산 무연탄의 가격 결정에 대한 연구를 포함하여 다양한 각도에서 미시적으로 북⋅중 무역을 분석한 연구들이 축적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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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협의회

트럼프 시대의 동북아 환경 변화와 한반도 이석, 김진아, 김한권, 이종규, 정구연, 정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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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의

동북아 환경 변화와 한반도

KDI 북한경제연구부는 2017년 2월 13일 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정구연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 구원 연구위원을 초청하여 ‘트럼프 시대의 동북아 환경 변화와 한반도’라는 주제로 협의회를 개최하였다. 본 협의회에서는 트럼프 신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의 미국과 동북아 주요 국가와의 관계, 미국의 한반도 정책 등에 대한 토론을 하였다. 본문에서는 금번 협의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동의를 얻어 이들의 토론 내용을 간략히 정리⋅제공한다.

일시 및 장소

2017년 2월 13일(월) 오후 2시, 서머셋팰리스

사 회 이석(한국개발연구원)

토 론

김진아(한국국방연구원), 김한권(국립외교원), 이종규(한국개발연구원) 정구연(통일연구원), 정영식(대외경제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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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의 동북아 환경 변화와 한반도」 요약글

정구연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트럼프 행정부는 쉽지 않은 출범과 함께 혼란으로 점철된 100일 계획 이행기를 거치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기간 제시한 트럼프 독트린이 어떻게 이행될 것인가에 있어서는 많은 불확실성을 노정하고 있으나,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은 고립주의에 가까운 현실주의적 인식과 이를 해결하기위한 방법론으로서의 미국 우선주의에 천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 다. 물론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이다. 선거기간 트럼프의 입장은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서의 중국역할론을 강조하거나, 이란과의 핵협상에 북핵문제를 포함시켜야한다는 입장도 보여 트럼프 역시 북핵문제를 물리적으로 해결하는데 있어서의 한계를 인식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을 것이며 동시에 이는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의 북핵해법 지속성도 예측가능하게 한다. 즉, 구체적인 방법론과 로드맵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지 모르나, 북한의 핵보유에 관한 선택지를 좁혀 비핵화라는 최종단계에 이르게 하는데 목적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내부의 고위직 임명과 국가안보회 의 내부의 혼란, 그리고 행정명령 등에 대한 대내적 저항은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행보에 많은 불확실성을 노정하고 있다.

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과제 중 안보분야와 관련성이 있는 것은 두 가지로, 강한 미군 재건과 미국이익을 우선하는 외교이다. 외교정책의 방법적 측면에 있어서 다자협의와 원칙을 중시해온 오바마 정부와는 달리 실리를 중시하는 양자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이 선호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익에 부합하는 ‘아시아 중시’ 정책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안보군사 분야에 있어서는 상당기간 정책적 지속성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과 는 글로벌 이슈에 관해서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나, 남중국해 분쟁 등 지역의 핵심 이슈에 대해서는 긴장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 책임론’을 기회로 활용하여 자위대의 임무와 역할 강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동유럽 MD망 구축과 나토 접경지역 병력 강화 등을 비롯해 여전히 미러 간에는 마찰의 소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미러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는 현재 모색되고 있는 일러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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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매우 심각하게 표출되고 있으나 관련인사들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정 책은 여전히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트럼프 정부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외교 원칙을 추구한다면, 한국은 향후 미국과 ‘주고받을 것’을 미리 검토하고 리스트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북핵 대응과 같이 한국의 우선순위에 있어서는 미국으로부터 긴밀한 공조와 지지를 보장받음으로써 실리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은 한마디로 강한 미국경제, 즉 일자리 창출과 성장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대내적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 감세, 규제 완화, 기업의 미국내 투자 및 생산 유도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대외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게 불리한 자유무역협정은 탈퇴하거나 재협상하고, 주요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에 대해서는 환율조작국 지정을 압박하며,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서는 국경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대외 경제정책의 핵심은 외부 때리기, 내부문제의 외부전가라는 점에서 중국, 일본, 한국, 대만, 싱가폴 등 대부분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들이 몰려있는 동북아 경제권에 큰 파고가 예상된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환율조작국 지정, 보복관세 부과 이상의 압박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중국을 단순히 대규모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이 아니라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국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현재까지 한국은 미국의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환율조작국 지정 관련 발언에서 한국은 빠져 있다. 이는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경제적 이슈보다 북한 핵문제 등 안보 이슈가 더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한국은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미국의 경기부양정책에 따른 금리 상승에 대해서도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양자간 통화스와프 체결 확대 등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 이후 미중 양국은 각각의 국내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단기적인 긴장과 갈등의 고조가 예상된다. 중국 시진핑 주석의 입장에서는 올해 말에 개최 예정인 19차 당 대회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쉽게 물러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중의 단기적 갈등이후 미중관계의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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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첫째, 적절한 선에서 미중 간의 협상이 이루어져 안정적인 협력과 경쟁의 관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둘째,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국제질서 구상의 실천으로 인해 미중관계가 장기적인 갈등관계가 나타나는 것이다. 셋째, 단기적 갈등과 긴장의 시기동안 예상 못한 사안이 불거져 나오거나 갈등요인을 전략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양국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적(경착륙 우려, 수출에서 내수중심 구조 전환, 지도부 내의 경제정책 이견), 외교⋅안보적(북핵문제와 미러관계 개선 등) 상황들을 고려한다면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對中 견제정책에 대해 양보할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핵심이익과 주변 국가로부터 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정책)을 다시금 명확히 조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신(新)도광양회(韜 光養晦)’의 시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종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트럼프 시대의 한반도 안보 환경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이 직면한 입장을 나누어서 중요한 결정요인이 무엇이 될지 고려해보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먼저 미국의 경우 현재는 북핵이슈가 강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중동·IS, 러시아·우 크라이나, 각종 글로벌 경제이슈 등과 비교하여 향후에도 얼마나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게 될지는 의문이다. 별다른 ‘모멘텀’이 없다면 북핵문제가 위의 이슈들에 비해 우선순위에 밀릴 가능성도 있다. 물론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은 미국이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기조와 비슷하게 현상유지에 방점을 둘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만약 이러한 형국이 전개된다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틈새’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작년 북한은 제재가 지속되는 국면 속에서도 노력동원, 비공식부문 활용 등을 통해 그럭저럭 버티어 왔기 때문에(muddling through) 올해는 내부적으로 얻을 수 있는 바들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체제유지 공고화, 핵무기 고도화, 비공식부문 의 제도화를 통한 적극적인 활용을 포함한다. 따라서 북한의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큰 이슈를 만들기 보다는 내부 결속 및 체제유지를 강화하는 시기로 설정하여 관련된 정책을 추진하고, 미국의 입장을 모두 확인한 후에는 큰 틀에서의 과감한 거래를 시도하는 전략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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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 북한경제연구협의회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많은 우려 속에 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행정부가 출범했다. 그리하여 다양한 분야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되는 복잡한 상황이며, 예기되었던 불확실성이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이후 현실화되고 있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발언을 통해 중국과 유럽 그리고 심지어는 일본에까지 압박을 가하 고 있다. 그리고 안보적으로도 방위금 분담문제 등을 거론하며 앞으로의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러 국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2월 12일에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그래서 오늘은 트럼프 신행정부에서의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는 어떠한 변화를 겪을 것이며, 북한문제는 어떻게 다루어질까라는 주제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시작으로 트럼프 신행정부에 대해 논한 후 안보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그런 다음에 경제문제 및 중국문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북한문제로 토론을 이어 나갔으면 한다. 먼저 정구연 박사님께서 트럼프 신행정부에서의 변화에 대해 견해를 밝혀 달라.

정구연: 먼저 트럼프 신행정부의 전반적인 대외기조에 대해 간단 히 말하겠다. 많은 우려 속에 지난 1월 20일 트럼프 신행정부가 출범했다. 벌써 외교⋅안보를 포함해 경제, 이민문제 등 많은 분야에 서 혼선을 겪고 있다. 이런 혼란은 국제적 위기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 차 그리고 상이한 해결방식에 기인 한 것 같다. 이전 오바마 행정부의 경우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하 여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등의 전반적 기조가 미국이 직면한 위협이 너무 다양해서 미국 혼자의 힘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경제적 압박 속에서 나온 방법론일 수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직면한 안보위협이 상당히 다양한 걸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셉 나이(Joseph Nye)가 말한 것처럼 ‘멀티 파트너 월드(Multi-Partner World)’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인식하에 나온 미국의 대전략이 ‘다자적 축소(multilateral retrenchment)’이다. 이것은 단순히 미국의 군사적 힘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되어 온 미국의 자유주의적 질서하에서 미국의 소프트파워와 미국적 질서를 통해 미국이 리더십을 유지하고자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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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기존의 다양한 위협이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거기간 중 북한과 중국의 문제가 언급된 적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미국의 경제적 위상 약화, 테러리즘, 이민문제 등 세 가지이다. 이와 같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미국이 직면한 대외적인 위협의 외형보다는 본토에 국한된 위협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지지자들이 상정하는 위협요소도 이 정도 수준의 것으로 파악되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직면한 위협에 대해 트럼프는 자유주의적 인 질서가 아닌 미국의 힘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동안 여러 번 강조해 온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즉, 공동의 이익이 아닌,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무역과 금융 부분에서 미국의 이익을 제고하고 군사력을 강화시키려는 것이다. 다만, 그 군사력은 대외팽창주의가 아닌 미국 본토 수호에 가장 중요한 방점을 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100일 플랜(100 Day Action Plan)은 앞서 언급한 것들을 기반으로 하며, 외교정책에서의 목표는 없다. 대외⋅외교안보와 관련해서는 유일하게 사이버 안보만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그 범위를 오직 미국 본토로 국한하고 있어 국내의 경제적 인프라를 지키기 위한 사이버 안보만이 가장 중요한 안보위협이라고 상정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은 무역 및 금융 등 경제분야 전반에 걸친 중상주의적 태도이다. 반면,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아직 기본입장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미일 정상회담, 미중관계의 행보를 보면 이전 오바마 행정부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문제는 이런 중상주의적 경제적 접근법과 기존 오바마 행정부의 리버럴한 안보적 접근법이 어떻게 충돌하고 맞물릴 수 있을 것인가이다. 또한 기존 질서 하에 있었던 동북아시아, 남중국해, NATO 국가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존재한다. 왜냐하면 남중국해 국가들은 미중 간의 해양 경쟁 속에서 경제문제는 중국에, 안보문제는 미국에 의지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오더가 변할 경우 각 국가들의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것이다. 따라서 지금도 혼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도 안보적 측면에서의 방위비 분담, 재협상 등의 문제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두 번째로 혼란을 야기시킨 것은 최근 NSC 구성과 관련한 트럼프 행정명령이다. 예전 NSC 상임위원회에는 합참의장, 국가정보국장(DNI) 등이 모두 참석하였는데, 금번 행정명령 에 따라 이 둘이 빠지는 대신, 그동안 국내 선거전략을 담당해 온 스티븐 배넌(Steve Bannon)이 들어갔다. 그런데 스티븐 배넌의 성향 자체가 상당히 우편향적이다. 예를 들어 배넌은 중국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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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해 왔고, 더욱이 국내정치적 여론에 상당히 민감하기 때문에 국내정 치 사이클에 따라 신행정부의 안보정책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

지금까지 NSC가 상당히 중요한 자리는 아니었는데, 스티븐 배넌이 참가함에 따라 향후 국가안보회의가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지금의 NSC 국가안보보좌관인 마이클 플린(Mike Flynn)1)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건지에 대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북한문제는 100일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북한문제의 우선순위가 하락하게 된 것이 아닌지 한국의 외교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사실 미국의 입장에서는 굳이 북한문제를 100일 계획에 포함시킬 필요가 없었다. 이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과도 약간 유사한 면이 있는데, 북한문제에 대한 언급 자체가 북한이 더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문제를 100일 계획에 포함시키지 않더라도 NSC 내에서 항상 논의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미일 정상회담 개최 시 강행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이 급박하게 성명을 내는 상황을 봐서는 북한문제가 우선순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미국 입장에서는 NSC 구성이 다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벌써 북한문제를 수면 위로 꺼낼 과제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이석: 전반적으로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신행정부 간의 정책 및 인식의 차이에 대해 논해 주셨다. 오바마 행정부의 경우 복합⋅다면적이고 외부세계를 많이 고려했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경우 단순하게 국내적인 부문을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 그리고 고립주의로 나아가는 외교정책으로 다른 모습을 현재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무역과 금융 부문에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외교안보 측면에서 아직까지는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국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안보 정책을 어떻게 펼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김진아 박사님께서 논해 주시길 바란다.

김진아: 트럼프 정권 발족 이후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주변국과 의 충돌 예상 부분, 또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겠다.

앞서 정구연 박사님께서 말씀해 주셨듯이 현재 트럼프가 내놓은 발언들 중에는 전통적인 공화당 정책과 상반된 것들이 많다. 특히

1) 편집자 주: 마이클 플린은 협의회가 개최된 이후인 2월 13일(미국 현지시각) 전격 사임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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