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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출처 보도일자

복소수 _ 허수? 가공의 수?

네이버캐스트

2010년 8월 30일(월)

실수는 기본적으로 크기 나타내는 수이므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지만, 제곱 하여 -1이 되는 수로 만들어지는 허수는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름부터 “가짜 수”

인 허수는 왜 만든 것일까?

   

실수에서 복소수까지

자연수부터 실수까지는 구체적인 대상을 관찰하여 추상적으로 정리하고 구성한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즉, 개수를 세는 것으로부터 자연수 개념이 나오고, 비율을 구하는 것으로부 터 유리수 개념이 나오고, 길이를 재는 것으로부터 실수 개념이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여 기에 상대적인 방향성을 부여하면 음수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허수, 더 일반적으로 복소수는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무언가를 관찰하여 만들어지 는 것이 아니라, 방정식의 풀이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만들어졌다. 이런 이유로, 실수 에 대한 인식이 거의 선험적인 데 비해, 허수는 19세기에 와서야 수로서 다루어질 정도 로 대단히 생소한 개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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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실수도 제곱하면 0보다 크거나 같은 수가 되므로, 제곱하여 -1이 되는 수라는 것은 애초에 생각하기 힘든 개념이었다.

‘그런 수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이 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6세기를 대표하는 탁월한 수학자들 가운데 한 명 인 카르다노(Girolamo Cardano, 1501-1576)는 삼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연구하던 중에 기묘한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은 삼차방정식의 공식이 하나의 과정 으로 일관되게 표현되지만, 허수는커녕 음수조차 수로 취급하지 않던 당시에는, 일일이 경우를 나누어 중간 과정에서 이 상한 수가 나타나지 않도록 공식을 따로 만들어야 했다. 이 모든 경우를 완전하게 분류하고 각각에 대해 최종적인 결과를 얻는 데 성공한 사람이 바로 카르다노였 다. 그렇다면 주어진 삼차방정식에, 해당 되지 않는 공식을 억지로 적용하면 어떻 게 될까? 당연히 이상한 수, 특히 음수의 제곱근이라는 당시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수가 나타날 테고, 보통의 경우라면

‘공식을 잘못 적용하였다’고 하면 되겠지 만, 상상력이 풍부했던 카르다노는 이상 한 수도 억지로 계산을 하면 실수인 근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관찰하였다. 이것 이 음수의 제곱근을 실제로 계산한 최초 의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카르다노가 여기서 더 나아가 복소수의 개념을 발견 하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아무리 뛰어난 수학자였다고 해도, 당시는 16세 기였으니 말이다. 이후 봄벨리(Rafael Bombelli, 1526?-1572)는 음수의 제곱근 을 다루는 규칙을 생각하여, 허수가 무엇 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형식적으로 다룰 수는 있음을 보였다. 그러니까, 상식적으 로는 말이 안 되지만, 이상하게도 결과는 말이 되는 상황이었다.

16세기의 대표적 수학자 카르다노 (Girolamo Cardano, 1501-1576) 이탈 리아 사람으로, 수학, 물리학, 의학, 철 학 등 다방면의 업적을 남겼다.

 

카르다노의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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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라는 이름

17세기 수학의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는 좌표평면은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가 창안하였다. 그때까지 수로 취급되지 않던 음수를 수직선을 이용하여 나 타냄으로써 음수가 눈에 보이도록 한 것도 데카르트이며, 음수에 대한 연산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인 것도 데카르트였다. 그러나 수직선 위에 나타낼 수 없는 음수의 제곱근은 데카르트에게도 이상한 수였다. 이런 이유로 데카르트는 음수의 제곱근에 ‘허수 (虛數, nombre imaginaire)’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공의 수’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이름 은, 억지로 만들어 낸 비정상적인 ‘가짜 수’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좋은 작명이라 하기 가 어렵다. 따지고 보면 모든 수는 상상의 산물이지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그 무엇은 아니 지 않은가. 예를 들어, 수 2는 어디에 ‘실제로’ 존재할까? 아마존 밀림 깊숙한 곳에? 머 나먼 안드로메다에? 수의 존재성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허수는 존재하지 않는 수’라 는 말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음수의 제곱근 i, i는 imaginaire(imaginary)의 첫 자를 딴 것이다.

 

허수와 실수를 아울러 일컫는 이름인 복소수(複素數, complex number)는 제곱하면 0보 다 커지는 실수 부분과 제곱하면 0보다 작아지는 (순)허수 부분의 두 요소로 이루어져 있 다는 뜻이다. 복소수를 나타낼 때는 이 두 요소를 합쳐서 ‘+’로 연결하여 나타낸다. 제곱 하여 0보다 작아지려면, 제곱하여 -1이 되는 수가 필요하다. 이것을 i로 나타내면, 임의 의 복소수는 적당한 두 실수 a와 b에 대하여 a+bi 꼴로 나타낼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여기에 굳이 ‘+’를 써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a,bi)처럼 순서쌍으로 나타내는 편 이 더 자연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를 쓰는 이유는 복소수의 연산에서 ‘+’가 실수의 연산에서처럼 잘 작동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차방정식 근의 공식은 중학교 수준에 서는 실수에 대하여 성립하는 것이지만, 고등학교에서 복소수를 공부한 다음에는 그 모양 그대로 허수인 경우까지 한번에 다루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복소수의 덧셈, 뺄셈, 곱 셈, 나눗셈이 가능하다는 것은 사실 대단히 놀라운 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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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소수 a+bi를 좌표평면 위의 점 (a,b)처럼 생각한다.

‘보는 것이 믿는 것(Seeing is believing)’이라는 서양 속담 은 수학의 역사에서 인간이 음수를 이해하는 과정을 설명 하는 데에 딱 맞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복소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수라고 생각하지 않던 복소수가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 계기는, 실수가 수직선 위의 한 점 을 나타내는 것처럼 복소수 하나가 평면의 한 점을 나타 낸다는 멋진 아이디어였다. 노르웨이의 베셀(Caspar Wessel), 프랑스의 아르강(Jean-Robert Argand) 등에 의 해 개발된 이 복소평면 모델은, 모든 n차 다항식은 n개의 근을 갖는다는 ‘대수학의 기본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 가 우스(Carl Friedrich Gauss)가 쓴 논문을 통해 널리 알려 지게 되었다.

 

인간이 실수에 워낙 익숙하다 보니, 수가 평면을 나타낸 다는 것은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든 생각이지만, 이 모델 은 복소수의 모든 성질과 연산 규칙을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어, 이로부터 수학자들은 아무런 근심걱 정 없이 적극적으로 복소수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어떤 의미에서는 복소평면이야말로 복소수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데도, 최근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이 부분이 빠졌던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중고등학교 과정 의 수학에서, 수학 지식과 기술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복 소평면과 같은 멋진 지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복소평면

   

복소수보다 더 큰 수는 없을까?

자연수에서 출발하여 점점 수의 범위를 넓혀, 정수, 유리수, 실수를 거쳐 복소수에까지 이르렀다. 이 과정은 연산을 확장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고, 이것은 점점 더 복잡한 방정 식을 푸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실수에서 복소수로 확장하는 과정이, 제곱하여 -1이 되 는 수를 도입하는 것이었으니, 더 복잡한 방정식을 생각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네제곱 하여 -1이 되는 수를 이용하여 복소수를 확장할 수는 없을까? 즉, 와 같은 수를 생각 해 보자는 것이다. 그럴 듯해 보이는 생각이지만, 혹시 이 수도 복소수일지 모르니, 다음 과 같이 두고 a와 b를 구하여 보자.

 

 

양변을 제곱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따라서 아래의 연립 방정식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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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식을 풀면 다음 두 가지 근을 얻는다.

 

 

실제로 두 수를 제곱해 보면 i가 됨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이 결과는 복소평면에서 제 곱근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생각하면 방정식을 풀지 않고도 즉각 알 수 있다.

 

복소수는 더 이상 확장되지 않는다

이 결과로부터, 복소수에 를 더 넣는다고 해도 여전히 복소수임을 알 수 있다. 실은 계 수가 실수인 어떤 다항식의 근도 복소수가 아닌 것이 없고, 더 일반적으로 계수가 복소수 인 다항식 또한 그 근은 모두 복소수이다. 이것을 ‘대수학의 기본 정리’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복소수는 더 이상 확장이 되지 않는 가장 큰 범위의 수라 할 수 있다.

     

글 박부성 / 경남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수학과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등과학 원 연구원을 거쳐 현재 경남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재미있는 영재들의 수학퍼즐 1,2]와 [천재들의 수학노트]가 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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