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저자: 강은호,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50 135-710,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Tel: 02-3410-3588, E-mail: [email protected] 접수: 2007년 4월 21일, 게재승인: 2007년 7월 25일
긍정심리학과 신경생물학, 유전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정신과학교실
강 은 호
Positive Psychology, Neuroscience, and Heritability
Eun-Ho KangDepartment of Psychiatry, Samsung Medical Center,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Seoul, Korea
Recent developments in neuroscience and genetics have suggested that there are biological bases in the field of positive psychology as well as pathology-oriented psychology and neuropsychiatry. However, psychologists, psychiatrists, and scientists have little knowledges of the biological process by which happiness, well-being, optimism, positive individual traits make people endure stress and enjoy better life. The author provides an outline of neuroscientific and genetic researches on the elements of positive psychology. (Korean J Str Res 2007;15:221∼225)
Key Words: Positive psychology, Neuroscience, Heritability
서 론
정신의학이나 심리학 영역에서 지난 수십년간은 정신병 리에 관한 신경생물학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신분열병, 우울증, 물질관련장애, 강박장애 등 다양한 정 신질환에 대한 유전적 특성들이 연구되었고, 뇌회로의 탐 색은 그에 따른 정신약물 치료법의 발전을 가져왔다. 그러 나 같은 방식으로 생각해 볼 때 행복(happiness)이나 주관적 웰빙(well-being), 충만(flow), 용기(courage), 영성(spirituality) 등 을 비롯한 긍정심리학적 요소들도 마찬가지로 뇌회로나 신경전달물질들과 관련된 신경생물학적 기전을 가지고 있 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특질들도 유전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들을 던져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 한 의문들은 그동안 진지하게 생각되어진 적이 별로 없으 며, 뚜렷한 연구 성과 또한 많지 않은 형편이다. 그렇지만 최근 과학적인 방법론이나 기법, 설문 개발 등의 발전으로 새로운 정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본론에서 저자 는 긍정심리학 분야에서 제시되고 있는 몇몇 개념에 대한 신경생물학과 유전학 연구 결과 중 몇 가지를 제시하고, 향후 연구 방향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행복(Happiness)의 신경생물학
1940년대 후반에 Robert Heath는 뇌 전기자극 실험 중 특 정한 뇌부위를 자극했을 때 피험자들이 긍정적인 정서감 을 경험하는 것을 발견했다(Heath, 1963). 그 '행복 버튼'에 해당하는 구조물이 바로 도파민 분비 시스템의 일부분인 선조체기저핵(nucleus accumbens, NAc)이었다(Burgdorf and Panksepp, 2006). 파킨슨 환자들에 대한 시상밑핵(subthalamic
nucleus) 뇌 전기 자극에서도 유쾌함이 유발되는 것으로 보 고되고 있다(Burgdorf and Panksepp, 2006). 양전자단층촬영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등 뇌영상기법을 통한 연 구에서도 행복감과 같은 긍정적 정서와 뇌회로에 대한 관 련성이 보고되어 왔다. Paradiso 등(Paradiso et al., 1997)은 정 상인 피험자들에게 행복감을 유발시키는 영화 장면을 보 여주고 [15O]H2O PET을 촬영한 결과 주로 변연계의 활동 이 증가된 것을 보고하였으며, Lane 등(Lane et al., 1997)의 연구에서는 중간전두엽(mesial frontal lobe), 시상(thalamus), 측두엽(temporal cortex) 등의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 었다. 최근 건강한 남자 26명을 대상으로 행복감 및 우울 감을 유도한 상태에서 촬영한 기능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 연구도 실시되었는데, 감 정 유도가 없는 인지적 대조 조건에 비해 편도-해마(amyg- dala-hippocampus) 관련 영역, 전전두엽(prefrontal lobe), 측두 엽(temporal lobe), 앞띠(anterior cingulate), 쐐기앞소엽(pre- uncus) 등에 현저한 활성이 관찰되었다. 같은 연구에서 2가 지 감정을 직접적으로 비교한 결과, 배쪽가쪽전전두엽 (ventrolateral prefrontal cortex), 앞쪽띠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 가로측두이랑(transverse temporal gyrus), 위측두이랑 (superior temporal gyrus)은 우울감에서 더 활성을 보인 반면, 등쪽가쪽전전두엽(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띠이랑(cin- gulate gyrus), 아래측두이랑(inferior temporal gyrus), 소뇌(cere- bellum)는 행복감과 더 관련이 있었다(Habel et al., 2005). 행 복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로서는 보상 회로와 관계된 도 파민(dopamine)이나 아편양계 물질(opiates), 가바(GABA) 등 이 관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Burgdorf and Panksepp, 2006).
이러한 최근의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긍정적 '정서'는 대체로 신피질(neocortex)보다는 하위구조와 관련이 많은 것 으로 나타나고 있고, 연관된 구조물로는 주로 배쪽줄무늬 체(ventral striatum), 안와전두엽(orbital frontal cortex), 편도 (amygdala)를 포함하는 변연계가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논 지의 요지는, '행복' 또는 긍정적 정서가 신피질과 관련된 인지적인 요소보다 좀더 '원초적'인 특성을 많이 띠고 있다 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많은 연구들이 동물 실험에 기초하고 있고, 긍정적 정서에 대한 개념 내지 정 의가 모호한 부분이 많아 결과 해석에 주의를 요하는 것으 로 사료된다.
긍정심리학과 신체적 건강
뇌활동 내지 신경전달물질들의 변화는 여러 가지 기전 을 통해서 인간의 신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Ostir 등 (Ostir et al., 2001)은 긍정적 정서가 뇌졸중의 발생률을 낮 출 수 있다는 것을 보고하였고,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고 혈압, 감기 등과 같은 질환의 위험성도 낮출 수 있는 것으 로 보고되고 있다(James et al., 1986: Wredling et al., 1992:
Kubzansky et al., 2001: Cohen et al., 2003).
긍정적 정서가 심혈관계통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증거들이 있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입원했다 퇴원한 노인 들을 대상으로 한 Middleton과 Byrd (Middleton and Byrd, 1996)의 연구에 의하면, 퇴원 후 90일 동안의 높은 행복 지 수가 재입원률을 낮추었고, 긍정적 정서 경험의 보고가 퇴 원 당시의 건강상태나 입원 기간 등보다도 재입원률 예측 에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계통에 대한 유사한 연구들이 낙관주의자(optimist)들에 대한 연구에서 도 뒷받침되는데, Scheier (Scheier et al., 1989) 등에 의하면 낙 관주의자는 '중요한 미래의 결과물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 성격특성으로서의 긍정적 정서의 지속적인 경험을 특징으 로 한다. 이들에 의하면 낙관주의자들은 관상동맥우회술 (coronary artery bypass surgery) 후 좋은 예후를 보였다. 전쟁 참전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도 낙관주의자들은 비관주의자(pessimists)들에 비해 협심증과 심장 발작을 덜 겪고, 폐기능이 좋고 폐기능 저하 속도가 느리며 이는 흡 연과 관계없이 건강 보호 인자로 작용한다고 한다(Kubzan- sky et al., 2001).
웃음이 좋은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은 여러 사람들에 의 해 지적되어 왔으나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증거는 많지 않았다. Bachorowski와 Owren 등(Bachorowski and Owren, 2001)은 소리내서 크게 웃는 것이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고 Mahoney 등(Mahony et al., 2002)은 긍 정적 정서에 대한 주관적인 경험이 면역계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였다. 웃음은 종종 유머와 동반되는 데, 유머는 대개 특정 상황,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인 지적 대처(coping) 방식 중의 하나로 많이 이용된다. Dillon 등(Dillon et al., 1985)에 의한 흥미로운 연구에서 유머를 더 많이 대처 방식으로 삼는 사람들은 침분비 면역글로불린 A (S-IgA)가 높게 나타나기도 하였다.
여러 연구들에서 긍정적인 정서를 드러내는 것이 단기
간의 이득뿐만 아니라 장기간의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친 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수녀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이 22세에 기록한 자서전의 내용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75세에서 95세가 되었을 때의 사망률과 비교한 결 과 놀랍게도, 젊었을 때의 긍정적 정서가 60여년 후에, 사 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Danner et al., 2001). Koi- vumaa-Honkanen 등(Koivumaa-Honkanen et al., 2003)에 의한 삶의 만족도와 사망률, 자살 등에 대한 20년 추적관찰 연 구에서도 낮은 삶의 만족도가 높은 사망률과 관련이 있고, 자살률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Pressman과 Cohen 등은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 긍정적 정 서가 스트레스를 완충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가능하다고 설명한다(Pressman and Cohen, 2005). 즉, 긍정적 정서가 오 피오이드(opioid), 자율신경계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의 활성, 건강행동(health practices), 사회적 관계를 변화시키고, 직접적으로 또는 이 차적으로 면역과 심혈관계에도 영향을 주어 질병을 치유 하거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 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며, 여러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한 가지 가설을 소개하면 "소거 (undoing)" 효과가 있다. 비관적 사고는 개인의 사고와 행동 에 대한 시야를 좁히고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를 유발한다.
반면 긍정적 정서는 개개인의 사고 폭을 넓히고 행동 폭을 넓혀줌으로써 부정적 정서로 인한 신체 반응을 지연시켜 평형 상태로 돌아가도록 한다. 이를 소거 효과 가설이라 한다(Tugade et al., 2004).
영성(Spirituality)과 신경생물학
심리학 분야에서 영성은 비교적 최근의 개념이며, 좁은 의미로는 종교와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보 다는 좀더 넓은 개념이다. 영성은 초월성(transcendence)을 포함한 인간의 보편적인 의미 탐색으로 이해된다. Borg 등 (Borg et al., 2003)은 최근 15명의 정상인 남성을 대상으로 클로닌저(Cloninger)의 기질성격검사(temperament character inventory, TCI)와 양전자단층촬영을 통한 세로토닌 1A 수용 체(5-HT1A)와의 연관성 연구를 시행하였다. 중추신경계 세 로토닌 신경망은 뇌간(brainstem)의 봉선핵(raphe nucleus)으 로부터 기원하여 시상하부(hypothalamus)와 변연계(limbic sys- tem), 선조체(striatum), 신피질(neocortex) 등으로 연결된다.
클로닌저의 기질성격검사는 네 가지 차원의 기질적 요소
와 세 차원의 성격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차원별 로 생물학적인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Cloninger et al., 1993). Borg 등의 연구에서 개인들간에 세로 토닌 수용체 분포 변이가 크게 나타났고, 이는 클로닌저의 성격적 요인 차원 중 자기초월성(self-transcendence, TA) 점 수와, 그리고 그중 세부 항목으로는 영적 수용(spiritual acceptance)의 점수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 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저자들은 또한 세로토닌계에 영 향을 미치는 물질인 LSD나 psilocybin, N,N-dimethyltryp- tamine, mescaline, 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 등이 지 각상의 변화나 내성(insight)의 증가, 종교적 경험이나 신비 적 황홀경, 환각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인 증 거로 제시하고 있다(Borg et al., 2003).
그러나 영성과 종교는 그 개념상 상당한 차이가 있고, 많은 종교들의 교리에서 오히려 신비적인 경험은 이단시 되기도 하고 종교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으로 이해되는 면 이 많다. 또한 영성이 삶과 세계의 근본적인 의미를 묻는 추상적인 면이 많은 것과 반대로 어떤 종교인들이나 종단 들은 오히려 시야가 좁고, 구체적 사고(concrete thinking)에 매달려 있는 경우도 많아 영성이나 종교의 개념에 대한 좀 더 정확하고 구체적인 설정, 그리고 그 중 어느 부분을 신 경생물학적인 소견과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는지 등에 대 한 문제가 남아있다.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도 상기 연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종교인들을 포함한 다른 대상군들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긍정심리학과 유전
정신분열병, 정동장애, 강박장애 등 많은 정신과 질환들 이 상당한 정도의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이 밝혀졌다. 또한 최근에 유전학적 기법이 발달하면서 특정 기질과 유전적 요인과의 관계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마찬 가지로 활달한 자질이나 유머적 특성, 환경 변화를 극복하 는 개개인들의 힘, 미래지향성, 유연함 등 긍정적인 정서와 특질들은 유전적인 소인을 갖지 않을까? 사실상 직관적인 관찰에서 보면 이러한 특질들이 병리적 요인들보다 더 유 전적인 요인을 많이 가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 어보인다. LeDoux와 Armony (LeDoux and Armony, 1999)는 상기의 정신병리적 요인들의 반대편에 아직 발견이 안 된, 혹은 그간에 과학자들이 은연중에 무시하고 있었을 수도 있는 긍정적인 요소들에 대한 유전적 소인이 있을 것이라
제안하기도 하였다.
유전과 성격적 특질 간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들은 대체 로 50% 전후 정도를 유전적인 기여도로 보고하고 있다. 행 복, 웰빙이나 긍정적 정서, 영성 내지 종교적 성향에 대해 서도 비슷한 수준의 결과들이 보여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로 미네소타 쌍생아 코호트를 들 수 있다.
미네소타 쌍생아 코호트는 1936년부터 1955년까지 미네소 타에서 출생한 사람들의 출생기록기반 연구이다. Lykken과 Tellegen (Lykken and Tellegen, 1996)은 이 코호트에 기반을 두고 행복과 유전적 소인 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우선 평 균 20세의 쌍생아 1,491쌍(일란성 722쌍, 이란성 769쌍)을 대상으로 웰빙 지수를 측정하였고, 10년 후 다시 같은 설 문을 하였다. 일란성 쌍생아 중에 입양되어 따로 자란 경 우는 75쌍, 이란성 쌍생아의 경우 36쌍이었다. 일란성 쌍생 아에서 같이 자란 경우의 연관 계수는 0.44, 입양된 경우는 0.52였고, 이란성 쌍생아의 경우 같이 자란 경우 0.08, 입양 된 경우 0.02로, 입양에 관계없이 일란성 쌍생아에서 웰빙 지수의 상관성이 높게 보고되었다. 이는 유전적인 소인과 주관적 웰빙 간의 관련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영성과 관련 해서는 Bouchard 등(Bouchard et al., 1990)은 이들 쌍생아 연 구에서 유전적인 소인과 관련이 많고 약 50% 정도가 유전 적인 요인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다만 특정 종교와 유전 간에는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 50% 가량의 유전적인 영향이 곧바로 유전적 '결정'으로 해석될 수는 없다. 많은 연구들이 유전적 소인에 대한 환경 의 영향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의 과제는 긍정심 리학적 요소에 대한 유전적인 영향을 밝히는 것 뿐만 아니 라, 어떤 유전적 감수성이 환경적이 요소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데에 대한 기전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결 론
긍정심리학은 정신병리 연구에 기반을 두고 전개되어온 기존의 심리학 및 정신의학적 입장에 반해 새로운 틀로 인 간을 볼 것을 제안한다. 정신병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개개인의 행복감 내지 웰빙, 덕성, 영성 등 긍정적인 요소 를 발견해내고 인간의 삶에서 이들 요소들이 가진 치유적 이고 발전적인 힘을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최근 신경생물 학 및 유전학 분야의 눈부신 발전은 그간 주력해 온 정신 병리의 탐구를 넘어서 긍정심리학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긍정심리학적 요소들에 대한 생물학적 보고들은 아직 주
류의 정신의학에 비하면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긍정심리학의 임상적 연구와 적용의 발전과 더불어 신경생물학이나 유전학적인 뒷받침 연구가 절실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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