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최근 한국사회는 예기치 못한 돌발적인 재난들을 자주 경험하고 있다. 이들 사건들은 처음에는 크지 않은 하나의 사고로 촉발되지만 진행 과정에서 다 른 위험 요소들과 결합되면서 유례없는 대형재난으 로 귀결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즉, 극히 낮은 확률의 모든 악조건들이 겹치면서 참사로 발전하였 고, 이는 결과적으로 막연한 위험요소들이 현실의 재난으로 뒤바뀔 수 있는 이른바 ‘블랙스완(Black Swan)’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Casti, 2009). 이에 따라, 오늘날 한국 사회는 그동안 간과 했던 위험요소와 대응 체계들에 대해 철저히 되짚 어볼 것을 요구받고 있다. 미래의 돌발적인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래의 환경 변화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새로운 위험요소를 관리할 수 있는 사회 전 반의 대응 역량을 증진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이러한 새로운 위험요소에 대한 예방과 대 책 마련에 상대적으로 소홀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경제 발전, 산업 고도화, 사회의식의 성숙 등으로 재 해·재난의 범위와 국가의 공공적 책임이 지속적으 로 증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난 대응에 대한 국가 경쟁력은 2014년 기준 OECD 34개 국가 중 25위에 머물러 있다(정경진, 2014). 특히 신종 재난요소에 대해 여전히 체계적인 분석과 이해 없이 사후적 대 응을 하고 있으며 능동적 대처를 위한 새로운 기술 과 법·제도 체계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21세기 우 리 사회가 당면하게 될 미래 위험들은 전통적 재난 의 속성과 비전통적 속성이 결합된 형태의 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래 재난은 높은 불확실성 을 안고 있으며 그 사회의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 친다는 측면에서 주요 핵심 인프라 시설의 관리에서 국민의 높은 안전 의식 배양까지 모든 사회 구성원 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의제와 구체적 실천 로 드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박병원 외, 2012).
글 : 윤정현 ([email protected])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전문연구원 오승희 ([email protected])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연구원
정부의 미래 돌발 이슈 대응역량 분석:
재난안전 R&D 투자를 중심으로
R&D 투자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사회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전략적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의 R&D 투자의 현 실은 직접적인 산업·경제적 성과중심 논리 하에 안전 분야에 최소 한도로만 지출되고 있으며, 안전 을 위협하는 위험요소 역시 통념적 시각을 넘지 못 하고 ‘불확실하지만 파급력이 높은 미래 이슈’를 간 과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임도빈, 2015). 이 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최근 투자된 정부의 부처별 연구개발비 현황을 중심으로 돌발적인 미래위험 이슈에 대한 대응을 진단해 보기로 한다. 이를 토 대로 향후 우리정부가 보완해 나아가야할 재난 분 야 R&D의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것이다.
Ⅱ. 연구 방법
1. 분석 자료의 선정
R&D 관점에서 돌발적인 미래이슈에 대한 정부의 대응역량을 측정하기 위해 본 연구는 NTIS(National Science & Technology Information Service: 국 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에서 도출한 자료를 활 용하기로 한다. NTIS는 정부 R&D 사업을 진행하 는 17개 부처와 청의 연구 정보 107만건을 한곳에 모아놓은 서비스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2008년 3월부터 서 비스를 개시하고 있고 현 정부가 추진한 ‘정부 3.0’
계획에 따라 공개된 공공정보 가운데 활용률이 가 장 높은 데이터베이스이기도 하다. 특히 부처별 추 진 사업, 과제명뿐만 아니라 예산, 기간, 수행주체 가 망라된 종합적인 범부처 연구개발정보 시스템
연구는 현 정부의 미래 돌발이슈 및 재난에 대한 준비역량을 진단하기 위해 정부 출범과 함께 추진 되고 있는 2013년~2015년 수행과제에 분석 초점 을 맞추었다. 2016년 자료의 경우, 당해에 시작하 였으나 종료되지 않은 과제도 포함하고 있으며 연 구시점이 아닌 연말에 등록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2. 분석 키워드의 도출을 위한 문헌분석
NTIS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2013년~2015년 대상 R&D과제 중 정부가 수행한 전체 과제는 150,639건 이었다. 이 중 재난안전과 관련된 과제를 선정하기 위해 주관부처와 사업명, 주요 관련 키워드(재난, 안 전, 위험, 풍수해, 지진 등) 검색 등을 통해 1차 분류 를 하였고, 분류표에 대해 소방·해경·사회·자연·구 급 분야의 전문가 검토를 수행하였다. 총 4,303건이 재난 및 안전 관련 과제로 판단되었는데, 순수 연구 개발 이외에 관련 사업단 운영 경비 등으로 등록된 과제는 제외하였다.
이 중 돌발적 미래 위험이슈와 관련된 과제를 선별 하기 위해 글로벌 차원에서의 도전이슈를 담은 미 래보고서 ‘Global Risk’ 시리즈를 참고하였다. 본 시리즈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 발행하는 연간 보고서로 글로벌 경기침 체와 에너지 가격급변 등 경제이슈와 직결되는 사 안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이슈, 물 위기, 신종 위험 등 범 지구적 시각에서 메가트렌드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도전이슈들을 망라하고 있다(WEF, 2015) 또한 매년 50개의 위험요소들을 선정하여 이들이 미치는 미래 사회적 파급력을 그리고 있으며, 특히
2014년부터는 경제, 환경, 지정학, 사회, 기술 등 5개 분야에 걸쳐 핵심 쟁점 사항과 이들 간의 위험 순위를 매겨 평가결과도 공표해오고 있다. 최근에 는 기술·생태·정치 불안 등의 위험요인들이 핵심 적인 도전이슈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WEF에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년간 제기된 상위 5개 위험 요인들을 살펴보면, 발생 가 능성 측면에서는 ‘정치적 격변으로 인한 혼란’, ‘극 한 기상이변’, ‘불평등심화에 따른 국가거버넌스의 실패’, ‘물부족 위기’, ‘사이버테러 위협 증대’ 등이 선정되었다. 같은 기간 파급력 측면에서 높은 순위 를 기록한 주요 위험들을 ‘금융시스템의 붕괴’, ‘전 염병의 급속한 확산’, ‘테러·대량살상무기 확산’,
‘물부족 위기’, ‘기후변화 대응 실패’들로 나타났다.
3. 미래 돌발 이슈 키워드 분류
앞서 살펴본 Global Risk가 선정한 위험요소들이 미래 돌발 이슈 도출에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기술·경제·환경·정치 등 이른바 'STEEP' 관점에서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둘째, 경험적 데이터가 희박하고 통제 불가 능한 극단적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인간의 관리 소홀 이 야기하는 극단적 기술·사회재난 역시 미래 돌발 이슈로서 주목해야 한다. 또한 어느 한 가지 특정 사 건에 의해 촉발되더라도 전개과정에서 또 다른 위험 요소와 결합되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피해가 확대 되는 복합재난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 고 이러한 다양한 속성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떤 한 가지 재난유형만을 상정한 관리체계가 아닌 종합적 대응역량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발생확률이 높은 주요 위험 파급력이 높은 주요 위험
2013 2014 2015 2013 2014 2015
1 극심한 소득 불균등
극심한 소득
불균등 소득 불균등 주요 금융시스템 붕괴
주요 금융시스템
붕괴 재정 위기
2 만성적 재정 적자 만성적 재정 적자 극단적 기상 이변 물공급 위기 물공급 위기 기후변화
3 온실가스배출 증가
온실가스배출
증가 실업/저고용 식량 부족 만성적 재정적자 물 위기
4 사이버 테러 물공급 부족 기후변화 만성적 재정적자 대량살상무기
학산 실업/저고용
5 물공급 부족 고령화대처 부족 사이버 테러 극단적 에너지/
식량 가격 변동
기후변화 대응실패
국가기간시설 붕괴
경제 환경 지정학적 사회 기술
표 1 : 발생 가능성과 파급력 측면에서 본 주요 글로벌 리스크(2013~2015)
자료 : World Economic Forum(2016)
따라서 본고는 Global Risk가 선정한 미래 위험 요소들을 키워드로 반영하기 위해 ‘극단적 자연재 난’, ‘극단적 사회재난’, ‘기술고도화에 따른 복합재 난’, ‘사회적 급변’, ‘기타’ 등 5개의 재난 유형으로 그 룹화 하였다. 그리고 재난안전과 관련된 정부 R&D 주제들에 매칭시키기 위해 각 그룹에 포함되는 세부 재난 키워드를 아래와 같이 도출하였다. 이를 토대 로 최근 3년간 수행된 정부 R&D 과제명을 위의 주 제 키워드에 맞춰 선별(sorting)한 뒤, 그 결과를 분 석하였다.
Ⅲ. 분석 결과
1. 재난 유형 관점에서의 R&D 분포
2013~2015년 동안 수행된 미래돌발 이슈 관련 R&D 과제 수는 523건으로 전체 R&D 150,639건 의 0.35%에 불과하였다. 예산 규모 역시 154,046 백만원(0.15조원)으로 정부 전체 R&D 예산 43,636,480백만원(43.6조원)의 0.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돌발 이슈 관련 R&D 과제 523건 중, 극단 적 자연재난 관련 과제가 189건(36%)으로 가장 많 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기술고도화에 따른 복합 재난의 비중 역시 142건(27%)으로 상대적으로 높 게 나타났다. 예산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미래 돌 발 이슈 관련 R&D 예산 154,046백만원 중 기술고 도화에 따른 복합재난 관련 R&D가 58,334백만원 (38%)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이어 극단적 자연재난 부문이 51,771백만원(34%)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유형별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이 기간 동안 수 행된 미래 돌발 이슈 관련 정부 R&D 중 가장 많이 다루어진 주제는 원전사고였다. 이는 가까운 일본 에서 발생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위험성 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결과가 R&D에 반 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대지진, 대형 구조물의 붕괴, 기타 종합대응역량의 강화가 높게 나타났다. 화산폭발, 기후변화 이슈 등과 같이 가 시적인 국내적 발생빈도가 비교적 낮은 재난이슈 에 대해서도 R&D가 고르게 분포하였다. 반면 사 회재난에 속하는 전염병, 테러, 인프라시스템 마
재난 유형 R&D 주제
극단적 자연재난 극단적 기후변화, 대형 풍수해, 초미세먼지, 가뭄, 화산 폭발, 지진, 쓰나미 극단적 사회재난 초고층 빌딩 화재, 대형 산불, 초대형 교통사고, 극심한 환경 오염
복합·기술 재난 CBRNE(화학, 생물, 방사능, 나노, 자기장 등) 특수 위해물질 재난, 인프라 시스템 붕괴, 글로벌 전염병의 대유행, 테러리즘
정치·사회적 격변 북한 정권의 붕괴, 동북아시아 정치환경의 급변, 초고령 사회의 도래 Etc. 기타 재난, 종합 재난 대응 역량
자료 : 저자 작성
비, 대형 교통사고 등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예산 측면에서도 원전사고와 종합 대응역량 강화, CBRNE 위해물질 사고대응와 관 련한 R&D 투자가 높게 나타났다.
종합하면, 과제 건수 및 예산규모 면에서 볼 때, 현 정부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진 미래돌발 이슈 R&D 주제는 지진, 구조물 붕괴, 원전사고, 종합대 응역량이었다. 이는 자연재난의 경우 화산폭발, 기 후변화 이슈 등과 같이 가시적인 국내적 발생빈도 가 비교적 낮은 재난이슈에 대해서도 R&D가 고르 게 분포하였음을 보여주지만, 사회재난의 경우 구 조물 붕괴와 같이 여전히 전통적 위험요소 개선에 대한 R&D에 투자가 집중되었음을 시사한다. 기술 고도화에 따른 복합재난의 경우에도 원전사고 등 과 같이 낮은 발생확률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여론 을 통해 위험성이 상당부분 이슈화된 사안인 만큼, 미래 돌발 이슈를 발굴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사 례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기타 재난 및 종합대응 역량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유지
하고 있었다. 이는 특정 유형의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는 아니지만, 불확실한 위험요소에 대한 정책연구와 기구축된 재난 관리시스템의 강화를 위한 체계적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2. 부처별 R&D 비중 비교
2013년~2015년 기간 동안 미래 돌발 이슈 관련 R&D 과제 수행 건수의 부처 간 비중을 살펴보면, 국민안전처가 118건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하였 다(2014년 출범한 국민안전처의 경우 2014년 이전 은 소방방재청이 수행한 R&D를 합산). 이어 미래 창조과학부가 99건(19%)으로 뒤를 이었으며, 교육 부 72건(14%),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기상청이 45건 (9%)으로 타 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미래돌 발 관련 R&D 과제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토교통부 30건(6%), 환경부 27건(5%), 산업자원부 23건(4%) 등은 일반 R&D 건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미래 돌발 이슈 관련 R&D 과제를 수행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자료: 저자 작성 자료: 저자 작성
그림 1 : 부처별 미래 돌발 이슈 R&D 과제 분포(2013~2015) 그림 2 : 부처별 미래 돌발 이슈 R&D 예산액 분포(2013~2015)
환경부 27
(5%) 기타
64 (12%) 교육부
72 (14%)
국민안전처
118 (22%) 원자력
안전위원회 45 (9%)
미래창조과학부 99 (19%)
기상청 45 (9%)
산업통상자원부 23 (4%) 국토교통부
30 (6%)
환경부 5,292 (3%) 기타
9,680 (6%)
교육부 8,109 (5%) 국민안전처 17,383 (11%)
미래창조 과학부 39,381(24%)
원자력 안전위원회 18,481 (12%) 기상청
21,798 (14%)
산업통상자원부 21,438 (13%)
국토교통부 19,564
(12%)
자료: 저자 작성
자료: 저자 작성
그림 4 : 세부 재난 이슈별 R&D 예산액 분포(2013~2015)
(미래돌발 이슈)
종합대응역량 초고령 사회 동북아정세 북한급변 테러 신종전염병 원전사고 위해물질 교통 인프라 구조물 산사태 지진 화산 풍수해 기후변화
0 5 10 15 20 25 30
(건수)
(미래돌발 이슈)
종합대응역량 초고령 사회 동북아정세 북한급변 테러 신종전염병 원전사고 위해물질 교통 인프라 구조물 산사태 지진 화산 풍수해 기후변화
0
(예산액)
2,000,000 4,000,000 6,000,000 8,000,000 10,000,000 12,000,000 14,000,000
그러나 예산액 비중으로 살펴보면 미래창조과학 부가 39,381백만원(24%)으로 가장 많은 미래 돌발 이슈 R&D를 수행하였으며, 기상청 21,798백만원 (14%), 산업자원부 21,438백만원(13%), 국토교통 부 19,564백만원(12%), 원자력안전위원회 18,481 백만원(12%) 순으로 나타났다. 예산액 측면에서 국 민안전처가 추진한 미래 돌발 이슈 관련 R&D 비 중은 17,383백만원(11%)에 그쳤다.
국민안전처는 과제 건수로 볼 때, 미래 돌발 이 슈 관련 R&D 과제를 가장 많이 수행하는 부처였 지만, 이를 위한 예산 집행액 규모로는 6위에 불과 하였다. 이는 관련 R&D에 있어 개별 과제 단위의 규모가 타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을 의 미한다. 더욱이 과제의 내용을 살펴보면, 투자 비 용이 큰 기술개발 보다는 국가 재난안전 환경 전반 에 대한 모니터링과 정책·제도 개선 연구와 같은 정책적 연구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Ⅳ. 정책적 시사점과 향후 과제
미래 전망을 기존의 경험적 데이터에 의해서만 예측하는 경우, 확률적 가능성이 낮은 사건들은 무 시하거나 과소평가하기 쉽다. 또한, 이들 사건이 유발하게 되는 간접적인 연쇄 파급력 또한 간과하 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는 개별 사건과 맥락을 서로 분리시켜 바라보는 태도로서 이슈 간 의 상호의존도가 높은 복잡한 현대사회의 취약성 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오늘날의 사회 시스템 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미래의 돌발적인 사건들은 완전히 새 로운 위험요소의 출현뿐만 아니라 취약한 시스템 의 속성들이 결합하여 극단적인 재난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상시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윤정 현, 2013).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본 연구는 정부의 미래 돌발 이슈 대응역량을 재난안전 R&D분야의 투자를 중심으로 진단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미래 돌발 이슈에 대한 정부의 대응역량을 제고하 기 위해서는 0.35%에 불과한 현 상태에서 절대투 자 규모가 확대될 필요가 있지만, 연구주제간 적정 포트폴리오 구성 역시 시급함을 확인하였다. 특히 세 가지 측면에서 재난안전 R&D에 대한 정책 및 투자방향의 전환이 요구된다.
첫째, 극단적 재난 예측 및 영향평가를 위한 기 반을 마련해야 한다. 불확실한 위험 및 돌발적 재 난 상황에서 정부, 관련부처, 지자체로 하여금 사 전 계획 및 의사결정, 각종 자원 배치 등 선제적인 위험관리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이기 때 문이다. 현재의 관련 R&D 주제는 여전히 단일 사 고 중심의 분석 연구가 다수를 이루고 있으며 복합 재난 상황에서의 2차, 3차적 파급효과라 볼 수 있 는 사회경제적 혼란 상황이 미치는 악순환 메커니 즘에 대한 대비 시나리오가 미진한 실정이다. 따라 서 불확실성을 일정 수준으로 낮추고 단기 및 중기 예측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재난 발생 및 확 산 예측 기술 플랫폼과의 연계 및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
둘째, 현 재난안전의 총괄·주무 부서로서 국민안 전처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재난 및 안전관 리 기본법’에 명시된 부처별 긴급지원업무(제25조 의 3관련)상, 국민안전처는 재난발생 시 인명구조 와 함께 정보의 수집·분석·전파 임무를 맡고 있다.
즉, 범부처 차원의 협력적 대응이 필요한 사안을 발굴하고 주도하는 역할인 것이다. 그러나 연구결
전처가 새로운 미래 돌발 이슈를 발굴하고 총괄하 기 어려운 구조이며 파편화된 개별과제나 타부처 가 이미 수행 중인 과제의 중복수행에 빠지기 쉬운 구조이다. 이러한 R&D 구조의 한계점을 감안할 때, 이를 고려하여 국민안전처는 원천기술을 개발 하기보다 기개발된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R&D 초점을 맞춰나갈 필요가 있다.
셋째, 미래 돌발 이슈의 불확실성과 극단적인 파 급력을 고려할 때, 글로벌 차원에서 나타나고 있는 위험이슈의 재해석을 통해 우리에게 적용가능한 위험 요소들을 발굴하고 촉발 경로를 추적할 수 있 는 연구가 시급하다. 어떤 이슈가 갖는 크기와 의 미는 그 사회가 갖추고 있는 역량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위해 요인이 밝 혀지지 않았거나 체감하기 어렵더라도 미래 시점 에 가시적인 위험으로 발발하여 국가적 재난 상황 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에 대한 발굴과 지속적인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불확실한 미래 재난 대응력 강화를 위해서는 사회적 비용의 지출이 불가피함을 설득 해가는 정부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국가의 거시적 인 방향 제시와 대책 마련, 그리고 이를 준수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협조 모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 다. 주요 핵심 인프라 시설의 관리에서 국민의 높 은 안전 의식 배양까지 사회 구성원의 참여를 이끌 어 낼 수 있는 비전 제시와 실천 로드맵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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