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와 이집트의 교육버블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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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은 튀니지와 이집트의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고 이 제 리비아를 포함한 아프리카와 중동의 상당수 정권을 흔들고 있다. 튀니지와 이집 트, 두 나라 모두에서 장기 독재, 그로 인한 빈부격차, 낮은 국민소득과 고물가, 부 정부패 등이 혁명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것처럼 보인다. 혁명의 일반적인 동기 이외에도 이들 두 나라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있다. 교육버블이 그것이다.

튀니지ㆍ이집트의 대학교육, 비효율적이고 생산성 낮아

먼저 튀니지의 교육, 특히 대학교육과 관련한 문제점을 간략히 훑어보기로 한다.

튀니지는 독재자가 사회 불만을 잠재우기 위하여 정부가 실시하는 자격시험을 통과 하는 사람은 ‘무료’로 대학을 다닐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대학졸업생은 지난 10년 동안에 약 3배나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참가자 중 약 57%가 대졸자였 다.1) 문제는 대졸자의 이런 급격한 증가가 대졸자의 실업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졸 실업률은 1994년에 약 5%로서 전체 노동자의 실업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에 대졸 실업률은 약 45%로 크게 상승하여 대학졸업자 2명 중 1명은 실업자가 된 것이다. 대학을 무료로 다니게 한 결과로 학업의 중도 포기 율도 높았다.

정부의 규제 가격이 자유시장 가격 이하로 내려가면 초과수요는 필연적이고 교육 당국은 공급을 어떤 방법으로든지 통제하거나 규제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튀니지 교육당국은 학생이 대학에 입학할 때 결정한 전공을 바꾸는 것을 금지 했다. 그 결과 성장이 빠르거나 새롭게 발달하는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은 부족 하고 쇠퇴하는 산업에서는 인력이 남아돌지만 시장에서 쉽게 해결이 되지 않음으로 써 인력의 양성과 관리에 많은 비효율이 초래됐다. 물론 대학의 수와 정원도 국가 가 통제했다. 한마디로 교육산업에 가해진 가격 규제를 포함한 각종 규제는 튀니지

1) 튀니지와 이집트 관련 통계자료는 Joshua Fulton,, “The Education Bubble Is Fuel for Revolt,” Mises Daily, February 15, 2011에서 인용

튀니지와 이집트의 교육버블이 주는 교훈

전용덕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

201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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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제도를 매우 고비용적이고 비효율적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국내총생산에서 교 육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 7.2%로서 유럽이나 미국보다도 높은 수치이 다.

이집트도 튀니지와 같이 무료 대학교육에 따른 높은 대졸자 실업률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 이집트는 국공립대학이 거의 대부분이고 사립대학은 1992년에 허가되었는데 등록 학생 수는 극소수이다. 고등학교 졸업생이 고등교육기관에 등록 하는 비율은 1990년 14%에서 2005년에 35%로 크게 증가했다. 이 비율은 튀니지 와 비교하면 덜 심각하다. 그러나 등록률이 15년 만에 2.5배나 증가한 것은 짧은 기간에 대학생이 급격히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무료 대학교육으로 대학졸업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실업자도 크게 증가했다. 2007년에 이집트 전체의 실업률이 약 9.4%인데 비해 청년실업률(15~29세)은 약 87.2%이다. 튀니지와 같이 이집트 교 육당국도 대학의 커리큘럼, 교수와 행정직원의 배치,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발 등을 강력히 규제하고 통제했다. 한마디로 이집트 교육제도를 튀니지 교육제도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매우 비효율적이고 생산성이 낮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 대학 재학기간이 길어지고 대졸자 고용 품질도 하락

우리나라는 어떤가? 먼저 고등학교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은 1990년에 33.2%에서, 1995년 51.4%, 2005년 82.1%, 2009년 82.0%로 크게 증가했다.2) 이러한 대학진 학률 증가 정도는 이집트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대학진학률 자체는 우리나 라가 이집트보다 2배 이상 높다. 지난 20여 년 동안 대학진학률이 이렇게 크게 증 가한 원인은 여러 가지 있을 것이고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직관적으로 보 았을 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우리나라 국민의 교육에 대한 높은 열의, 소득의 증가, 등록금 등에 대한 규제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학교 교육비용 등이다.3)

그러면 대학졸업생의 취업률은 어떤가? 전문대학을 포함한 고등교육기관 전체의 연도별 취업률은 2004년 66.8%, 2005년 74.1%, 2006년 75.4%, 2007년 75.8%,

2)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대학진학률이 낮다고 지적하고 한국의 높은 대학진학률을 긍정적으로 평가 한다고 한다. 미국의 대학진학률은 1990년 60.1%, 2000년 63.3%, 2008년 68.6%로서 2008년 대학진학 률이 우리나라의 2000년 대학진학률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2000년 이후에 급격히 상승한 반면에 미국의 대학진학률은 지난 18년 동안 8.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겠지만 최근 우리나라 대학 취업률이 급격히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오바마의 우리나라 교육 열의에 대 한 평가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교육에 대한 평가와 오바마 교육 참모에 대해서는 한준상, 「한국교사 실력에 감탄하는 오바마 교육 참모」, 조선일보, 2011년 2월 26일자 참조 3) 등록금이 너무 높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고려해야 할 것은 상대 가격이지 절대가격이

아니다. 수요가 많을 때는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매년 15만 명이 넘는 재수생의 온존, 사교육 의 성행 등은 규제 가격이 자유시장 가격보다 낮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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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6.7%, 2009년 76.4%, 2010년 55.0% 등이다.4) 여기에서 연도별 취업률 은 직접 비교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2004~2009년, 2010년으로 나누어 취업 률 작성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5) 문제는 2010년에 취업률이 2005~2009년에 비 하여 크게 하락했을 뿐 아니라 매우 낮다는 점이다. 취업률 55.0%는 대졸자 2명 중 대략 1명이 주당 18시간 이하의 파트타임 노동자, 취업준비자, 실업자, 구직단념 자 등이라는 것이다.6) 그 이전과 통계 추정방법이 다른 점을 감안하더라도 2010년 대졸자 취업률은 너무 낮다. 결국 이전과 비교하여 2010년에 주당 18시간 이하의 파트타임 노동자, 취업준비자 등이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7) 즉 2010년에 대졸자의 고용 품질이 매우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근래에 대학생들이 졸 업 이후 실업 상태에 놓일 것을 두려워하여 졸업을 미루고 있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재학 중에 8개월에서 12개월 정도 휴학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재학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취업 때문만은 아니다. 학생의 경제 사정, 건강 등 때문에 재학기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재 학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주로 취업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점은 현실의 취업률 통계에 반영되어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 고등학교 졸업생이 취업하 던 일자리에 대졸자가 취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즉 정확한 실상을 알 수 없지만 불완전고용(underemployment)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졸 취 업률 통계 자체에는 주당 18시간 이상 일하지만 비정규직 또는 자영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실의 대졸 취업 문 제, 바꾸어 말하면 실업 문제는 나타난 통계 수치보다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교육버블을 지금부터라도 신중하게 다뤄야

왜 이렇게 대졸 취업률이 낮은 것인가? 이 글의 목적이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버 블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인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다음 기회로 미룬

4) 연도별 취업률의 출처는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보」, 󰡔취업통계자료집󰡕

5) 2004~2009년 기간의 고등교육 졸업자 취업률은 [취업자/(졸업자-진학자-입대자-취업불가능자-외국인 유학생)]×100을 계산한 값이다. 2010년은 건강보험DB 연계 취업률로서 [건강보험가입자/(졸업자-진학 자-입대자-취업불가능자-외국인유학생-재외인정자)]×100을 계산한 값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졸업자란 전년도 8월과 당해 연도 2월 졸업자를 지칭하고 취업자란 조사시점(4월 1일)에 주당 18시간을 노동하는 정규직, 비정규직, 자영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말한다. 이렇게 보면 2010년 취업률 통계가 2004~2009 년 취업률 통계보다 정확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6) 일반적으로 대졸자가 진정한 의미에서 구직단념자가 되기 위해서는 졸업 후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할 것 이다. 그 점에서 구직단념자는 대졸취업률 통계 작성에는 관련이 없다. 대졸 실업률 통계가 졸업 직후 작 성되기 때문이다.

7) 이 점은 일반 실업률 통계와 비교하면 알 수 있다. 2010년 전체 실업률 3.4%, 청년(15~29세) 실업률 7.3%, 대졸 실업률 3.3%, 고졸 실업률 3.8%이다. 여기에서 취업자란 1주간 중에 1시간 이상 일한 자를 말한다. 단 자영업이나 자기 회사나 농장에 취업하는 경우는 18시간 이상 일한 자를 말한다. 여기에서는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자 등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한다. 본문에서 제시한 대졸취업률과 이 각주에서 제 시한 실업률 간에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취업자의 정의가 다를 뿐 아니라 취업준비자, 구직단념자 등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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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다만 여기에서는 직관에 의존하여 가장 중요한 원인 두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 다. 2000년을 전후하여 대학등록금, 특히 국공립대 등록금을 정부가 강력히 통제하 기 시작하면서 대학진학률이 크게 상승했다. 대학진학률 상승에는 저렴한 등록금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이러한 진학률의 상승은 이제 대학졸업생의 취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여겨진다. 4년제 대학생의 경우 2005년을 전후하여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취업시장에 진입한다는 점을 고려 하면 2010년에 그 이전 연도와 비교하여 취업률이 급격히 낮아진 것은 대학졸업생 의 급격한 증가의 결과로 보인다. 다음으로 대졸자 취업률의 급격한 하락에 기여한 요인은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경제위기이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정상적인 일 자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교육비 지출은 어떤가? OECD와 각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 년 현재 민간과 정부가 교육에 지출하는 총비용을 보면 한국 7.5%, 미국 6.4%, 일 본 4.3% 등이다.8) 이러한 수치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매우 고가일 뿐 아니라 비효율적임을 보여준다.9) 특히 일본에 비한다면 한국의 교육제도 는 너무 많은 비용을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비효율은 각종 규제와 평등주 의 때문이다. 국내총생산 대비 교육비 총지출 7.5%라는 수치는 우리나라가 대학 진 학이 무료인 튀니지보다도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튀니지, 이집트 등 에 못지않게 교육버블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스민 혁명이 튀니지에서 촉발되고 이집트 등으로 번지게 된 데는 많은 정치ㆍ 경제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교육버블도 그런 요인 중의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튀니 지에서 대학졸업생이 실업을 비관하여 자살한 직후에 반정부 시위가 폭발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튀니지, 이집트 등과 같은 국가와 우리나라의 정치ㆍ경제 ㆍ사회 환경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무료교육 등과 같은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여 국민을 현혹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 에 교육버블을 지금부터라도 신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8) 이 수치에는 도시를 개발할 때 국공립학교 건립에 관련된 비용을 입주자가 내거나 토지를 현물로 징수하 는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리고 교육 관련 뇌물성 촌지, 뇌물 등도 포함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공식 통계치는 그 정도를 알 수 없지만 과소측정된 것이라는 것이다.

9) 미국의 고등교육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는 Cato Institute, “Cato Handbook for Policymakers,” 7th Edition, 2010을 참조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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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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