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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적ㆍ정신적 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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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형적ㆍ정신적 방조

1) 한 정 환 *

* 선문대학교 법학과 교수.

논 문 요 약

형법 제32조, 제34조의 구성요건요소 ‘방조’의 내용, 요건은 조문에 언급되지 않았다.

판례에 의하면 방조는 타인의 범죄에 대한 유형, 무형의 도움이고 무형 또는 정신적 도움은 정범의 범행결의를 강화한 때에 인정된다. 유형적 물질적 방조도 결국 정범의 범행 결의강화에 영향을 주게 되므로,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는 정범의 결의가 강화된 경우 라기보다 방조의 수단이 무형적 정신적인 경우라고 해야 정확하다. 유형적ㆍ물질적, 무형적ㆍ정신적 방조의 구별은 물리적 수단을 통한 방조와 심리적 수단의 방조로 나누는 것이 더 명료하다.

방조의 성립에 인과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문헌의 다수 견해이다. 이 주장에서 방조와 무엇과의 인과관계인지 그리고 인과관계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 엄밀히 말해, 방조는 결과의 원인이지 결과를 초래한 범행의 원인은 아니다. 인과관계가 방조의 요건인 이유는 범행 및 결과와 인과관계가 없어 행위자에게 객관적 귀속이 불가능한 도움행위는 제32조, 제34조 ‘방조’로 인정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부작위를 수단으로 한 방조는 물리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형적 방조이지만, 반드시 정신ㆍ심리적 방조는 아니다. 또한 부작위에 의한 방조가 법으로 요구된 작위를 하지 않은 것은 같은 가치의 실행행위로 평가되는 것으로 한정되므로, 무형적 또는 정신적 방조의 법리에 의한 문제해결보다 더 타당하고 또 간명하다.

연 구 논 문

(2)

Ⅰ. 서 론

형법 제32조, 제34조*에 방조의 내용과 요건은 규정되지 않았다. 판례는 방조를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행위”,1) 직, 간접의 행위는 “유형적, 물질적인 방조와 정범의 범행결의를 강화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무형적ㆍ정신적 방조”2)로 해석하고 있다.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를 인정한 것은 타당하지만 ‘정범의 범행결의 강화’ 외에

‘무형ㆍ정신적’에 관한 설명은 없다. 먼저, 정범의 범행결의 강화가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만의 내용ㆍ요건인지 물질적 방조에도 해당된다는 주장인지 명확치 않다. 또한 무형적ㆍ정신적 방조가 같은 뜻인지, 내용과 기준 모두 모호한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를

1)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8 판결;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도9500 판결 등.

2)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도1518 판결;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7도1303 판결.

[주제어] 방조, 인과관계, 물질적 방조, 무형적 방조, 정신적 방조, 심리적 방조

▪ 논문접수 : 2017. 8. 31. ▪ 심사개시 : 2017. 9. 1. ▪ 게재확정 : 2017. 9. 15.

목 차

Ⅰ. 서 론

Ⅱ. 방조의 개념, 요건 1. 개 념

2. 성립요건

Ⅲ. 무형적ㆍ정신적 방조

1. 무형적 방조와 정신적 방조의 개념, 요건 2. 정신적ㆍ심리적 방조와 결과의 인과관계 3. 필자의 주장 요약

Ⅳ. 결 론

※ 참고문헌

(3)

인정한 이유와 실익이 무엇인지 역시 불분명하다. 무형적ㆍ정신적 방조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으면 제32, 34조의 적용기준이 불명확할 것은 당연하다.

문헌에는 인과관계가 물질적, 정신적 방조 모두의 요건으로 제시되어 있다.3) 원 인이 방조(행위)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나 결과가 무엇인지에 관한 설명은 일치하지 않는다. 정범의 실행행위가 결과라는 견해4)가 다수로 보인다. 판례는 교사와 정범의 범행결의 간 인과관계5)가 교사범의 요건이라는 견해이지만 방조에 관해서는 입장을 밝힌 바 없다.

제34조 제1항에 따르면, ‘결과를 초래’한 방조만 처벌된다. 제32조 ‘방조’와 제34조 제1항 ‘방조’를 달리 해석ㆍ적용할 이유가 없다면, 방조는 구성요건 실현에 도움을 준 즉, 범행의 결과와 연계된 기여행위이어야 한다.

이 논문은 관찰을 통해 확인되는 개념이 아닌 무형적ㆍ정신적 방조가 주관적 기준으로 결정되지 않도록, ‘무형적ㆍ정신적 방조’의 개념과 기준을 명확히 함으로써 제32, 34조 적용의 객관적 기준을 제시한다. 무형적ㆍ정신적 방조의 실체 규명과 기준의 제시를 위해(Ⅲ), 물질적ㆍ유형적 방조와 정신적ㆍ무형적 방조 공통의 요건과 범위 등을 먼저 검토(Ⅱ) 한다.

3) 원형식, “방조범의 인과관계와 객관적 귀속”, 「형사법연구」, 21권 3호(2009), 217쪽 이하; 이용식,

“정신적 방조행위의 인과관계”, 「형사판례연구」, 9(2001), 225쪽 이하; 조기영, “정신적 방조와 방조범의 인과관계”, 「형사법연구」, 26권 3호(2014), 61쪽 이하. 아래 각주 4)의 문헌 참조.

4) 김성돈, 형법총론(제2판),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09, 656쪽; 김일수/서보학, 형법총론(제12판), 2014, 박영사, 493쪽; 신동운, 형법총론(제6판), 법문사, 2013, 650쪽 이하; 오영근, 형법총론(제2판), 2009, 박영사, 617쪽; 이재상ㆍ장영민ㆍ강동범(이하: 이재상 등), 형법총론(제8판), 2015, 박영사, 496쪽 등. 방조행위와 결과와의 인과관계라는 견해: 원형식, 앞의 논문, 216쪽.

5) 대법원 2013. 9. 12. 선고 2002도2744 판결;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2도7407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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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방조의 개념, 요건

1. 개 념

가. 조 문

방조는 제32조와 제34조 제1항의 구성요건요소인데 두 조항 모두에 ‘방조’의 내용, 요건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조문으로 정해진 기준이 없으므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법적용자 주관적 판단의 개입, 판단기준의 불명확함과 일관성 결여는 불가피한 귀결이다.

제32조 제1항에 의하여 ‘타인의 범죄’는 방조성립의 전제조건이다. 그렇다면 공범조문이 제한종속형식의 입장이라는 다수견해6)와 달리 제32조 제1항은 ‘극단 종속형식’의 입장이다.7)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가 종범이므로, 교사에 대한 방조와 종범에 대한 방조도 가능하다.8) 판례에 언급된 ‘간접’ 방조란 방조ㆍ종범에 대한 방조를 칭한 것으로 짐작 가능하다. 정범이 미수범인 경우에도 제32조 제1항

‘방조’자는 종범이다. 그러나 방조(행위)가 미수인 경우 즉 방조를 시도했으나 정범의 범행과 그로 인해 발생한 결과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은 경우는 방조행위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 제31조 제2, 3항 같은 조항이 없어 처벌될 수 없다.

정범이 구성요건을 실현했으나 그의 행위가 정당화 또는 면책사유에 해당하여 범죄가 성립하지 않으면 제32조 ‘종범’이 성립하지 않아 방조자는 처벌되지 않는다.

그러나 제34조 제1항에 의하여 ‘방조’자는 정범이 처벌되지 않거나 과실범으로 처 벌되는 경우에도 제32조 ‘종범’의 ‘예에 의하여 처벌’된다. 즉, 한국형법에 의하면 방조한 자는 정범의 성립, 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된다. 그러나 ‘범죄행위의 결과

6) 김일수/서보학, 앞의 책, 478쪽; 박상기, 형법총론(제8판), 2009, 박영사, 375쪽; 이재상 등, 앞의 책, 433쪽; 임웅, 총론(4판), 법문사, 2012, 393쪽 등.

7) 비슷한 주장: 오영근, 앞의 책, 617쪽.

8) 주범의 범죄가 성립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전제이다: 김성돈, 앞의 책, 653쪽 이하; 김일수/서보학, 앞의 책, 478쪽; 이재상 등, 앞의 책, 501쪽 이하 등.

(5)

를 발생하게 한’에 의하여 정범의 범행이 미수인 경우 제34조 제1항 ‘방조’자는 처벌되지 않는다.9)

나. 판 례

판례에 의하면 방조란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 간접의 행위”10)이다.

방조는 돕는다는 뜻이고, 도우면 범행이 용이하게 될 것이므로 판례의 설명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음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렵다: 첫째, 범행을 ‘용이하게 한다’는 사실을 객관적 기준에 의하여 확인하기 어렵다. ‘용이하게 하다’는 ‘방조’ 즉 ‘돕다’를 다른 말로 대체한 것이지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이 아니다. 예컨대, 갑은 을이 절 도범이라는 것을 알면서 망을 봐달라는 부탁을 수락하고 을이 절도하는 동안 창고 앞에서 서 있었으나 아무도 오지 않았고 을은 절도에 성공했다. 갑은 을의 범행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방조한 것인가? 둘째, 방조행위가 정범의 범행을 용이하게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에 따른 결과가 발생한 경우와 발생하지 않은 경우를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함’이라는 기준으로 구별할 수 없다. 예컨대, 갑은 을이 병을 상해할 수 있도록 칼을 제공했고 을은 칼로 상해를 시도했으나 오히려 병에게 반격을 당해 상해를 입었다. 갑이 을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것은 인정될 수 있다. 갑은 상해(기수)죄의 방조범인가?

다. 문 헌

(주장 1) 방조가 “정범에 의한 구성요건의 실행을 가능하게 하거나 쉽게 하거나

9) 법문의 명확한 표현에도 불구하고 반대의견이 다수이다: 김일수/서보학, 앞의 책, 440쪽; 오영근, 앞의 책, 636쪽 등. 이 문제에 관한 상세한 설명과 근거제시: 한정환, “형법 제34조 ‘간접정범’”,

「형사법연구」, 제29권 제2호(2017), 42쪽 이하; 한정환, 형법총론 제2권, 동방문화사, 2017, 364~365쪽.

10)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8 판결;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도9500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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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법익침해를 강화하는 것”11)이라는 주장이다.

정범의 범행을 쉽게 하는 것, 법익침해를 강화하는 것이 방조인 것은 옳다. 그러나 구성요건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는 방조일 수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정범의 구성요건 실현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제3의 범행참가자가 분담ㆍ수행한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의미이고, 실현 불가능한 정범의 범행이 제3자의 협조로 가능하게 되었다면 이들은 역할, 기능을 분담하여 범죄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공동정범이다.12) 공동정범과의 구별을 위해, 방조는 범행 결과에 기여하는 행위이어 야 하지만, 필수불가결한 즉, 본질적 기여행위는 아닌 것으로 제한해야 한다.

(주장 2) 방조의 방법을 언어방조(지적 또는 정신적 방조)와 거동방조(기술적 또는 물질적 방조)로 나누는 견해,13) (주장 3) 정범의 범죄 실현을 도와주는 행위가 방조이고 “방조범은 공동정범과 같이 공동의 범행결의에 기초한 실행행위의 기능적 분담이 없다”14)는 주장도 있다. (주장 2)에서는 ‘거동방조’의 뜻이 분명치 않아 기술적, 물질적 방조가 거동방조인 근거와 기준을 알기 어렵다. ‘기술적 방조’와

‘지적 방조’가 서로 다른 개념인지 다르다면 양자를 구별해야 하는 이유와 기준이 무엇인지도 설명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핵심인 “가능하게 함”, “쉽게 함”의 기준 역시 언급되지 않았다. (주장 3)에서도 “범죄 실현을 도움”을 확인ㆍ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 방조범은 기능적으로 행위를 분담하지 않은 자라는 점은 문헌, 판례에서 이론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으므로 새삼 주장할 필요는 없다.

예시된 문헌의 설명은 판례와 다소 다르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으나, 구체적이지 못하고 불명확하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11) 김일수/서보학, 앞의 책, 491쪽; 이재상 등, 앞의 책, 492쪽.

12) ‘범행에의 본질적 기여’에 관한 설명: 한정환, 형법총론 제2권, 2017, 224쪽; 한정환, “공동정범, 공모공동정범의 성립요건”, 「형사법연구」, 제21권 1호(2009), 298~300쪽 참조.

13) 김일수/서보학, 앞의 책, 491쪽; 이재상 등, 앞의 책, 492쪽.

14) 신동운, 앞의 책, 634쪽.

(7)

라. 필자의 정의

판례는 방조와 결과의 인과관계에 관해 언급한 바 없지만, ‘범죄 실행을 용이하게 함’이란 방조와 범행 및 결과의 인과관계를 뜻한다. 정범의 범죄 실행을 “용이하게 했다”는 것은 이미 방조(행위)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용이하게 함’이라는 요건을 결정할 구체적, 객관적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범죄 실행을 용 이하게 함’이 법적용자의 주관적 기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필자는 다음 두 가지 기준에서 방조를 정의한다:

첫째, 방조는 정범의 실행행위에 의해 발생한 결과와 인과관계에 있는 행위로서, 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위험을 가중시킨 행위이어야 한다. 작위에 의한 모든 범죄의 적용기준인 객관적 귀속의 법리는 방조에서도 적용기준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첫째, 허용되지 않는 위험의 가중ㆍ증폭으로서의 방조는, 정범이 초래한 허용되지 않는 위험이 결과발생에 이르는 진행과정의 어떤 시점, 부분에서 진행 방법과 형태 에 변화를 주는 행위이어야 한다.15) 둘째, 방조는 정범에게 범행성공의 기회를 증대 시키는 행위인 동시에, 범행대상자에게는 피해와 희생 위험을 가중시키는 행위로서, 종국적으로 범행의 결과에 실제 기여한 즉, 정범과 결과를 함께 발생시킨 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정범의 행위로 인한 결과는 당연히 방조(행위)에 객관적으로 귀속된 다.16) 정신적ㆍ무형적 방조 역시 정범 범행 및 범행으로 발생한 결과와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물질적 방조와 달리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는 관찰되지 않기 때문에,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행 그리고 범행결과와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가 유형적ㆍ물 질적 방조행위에서보다 어렵다.

문헌의 다수 견해와 같이 방조와 정범범행과의 인과관계를 요건으로 하면, 미수범에 대한 방조와의 구별이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처벌되지 않는 방조미수와의 구별도 어려워져 처벌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17) 예를 들면, A가 C를 상해하려는 B의 범행을

15) “허용되지 않은 위험(요인)” 과 “허용되지 않는 위험의 가중ㆍ증폭”에 관한 구체적 설명: 한정환, 형법총론 제1권, 2010, 180쪽 이하 및 189쪽 이하.

16) 같은 관점: 이용식, 앞의 논문, 226~227쪽; 조기영, 앞의 논문, 80쪽 이하.

(8)

쉽게 하고자 칼을 제공했으나 B가 상해에 실패한 경우(미수범에 대한 방조) 그리고 갑이 병의 집에 침입하여 절도하려는 을을 돕고자 드라이버를 건네주었으나 병의 집 문이 열려 있어 을은 드라이버를 사용하지 않고 침입하여 절도한 경우(방조의 미수)이다.

둘째, 방조는 정범의 범행과 그 범행으로 발생한 결과에 기여한 행위이다. 방조가 아니면 범행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성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필수적ㆍ 본질적 기여는 아니지만 범행이 용이하도록 실제 기여한 것은 범행의 원인으로서의 방조이다. 범행에 대한 기여는 대개 결과에 대한 기여로 이어지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방조가 정범의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 해도, 발생한 결과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 즉 정범의 범행으로 발생한 결과와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는 방조(행위)가 아니거나 미수범에 대한 방조18)이다.

2. 성립요건

가. 주관적 요건

[판결 1-1] 갑, 을은 P2P 프로그램을 이용한 음악파일의 공유는 음악파일의 불법복제라는 결과에 이를 것임을 알면서도 MP3 파일 공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서버를 설치, 운영하면서 인터넷 웹사이트에 무료 제공했다. 이용자들은 음악 MP3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었고 갑, 을은 매일 한두 번 소리바다 서버에 접속하여 운영 상태를 점검했다. 한국음반산업협회에서 소리바다 서비스가 저작권법 위반임을 경고하고 서비스의 중단 내지 보완을 수차 요청했지만 갑, 을은 프로그램 배포와 서버 운영을 계속하여, 다수인이 소리바다 서버에 접속하여 다른 이용자들의 음악파일을 다운로드 받고 그 파일들을 자신들의 컴퓨터 공유폴더에 담아둠으로써

17) 불명확하지만, 같은 취지로 보이는 설명: 김일수/서보학, 총론, 493쪽.

18) “미수의 방조는 방조행위가 아니다”는 주장(김일수/서보학, 앞의 책, 494쪽)은 오해이거나 표기의 착오이다.

(9)

다른 이용자들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다.19)

[판결 1-2] 갑은 외국상품을 수입하여 국내에서 판매하는 실수요자들로부터 대가를 받고 그가 설립한 주식회사 을 명의로 외국물품을 수입 판매하는 양 위장하여 위 실수요자들의 상품판매에 따른 영업세 및 소득세를 포탈하도록 했다.20)

[판결 1-3] 장물아비 갑은 절도행위를 수차 한 바 있는 을, 병에게 드라이버 1개를 사주면서 같이 절도하던 “친구 정이 구속되어 도망 다니려면 돈도 필요할 텐데 열심히 일(도둑질) 하라”고 말했다.21)

(1) 고 의

제32조 제1, 2항의 ‘방조’가 고의범에 대한 고의의 방조(행위)만을 칭한 것인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판례는 고의에 의한 방조만 인정한다: “방조범은 ‘방조(범)’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인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모두 있어야 한다.”22) “정범의 고의란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내용에 관한 인식,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이다.”23)

[판결 1-1]에서 정범은 MP3 파일을 다운로드 받은 이용자들이다. 이들의 행위는 2005년 당시 저작권법(2006년 12월 개정) 제2조 제14호 ‘복제’에 해당한다. 甲과 乙에게 정범의 고의, 방조의 고의가 모두 인정되어 당시 저작권법에 금지된 복제권 침해행위의 방조범으로 처벌되었다. [판결 1-2]에서 탈세 정범은 세금을 포탈한 수입업자들이다. 회사를 설립하여 위장거래를 통해 이들의 영업세, 소득세 포탈을

19) 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5도872 판결.

20) 대법원 1977. 9. 28. 선고 76도4133 판결.

21) 대법원 1991. 5. 14. 선고 91도542 판결.

22)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6056 판결;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3도382 판결.

23)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6056 판결;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10)

가능하도록 도운 갑에게는 정범의 고의와 방조(범)의 고의 모두 인정되었다.24) 문헌25)에는 과실행위에 의한 방조, 과실범에 대한 방조 모두를 부정하는 견해가 다수이다. 이중의 고의가 방조의 요건이라는 설명은 판례와 같다.

문헌과 판례에서는 첫째, 이중고의에서 방조(범)의 고의는 방조자로서 정범의 고의 범행, 결과발생을 돕는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과 의욕이라는 점이 명확히 표현되지 않았다. 방조자는 자신의 행위가 정범의 구성요건실현과 연결된 허용되지 않는 위험의 실현을 가중ㆍ증폭하는 것임을 인식ㆍ의욕해야 한다. 둘째, 정범의 고의란 방조범이 정범의 구성요건실현 즉, 법익침해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함은 물론 자신도 정범의 행위를 통해 법익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인식ㆍ의욕해야 한다. 즉, 정범의 행위를 통해 구성요건을 실현하고 법익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인식ㆍ의욕한 경우에만 방조의 고의가 인정된다. 따라서 정범이 미수에 그치게 할 목적으로 한 교사가 교사범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과 같이, 정범이 미수에 그치게 할 목적으로 또는 미수의 단계까지만 도움을 주려는 방조행위는 제32조 ‘방조’에 해당되지 않는다.26) 예를 들어 甲이 정범 乙이 주거침입절도에 성공하지 못하도록 경찰에 먼저 신고하고 사다리와 망치 등 주거침입에 필요한 도구를 乙에게 제공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2) 방조자의 인식범위와 정범과의 심리적 연계

방조자와 정범 간 교감이나 범행에 대한 합의를 비롯한 심리적 연계는 방조의 필수 요건이 아니다. 특정 범행을 지정하고 지시, 요구하는 교사범보다 방조범은 행위자(정범)의 범행계획과 불법의 내용을 조금만 알아도 성립한다. 따라서 정범이 강도할 것으로 짐작하고 총을 마련해 주는 것은 방조이다.27) 범행 일시, 장소, 객체 등에 관한 구체적 인식 역시 방조의 필수 요건은 아니다. 반면, [판결 1-3]의 갑은

24) 대법원 1977. 9. 28. 선고 76도4133 판결.

25) 김성돈, 앞의 책, 653쪽; 김일수/서보학, 앞의 책, 491, 494쪽; 오영근, 앞의 책, 615쪽; 이재상 등, 앞의 책, 498쪽.

26) 같은 결론: 오영근, 앞의 책, 616쪽.

27) Roxin Claus, Strafrecht Allgemeiner Teil(이하: AT) Band Ⅱ, C.H.Beck, § 26 Rn 272.

(11)

을, 병의 고의를 창출했다고 하기보다는 기존의 결의를 강화한 것으로 보이고, 갑이 을과 병에게 범행을 특정하여 지시하거나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사범이 아닌 방조범이라고 해야 옳다.28)

방조는 일반적으로 정범이 누구인지 알고 이루어지지만, 방조자가 특정인이 정범임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29) [판결 1-1]에서 갑, 을은 MP3 음악파일 복제자들이 누구인지 몰랐고, [판결 1-2]에서 갑은 사업자 개개인들을 개인적으로 몰랐다. 판례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확정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없다”란 정범 개개인을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거나 친분관계가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일 것이다. [판결 1-1]에서는 “음악파일을 복제하는 자”, [판결 1-2]에서는 “위장거래를 하는 자”로 범위가 한정된 다수가 정범이어서 방조가 인정될 수 있다.

정범 역시 방조행위를 하는 자가 누구인지 방조행위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야 방조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30) 이른바 ‘편면적’31) 방조ㆍ종범은 이런 의미로 추정 된다. ‘편면적 방조’의 법리를 정신적 방조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일방적 정신적 방조가 실제로 정범의 범행결의를 강화하고 범행을 용이하게 했는지 또 결과발생에 도움을 주었는지는 당사자들 내면의 문제이고 관찰과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3) 과실에 의한 방조

과실범을 방조한 자는 제34조 제1항에 의하여 제32조 ‘종범’과 같이 처벌된다.

그러나 과실범에 대한 방조를 다룬 판결은 아직 없다. 제32조 제1항에 ‘고의의 방조자만 종범’이라고 언급되어 있지 않아 과실에 의한 방조가 조문으로 배제된 것은 아니고,32) 이론적으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甲은 乙이

28) 교사의 개념 및 교사와 방조의 구별에 관하여는 한정환, “형법 제31조, 제34조와 교사범”,

「형사법연구」, 제27권 제2호(2015), 165쪽 이하 참조.

29) 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5도872 판결; 대법원 1977. 9. 28. 선고 76도4133 판결.

30) 같은 설명: Wessels/Beulke, AT, 42. Auflage, C.F.Müller, Rn 582.

31) 김일수/서보학, 앞의 책, 494쪽; 오영근, 앞의 책, 616쪽; 신동운, 앞의 책, 648쪽.

32) 독일형법 § 27 에는 고의에 의한 방조만 처벌한다고 되어 있어 과실에 의한 방조는 불가능하다.

(12)

범죄에 사용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짐작했으나, 설마! 하는 마음에서 강도에 적합한 무기를 乙의 손이 닿는 곳에 방치한 경우이다.33) 판례는 과실에 의한 공동정범을 인정하나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과실에 의한 방조가 제32조 ‘종범’이 될 수 있는지를 검토한 판결, 문헌은 없다.

나. 객관적 요건

법적용자의 주관적 기준만으로 방조가 인정되는 것은 형법이념에 반하지만, 방조 의 객관적 요건과 기준이 언급된 문헌, 판례는 없다. 객관적 면에서 방조는 정범의 구성요건실현에 기여한 행위이어야 하고 정범이 초래한 결과와 인과관계에 있는 행위이어야 한다.

(1) 방조와 실행행위의 인과관계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 방조”34)라는 판례의 견해는 불명확하다.

실행행위가 용이해지면 결과발생에 기여하는 것이 보통이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범행의 결과가 발생’한 방조만 처벌되는 제34조 제1항은 ‘방조’행위와 정범이 초래한 결과의 인과관계가 형법에서 ‘방조’ 성립의 필수요건으로 인정해야 하는 하나의 근거이다. 결과와 인과관계가 없는 행위는 미수범에 대한 방조가 될 수 있다.

판례에는 인과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함”이란

‘결과발생에 도움이 됨(기여함)’을 목적, 결과로 하므로 내용적으로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다수 문헌에는 방조행위와 실행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필요하다고 설명되어 있고, 인과관계가 불필요하다는 견해는 찾기 어렵다. 그러나 정범 범행과의 인과관계가 방조범의 성립요건이어야 하는 이유와 근거는 설명되어 있지 않다. 방조가

33) Roxin Claus, ibid, § 26 Rn 268.

34)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8 판결;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도9500 판결 등.

(13)

반드시 원인 또는 계기가 되어 정범의 범행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정범의 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방조행위는 결국 발생한 결과에 기여한 것이므로 방조와 정범의 실행행위는 인과관계에 있다.

“방조행위와 방조행위의 인과관계는 엄격히 구별해야 한다”는 주장35)은 ‘방조행위 의 인과관계’가 방조행위와 무엇과의 인과관계인지 특정되어 있지 않아 취지, 내용이 불분명하다. 방조행위와 결과의 인과관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면, 결과와 인과관계 가 없는 방조행위는 제32, 34조의 ‘방조’가 아니고, 결과의 원인이 아닌 방조행위는 제32, 34조의 방조가 아니기 때문에 양자의 구별이 불가능하다. 방조와 방조행위의 인과관계는 구별할 수 있을지 모르나 구별할 필요는 없다. 범행과의 인과관계를 말한 것이면, 실행행위와의 인과관계는 기수범에 대한 방조가 아닌 미수범에 대한 방조이다.

(2) 방조와 결과의 인과관계

방조와 정범이 초래한 결과와의 인과관계는 방조ㆍ종범의 요건이다. 여기서 ‘인 과’관계는 방조행위가 없으면 구성요건실현, 결과가 없었다는 의미의 관계가 아니 다. 방조행위가 결과발생에 유일한 또는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해도 크든 작든 실제 도움을 주어 사건진행의 방법과 형태에 변화를 준 행위이어야 한다. 정범의 행위만으 로 결과발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 해도 공격수단이 치밀해지거나 정확해져 범행 이 쉬워지고 결과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도왔다면 방조는 발생한 결과에 기여 한 것으로 양자 사이는 인과관계가 있다.

범죄 실행과 그로 인해 발생한 결과는 다른 개념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인과관계 가 제목인 제17조는 “(방조)행위와 그로 인해 발생한 결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규정이다. 그렇다면 방조행위로 인한 결과는 구성요건이 실현됨으로써 발생한 결과이 다. 제32조 제1항 ‘타인의 범죄’에 의하여, 정범의 범행이 기수에 이른 때뿐 아니라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방조행위자가 처벌된다. 판례에서 사용된 용어 ‘실행’에는

35) 조기영, 앞의 논문, 72~73쪽.

(14)

‘실행에 착수’한 행위도 포함되므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실행행위를 용이하 게 한 행위는 미수범에 대한 방조이다.36)

(예 1) 갑은 을의 주거침입 절도를 돕고자 열쇠를 건네주었으나 병의 집 문이 열려있어 사용하지 않았다.

(예 2) 을은 갑이 준 열쇠를 사용하여 병의 집 문을 열려 했으나 부러져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다른 방법으로 들어가 절도했다.

(예 3) 을은 갑이 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물건을 챙기다 체포되었다.

(예 1)에서는 제공된 열쇠가 사용되지 않았고, (예 2)에서는 열쇠가 부러지는 바람에 을은 문을 부수고 들어가 절도했으므로 갑의 행위와 을의 행위로 발생한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 (예 1), (예 2)의 갑은 방조의 미수에 해당하므로 처벌되지 않는다. (예 3)의 을은 절도의 미수이지만 제공된 열쇠를 사용하여 실행에 착수했으므로 갑은 을의 절도미수죄에 대한 방조범이다.

한국형법 제17조와 같이 범행과 발생한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규정된 조문이 없는 독일의 판례는 방조행위와 발생한 결과와의 인과관계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에 서, 범죄자의 범죄 실행을 지원하는 행위만으로 방조를 인정한다.37) 제17조가 있는 한국형법에서는, 결과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동시에 정범의 범행을 도운 행위만 제32조 ‘방조’로 인정해야 한다.

(3) 허용되지 않은 위험의 증폭과 객관적 귀속

제17조가 없다고 해도,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행 그리고 범행으로 발생한 결과는 인과관계에 있어야 한다. 객관적 귀속이론에 따르면, 제32조 ‘방조’는 정범의 범행으

36) 같은 견해: Roxin Claus, ibid, § 26 Rn 187 이하.

37) BGH Strafverteidiger 1981, 72; BGH Monatsschrift für Deutsches Rechts (D) 1972, 16.

(15)

로 발생한 결과가 방조행위에 객관적으로 귀속되어야 성립한다. 방조가 범행에 영향 을 주었다고 해도 결과와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면, 미수범의 처벌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미수범에 대한 방조가 될 뿐이다.

범행결과에 기여했다거나 인과적 연계관계가 있다는 것은 방조(행위)를 통해 결과 발생의 위험이 증폭ㆍ가중되었다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방조행위를 통해 범행대상의 피해 가능성이 증폭되어야 하고, 정범에게는 목표달성 즉 범행 성공의 기회가 향상된 행위이어야 방조가 된다.

다. 방조의 시점

판례에 의하면 정범의 실행행위 중에 이를 방조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실행 착수 전에 장래의 실행행위를 예상하고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 방조한 경우에도 종범으로 인정된다.38) 강도 범행을 결심했으나 실행에 착수하지 않은 사람에게 위장복과 복면을 미리 제공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방조행위는 미수 단계에서부터 기수의 단계까지 즉 정범의 실행행위가 이루어지는 동안 효과를 발해 야 한다. 즉 결과발생의 위험을 증폭한 경우에 한하여 방조가 인정된다.39) 위장복, 복면은 실행에 착수한 이후 사용되거나 정범의 심리적 안정 또는 범행성공에 대한 확신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제32조 제1항에 의하여 종범은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이고, 한국형법에 범죄 는 기수, 미수, 예비ㆍ음모로 구별되어 있다. 방조가 예비단계에서 이루어졌고 실행의 착수 이후 효력을 발휘하지 않았더라도 예비ㆍ음모의 처벌조항이 있는 경우 방조는 처벌되어야 한다. 예비죄의 법적 성격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입장을 달리할 수도 있겠으나, 많은 예비죄 구성요건이 조문화되어 있고 실제 적용되고 있는데도

38)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7494 판결;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도9500 판결;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7 판결; 대법원 1996. 9. 6. 선고 95도2551 판결; 대법원 1983. 3. 8. 선고 82도2873 판결.

39) Roxin, ibid, § 26 Rn 217, 256.

(16)

예비죄의 종범을 처벌하지 않는다는 판례40)의 입장은 수긍하기 어렵다.

방조가 가능한 종료시점이 언제인가에 대하여 구성요건의 형식적 실현 즉 기수시점이라는 주장과 내용적 종료 즉 결과(물)의 안전한 확보 시점이라는 주장이 대립한다. 이 논쟁의 실익은 주로 절도죄에 있다.41)

Ⅲ. 무형적ㆍ정신적 방조

1. 무형적 방조와 정신적 방조의 개념, 요건

[판결 2-1] A 아파트시공회사 이사 甲은 A 회사가 시공 중인 아파트의 시행사 대표인 乙로부터 위 아파트에 관한 A 주식회사 대표이사 명의의 분양계약서, 분양대금 입금표 등을 위조하여 이를 담보로 중앙상호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대출금 명목으로 금원을 편취하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甲은 상호저축은행이 보내는 우편물에 대하여 아무 답변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묵인해 줄 것을 승낙하고, 나아가 A 회사 법인 인감증명서를 乙에게 교부해 주었다.42)

[판결 2-2] 을은 병, 정과 해외에서 사용되는 신용카드를 위조하여 그 카드로 담배 등을 구입하여 되팔기로 공모했다. 갑은 을의 요구에 따라 위조 대상이 될

40) 대법원 1979. 11. 27. 선고 79도2201 판결; 대법원 1979. 5. 22. 선고 79도552 판결.

41) 판례는 기수시점까지 방조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같은 견해: 허일태, “영산홍사건”, 「형사법연구」, 21권 2호(2009), 295쪽. 독일연방법원(BGHSt 6, 251)은 실질적 완료시점까지 방조를 인정한다.

같은 견해: Jescheck Hans-Heinrich/Weigend Thomas, Lehrbuch des Strafrechts, 5. Auflage 1996, Duncker & Humblot § 64Ⅲ2b; Sch/Sch/Cramer/Heine, StGBKommentar, 29. Auflage, 2014, C.H.Beck, § 27 Rn 17. 기수까지만 인정하는 견해: Roxin Claus, ibid, § 26 Rn 257 이하;

SK-Hoyer, StGBKommentar, 9. Auflage, 2015, Carl Heymann, § 27 Rn 18 등. 절도죄 구성요건 실현 이후 안전한 장소로 노획물을 옮기는 행위는 절도의 방조로 인정되지 않아도 장물운반, 증거인멸 등에 해당하므로 굳이 인정할 필요가 없다.

42)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7도1303 판결.

(17)

해외 신용카드정보구입비용을 대고, 을로부터 위조신용카드로 구입한 명품 팔찌, 가방 등을 받기로 했다. 을은 갑에게 받은 돈으로 신용카드위조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고, 병은 정으로부터 받은 해외 신용카드정보를 이용해 신용카드 9개를 위조했다.

을 등은 편의점을 돌며 65회에 걸쳐 위조된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합계 5백만 원 상당의 담배 등을 구입 편취했다.43)

[판결 2-3] A 시민단체 팀장 갑은 회장 을이 ○신문 등에 광고를 중단하라고 협박하고 그 압박수단으로 불매운동을 펴는 B회사 홍보부장 병을 만나는 자리에 동석해 병으로부터 위해 받을지 모른다는 을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다. 나아가 을은 B회사에게 ○ㆍ△ㆍ▽신문 광고를 중단하고 자기가 지정하는 신문에 ○ㆍ△ㆍ▽일보와 동등하게 광고를 집행하고 특히 빠른 시일 내에 □, ◇신문에 광고를 게재할 것, B 회사 홈페이지에 “향후 광고를 편중되게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팝업창을 띄울 것 등을 요구하고 갑은 동조하는 의사를 표시했다. 을이 병에게 요 구사항을 수용하면 자신들의 ☆카페에 공지를 띄우겠다고 말하자 갑은 병에게 “그런 정도하면 빨리 마무리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44)

[판결 2-4] 주식의 입ㆍ출고 절차 등 주식의 관리에 관한 일체의 절차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증권회사의 중견직원인 갑, 을은 병에게 정의 주식을 인출해 오면 관리하여 주겠다고 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인출해 온 주식을 자신들이 관리하는 증권계좌에 입고하여 관리, 운용해 주었다.45)

43) 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2도12732 판결.

44)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서울중앙지법 2010. 10. 5. 선고 2009노3623 판결.

45) 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도456 판결.

(18)

[판결 2-5] 인터넷포털사이트인 A 회사 오락채널 팀장 甲과 만화사업 담당직원 乙은 성인만화방을 개설하고, 영리목적으로 제목과 내용이 음란물에 해당하는 만 화영상들을 제공했다. A 회사는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만화방 콘텐츠 이용자들로부터 받은 이용료 수익금을 나누어 갖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용자들이 만화 콘텐츠에 접근ㆍ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유지 관리하고 운영했다. 甲과 乙은 만화 콘텐츠가 저장된 서버에 대한 시스템 상 사용 및 보안권한 설정권 등 통제권한 을 보유하고 있었고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사전협의를 통해 성인만화방에 어떤 내용의 콘텐츠가 게재될 것인가를 미리 알 수 있었다.46)

(예 4) 갑은 을의 상해를 돕고자 만날 때마다 ‘힘내라!’, ‘잘해라’는 격려를 했다.

(예 5) 갑은 을에게 차에 화재를 내는 방법을 설명해 주어 보험사기를 도왔다.47) (예 6) 갑은 을의 절도를 돕고자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금고를 여는 방법을 지도했다.

가. 판례, 문헌

(1) 내 용

판례는 무형적ㆍ정신적 방조가 ‘범행결의 강화’48)라는 견해이고 정범의 불안감 제거, 심리적 안정감의 제공49) 조언, 격려50)가 정신적 방조로 예시되어 있기도 하다.

46)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3도4128 판결.

47) BGHR StGB, § 27, Abs. 1, Hilfeleisten, Nr. 2.

48)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8 판결;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도9500 판결;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7도1303 판결; 대법원 1997. 1. 24. 선고 96도2427 판결; 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도456 판결; 대법원 1982. 9.

14. 선고 80도2566 판결.

49)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50)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5도1373 판결.

(19)

[판결 2-1]에서 甲의 행위는 정범인 乙에게 범행의 결의를 강화하도록 하고 대출금편취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는 이유에서 방조가 인정되었다.51) [판결 2-2]의 갑에 대해서는 범행 자금을 제공하고 그 범행을 통하여 획득할 수 있는 명품 팔찌 등을 요구함으로써 을 등의 신용카드 위조ㆍ사용 등 범행 결의를 강화시키고 범행을 용이하게 한 방조범이라고 판결했다. [판결 2-3]에서 갑은 범행결의 강화를 통한 협박죄의 방조, [판결 2-4]의 갑, 을에게는 부정한 주식 인출절차에 관련된 출 고전표인 사문서의 위조, 동 행사, 사기 등 연관된 일련의 범행에 대하여 병의 범행 결의강화를 통한 방조가 인정되었다. [판결 2-5]의 갑, 을은 만화 콘텐츠를 관리ㆍ 감독할 권한과 능력이 있고, 음란만화들이 지속적으로 게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이상 콘텐츠 제공업체들에게 삭제를 요구할 조리상 의무가 있는 보증인이다. 그럼에 도 갑, 을은 그들의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구 전기통신기본법 제48조의 2 위반행위에 대한 방조범으로 처벌되었다.

문헌에는 무형적ㆍ정신적 방조에는 기술적 조언과 범행결의강화 두 가지 형태가 있다고 서술되어 있다. 범행결의강화는 의심이나 회의, 양심의 가책 제거, 범행에 추가적 동기 제공, 범행의 격려ㆍ고무, 정범에게 정신적 안정을 주는 행위 등이 예시되어 있다.52) 분명치는 않으나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는 같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2) 비 판

‘범행결의강화와 같은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라는 설명에서, 정범의 범행결의가 강화되게 한 것은 곧 정신적 방조라는 뜻인지 아니면 범행결의를 강화하게 만든 수단이 정신적이어야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라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판결 2-1]∼

[판결 2-4] 모두 범행결의의 강화가 방조성립의 이유로 언급되었으나, 정신적

51) 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4도6557 판결. ‘범행결의 강화’와 ‘용이하게 함’이 방조범성립의 요건이라고 설명된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2도12732 판결.

52) 김일수/서보학, 앞의 책, 492쪽; 이용식, 앞의 논문, 208~209쪽.

(20)

방조인지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다. [판결 2-1]에서는 갑의 어떤 행위가 어떤 방법으로 을의 범행결의를 강화했다는 것인지 언급되지 않아 갑의 행위가 물질적 방조인지 정신적 방조라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즉, 저축은행의 우편물에 대하여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이 정신적 방조인지, 인감증명서를 교부한 행위가 정신적 방조라는 것인지 아니면 둘 모두 합쳐 정신적 방조라는 주장인지 명확하지 않다. 갑이 아무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은 무형적 방조인데 범행결의강화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또 유형적ㆍ 물질적 방조인 인감증명서를 발급해 준 행위가 ‘범행결의강화’와 관련이 없다는 것인지도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 [판결 2-2]에서도 갑의 언행이 유형적ㆍ물질적 방조인지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라는 주장인지 언급되지 않았다. 즉, 범행자금을 댄 행위가 무형적ㆍ정신적 방조인지 가방, 팔찌를 구입해 자기에게 달라고 요구한 것이 무형적ㆍ정신적 방조인지 명확하지 않다. 갑의 행위와 을의 범행결의강화가 어떻게 연계된다는 주장인지도 불분명하다. [판결 2-3]의 갑이 현장에 감으로써 을에게 불안감을 덜어주고 심리적 안정감을 준 것, 말로 을의 범행을 지원한 사실이 방조로 인정된 결과는 옳다. 그러나 ‘현장에 함께 간’ 동작, “그 정도면 빨리 해결되지 않겠나?”

는 말이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라는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53) 이 논리에 의하면 을의 협박 역시 말을 수단으로 했으므로 무형적ㆍ정신적 협박이다. 그렇다면 무형적ㆍ 정신적 범행과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로 협박범행이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다. 협박죄 구성요건은 흔히 물리력을 통한 행동 아닌 말을 통해 실현되는 경우도 흔할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갑과 을의 행위는 물리적 행위와 같다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판결 2-4]에서도 갑, 을이 병을 말로 유인한 것이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라는 것인지 주식을 관리해 준 것이 정신적 방조라는 것인지 아니면 둘을 종합해 보니 정신적 방조라는 견해인지 명확하지 않다. 말로 유인한 것은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라고 할 수 있겠으나 주식을 관리해 준 행위나 이 둘을

53) 같이 현장에 간 행위는 부작위에 의한 방조, 말로 을의 범행을 지원한 것은 작위에 의한 방조로 보는 견해(조기영, 앞의 논문, 87쪽)가 있다. 갑이 을과 함께 현장에 나타난 것은 물리적인 동작이므로 부작위가 아니다. 부작위로 인정한다 해도 갑이 을의 범행을 제지할 보증인인지의 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21)

합한 것은 유형적ㆍ물질적 방조이다. [판결 2-5]에서는 무형적 방조와 정신적 방조를 구별하지 않고 동의어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나, 부작위에 의한 방조가 곧 무형적 방조인지 또 무형적 방조는 반드시 범행결의 강화와 연계된다는 견해인지 불분명하다.

(3) 독일 판례와 [판결 2-3]

독일판례는 한국판례와 같이 ‘범행결의강화를 통한 정신적 방조’54)를 인정한다.

그러나 문헌에 인용된 ‘단순한 동석’55)은 독일연방법원 판례에 사용된 ‘tatenlos Dabeistehen’56)의 부적절한 번역이다. ‘행동을 하지 않은’의 뜻인 tatenlos를

‘단순한’으로 번역한 것은 무리이고 ‘동석’으로 번역된 Dabeistehen은 의도적 동석과 우연한 동석을 구별해야 한다. tatenlos Dabeistehen 즉, “범행 장소에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서 있음”이란 “범행 방관”의 뜻으로, 방관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판결 2-3] 갑의 행위와 구조적ㆍ질적으로 다르다.

나아가 공갈, 밀수 등 범행 장소에서 아무런 말이나 행동도 하지 않고 범행을 방관한 것 즉 범행을 제지하지 않은 것이 정신적 방조라는 독일연방법원 판례는 수긍하기 어렵다. 방관한 자가 보증인이 아닌 경우 방조가 성립할 수 없으므로 이 문제는 정신적 방조보다 먼저 부작위에 의한 방조의 법리로 해결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독일연방법원은 방조와 범행, 결과의 인과관계를 요건으로 인정하지 않고 범행지원 만으로 방조를 인정하기 때문에 범행결의강화를 통한 정신적 방조를 인정한 판결이 많았으나,57) 점차 인정 범위를 제한하는 추세로 보인다.58)

[판결 2-3]에서는 갑이 을과 함께 범행현장에 나타난 것은 물리적 동작으로 작위이고 시위이며 말로 정범의 협박을 거들기까지 한 점에서, 인용된 독일연방법원

54) BGH MDR (D) 1967, 173; BGH (H) 1985, 284; BGH NStZ 1998, 362 등.

55) 조기영, 앞의 논문, 84~85쪽.

56) 앞의 각주 57)와 같다.

57) 이 논문 앞의 각주 58) 그리고 아래 각주 62), 64)의 예 참조.

58) BGH NStZ 1998, 517; 1996, 290; 1995, 490 등.

(22)

의 판결들에서 부작위에 의한 ‘범행 방관’과 다르다.

나. 필자의 견해

(1) 정 의

무형적ㆍ정신적 방조의 뜻과 요건에 관한 판례, 문헌의 설명 특히 ‘범행결의의 강화와 같은 무형적ㆍ정신적 방조’의 의미는 불명확하다. 방조의 수단이 물리적인 것이든 무형적ㆍ정신적인 것이든 정범이 방조를 인식하게 되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모두 정범의 범행 결의를 강화시킨다. 따라서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란 범행과 결 과발생을 용이하게 하는 수단ㆍ방법이 범행도구 또는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거나 육체적 동작이나 완력의 동원 등 유형적ㆍ물질적인 것이 아니고 정보제공, 기술전수 등 정신ㆍ심리적 지원ㆍ도움으로 제한해야 한다. 즉, 정신적ㆍ심리적 수단을 통해 결과발생과 관련된 허용되지 않는 위험을 가중ㆍ증폭시킨 행위인 것이다. ‘범행결 의 강화’라는 표현은 정신적 방조를 통해 정범 역시 정신적, 심리적으로 도움을 받기 때문에 사용된 것으로 추측된다.

인터넷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각종 매체, SMS, SNS 등을 통한 문자, 언어, 영상 형태의 기술전수와 정보전달이 물리적ㆍ유형적이 아닌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로 취급 되는 것이 옳은지는 앞으로 기술발전과 판례의 추이에 맞추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정신적 방조에 관하여 유형을 예시하며 설명한 한국법원의 판결은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 독일 판례를 보면, 기혼자인 연인 을을 둔 여자 갑이 을이 처 병을 살해하기 로 결심한 것을 알고 죽이고 나면 결혼해 주겠다고 말하는 행위,59) 범인에게 수사 과정에서 알리바이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는 행위60) 등이 있다.

59) RGSt, 73, 52.

60) BGH NJW 1951, 451.

(23)

(2) 정신적 방조와 범행결의 강화, 기술적 조언, 정보의 제공

방조자가 정신적으로 정범의 행위를 지원했고 정범 역시 정신적으로 이해하고 도움을 받았더라도 방조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예컨대, 갑은 을의 범행성공 을 위해 매일 기도했고 수차 격려전화를 하여 을이 실제로 범행결의를 강화했다고 해도 갑의 행위는 을 범죄의 방조가 아니다. 갑의 정신적 지원ㆍ도움과 정범 을의 교감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사건 진행의 방법이나 유형이 달라지지 않았고 허용되지 않은 위험이 가중ㆍ증폭되었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면 정범 을의 범행 결과가 갑에게 귀속될 수 없다. 정신적ㆍ심리적 방조가 결과발생에 도움이 된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어야 방조행위로 인정되나 당사자의 내면ㆍ정신세계에 서 방조가 실행된 사실과 그것을 통해 정범의 범행결의가 실제로 강화되었다는 사실 의 객관적 증명은 대부분 어렵다.61)

독일의 예를 보면, 판례는 정범의 범행결의 강화를 통한 정신적 방조를 인정62)하지 만, 문헌에서는 견해가 일치하지 않고 있다. 특히 방조자와 정범 사이의 정신적 인 과관계의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 정범의 범행결의를 강화하는 형태의 방조 내지 심리적 방조를 부정하는 견해63)가 있다. 이 견해에 의하면 결론도출이 간명 해지고 방조가 인정되는 범위가 확장될 위험64)이 줄게 된다. 더 나아가 정신적 방 조방법과 정범의 범행결의 강화를 통한 심리적 방조라는 개념의 존재 자체를 부정

61) 같은 의문: Hruschka Joachim, Alternativfeststellung zwischen Anstiftung und sogenannter psychischer Beihilfe, JR 1983, S. 177 이하.

62) 수사과정에서 알리바이를 진술해주겠다는 약속을 방조로 인정한 판결(BGH NJW 1951, 451), 처를 살해하려는 유부남 애인에게 살해하면 결혼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방조로 인정한 판결(RGSt 73, 52)과 아래 (각주 63)에 인용된 사례 등이 있다. 그밖에도 BGH NStZ 1999, 609; 1998, 362; BGH StV 1982, 517 등.

63) Samson Erich, Hypothetische Kausalverläufe im Strafrecht, 1972, Metzner, 189 이하. Samson의 견해에 관한 설명: 이용식, 무형적ㆍ정신적 방조행위의 인과관계, 208쪽.

64) BGHZ 63, 130; BGH VRS 59(1980), 185. 전자의 판결에서는 주택의 불법점거에 가담했을 뿐인 사람을 다른 점거자가 경찰관을 폭행한 행위에 대한 방조로 처벌했다. 후자에서는 “빨리 가속페달을 밟아 앞차에 바짝 붙이라”고 말한 사람을 ‘도로교통에서 위험한 공격’(§ 315 b)의 방조로 처벌했다.

(24)

하는 이론65)도 있다. 정범, 공범의 생각과 심리를 확인할 객관적 방법은 없으므로 존재론적 기준에서는 당연한 논리이고 존중되어야 할 이론들이다. 그러나 (예 5)와 (예 6)에서 보듯 보험사기의 범행방법을 지도하거나, 절도범에게 집주인이 부재중인 사실, 귀중품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는 등 범행시기와 방법에 대한 조언, 범행을 통해 얻게 되는 이익을 가르쳐 주는 행위 등이 방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부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신적ㆍ심리적 수단의 방조와 정범의 범행 그리고 결과와의 인과 관계가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경우에는 방조를 인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기술지도나 정보의 제공 등을 제외하고 정신적 방조가 결과에 영향을 주는 방법은 주로 범행 후 도피처 제공약속, 도주방법 및 경로 안내, 범행을 통해 얻게 되는 이익 을 알려주는 등 방법으로 정범의 내면적 장애, 불안 요인을 제거하여 심리적 안정과 범행성공에 대한 확신을 제공하는 행위 등이다.

타인에게 범행 결의를 강화한 것이 정신적, 무형적 방조라는 판결뿐 아니라 공동 정범66)으로 인정된 판결도 발견된다. 또한 정범과의 교감과 합의를 요건으로 하는 것은 교사의 특성이다. 따라서 정신적 방조, 공모공동정범, 교사의 구별은 어렵다.

[판결 2-1]에서 갑의 역할은 방조, 공동정범 모두 인정될 수 있으나 방조로 결정된 기준, 근거는 명확치 않다. [판결 2-2]에서도 갑이 공모, 역할분담을 통한 공동정범 이 아닌지 먼저 검토되었어야 하나 되지 않았다. 을 등이 범행을 결심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는데 갑이 범행을 결단하도록 만들었다면 교사범이 될 수도 있었다.

정신적 방조와 교사의 구별기준이 불분명한 [판결 1-3]67)에 관해서는 앞에서68) 설명했으므로 반복하지 않는다.

65) Hruschka, supra.

66)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도2905 판결;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도387 판결; 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67) 대법원 1991. 5. 14. 선고 91도542 판결.

68) 이 논문 Ⅱ, 2, (2) 그리고 각주 28).

(25)

(3) 무형적 방조와 정신적 방조

정신적 방조는 무형적 방조이다. 그러나 무형적 방조가 곧 정신적 방조는 아니다.

예를 들어, 보증인 갑은 을이 방화한 건물의 소화전을 작동하거나 신속히 신고하면 쉽게 진화될 수 있었음에도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사상자가 발생했다면, 갑이 자신을 돕는다는 사실을 몰랐던 을의 범행결의는 갑의 부작위로 강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갑의 부작위에 의한 방조는 인정된다. 마찬가지로, 음주운전을 제지하지 않은 동승자는 보증인일 경우 도로교통법 제148조의 2 범행에 대한 부작위에 의한 방조가 문제된다. 그러나 동승자의 부작위가 운전자의 범행결의를 강화한 것은 아니다. 부작위에 의한 방조는 물리적 기준에서 작위가 아닌 점에서 무형적이나 반드시 범행결의를 강화하는 정신적 도움은 아니다. 또한 판례69)는 부작위에 의한 방조는 작위와 같은 가치의 행위로 평가되는 보증인의 부작위로 제한하는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보증인이 아닌 사람의 ‘범행 방관’은 방조가 될 수 없다.

2. 정신적ㆍ심리적 방조와 결과의 인과관계

정신적ㆍ무형적 도움이 제32조 ‘방조’로 인정되려면 ‘정신적ㆍ무형적 도움’과 ‘정 범의 실행이 용이해짐’의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판례의 “범행결의를 강화하고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함”70)은 정신ㆍ심리적 방조를 통해 정범이 범행 성공을 더 확신하게 됨으로써 범행의지가 다져지고 범행이 용이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신ㆍ심리적 방조와 범행의지 강화 및 결과의 인과관계는 (예 4)와 같은 경우 관찰ㆍ확인이 어렵다.

정신적ㆍ심리적 방조는 방조자로부터 물리력 형태의 도움이 아닌 심리적 도움과 지원을 받음으로써 정범의 범행이 신속해진 경우, 쉬워지거나 치밀해져 결과발생이 용이해진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경우에 인정된다. 객관적 귀속 이론에 의하면,

69)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2109 판결.

70) 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2도12732 판결;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7도1303 판결.

(26)

정범이 초래한 허용되지 않는 위험을 물리력에 의하지 않고 증폭ㆍ가중시킨 행위에 한정하여 정신적 ‘방조’가 인정된다. 정신적 방조는 범행을 촉진하거나 용이하 게 함으로써 사건의 진행과정에 변화를 준 것으로 결과의 요인이어야 한다. (예 5), (예 6)과 같은 기술지도, 정보의 제공과 범행 및 결과 사이에 비물질적-심리적 기여 및 인과관계는 과학적 기준에서 인정된다.71) 기술지도의 예는 (예 6)에서 전 문가 갑이 절도범 을에게 현관문과 금고를 여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을 비롯하여, 감시카메라를 피하거나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전수하는 행위 등이다. 정보제공의 예 는 지금 집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 현관 열쇠가 우체통 안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절도범에게 알려주는 행위 등이다. 이 행위들로 사건진행의 방법과 형태에 변화가 초래되는 것은 명백하다. 앞의 설명과 같이 “허용되지 않는 위험의 증폭ㆍ가중”을 기준으로 판단되는 무형적ㆍ심리적 도움행위와 절도행위 및 발생한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라는 기준은 판례의 기준 “용이하게 함” 보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이다.

3. 필자의 주장 요약

정신적ㆍ무형적 방조의 객관적 요건은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행으로 발생한 결과의 인과관계”이다. 다수 문헌에서 주장된 방조와 정범 범행의 인과관계는 미수범에 대한 방조의 성립요건이다.

판례72)에 따르면, 범죄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행위는 공동정범의 요건이다. 방조는 정범의 범행 및 범행의 결과에 대한 기여행위이고 그 기여는 범죄의 수행과 결과에 대하여 본질적인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이어야 한다.

정보의 제공, 조언이나 기술적 지도 등의 정신적 방조는 객관적 귀속이론에 따라 위험의 가중ㆍ증폭을 통한 결과와의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73)

71) 이용식, 앞의 논문, 208∼209쪽; 조기영, 앞의 논문, 79쪽.

72)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9010 판결;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5도2275 판결 등.

73) Roxin Claus, ibid, § 26 Rn 199 이하.

(27)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거나 의심스러울 경우, 심리적 방조는 부정된다. 도로교통법 제44조 등으로 금지된 음주운전은 추상적 위험범으로 보증인이 범행자의 음주운전을 제지하지 않는 것만으로 방조가 성립한다. 사상, 손괴 등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결과 가 발생한 경우는 그 결과에 대한 방조도 별도로 성립할 수 있다.

과실에 의한 물리적 도움은 이론적으로 방조가 될 수도 있으나, 과실에 의한 정신적 방조는 생각하기 어렵다. 또한 정범의 범행결심이 확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심리적 도움은 방조보다 교사범의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

Ⅳ. 결 론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는 정범의 결의가 강화된 경우라는 설명은 미흡하다. 정범의 범행결의는 범행도구를 제공하거나 행위대상과 만나는 곳에 같이 가는 것과 같은 물리적 행위로도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방조행위가 무형적ㆍ정신적 방조일 수 있어 물리적 방조와의 구별이 무의미하게 된다. 따라서 무형적ㆍ정신적 방조란 그 수단이 무형적ㆍ정신적인 경우에 한정되어야 한다. 범행결의강화는 정신적 방조의 한 유형일 수 있다. 유형적ㆍ물질적 그리고 무형적ㆍ정신적 방조의 구별은 물리력을 통한 방조, 심리적 방법을 통한 방조로 나누면 더 명료하다.

부작위에 의한 방조는 물리력의 작용이 없다는 점에서는 무형적 방조이지만 반드시 정신ㆍ심리적 방조는 아니다. 보증인의 부작위가 같은 가치의 실행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 한하여 방조가 인정된다는 분명한 기준이 있다74)는 점에서도 정범의 범행결의강화 또는 인과관계를 요건으로 하는 심리적 방조와 다르다.

방조(행위)와 정범이 초래한 결과와의 인과관계는 방조의 요건이므로 정신적ㆍ 심리적 방조 역시 결과와 인과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 결과와 인과관계 없이 물리적 또는 심리적 도움을 정범에 제공한 행위는 미수범에 대한 방조가 될 수 있다.

74)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2109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3도4128 판결 등.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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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ABSTRACT 】

The Intangible, Mental Aid

*

75) Han, Jung Hwan*

In this Paper I attempt the term ‘Intangible’ or ‘Mental’ with the comparison

‘Tangible’, ‘Physical’ Aid to make clear and to provide the objective assessment criteria. Mental, Intangible Aid means exactly Psychological Aid. And Psychological Aid is not decided in the precedent for a clear line of light. A mental Aid is judged partly as incitement and partly as an accomplice. In order to avoid such ambiguity and inconsistency, I initially tried the aid as a success for the causal things, standards to understand legally disapproved risk increase.

A psychological Aid is only affirmed when the realized from the offender success is also attributable to the Aid paid. The Psychological aid must fulfill this fact.

I think it is incorrect, the korean supreme Court held the Psychological aid the terminus ‘Mental’ or ‘Intangible’ aid. Because of the term ‘mental’ does not have exactly the same meaning with the ‘Intangible’.

Key words : Aid, Causality, Mental Aid, Material Aid, Psychological Aid, Tangible Aid

* Professor, Sunmoon University.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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