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20분 안에 [문제 1]과 [문제 2]의 답안을 작성하시오.
2. 답안지는 검정색 펜(볼펜, 연필, 샤프)으로 작성하시오.
3. 답안지와 문제지, 연습지를 함께 제출하시오.
4. 다음 경우는 0점 처리됩니다.
1) 답안지를 검정색 펜(볼펜, 연필, 샤프)으로 작성하지 않은 경우 2)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는 표기나 표현을 한 경우
3) 답안을 해당 답란에 작성하지 않은 경우
한양대학교 2014학년도 신입학전형 수시
논 술
수험번호 ( ) 성명 ( )
※ 다음 글을 읽고 [문제]의 지시에 따라 글을 작성하시오.
<가>
이집트의 나우크라티스라는 도시에 테우트라는 신이 살고 있었다. 이 신은 인간에게 유용한 여러 가지를 발명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내세운 것은 문자였다. 테우트는 으레 하던 대로 당시 이집트를 다 스리던 타모스 왕에게 가서, 문자를 널리 쓰이게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말했다.
“오, 위대한 왕이여, 이 발명품은 이집트 인들을 더 지혜롭게, 또 더 잘 기억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이것 은 기억과 지혜의 묘약입니다.”
그러자 타모스 왕이 말했다.
“재주 많은 테우트 신이여, 우리 중의 한쪽은 유용한 발명을 하고 또 한쪽은 그 발명이 인간에게 이익이 될까 손해가 될까를 판단해야 하는 형편에 있습니다. 당신은 문자의 아버지로서 그것을 편애한 나머지 문자가 참으로 가지고 올 결과와는 반대되는 효과를 앞세워 나를 설득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문자가 기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것을 배우는 사람의 망각을 부추길 뿐입니 다. 그것을 배우면, 문자에만 의존하여 기억을 소홀히 하게 되고, 자신의 내적 능력에 의해 기억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외적인 부호에 의해서만 기억을 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발명한 것은 기억의 약이 아 니라 회상의 약입니다.
또 당신은 그 발명품이 지혜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지만, 그것을 배우는 사람은 지혜의 실재가 아닌 외양을 가 지게 될 뿐입니다. 그 발명품 때문에 사람들은 배움이 없이도 여러 가지를 주워듣게 되고, 실제로는 아무 것도 모르면서 많이 아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참으로 지혜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오직 스스로 지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서, 그들은 가장 곤란한 상대가 될 것입니다.”
<나>
정보와 지식은 모두 앎[知]과 관련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피상적 수준에서는 같은 말로 생각하기 쉽 다. 그러나 ‘체계’나 ‘구조’, ‘맥락’의 확보 여부를 기준으로 보면, 이 두 용어 간에는 현저한 개념적 차이가 있다.
지식은 어떠한 형태로건 체계성이나 구조성을 띤다. 예컨대 어느 학생이 나무에 대해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토양이나 수분, 태양, 식물 등의 요소들을 포함하는 전체적인 체계나 구조와의 관계 속에서 나무를 이해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식은 또한 맥락성을 가진다. 단편적인 지식을 나타내는 개별적인 문장이나 용어 의 의미는 전체적인 사건과 현상의 맥락 내에서만 확보될 뿐 아니라, 그것이 어떠한 맥락에서 파악되느냐에 따 라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가령 ‘빛’이란 용어는 물리학적 맥락, 성경과 관련된 종교적 맥락, 그리 고 회화 작품과 관련된 예술적 맥락에서 제각각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체계 혹은 구조, 맥락으로부터 분리되어 떠돌아다니는 분절적이고 단편적인 것이 바로 정보이다. 어떤 정보를 그 체계나 구조, 맥락과 더불어 자신의 의 식 속으로 수용하고, 기존의 지식 체계 속에 통합시킬 때, 그 정보는 비로소 지식으로서의 자격을 갖는다.
정보가 지식으로 질적 상승을 하는 데에는 정확한 회상과 반복적 숙고, 그리고 내면적 성찰을 위한 지속적인 지적 노력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 바로 언어인데, 일회성으로 휘발되는 음성 언어로는 한 계가 있다. 문자 언어가 인류사적으로 빛나는 가치를 가지는 까닭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다>
현대 사회의 한 특징으로 권위의 해체 혹은 추락을 들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의사소통의 측면에서 다음과 같 은 현상으로 나타난다. 우선 작가 혹은 저자의 절대적 권위가 해체되는 것이다. 저자를 뜻하는 ‘author’에 접사 가 붙어 만들어진 ‘authority’가 권위 혹은 권력이라는 의미를 지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근대적인 문자 문화에 서는 작가 혹은 저자가 상당한 독점적 지위를 지니고 있었다. 문자로 글을 써서 공적인 소통에 참여할 수 있었 던 사람들이 소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을 읽는 독자인 동시에 글을 쓰는 저 자로서 자발적이고도 자유롭게 사회적 의사소통에 참여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이에 따라 저자의 독점적 지 위는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 무수한 저자들은 유명 작가의 작품과 위인의 어록, 그 리고 집단적 지혜가 담겨 있는 속담이나 격언 등의 권위에 대해서도 도전한다. 널리 진리나 진실로 인정받는 관 념을 비틀고 인터넷 등을 통해 이를 공유하는 일도 여기에 해당된다.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를
‘내일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할 필요는 없다.’로 비트는 것이 그 사례이다.
이러한 자발적이고도 자유로운 글쓰기, 그리고 이를 활발하게 소통하고 공유하는 것은, 근대적인 문자 문화에 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는 개방성과 포용성이라는 디지털 매체의 매력 덕분이라 할 수 있을 것 이다.
<라>
멀티미디어, 하이퍼텍스트 등을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 매체가 우리의 삶에 깊숙이 밀착되면서, 독서 문화의 미래에 대한 묵시록적 예언들이 도처에서 제기되고 있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우리의 이목은 비관론적 목소리에 더 끌린다. 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정보의 공유와 소통은 원활해지지만 저급한 정보도 함께 양산될 것이며, 속도와 효율이라는 미덕에 압도되어 그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시각적인 이미지 기호를 동반하는 멀티미디어의 특성 상 문자를 통한 상징적ㆍ추상적 사고도 점점 낯설어질 것이다. 이미지는 문자 언어에 내재된 논리와 개념을 앞 서기 때문이다. 또 하이퍼텍스트의 속성상 비선형적이고 무질서한 독서 방식으로 인해 꼼꼼한 정보 확인과 추론 은 거추장스러워지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와도 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에 존재한다는 것과 실존 적 깊이에 대해 주관적 체험을 갖는다는 것은 양립하기 어렵기에, 인간은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숙고할 수 있 는 권리를 스스로 버리게 될 것이다. 글 읽기라는 행위는 사라지지 않겠지만,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고 지혜를 얻는 계기로서의 독서는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요컨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법 인데, 그저 구슬을 보배로 여기면서 무엇으로 어떻게 구슬을 꿸지는 아예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전자 문화 시대는 독서를 과연 이렇게 타락시키기만 할까? 그때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 독 서에 임하게 될까?
[문제 1] <나>와 <다>를 활용하여, <가>의 타모스 왕이 지닌 문자에 관한 견해를 평가하시오. (600자, 40점)
[문제 2] 다음 <조건>에 따라 <라>의 ㉢에 대해 답하는 글을 작성하시오. (800자, 60점)
1. <나>에 제시된 ‘정보’와 ‘지식’의 개념적 차이를 고려하시오.
2. <라>의 ㉡을 <다>의 ㉠에서처럼 재구성하여 논지를 강화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