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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Game Space from a Place-Based Persp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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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문화

Received: Mar. 10. 2019 Revised: Apr. 4. 2019 Accepted: Apr. 11. 2019

Corresponding Author: Byungmin Lee(Konkuk University) E-mail: [email protected]

ISSN: 1598-4540 / eISSN: 2287-8211

Ⓒ The Korea Game Society. All rights reserved.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t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게임 공간의 장소적 특성 연구

※※※

정나은, 이승제, 이병민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Game Space from a Place-Based Perspective

Naun Jung, Seungje Lee, Byungmin Lee Dept. of Cultural Contents, Konkuk University

요 약

기술의 발전과 인식의 변화에 따라 게임 공간의 발전 양상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 공간을 ‘비장소’ 또는 ‘무장소’ 개념 외의 새로운 개념으로 바라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연구가 미미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게임 공간의 인문학적인 장소로서의 가 능성을 타진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위해 게임 공간의 장소적 특성을 통시적인 관점에서 고찰하 였다. 특히 장소성의 요소를 기준으로 세대를 구분하여 게임 공간의 장소적 특성을 파악하였는 데, 장소성이 부재하는 1세대, 제약적이지만 장소성의 기본적인 요소가 포착되는 2세대, 환경에 대한 플레이어의 선택권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제약적인 3세대, 그리고 장소성의 다양한 요소가 발견되는 4세대로 분류하여 비장소에서 장소로 변모해가는 게임 공간의 양상을 확인하였다.

ABSTRACT

Along with technological development and change of perception, the form of advanced game space appears in various ways. And some game spaces have gradually gotten factors of placeness and become a place. The main purpose of this research is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of game space from a place-based perspective. For this, the generations are divided into four sections based upon the factors of placeness. At the first generation, there are no elements of placeness. But as time goes by, elements of placeness have been increased gradually. Finally, in the fourth generation, various elements of placeness are found in some game spaces. This study offer insight into game space in a diachronic viewpoint and humanistic approach.

Keywords : digital game(디지털 게임), space(공간), place(장소), placeness(장소성)

(2)

1. 서 론

디지털 게임 공간은 플레이어와 게임 사이의 상 호작용이 실현되는 곳이라는 점에서 ‘장소(place)’

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장소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인문학의 관점에서 장소는 거리, 방향, 위치 등의 물리적 실체를 의미하는 공간(space)과 구별 되는 개념으로,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 생하는 무형의 가치가 부여된 특별한 지리(地理)를 일컫는다. 또한 사전적 의미로서의 장소성(place ness)은 “특정한 지역이나 장소를 떠올리게 하는 특수한 성질”로[1], 해당 지역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사회적인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디지털 게임 공간이 장소성을 가진다는 것은 곧 가상 세계의 공간이 게임 엔진으로 구현된 수학적인 모형 이상의 의미 를 가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디지털 게임 공간 은 비장소(non-place) 내지는 무장소(placeless)로 이해되어 왔다. 가령 마르크 오제(Marc Augé)는 비장소를 ‘장소가 아닌 장소’, 즉 인류학적이지 않 은 장소라고 주장하면서 사이버 공간을 비장소로 분류한 바 있다[2]. 오제에 따르면 인류학적인 장 소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누적되는 역사성뿐만 아 니라 개인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장소성을 지 니고 있어야 한다. 이는 장소가 집단의 기억을 축 적할 뿐 아니라 장소 내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사 회적 상호작용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가치에 영 향을 받고, 이러한 영향을 다시 사람들에게 전파한 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에드워드 렐프(Edward Relph)는 개성을 상실하여 다른 장소와 크게 차이 가 없는 모습과 정서를 담은 장소를 ‘무장소’로 정 의하면서 이를 진정하지 못한 장소라고 주장하였다 [3]. 렐프는 매체(media)가 무장소성을 직·간접적 으로 조장한다는 사실을 지적하였고, 장소성의 구 성 요소 중 하나로 ‘물리적 환경(physical setting)’

을 제시하면서 게임 공간처럼 물리적 실체를 갖지 못하는 가상공간을 무장소로 분류하고자 하였다.

상기와 같은 주장은 초창기 디지털 게임 공간의 특성만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을 경우 타당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데, 초창기의 디지털 게임 공간은 다른 공간 또는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환승’의 개념에 기반을 두었다는 점에서 비장소적이고, 비 물리적인 환경을 토대로 존재하는 매체 매개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무장소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게임 제작 기술의 발달과 함께 게임 공간은 그 특성이 꾸준히 변화해왔으며 그 결과 현재는 현실의 물리적 환경을 사실적으로 재 현하는 수준을 넘어 시·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현실 에서 구현하기 힘든 다양한 수준의 공간들까지도 현장감 있게 구현하며 다차원적인 공간 경험을 제 공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온라인 게임 공간은 불특 정 다수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기억과 감정을 담아내는 구체적인 장(場)으로 기능 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게임 공간과 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게임 공간에서의 공동체 활동과 개인적 경험, 그에 따른 가치 인식과 의미 창출 또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디지털 게임 공간을 비장소

또는 무장소로만 이해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

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 게임 공간을 장

소라는 개념으로 바라보고자 하며, 게임 공간을 장

소로 간주해야만 사람들의 경험과 가치를 담아내는

보다 의미 있고 인문학적인 공간 설계가 가능하다

고 주장하고자 한다. 또한 사람들에게 정주감과 안

정감 등을 제공하는 인문학적인 장소로서의 게임

공간을 구현할 수 있어야만 확장된 삶의 경험으로

서의 가치 있는 게임 경험을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이-푸

투안, 에드워드 렐프, 마르크 오제 등 장소 내에서

의 개인적인 경험을 중시했던 연구자들의 장소 개

념을 검토하고, 장소의 의미와 장소성의 구성 요소

를 도출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장소로서의 게

임 공간이 어떤 양상으로 변모해가고 있는지를 통

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하는데, 먼저 장소성

의 요소를 기준으로 게임 공간의 세대별 분류를

(3)

시도하고 각각의 장소적 특성을 파악하려 한다. 더 불어 세대별 대표 게임 장르를 제시하여 논의를 구체화하고자 한다.

물론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순한 구조를 갖는 게임들이 존재하며, 일차원적인 공간 을 구현하는 게임과 다차원적인 공간을 구현하는 게임이 공존하면서 동시에 인기를 얻기도 한다. 가 령 단순한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스낵게임류가 모 바일 플랫폼의 발전과 간편한 게임에 대한 이용자 의 요구 등으로 인해 여전히 개발되고 있다. 또한 모든 게임 공간이 장소를 지향하지는 않으며 게임 공간의 발전이 반드시 장소의 확장이라는 의미로 귀결되지도 않는다. 이는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세 대별 구분이 모든 사례와 유형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또한 게임 공간의 특성 을 통시적으로 바라보고자 할 때 기술의 발전이나 연도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사례 제시에 있어 대 표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본 연구에서는 먼저 장소성의 요소를 파악하고 이 요 소를 토대로 게임 공간에서의 장소 지향적 흐름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는 인문학적 장소로서의 디지 털 게임 공간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기 위함이며, 이 를 위해 기존의 연구들과는 달리 다소 통합적인 견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2. 디지털 게임 공간과 장소성

장소를 지향하는 디지털 게임 공간의 발전 양상 을 살펴보고자 하는 본 연구는, 특히 장소성의 요 소를 포착함으로써 비장소 또는 무장소에서 장소로 변모해가는 인문학적인 게임 공간의 양상을 파악하 고자 한다. 여기서 장소성은 사회적으로 통용 및 공유된다는 점에서 개인이 장소에 대해 개별적으로 느끼는 감정인 장소감(sense of place)과 다소 구 분된다. 장소는 장소감과 장소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외부적으로는 다른 장소와 구별되지만 내부적으로는 일정 수준의 동일성을 유지하는 특징 이 있다[Fig. 1].

[Fig. 1] Inclusion relation

장소와 관련된 개념들의 포함 관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장소에서는 장소감 및 장소성의 요소를 찾아볼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장소 지향적인 게임 공간에서도 이와 같은 요소를 확인할 수 있 다고 가정하고 있다. 더불어 본 연구에서는 장소감 이 아닌 장소성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하 며, 이를 통해 게임 공간의 장소화 양상을 살펴보 고자 한다.

2.1 장소 관점에서의 게임 공간

기술의 발전에 따라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혼합현실(Mixed Reality) 등 가상의 공간이 점차 일상 속에 친숙하 게 자리 잡아가면서 가상공간에 애착을 느끼고 나 아가 이러한 공간을 실제 공간보다 더 실감나게 체험하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늘어가 고 있다. 본고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가상공간인 디 지털 게임 공간의 연구에 있어서도 보다 많은 플 레이어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 체험의 기회를 제공 하기 위해 다방면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 히 장소성과 관련된 연구는 앞서 언급한 마르크 오제, 에드워드 렐프를 비롯하여 주로 인문학 분야 학자들의 논의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이동은은 가상세계가 공간과 인간의 새로

운 관계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가상

세계가 장소성을 획득하는 방법을 연구하였다. 해

당 연구는 공간과 인간이 상호작용하면서 얻게 되

는 정서가 바로 장소감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장소

성 획득의 중요성을 스토리텔링에서 찾고자 하였

(4)

다. 그리고 이러한 견해를 바탕으로 네오-아리스토 텔레스의 드라마 이론에 이-푸 투안의 경험 지향 적인 장소 개념 등을 접목하여 새롭게 이론적 틀 을 제시하였다[4].

가상공간 중에서도 게임 공간의 장소적인 측면 에 주목하여 게임 공간을 체험적 공간성으로 해석 한 오현주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플 레이어가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을 시간의 현재성, 경험의 보편성, 유동적 정체성, 일시적 관계성, 그 리고 사건성과 역동성의 다섯 가지로 설명하였다 [5]. 마찬가지로 게임 공간에서의 장소성을 주목한 안진수는 게임 장르가 공간의 속성을 강조하는 경 우와 장소의 속성을 강조하는 경우, 그리고 공간과 장소의 속성을 균형 있게 안배하는 경우 등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이러한 분류는 공간의 특질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의 인지 및 행위 능력 또한 다양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게임 공간과 플 레이어의 상호작용 측면을 강조한 바 있다[6]. 디 지털 게임 공간의 장소성 또는 장소로서의 가능성 을 탐색하고자 하는 시도는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가령 Steinkuehler · Williams은 MMOs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games)의 형태와 기능을 사회 참여(social engagement)의 관점에서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가상 세계가 비공식 커뮤니 케이션을 위한 '제3의 장소'로 기능할 수 있음을 주장한 바 있다[7]. 이와 함께 Hjorth는 휴대폰 사 용의 놀이적 성격에 관한 연구를 통해 디지털화된 공간이 휴대폰을 매개로 하여 담소 나누기 (meandering) 또는 함께 존재하기(co-presence)의 장소로 탈바꿈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8]. 이 처럼 디지털 게임 공간은 점차 인간의 주체적인 체험과 인식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가는 동 시에 공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가치 발현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따라서 장소 화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 실은 디지털 게임 공간의 특성을 현대의 관점에서 재설정해야 함을 시사한다.

국내외의 연구를 종합하여 살펴보면, 기술적 발

전과 인식의 전환에 따라 디지털 공간의 장소적 특성을 인정하고 이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 들은 가상공간, 특히 디지털 게임 공간의 장소성을 분석함에 있어 통합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것에 다 소 소극적인 부분이 있었다. 이에 본고는 장소 개 념에 대한 이론적 탐구를 바탕으로 장소성의 요소 를 추출하고, 이 요소를 중심으로 디지털 게임 공 간이 장소화 되어가는 과정을 통시적으로 살펴보고 자 한다.

2.2 장소의 개념과 장소성의 구성 요소

2.2.1 장소의 개념

장소의 특성에 대한 연구는 인류학, 인문지리학, 사회학, 도시계획 등의 분야에서 활발히 이루어져 왔으며 최근에는 디자인, 마케팅 등으로 적용 범위 가 점점 확장되어 가고 있다. 인문·사회과학 분야 에서 장소(place)는 “어떤 일이 이루어지거나 일어 나는 곳”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넘어 “사람들이 그 형상과 의미를 결정하는, 사회적 실천의 산물”

[9]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공간이 실증적인 특성을 가리키는 일종의 정보에 가까운 개념이라면 장소는 정보로 가공되기 이전의 체험적인 개념에 가까운 것이다. 가령 오제와 렐프는 공간을 가리켜 각각 비장소와 무장소라고 명명했으며, 이들 공간에는 장소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장소의 정 체성(identity of place)’이 부족하거나 부재한다고 보았다. 이때 ‘장소의 정체성’은 장소를 장소로 존 재하게 하는 일련의 특성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이는 장소성(placeness), 장소감(sense of place), 장소 정신(spirit of place), 장소의 혼(genius loci) 등 학자마다 다소간 다른 용어로 설명되고 있다.

따라서 장소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 먼저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장소의 개념과 장소성의 구성 요소

를 설명하기 위해 이-푸 투안(Yi-Fu Tuan), 에드

워드 렐프, 마르크 오제의 장소 논의를 주로 활용

(5)

하고자 한다.

먼저 이-푸 투안은 전통적인 실증주의 패러다임 을 벗어나 인간의 경험과 인식적 측면을 바탕으로 장소 개념을 설명하고자 했던 대표적인 인문지리학 자 중 한 명이다. 투안은 장소(topo)에서 느끼는 애착의 감정(philia)인 ‘장소애’ 개념을 언급하면서 장소감에 대해 설명하였고, 나아가 공간과 장소의 대비를 통해 장소의 특성을 더욱 상세히 기술하였 다. 예컨대 공간은 상대적으로 추상적인 성격을 지 니는 반면 장소는 보다 구체적인 성격을 갖는다.

즉 공간은 개방적이고 열린 세계라는 특성을 갖기 때문에 모호성이 강한 반면 장소는 개인적인 경험 에 따라 의미가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에 명확한 가치를 부여받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대비가 공간 과 장소 사이의 이분법적인 분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낯설고 추상적인 공간은 개인의 친밀한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개인적 가치 가 응결된 구체적인 장소로 전환될 수 있다[10].

즉 단순히 조건으로 주어져 있던 공간에 장소감이 부여될 때 그 공간은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한 장 소로 전환되는 것이다. 장소를 장소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은 지표면에 위치한 공간 자체가 아니라 그 공간을 경험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인간의 행위 이다. 다시 말하자면 인간과 공간의 상호작용이 장 소감을 만들어내고, 장소감을 통해 개방적이고 추 상적인 공간은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의미를 지닌 장소가 된다. 투안의 논의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사 실은 장소 지향적인 게임 공간의 특성을 논하고자 할 때 개인의 구체적인 경험과 주관적 인식이라는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렐프 또한 장소가 단순한 위치 이상의 의미를 지녔음을 주장하며 인간의 직접적인 경험의 측면을 강조하였다. 투안이 한 개인의 경험과 그에 따른 개인의 장소애 또는 장소감에 주목하여 장소 의 개념을 설명하였다면, 렐프는 보다 사회적이고 맥락적인 수준에서의 장소 개념을 주목하였다는 점 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투안이 개인인

‘나’의 시각을 주목했다면 렐프는 집단인 ‘우리’의

시각을 주목했다고 할 수 있다. 렐프는 개인에 따 라 장소에 대한 태도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 음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은 사회화되기 때문에 개인 적인 장소 이미지를 보편적인 사회적 이미지로 정 리할 수 있다고 보았다[3].

한편 렐프는 장소의 필수 요소로 장소 정체성을 제시하였는데, 장소 정체성이란 장소와 인간의 상 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장소의 고유성을 의미한 다. 현상학적 지리학의 관점에서 장소는 곧 인간을 의미하므로, 장소 정체성은 전술한 바 있는 장소감 과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개념이다[3]. 다만 인간을 중심으로 볼 때는 장소감으로, 장소를 중심으로 볼 때는 장소 정체성으로 표기하는 기술(記述)상의 차 이가 있다. 덧붙여 렐프는 장소 정체성을 형성하는 세 가지 요인, 즉 정적인 물리적 환경(physical setting)과 인간의 활동(activities) 그리고 의미 (meanings)를 제안하면서 장소 정체성이 상기의 세 요소가 충족됨으로써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이 는 장소를 이해하는데 있어 인간의 경험과 가치 부여 그리고 인간과 환경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 각하였던 투안의 관점과도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투안과 차별화되는 렐프의 독특한 개념은 ‘무장 소성(placelessness)’이다. 그는 장소 연구에 있어 서 특히 진정성(authenticity)을 중요시하였고, 진 정성이 훼손되거나 상실된 장소를 ‘무장소’로 분류 하였다. 소수의 ‘전문가’에 의해 생산되어 다수의

‘대중’에게 매스미디어 등을 통해 유포되는 장소가 바로 무장소성을 지니는 장소라고 할 수 있으며, 박물관화 되거나 디즈니화 된 장소들이 그 예이다.

이러한 장소들은 효율성과 기능성을 특징으로 갖는 타자 지향적인 장소로, 소수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 적 질서를 사람들에게 보급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렐프의 논의에 따르면 기술에 의존하여 형성된 현 대 사회의 가상공간 역시 무장소라고 할 수 있다.

가상공간은 검색, 정보 전달을 비롯한 기능적인 측

면을 우선시하며 무엇보다 다수의 대중들에게 효율

적으로 유포되기 위해 피상적인 모습으로 존재하기

쉽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양상을 보이는 게임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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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렐프의 논의에 따르면 장소정체성이 결여된 무 장소로 분류될 수 있으며, 맥락적이고 내부적인 성 격을 지닌 장소와는 대비되는 공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가시적인 환경이 존재하고 사람들의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며 그로 인한 의미 발생과 이야기의 축적이 실현되고 있는 장소 지향적인 게 임 공간도 존재하며, 이러한 공간에서는 맥락적이 고 내부적인 특성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바 탕으로 장소정체성 또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장소정체성이라는 요소는 게임 공간에서의 진정성 형성 또는 회복의 가능성 또한 타진해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마르크 오제는 사회학적 개념으로서 의 장소 곧, ‘전통적인 장소’ 또는 ‘인류학적인 장 소’를 제시하였다. 마르크 오제는 장소가 ‘말에 의 해 완성되는 의미 있는 곳’을 가리킨다고 주장하면 서 장소에는 사건, 신화, 또는 역사가 포함되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narrative)가 있는 공 간만이 장소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보았다. ‘전통 적인 장소’는 집, 학교, 광장 등 개인이 오랫동안 일상적으로 접해온 장소로, 개인에게 역사를 일깨 우고 사회적 만남의 장을 열어주며 개인의 정체성 에 준거를 제공하는 곳을 말한다. 오제 또한 다른 두 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장소를 “의미가 기입된 상 징화된” 공간으로 파악했으며, 장소가 생동하기 위 해서는 그 의미가 작동해야 한다고 보았다[2]. 오 제는 사람들이 정착하고 공유하며 서로 교류하는 곳을 장소로 보았다는 점에서 렐프와 유사하지만, 렐프가 체험자의 입장에서 인간이 경험하게 되는 장소를 사유한 것에 비해 오제는 관찰자의 입장에 서 장소가 조직되고 배치되는 방식을 주목하며 공 간의 특성을 파악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편 오제는 자신이 언급한 장소와 대립되는 개 념으로 ‘비장소’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비장소란 기 술의 급진적인 발전에 따라 과잉화된 현대의 공간 들을 일컫는다. 공간적 과잉은 물리적 규모의 변화, 가상적 준거의 증가, 이동수단의 가속화 등에 의해 발생하며, 예전의 장소들을 통합하지 않는 공간들

을 생산하거나 급속도로 변화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2]. 때문에 ‘비장소’는 대부분 일시성, 임시성, 찰 나성 등을 특성으로 갖는데, 이러한 특성은 휘발성 이 강하고 가상적 준거가 뚜렷했던 과거의 디지털 공간의 특성과도 일맥상통한다.

물론 비장소에서도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관 계가 형성될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단발적 인 계약에 따라 기능적으로 이루어지는 관계이며, 커뮤니케이션 작용 또한 직접적인 소통이 아니라 이미지나 텍스트 등의 매개체를 통한 간접적인 방 식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정주성과 지속성을 특징으 로 하는 전통적인 장소와는 구별된다. 무엇보다 비 장소의 이용자들은 비장소와 일정 기간 동안의 계 약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장소와는 다른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다. 즉, 해당 비장소에 알맞은 일시 적인 정체성을 부여받음으로써 기존의 정체성과는 다른 특유의 정체성을 일정 기간 동안 새롭게 획 득한다. 예를 들어 자가용을 타고 고속도로를 이용 하는 사람은 운전자의 정체성을 부여받으며 계약에 따라 표지판의 지시를 읽고 그에 맞게 움직인다.

운전자의 정체성이 발현되고 개인의 정체성은 일시 적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가상의 게임 캐릭터 를 실존의 자신과 일시적으로 동일시하고 게임 공 간 안에서 자신이 선택한 게임 캐릭터의 성격에 맞게 행위를 이어나가는 게임 플레이어의 상황과도 유사하다.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많은 게임들에 서 비장소적 성격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 지만, 초기의 디지털 게임과 달리 현대의 게임 공 간에서는 이러한 비장소성을 탈피하여 보다 장소화 된 공간을 제공하려는 양상 또한 확인할 수 있다.

2.2.2 장소성의 구성 요소

각자 다소 상이한 접근법을 통해 장소 개념을

논의하고 있지만 위의 학자들은 장소와 인간 사이

의 친밀한 상호작용과 경험이 뿌리내리는 장소의

현상적인 측면을 주목하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

는다. 정리하자면 투안은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과

(7)

그에 따라 발현되는 장소감을 바탕으로 장소의 개 념을 설명하였으며, 주관성에 의해 장소의 의미가 발생하고 가치가 인지된다는 사실을 설명하였다.

렐프는 개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라는 측 면에서 장소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조명하였으며 이 를 통해 형성되는 장소의 정체성을 주목하였다. 그 리고 오제는 민족학 또는 인류학적 시각에서 장소 의 맥락 또는 관계적 측면을 주목했으며, 신화와 역사 등 사람들이 만들어나가는 이야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야기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특정 위치에서 지속적으로 정주하며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사람들이 필요하며, 이들이 직접적인 소통 을 통해 의미와 맥락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장소 라는 개념이 성립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세 연구자의 장소 개념을 종합해보면 결국 장소 란 사적이고 구체적인 경험에 의해 형성되면서도 사회적이고 맥락적인 의미 또한 담고 있는 관계 지향적인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달리 말해 장 소는 환경에 대한 개개인의 애착과 경험, 환경에서 의 진정성 있는 활동과 의미 형성, 그리고 개인들 이 만들어내는 이야기(narrative)을 통해 만들어지 는 그 장소만의 정체성, 즉 장소성을 부여받은 곳 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장소가 발현되 기 위해 필요한 장소성의 요소는 크게 장소감, 장 소정체성, 이야기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Fig.

2].

[Fig. 2] Factors of placeness

오제도 언급하듯이, 우리는 아직 우리가 바라보 는 법을 배우지 못한 초근대성의 세계에 살고 있 으므로[2], 가상공간 중의 하나인 게임 공간을 장 소로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는 장소의 의미 확장과 더불어 장소 자체의 확장의 측면에서도 유의미할 것이다. 특히 현대인들은 물리적으로 교류하면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해나가던 기존의 방식에 더 해 가상의 공간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네트 워크를 조직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가상공간에 서는 결여되었다고 간주되어왔던 장소성을 디지털 공간 내에서 발견함으로써 장소를 확장시키려는 시 도는 게임 분야뿐만 아니라 디지털 인문학 분야에 있어서도 유용한 연구가 될 것이다.

3. 디지털 게임 공간의 장소적 특성

3.1 세대별 게임 공간의 특징과 장소성 요소

초창기 디지털 게임 공간은 기술적·인식적 제약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단조롭게 구성된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과 장르의 발전에 따라 보다 다양한 공간 구성 방식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플레이어는 다양한 층위에서 체험을 하 면서 스스로 공간을 재해석하고 나아가 기획자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게임을 담는 미디어의 특성 과 게임의 유형 등에 따라 이러한 체험의 요소는 상이하게 나타나며, 게임 공간의 체험적 특성 또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가령 PC 게임의 그래픽과 모바일 게임의 그래픽은 질적인 차이가 상당한데, 이는 플레이어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의 질적인 차이로 이어지고, 따라서 플레이어가 공간 에 대해 느끼는 장소감 등도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같은 PC용 게임이라 하더라도 게임 공간의 구성 양식은 MMORPG, RTS, FPS 등 개별 게임의 특 색에 따라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장소성이 드러나 는 방식 또한 달라진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세대 구

분을 시도한 이유는 앞서 밝힌 바처럼 장소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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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하는 게임 공간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기 위함이 며, 나아가 게임 공간의 장소화가 필요하다는 사실 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본 연구에서는 특히 장소 성의 요소를 기준으로 디지털 게임 공간의 세대를 나누고자 하였으며, 편의상 ‘1세대 게임 공간’, ‘2세 대 게임 공간’, ‘3세대 게임 공간’, ‘4세대 게임 공 간’으로 명명하여 장소성 요소의 체득 과정을 상대 적으로 명료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동시에 게임 공 간의 세대별 특성과 사례가 되는 게임들을 통시적 으로 검토함으로써 장소로서의 입지를 넓혀가는 게 임 공간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기기와 플랫폼의 발전, 맞춤형 플레이의 대중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요소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이 용자 개인의 경험 등 장소성 형성에 영향을 주는 기타 요인들을 상세히 다룰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 하고 본 연구에서는 다소 투박하게 유형화를 시도 하였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또한 게임사에서 예 외적이거나 선구적인 형태의 게임이 항상 존재했던 만큼 해당 연구에서 제안하는 분류가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점 또한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밝혀둔다.

3.1.1 1세대 게임 공간

초기의 게임은 기술의 제약으로 인해 사건 구성 이나 시스템 구현에 많은 한계가 있었다. 특히 ‘하 나의 이미지, 하나의 스크린’이라는 영화적 구성에 서 출발한 초창기의 디지털 게임은 하나의 화면에 한 가지의 상황만을 제시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구성이나 규칙 또한 단순할 수밖에 없었다[11]. 대 부분의 게임이 게임 규칙을 실현함으로써 발생하는 행위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초 기 디지털 게임에서 구현된 공간은 투박하고 단순 한 모습이었다. ‘1세대 게임 공간’에 해당하는

<Tennis for two>(1958), <Spacewar!>(1962),

<Pong>(1972), 그리고 <Breakout>(1976)의 공간 에서는 흑백의 바탕에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도형이 배치된 구성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1세대 공 간의 특징은 장소성의 요소가 부재한다는 것이며

비장소성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즉, ‘오브젝트를 파괴한다’, ‘공을 막대기로 친다’, ‘벽돌을 부순다’

등의 몇 가지 주요 규칙을 실행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에 초기의 게임에서 배경이 되 는 공간 자체는 유의미한 곳이 아니었다[Fig. 3].

[Fig. 3] Earliest video game "Pong"[12]

1세대 게임 공간은 게임 진행에 필요한 캐릭터 또는 오브젝트를 배치하는 배경에 지나지 않았고, 플레이어와 공간 사이의 상호작용도 거의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그 중요도가 떨어졌다 [13]. 다시 말해 공간의 의미는 축소되어 은폐되고 플레이어의 행위와 결과의 작동은 유의미하게 부각 되는 것이다. 이처럼 1세대의 공간은 플레이어의 게 임 행위를 재현하는 일차적인 기능 이상의 의미를 담지 못한다는 한계를 갖는다. 즉 플레이어는 해당 공간이 제시하는 규칙을 이행하는 것 외에 다른 행 위나 창의적인 경험을 하기 어렵다. 이는 공간 자체 에 대한 플레이어의 인식을 저해하며, 결과적으로 공간에 대한 이용자 개개인의 애착감, 즉 장소감 형 성을 어렵게 만든다. 다만 1세대 공간 유형은 조작 적 재미를 강조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공간이 단순 한 만큼 캐주얼한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되어 있다 는 장점을 갖고 있다. 조작적 재미라는 1세대 공간 의 강점은 오늘날까지도 일부 게임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애니팡>(2012)을 비롯한 퍼즐 게임 또는 가볍게 즐기는 스낵게임류에서 발견되고 있다.

3.1.2 2세대 게임 공간

게임 공간의 발전은 게임 세계를 보다 풍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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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재현하려는 내적 열망과 함께 그래픽 유저 인 터페이스(Graphic User Interface)의 보편화, 프 로그래밍 기술 향상, 하드웨어 성능 향상 그리고 3D의 도입 등 물리적인 구현 기술의 발달에 의해 복합적으로 추동되었다. 이러한 발전에 힘입어 ‘2 세대 게임 공간’에서는 플레이어의 몰입과 만족감 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공간적 실험이 진행 되었다. 가령 원시적으로나마 3D 입체 이미지를 구현했던 <Battle Zone>(1980)은 사이드뷰 또는 탑뷰 등의 단일 카메라 시점에서 게임 공간이 구현되었을 때 더 복잡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음 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는 3D 엔 진의 발전과 함께 <Doom>(1993) 등의 작품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점점 확장되었다.

이 외에도 오늘날의 ‘오픈월드’ 장르에 해당하는 공간적 구성을 시도한 <Elite>(1984), <Ultima I: The First Age of Darkness>(1981) 등을 사례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창의적인 시도 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선구적인 공간적 실험은 당대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부분적인 성공에 그 쳤고, 따라서 공간 구성 방식이 보편화되었다고 할 수는 없었다.

‘2세대 게임 공간’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공 간이 플레이어의 경험을 창출하는 요소로 받아들 여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플레이어들 은 게임 공간에서 장소감을 느끼고 공간의 장소 정체성을 다소 인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인지는 유의미한 환경의 존재, 그 환경 내에서 일 어나는 플레이어의 다양한 활동, 그리고 그 활동 에 따른 서사 및 의미 발생 등에 의해 가능해졌 다. 예를 들어 <Crazy climber>(1980), <Mario brothers>(1983) 등에서는 장애물이나 도약지대 등의 의도적인 공간이 나타나며, 플레이어의 활동 에 따라 플레이 난이도와 스타일 등 공간의 양상 이 달라진다. 2세대 게임 공간의 보다 중요한 특 징은 스토리텔링 요소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인 데, 이 때문에 플레이어는 게임 공간을 비교적 유 의미한 곳으로 이해할 수 있다[Fig. 4].

[Fig. 4] Early platform game "Mario Bros."[14]

게임의 서사는 공간 표현의 다양화와 구성의 변화

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게임의

서사 전개에 따라 스테이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

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일차원적인 패턴이나 흑

백화면 등으로 묘사되던 과거의 스테이지 배경화면

들은 점차 서사나 공간의 특성을 반영한 모습으로

변모해갔고, 이로써 게임 공간은 플레이어의 경험을

구체화하는 수단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특히

서사 전개에 따른 스테이지 구성 및 배경의 변화는

서사 전개가 곧 플레이어의 체험이라는 사실을 암

시한다. 이는 플레이어의 체험이 공간의 이동을 따

라 진행되고, 공간의 이동은 서사의 전개를 의미하

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게임 단계의 상승이 곧 공간

의 이동이라는 암시를 줌으로써 플레이어로 하여금

일종의 공간감을 느끼도록 만든 것인데[15], 이로써

플레이어는 서사가 전개되는 장소로서의 공간을 체

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플레이어가 디지털

게임 공간을 체험하면서 개인적인 경험과 활동의

가능성을 확보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

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해당 시기의 공간 체험은 ‘과

업 달성’이라는 목표 지향성 내에서 발생했다는 한

계를 지닌다. 플레이어가 낮은 수준의 단계에서 게

임을 시작하여 높은 수준의 단계로 이동하는 과정

에서 스스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인식한다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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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임무 완수(mission clear)라 는 구체적인 목표가 존재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2세대 게임 공간의 한계로 인해 플레이 어와 공간의 상호작용은 여전히 제한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2 세대 게임 공간의 유형은 현재까지도 다수의 게임 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 유형은 공간을 통 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뚜렷한 사이드뷰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나, 공간적 볼륨감 또는 사실 적인 장소감의 구현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아케 이드 게임에서 자주 나타난다. 비교적 최근 사례로 는 <Old Man's Journey>(2017)나 <Cup head>

(2017)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게임들은 모 두 퍼즐이나 런앤건과 같은 장르 특성을 내세우되 수직적 공간의 상승에 따라 서사적 전개가 발생하 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3.1.3 3세대 게임 공간

그래픽 인터페이스의 발달과 하드웨어 성능의 급진적 향상 또한 게임 공간의 변화에 영향을 미 쳤다. 공간 분할을 통해 하나의 스크린에 여러 이 미지를 표현할 수 있게 되고 컬러 이미지와 다량 의 정보를 담아낼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게 임 공간은 점차 현실의 세계를 모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갔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3세대 게임 공 간’을 기점으로 디지털 게임의 주요 특성 중 하나 인 비선형성이 게임 공간을 중심으로 표현되기 시 작했다는 점이다. 비교적 명확한 목표와 짧은 플레 이 타임을 특징으로 하던 종래의 게임과는 달리 이 시기의 디지털 게임은 플레이어의 선택을 중심 으로 환경과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양상 을 보였다. 환경의 선택이 가능해지면서 플레이어 들은 유의미한 사건을 다양한 차원에서 경험할 수 있게 되었고, 환경의 선택과 그에 따른 체험을 통 해 보다 개인적인 의미 창출과 서사 진행을 경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게임 공간은 다 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수평적 볼륨감을 획득하게

되는데, 단계적인 스테이지 돌파 형식의 수직적인 공간감이 주류였던 과거와는 달리 같은 스테이지 또는 스크린 내에서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여 러 경험이 중층적으로 펼쳐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점프’, ‘공격’ 등의 비교적 단순했던 플레이어 의 조작 행위가 게임 자체의 질적인 성장으로 인 해 다양하고 복합적인 형태로 제시되기 시작한 것 과 무관하지 않다. 보다 과감하게 말해 플레이어의 조작행위가 기술적인 조작을 표방하지 않고 ‘방문’,

‘내정’, ‘전투’, ‘인재 영입’ 등 플레이어가 게임의 맥 락 안에서 실제로 취했을 법한 ‘그럴 듯한’ 행동으 로 적극 포장되기 시작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 다. 그리고 플레이어의 ‘그럴 듯한’ 선택들은 모두 저마다 다른 이미지와 공간 표현으로 제시되며 수 평적 볼륨감을 형성한다. <Dragon Quest>(1986),

<The Legend of Zelda>(1986), <のぶながの や ぼう>(노부다가의 야망, 1983) 등은 이러한 변화 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Fig. 5].

[Fig. 5] Role-playing game "Dragon Quest"[16]

3세대의 공간의 스테이지는 여러 개의 공간을 중

첩한 형태로 진화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플레

이어는 일련의 선택 과정을 통해 스스로 공간적 의

미를 유기적으로 조직하고 개인적 의미를 부여하며

공간을 유동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수평적

공간감의 발전은 플레이어의 서사적 체험과 긴밀한

연관을 가진 수직적 공간감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갖

는다. 기존의 수직적 공간감이 플레이어로 하여금

성장한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면, 플레이어의 선

택에 의존하여 펼쳐지는 수평적 공간감은 플레이어

에게 스스로 공간을 결정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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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다. 요컨대 3세대의 공간은 게임 공간에 대한 해 석과 판단을 플레이어의 몫으로 돌림으로써, 특정 장소에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과 기억이 뿌리내릴 수 있게 만들었다. 가령 MMORPG에서는 ‘마을’, ‘숲’,

‘던전’ 등 저마다 다른 기능을 가진 공간이 등장한 다. 각각의 목적을 가진 이 공간들은 플레이어들이 특정한 상황을 경험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는 ‘마을’에서 사교적 행위와 모 험을 위한 정비 및 정보 탐색을 할 수 있으며, 탐험 의 대상인 ‘숲’에서는 맞서 싸워야 할 적과 신비한 전설을 만날 수 있고, ‘던전’에서는 공격의 대상을 향해 공격성을 드러낼 수 있다[15]. 그런데 플레이 어는 이런 기능적 제약을 넘어 다양한 공간들을 유 기적으로 조직함으로써 구체적인 ‘게임 경험’을 직접 창출하고 자신만의 내러티브를 창출해 나갈 수도 있 다. 즉 플레이어들은 동일한 게임 공간에 공존하면 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해석하고 서로 다 른 경험을 추구하면서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플레이어가 게임 공간을 정해진 목적 대로만 소비하지 않으며, 스스로 만족스러운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게임 환경과 주체적으로 상호작용하 고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평적 공간 을 강조한 게임으로는 전략 게임과 FPS(First- Person Shooter) 게임을 제시할 수 있는데, 이 장 르들은 비연속적인 공간에서 여러 작은 공간적 요소 를 반복적으로 체험하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 령 FPS 게임의 경우 게임 밸런스 조절을 위해 공 간구조를 대칭적으로 설계하며, 플레이어의 공간 체 험을 강화하기 위해 장애물과 각종 지형들을 배치한 다[15]. 그러나 플레이어는 전략적 선호와 반복되는 체험을 통해 공간적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해당 공간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취한다.

3.1.4 4세대 게임 공간

1990년대 이후 디지털 게임은 네트워크와 접목되 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비단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 개발과 변혁 등 질적 인 성장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게임의 주요 특성 중 하나인 상호작용성은 온라인 게임의 출현으 로 인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연결 을 조율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면서 사회적 상호작용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들이 대두되었는데, 즉 디지털 공간 내에서 다른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그리고 저마다 다른 경험과 기억을 가 진 개개인에게 어떻게 공간적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 가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플레이어 캐릭터와 다른 이용자의 캐릭터 또는 NPC(Non- Player Character)와의 사회적 거리를 조절하는 것 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으며[17] 불특정 다수의 이 용자에게 평균적인 혹은 보편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공간을 조성해야할 필요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시도 는 다수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을, 도시 등 생 활공간을 특히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방향으로 전개 되기 시작했다.

4세대 게임 공간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장소로서의 인지와 더불어 장소에서의 활동, 장소에의 의미부여 및 정착, 그리고 타인과의 상호 작용 및 교류 등 장 소성의 세부 요소를 모두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플레이어들은 개인적인 서사를 축적할 수 있

는 장소를 획득하고 그 곳에서 장소성을 느낄 수

있게 되었는데, 가령 <Second Life>(2003), <Joy

City>(2001) 등의 게임에서 사실적으로 묘사된 관

공서, 식당, 광장 등을 발견할 수 있으며 공간 체험

을 위해 핍진하게 구현된 오브젝트 배치와 상호작용

이벤트를 체험하면서 그 곳을 장소로 인지하고 장소

성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4세대 게임 공간의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핵심적 목표 달성을 위한 주

요 공간 외에 부차적인 목적의 공간 배치가 시도되

었다는 것이다. 즉 탐험이나 감상, 유희 또는 사회

적 상호작용의 경계가 불분명한 공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양상들과 함께 게임 속 도시는 성

장과 정비 등의 기능적 성격과 함께 휴식과 산보라

는 유희적 성격을 포괄하는 잠재적 거점으로 탈바꿈

하게 된다. 이는 과업 수행이라는 일차적인 목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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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하기 위한 교류가 아닌 여가 등의 부차적인 목 적을 위한 플레이어 간의 상호 교류가 일어나게 하 는 것인데, 가령 <바람의 나라>(The Kingdom of the Winds, 1996)는 성장과 전투를 위한 각종 사냥 터와 대장간 등 기능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세시마을 이나 놀이방, 기원 등 친목과 유희를 위한 공간 또 한 구현한 바 있다. 이러한 공간은 궁극적으로 플레 이어가 과업 수행에 지나치게 매몰되거나 다른 사람 과 관계를 맺는데 있어 ‘원활한 사냥’ 등 계약적인 사회관계에만 머무르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낳는 다. 다소 불분명한 목적의 다양한 공간들을 남겨둠 으로써, 플레이어가 타인과 의사소통하며 게임 공간 에 새로운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고 서사를 창출해내 며 이를 전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게임 공간 설계는 싱글플레이인 RPG 게 임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예를 들어 <Marvel Spiderman>(2018)은 미국의 뉴욕을 배경으로 퀘스 트 스토리텔링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 다. 한편 플레이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꼭대 기에 올라가 사진을 찍거나 시내를 바라볼 수 있으 며, 브로드웨이나 뉴욕 타임즈 스퀘어 등의 명소를 방문하여 시민 NPC와 상호작용할 수도 있다. 이는 디지털 게임이 성장과 경쟁으로 대표되는 목적 지향 적인 게임 공간 외에도 플레이어의 자유로운 체험과 유희를 위한 잉여적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예시 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성향은 플레이어의 자유로운 공간 이동을 보장하고 탐험 행위를 강조하 는 오픈월드 장르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공간 유형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광장’이 있다. 주지하다시피 게임 공간은 레벨 스케일링과 전략 또는 밸런스를 고려하여 설계되고, 플레이어는 핵심 NPC와의 만남, 거래, 정비, 교전 등 구체적인 행위를 바탕으로 게임 공간을 인지하게 된다. 그런 데 광장은 플레이어의 사회적 상호작용 행위를 고려 하여 배치되지만 반드시 구체적인 쓰임새를 가지지 는 않는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는 여러 곳에 배치된 광장을 장터나 소집단의 커뮤니케이션 장소로 활용 할 수도 있지만 철저히 외면할 수도 있다. 종종 광

장은 기획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플레이어들에 의해 생성되기도 한다. 이용자들의 소통과 암묵적인 합의 가 있어야만 비로소 구체적인 쓰임새를 갖게 되는 광장의 대표적 사례는 <마비노기 영웅전>(Mabi nogi: Heroes, 2010)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해당 게 임에는 ‘콜헨 마을’에서 ‘로체스트’라는 지역으로 이 어지는 일종의 ‘길’이 등장한다. 몇 가지 간단한 퀘 스트를 제외하면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 기 위한 길목에 불과했던 이 길은 게임 운영에 불 만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해당 공간을 시위 장소로 전유하면서 사회적 의미를 획득하게 되었다. 문제 발생 초기에 이용자들은 캐릭터 밸런스와 특정 캐릭 터의 소외 문제를 규탄하며 시정을 요구했지만 개발 사에 의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이용자들은 게임 내에서 온라인 시위를 벌이 기로 하였으며 몇 차례의 논쟁 끝에 다른 사람에게 가장 덜 피해를 주면서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길’을 시위 장소로 선택하게 된다. 이렇게 전개된 시위는 점차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으며 게임 구 성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시위 장소였던

‘길’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다. 그리고 해당 장소는 차후에도 꾸준히 시위장소로 활용되었으며 점차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이로써 ‘길’은 불공정한 운영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이용자들 의 사회적 기억을 담아내는 동시에 플레이어들의 단 합을 환기시키는 하나의 장소로 탈바꿈하게 된다.

달리 말해 장소화된 가상의 공간이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Fig. 6].

[Fig. 6] Demonstration in “Mabinogi Heroes”[18]

(13)

3.2 디지털 게임 공간의 장소성

구체적인 예와 함께 살펴본 것처럼 게임 공간은 기술의 발전과 인식의 변화 등 시대의 흐름에 따 라 그 특징이 변화되어왔으며, 비장소 또는 무장소 의 공간에서 장소로 거듭나고 있는 게임 공간의 양상이 포착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게임 공간의 장 소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장소성의 요소를 중심 으로 게임 공간을 1세대, 2세대, 3세대, 4세대로 분 류하였다. 또한 세대별 게임 공간의 특징을 구체적 으로 확인하기 위하여 세대별 대표 게임 장르 또 는 사례를 제시하였다.

Genera tion

Characteristics of game space

Factors of

placeness Examples

First genera

tion

- following rules - simple space

non-existence

- snack game - puzzle

game

Second genera tion

- vertical space perception - simple interaction between space and gamer

- environment - activity - meaning

- side scroller game - belt

scroll game - arcade

game

Third genera

tion

- horizontal space perception - wide range of interaction between space and gamer

- wide range of environments - activity - meaning

- strategy game - RPG

game - FPS game

Fourth genera tion

- gamer community - social space

- environment - activity - meaning - settlement - interaction - intercommunity

- RPG game - online

game - open

world game [Table 1] Placeness of game space

위의 표를 바탕으로 게임공간의 특징과 장소성 요소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면, 1세대 게임 공간 에서는 규칙 실행이 중요하며, 공간은 단순하고, 장소성은 부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세대 게임 공간은 수직적 공간감을 강조하며, 과업 달성의 맥 락에서 공간과 플레이어의 단순한 상호작용이 일어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플레이어가 장소를 지각할 수 있고 따라서 장소감을 가질 수는 있으 나 장소정체성은 미미하고, 플레이어 스스로 이야 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3세대 게임 공 간에서는 수평적 공간감이 강조되며, 플레이어가 다양한 공간을 선택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플레이어는 다양한 장소 환경을 지각할 수 있으며, 그만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특정 공 간에 개인적인 의미 부여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여 전히 스스로 서사를 만들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장소로서는 미흡하다. 4세대 게임 공간에는 플레이 어들의 다양한 커뮤니티를 돕는 지점들을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상호 작용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사회적 의미 발생의 가능성이 산재 해 있는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이 4세대 게임 공간 에서는 장소성의 세부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장소 활동, 장소 지각, 의미부여, 정착, 상호 작용, 상호 교류 등을 모두 실현할 수 있으며 스스로 만들어 내는 이야기를 통해 장소성을 획득할 수도 있다.

장소성의 요소를 중심으로 살펴본 게임 공간의

통시적 발전사는 게임 공간이 단순하고 은폐된 공

간에서 복합적이고 열린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개인적

차원에서 즐기던 가상공간이 이제 다른 플레이어들

과 함께 즐기는 사회적인 장소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상공간이라는 환경과 플레

이어의 상호작용, 그리고 이야기의 발생은 2세대

게임 공간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나 게임 공간에서

장소성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은 4세

대 이후라고 할 수 있다. 전술한 바 있듯 4세대 게

임 공간은 공간적 상호작용을 보다 사실적으로 묘

사하며, 수단적이고 실용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잉

(14)

여적인 공간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 스스로가 게임 공간에 이야기를 부여해 나가는 과 정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게임 공간의

‘장소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이용자와 공간의 공간적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이용자 간의 원활한 사회적 상호작용 및 공적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하며, 이를 통한 의미 발생이 매우 중요하다.

4. 결 론

기술 발전과 인식 변화 등의 시대적 흐름과 함께 게임 공간의 특성 또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 왔으 며, 특히 장소를 지향하는 게임 공간의 경우 장소성 의 요소를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보다 인문학적인 장 소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즉 플레이어들은 확장된 삶으로서의 가치 있는 게임을 경험하고, 자 신의 이야기가 축적되는 일상 공간으로서의 게임 공 간을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임 공간의 장소 로서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이를 비장소 또는 무장소 가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는 일부 학자들에 의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게임 공간을 장소로 바라보고자 하는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 이며, 인문학적인 장소로서의 의미나 장소성 요소에 대한 논의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본 연구는 인문학적인 장소로서의 디지털 게임 공간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진행 되었다. 연구의 진행을 위해 2장에서는 특히 개인의 경험 측면에서 장소 개념을 고찰했던 이-푸 투안, 에드워드 렐프, 마르크 오제의 논의를 중심으로 장 소의 의미를 검토하고 장소성의 구성 요소를 도출하 였다. 이를 바탕으로 3장에서는 세대의 변화에 따라 게임 공간에서 드러나는 장소성의 요소를 살펴보았 다. 통시적인 관점에서 게임 공간의 장소화를 살펴 보는 과정에서 연도가 아닌 장소성의 요소를 기준으 로 세대 구분을 시도하였는데, 이는 기술의 발전이 나 게임의 발전이 반드시 공간 개념의 확장이나 장 소화의 과정으로 이어지지 않으므로, 연도를 통한 구분보다는 장소성의 유무를 통한 구분으로 세대별

공간의 특징과 대표 장르 등의 사례를 파악하는 것 이 더 유의미 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세대 별 게임 공간의 분석을 통해 비 장소 또는 무장소적 특성을 지녔던 게임 공간에서 점차 장소성의 요소들이 발견되어 감을 확인하였는 데, 이는 플레이어들이 확장된 장소로서 게임 공간 을 체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차후 게임 공간의 기획 연구와 게임 개발자의 공간 설계 등에 있어서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가령 정주감이나 안정감 등의 인문학적인 장소감을 플레이어에게 제 공하고자 할 경우 그 게임 공간은 장소성의 요소들 을 염두에 두고 기획되어야 하며, 특히 플레이어들 의 탐험과 장소 체험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기능적인 공간의 생성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다.

해당 논문은 질적 연구방법을 채택하지 않아 그 에 따른 한계를 지니는데, 이는 후속 연구에서 인터 뷰나 설문 연구 등을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대표성을 띄는 데이터를 사례로 제 시할 필요가 있다. 다만 본 연구는 장소로서의 게임 공간의 특성을 통시적으로 분석한 시론적인 연구로 서, 디지털 장소성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제안하고 자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와 같이 디지털 게임 공간에서 장소성을 발견하는 작업은 현대인의 새로운 정주 장소인 디지털 공간의 특성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차후 디지털 인문학 연구에도 의미 있 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를 바 탕으로 앞으로도 디지털 게임 공간의 장소성에 관한 논의와 장소로서의 게임 공간의 체험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2017S1A3A2067374)

(15)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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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나 은 (Jung, Na Un)

약 력 : 2017-현재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재학

관심분야 : 문화콘텐츠, 문화기술, 공간, 장소, 도시재생

이 승 제 (Lee, Seung Je)

약 력 : 2017-현재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수료

관심분야 : 게임 문화, 게임 인문학, 게임 사회

이 병 민 (Lee, Byung Min)

약 력 : 2001 서울대학교 문학박사

2002-2008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장

2010-현재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관심분야 : 문화콘텐츠, 게임, 장소, 공감사회, 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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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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