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성장 없는 고용의 함정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2

Share "성장 없는 고용의 함정"

Copied!
4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실업은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청 년실업문제는 더욱 그렇다. 쉽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당사자들에 게 더 큰 좌절을 가져다준다. 그러니까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을 일자리 예 산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정치인들이 일자리 대책을 자주 거론하는 것은 지극히 자 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일자리 대책에 대한 단견적이고 인기영합적인 정책은 옳지 않아

교과서적인 일자리 대책은 경기부양이다. 투자와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바로 일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런데 이러한 교과서적 처방이 힘을 잃고 있다.

투자나 성장이 이루어져도 일자리가 만족스럽게 늘어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당국도 투자촉진이나 성장이 실업대책으로서 유효한가에 대해 회의를 갖고 좀 더 직접적인 일자리 확충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기업들의 찬조 등 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자치단체가 일자리를 만들어 보겠다고 나서는 단체장도 생기 고 성장보다는 고용이 중심적인 정책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은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책책임자들의 충정과 대 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견적이고 인기영합적인 대응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꼬이 게 할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 성장이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는 현상을 소위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로 표현하면서 성장의 가치를 폄하하고 나아가서 기업을 비난 하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중요한 지식정보의 공급원 노릇을 하고 있는 위키백과는

“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고용이나 노동자 복지에 쓰는 것이 아니라 설비자동화에 쓰기 때문에” 고용이 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성장을 해봐야 노동자들에게 돌 아올 것이 별로 없고 더구나 일자리가 없는 자들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없다는 것이 다. 기업이 설비자동화를 할 수 밖에 없는 시장여건은 무시한 채 기업의 행태를 은 근히 비난하면서 실업의 탓을 기업에 돌리고 있는 것이다.

성장 없는 고용의 함정

곽태원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2011-12-07

(2)

정부나 정치권의 지나친 일자리 창출의욕은‘성장없는 고용’의 위험

이러한 생각에 빠져서 정부와 정치인들이 일자리 만드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자 칫 ‘성장 없는 고용’만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드는 것이다. 정부 가 경기대책 말고도 실업의 감소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그러나 일자리 를 직접 만들겠다고 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우선 정부가 내 놓은 대 책이나 정치인들이 말하는 대책에 감초처럼 들어가는 것은 창업지원이다. 그럴싸하 게 들리지만 문제가 많은 생각이다. 창업의 지원은 필요하다. 그러한 지원의 우선적 목표는 일자리 창출보다는 기술과 산업의 발전에 두어져야 한다. 일자리 창출에 우 선순위가 두어지면 지원하는 창업자체의 성공확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마치 재정지원일자리처럼 일부 수혜자들에게 임시적인 지원을 해 주는 효과밖에 거두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아질 우려가 있다. 또한 성공하지 못한 수혜자들은 취업으로부 터 더 멀어질 위험이 크다. 취업 적령기를 넘기거나 취업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

정부나 정치권의 일자리 창출 의욕에 관한 더 큰 우려는 그것이 여러 가지 명목 으로 공공부문의 고용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임시직의 정규직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산하의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의 인력운용이 청년실업 해소라는 명분으 로 방만해 질 수 있다. 공공부문의 일자리야 말로 청년들에게는 ‘좋은’ 일자리이지 만 국가적으로는 세금만 축내는 일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 관심을 끌 고 있는 그리스 사태는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공공부문의 비대화가 경제전체의 생 산성저하는 말할 것도 없고 규제의 남발과 이에 수반되는 부패와 부조리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성장 없는 고용’을 우려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취업유발계수가 낮은 기업은 비난하고 노동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은 칭찬을 하는 사회적 분위기 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휩쓸려 성장은 뒷자리에 두고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적 정책과제로 삼게 되면 산업구조를 보다 노동집약적인 쪽으로 유도하는 정책이 추진될 것이다. 이미 부분적으로 그러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예를 들면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를 고용 창출투자세액공제로 전환하려는 개편안이 제출되어 있다. 이러한 추세는 생산성 저 하에 따른 성장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경제를 좀 더 긴 시각에서 보면 성장 없는 고용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 는 어린아이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근로연령인구(20-64세)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을 노인 부양비율이라고 한다. 이 비율이 1970년대 초에는 14명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14명이 일해서 노인 한 명을 부양해야 하니까 노인문제는 별 부담이

(3)

없었다. 그런데 2008년이 되면서 이 비율은 6.3명으로 줄어들었다1). 노인 한 사람 을 책임져야하는 젊은 사람의 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하는 사람들이 1970년대의 근로연령층의 사람들 보다 훨씬 더 잘 살고 있 는 것은 생산성이 몇 배나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1970년대에 비해 지금은 훨씬 더 자본과 기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의 생산성이 높아졌다. 부양비율은 지금 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2030년대 중반에는 2명 그리고 2050년에는 1.5명까지 떨어질 전망이다2). 노동생산성이 이 비율이 떨어지는 속도보다 빠르게 상승하지 못 한다면 우리 국민의 미래 생활수준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아직도 그 리고 앞으로 수십 년 간 그리고 그 후에라도 성장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것은 먼 뒷날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성장을 무시한 채 일자 리 확대와 복지확대에만 힘을 기울이게 되면 대한민국의 국운은 쉽게 미끄러져 내 릴 수 있다. 성장은 복지확대와 재정건전성 유지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고용확대의 원천은 기업의 성장, 긴 호흡을 가지고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고용확대의 원천은 기업의 성장이다. 국가나 자치단체가 기업으로부터 돈을 거두 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은 매우 무모한 발상이다. 사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은 지나친 과장이다. 1970년대에는 고용의 성장탄력성이 0.4였는데 이 값이 점차 내려가서 2000년대에는 0.29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경제가 1%성장하면 고용도 0.3%쯤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 비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일자리가 줄어든다 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1%성장하는데 이제는 노동이 1970년대 보다 적게 들어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만큼 노동생산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노동 생산성이 높은 기업들이 많아져야 경제전체의 생산성도 높아진다. 비난을 받는 취 업유발계수가 낮은 기업 즉 자본과 기술에 더 많이 의존하는 기업들이 많아져야 한 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83.3%가 300인 미만의 기업에서 일한다. 500인 이상의 대기업에 고용된 근로자는 12.3%에 불과하다3). 이러한 통계를 보고 우리나라 대기 업의 고용기여율이 너무 낮다고 대기업을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 면 이것은 아직도 우리나라의 대기업의 비중이 선진국들에 비해 너무 작다는 말이 된다. 노인부양비율이 1.5가 되는 시대를 무리 없이 맞이하려면 생산성이 높은 기 업의 비중이 훨씬 높아져야 하는데 이러한 기업은 대개 취업유발계수가 낮은 대기 업이 될 것이다.

1) OECD, Society at a Glance, OECD Social Indicators, 2011 2) OECD, 같은 보고서

3) 2009년 기준, 자료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 전국 산업별 성별 규모별 사업체수 및 종사자수.

(4)

그러면 당장 심각한 실업문제를 어떻게 하란 말인가? 경제가 회복되기 전에는 이 문제를 가시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 같은 것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용인프라의 보완과 개선에 더 투자하는 것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어려운 때를 넘기기 위한 임시적인 수단으로 재정지원일자리를 제공하 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긴 호흡을 가지고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이를테면 노동시장을 보다 유연하게 하고 규제를 완화하며 외국기업 이나 우리나라 기업의 국내 투자가 더 활성화될 수 있게 하는 조치들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참조

관련 문서

보노겐은 당귀, 우 엉뿌리, 알란토인, 징크피리티온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모앤모아에서는 탈모방지, 모발 성장 촉진에 효과적인 특징이 있다.. 직공 모발력은 전세계 특허

[r]

n 국내 및 국외에서도 FED 이외의 다른 전자 방출시스템(예를 들면, 백색광원)에 관한 연구는 시작단계라고

ㅇ Fintech이 거래소 산업뿐만 아니라 은행업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데 예를 들면, 이제는 direct banking이 보편화되었으며 다양한 혁신이 이루어지고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

왜냐하면 현실인식의 수준에 맞추어 정책방향이

출제자가 노린 함정 | good / well better best. bad

출제자가 노린 함정 | few little.. a

play to play speaking to speak using to use start to start 출제자가 노린 함정 | saw.. 출제자가 노린 함정 | tell a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