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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학 전망, 제14권 제3호, 2011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이 함께 있는 영화
강 정 원 교수 (고려대학교)
지난 5월에는 엔니오 모리꼬네와 시네마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되었다. 벌써 2번째로 한국을 찾은 영화음악의 거장은 올해 데뷔 50주년 기념으로 공연을 기획하였다고 한다. 그가 내한 해서 몇 가지 해프닝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첫 번째 에피소드는 우리나라 호텔에 비치된 냉장고 안의 생수 였다고 한다. 찬 물을 마셔서 심장마비에 걸릴 것을 우려해서 근방의 편의점을 뒤져서 상온에서 보관된 생 수를 공수해서 마셨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에피소드는 연주장에 마련된 화환 때문이었다. 아마도 화환은 서 양 사람의 눈에는 장례식에나 어울리는 장식품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나이가 많은 노장을 위해서 각 단 체에서 설치한 많은 화환들을 치워야만 했다고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의 공연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TV를 통해서나마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끝자락을 감상 해볼 기회가 되어서 모처럼 감동적인 그의 영화음악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영화 음악이란 장르 자체 가 클래식 음악처럼 기승전결을 포함하고 구조적인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장편의 작품이 아니고 단지 영화 의 분위기를 살려주고 감성을 자극해 주는 단편의 멜로디에 의존하는 곡들이지만, 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화 음악에는 확실히 다른 영화음악 작곡가와 차별되는 특별한 점이 있다. 그의 음악은 영화의 스토리와 분위 기에 더 이상 잘 어울리는 곡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지극히 감성적인 멜로디의 선택이 탁월하다. 베토벤이 나 바흐의 음악처럼 구조적인 쾌감, 화음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들은 아니지만, 마치 슈베르트의 가곡처럼 풍부하고 아름다운 멜로디, 상상력이 풍부한 그의 천재적인 두뇌를 자랑하는 영감이
좋은 영화 소개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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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News, Volume 14, No. 3, 2011
KIC News, Volume 14, No. 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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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점이다. 그의 천재적인 면을 느껴볼 수 있는 영화 음악들이 너무나도 많아 지면이 모자랄 정도다.1969년 작품 <시실리안>에서는 보석전문 강도로 연기한 세기의 미남 알랑드롱과 우리나라 배우 최불암 씨를 연상시키는 수사관역의 장 가방의 비정한 대결을 천재적인 멜로디로 나타냈다. 지금의 기준으로 <시 실리안>의 사운드트랙을 들어보면 약간 우스꽝스런 부분도 있지만, 배경을 적셔주는 아름다운 현의 물결 은 지금도 감동을 선사한다.
그의 음악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곡은 영화 <미션>에 수록된 <가브리엘의 오보 에>가 아닐까? 오보에의 우수에 젖은 듯 한 오묘한 음색을 잘 표현한 이곡은 <미션>의 영화 줄거리보다 더 많은 감동을 주고 있다. 멜로디가 아름답기 때문에 요요마같은 클래식 음악의 거장들도 가끔 이곡을 연 주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화음악은 <시네마 천국>의 사운드 트랙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데보라의 테마>이다. 이 두 작품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최고 의 영화로 꼽는 작품이면서, 영화 음악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무자비한 러닝 타임(4시간가량 된다!) 을 자랑하는 두 영화는 이루지 못한 사춘기의 열병같은 사랑을 소중한 추억으로 그리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하고 가슴 아픈 기억은 아마도 이루지 못한 첫사랑 일 것이다. <데보라의 테마>는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동경하는 듯한 저음에 바이올린과 여성가수의 스캣 송(가사 없이 허밍으로 부르는 노래)이 첫사랑의 무한한 기대와 이루지 못한 아픔을 수놓고 있다. <시네마 천국>의 <사랑의 테마>는 너무나도 많은 뮤지션들이 편곡을 해서 어떤 곡이 원곡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 을 정도이지만 주된 멜로디라인은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연상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이곡 을 듣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에 뛰어 놀던 골목들과 지금은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는 초등학교 친구들, 이루 지 못한 첫사랑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복잡한 화음도 없고, 많은 악기를 사 용하지 않지만 단순한 음표 몇 개만으로 사람들의 추억을 연상시키는 마법을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