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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용언어능력 평가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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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이 의사소통 맥락에 적절하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화용언어능력을 가지 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아동이 참여하여 검사(test)가 이루어지는 직접평가방식이 있으며, 주 양육자 및 부모, 담임 교사, 언 어재활사, 친한 친구 등 아동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참여하게 되는 간접평가방 식도 있다. 간접평가방식은 면담을 통해 보고 받기도 하지만 주로 일상생활에서 관 찰된 아동의 말, 행동을 떠올리면서 질문지(questionnaires)나 체크리스트(checklist) 를 작성하게 한다. 화용언어능력은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사용하는 언어능력을 뜻하므로 이를 구조화된 상황에서 검사 과정을 통해 평가한다는 것은 사실상 모순 이 될 수 있음을 검사자가 염두하고 평가를 계획 및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Paul, 2012).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평가도구들을 살펴보면, 우선 국외에서는 직접평 가도구로는 Test of Pragmatic Language-2(TOPL-2, Phelps Terasaki & Phelps Gunn, 2007), 간접평가도구로는 Childrens Communication Checklist-2(CCC-2, Bis -hop, 2003, 2006)가 있다. 먼저 TOPL-2는 물리적 맥락, 청자, 주제, 목적, 시각적-몸짓 단서, 추상적 개념, 화용 평가와 같은 7가지의 기초 화용영역을 평가할 수 있 다. 다음으로 CCC-2는 말, 의미, 구문, 표현의 일관성, 정형화된 언어, 부적절한 개 시, 비구어적 의사소통, 사회적 관계, 흥미와 같은 10개의 하위영역을 포함하고 있 다. Volden & Phillips(2010)는 TOPL과 CCC-2 중 어떤 도구가 고기능 자폐 아동 의 화용언어능력 결함을 더 정확하게 평가 할 수 있는 지에대해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CCC-2가 더 많은 자폐범주성장애 아동들의 화용결함을 밝힐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간접평가방식이 사용되는 CCC-2의 타당성과 유용성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 외에 국외에서 사용되는 화용언어능력 평가방법을 살펴보면, Prutting &

Kirchner(1983)는 아동과 성인 및 또래와의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상황을 검사자가 관찰하면서 전반적인 화용기술을 평가할 수 있는 화용평가 프로토콜(Pragmatic Protocol)을 제시하였다. 의사소통 행동은 크게 발화행동(구어 및 부차 언어적 요 소, 비구어 요소), 명제적 행동(어휘 선택 및 사용, 낱말 관계 구체화, 유형변화), 언 표내적 행위와 언향적 행위(화행, 주제, 순서 지키기)로 구분되어 있다. 검사자는 기록지에 있는 의사소통 행동들에 대해 ‘적절’, ‘부적절’ 그리고 ‘관찰기회 없음’ 세

가지 선택반응으로 주관적인 평가를 한다고 한다.

Girolametto(1997)도 CCC-2와 같이 부모보고를 통해 학령전기 아동의 화용언어 능력의 틀을 살펴볼 수 있는 질문지를 개발하였다. 이를 통해 아동이 대화에 어떻 게 참여하는지, 혹시 어려움이 있지 않은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고 하며, 높은 내적타당도와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질문지를 작성하는 아동 의 부모는 5점 척도(1=전혀 아니다, 2=거의 아니다, 3=가끔 그렇다, 4=자주 그렇다, 5=항상 그렇다)로 10개의 반응성 문항들과 15개의 주장성 문항들에 대해 평정하게 된다. 각 척도에서 3점 이하로 평정된 경우에 아동이 낮은 화용기술을 가지고 있다 고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반응성 문항의 예로는 “내가 질문을 하면 아이는 대답 을 한다.”, “내가 이해를 못해서 아이에게 다시 말해달라고 요청하면 아이는 다시 말한다.”가 있다. 그리고 주장성 문항에는 “아이는 질문을 한다(말소리/몸짓/낱말을 사용해서)”, “아이는 놀이나 게임을 함께 하자고 요청한다.”와 같은 예들이 포함되 어 있다. 문항 내에 포함되어 있는 ‘대답한다.’, ‘말한다.’라는 표현은 아동의 비언어 적인 의사소통을 고려하여 말이 아닌 몸짓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여 설명해주 고 있다.

Creaghead(1984)도 땅콩버터 양식(Peanut Butter Protocol)이라고 불리는 학령전 기 아동의 화용기술 평가 양식을 제시하였다. 이는 Girolametto(1997)가 제시한 질 문지와는 달리 아동이 직접 참여하는 직접평가방식이라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검사자가 아동의 의사소통 반응들을 이끌어내는 맥락들이 제시되어 있어 보다 구 조적인 상황에서 평가가 진행될 수 있으며, 해당 맥락에서 기대되는 화용행동에 대 해 아동행동은 무반응을 보였는지, 적절하게 예상했던 반응을 보이는지 등을 기록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잘 안 들리게)000 해줄까?”라고 검사자가 말하는 맥락에서 아동이 기대되는 화용행동인 명료화 요구하기를 하는지를 관찰 및 평가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아동의 화용언어능력을 평가할 때, 녹화 상황에서 놀이에 대한 관찰 과 행동 및 자발화 분석을 통해 홍경훈·김영태(2001)의 의사소통 기능 분석표를 기 준 삼아 화행의 출현 빈도와 비율을 계산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홍경훈·김영 태(2001)의 의사소통 기능 분석표는 Dore(1978)의 대화기능 분석표를 바탕으로 재 분석한 것이며, 분석표에는 정보 요구, 행동 요구, 명료화 요구, 주의집중 요구, 사 물 진술, 사건 진술, 설명, 부정, 자기생각, 진술, 의도 및 의지, 감정 표현, 강조하 기, 경고하기, 놀리기, 농담하기, 대답하기, 혼잣말, 부르기, 인사하기와 같은 19가지

화행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 검사에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검사자가 아동이 놀이상황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하며, 행동과 자 발화에 대한 분석도 적절하게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Bishop, 1998). 그리고 다소 평가 및 분석 소요 시간이 긴 것에 비해 치료실 내 구 조화된 상황에서 이루어진 평가결과가 아동의 화용언어능력을 대표한다고 보기에 는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국외에서는 아동을 잘 아는 부모나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여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화용언어 체크리스트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더욱 대표성(representative)이 있는 아동의 일상생활에서의 의사소통 능력을 단시간에 간편하게 평가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한다. 과거에는 연구자들이 아동 언 어평가의 형태로 부모보고(parent report)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몇 년 간은 이에 대한 보고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Sheehan & Sites(1989) 또는 Dale et al.(1989)은 부모가 아동이 현재 보이는 행동들에 초점을 두어 목록(inventory)이 나 설문지(checklist)같은 인식적 양식(recognition format)을 사용하여 평가한다면 신뢰도와 유용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하였다.

의미, 구문, 형태 등 대상자의 언어능력을 평가할 때에는 주로 표준화된 검사도 구 사용이 권고된다. 왜냐하면 또래연령 아동들과 비교하였을 때, 해당 아동의 상 대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용언어능력 평가 는 정상적인 화용언어의 발달 순서 및 규준이 명확하지 않아 주로 화용언어능력의 출현연령이 발달척도가 되어 아동의 화용언어능력의 강·약점을 평가하기도 한다(이 은주, 2010). 또한 국내에는 아직 표준화된 화용언어능력 평가도구가 출시되지 않아 이러한 영향들로 주로 관찰(observation rating)이나 성인과 상호작용을 하는 상황 에서 보인 자발화를 수집하여 분석하는 방법이 대표적,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 되어 왔을 수 있다. 최근에는 실제 아동의 전반적인 화용언어능력을 대표해줄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검사도구들이 개발 중에 있으며, 이에 대한 예비연구가 진행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국내 화용언어검사도구들은 국외의 연구방법을 번역해 서 사용했을 때에 오는 문화적 차이를 없애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좀 더 타 당성과 신뢰성을 갖춘 평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게 한다.

국내에서 현재 개발 중에 있는 평가도구들이 있다. 그 중 직접평가방식의 한국 아동 화용언어능력 평가(KOPLAC, 김영태 외, 개발 중)가 있다. 이를 연구과제로 사용한 전혜인(2016), 백소정(2017)에 의하면, KOPLAC는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언어병리학과 화용연구실에서 개발 및 제작된 컴퓨터 프로그램 형태라고 한다. 포

함된 과제로는 아동의 화용능력을 6가지 하위영역 ‘대화 상대자에 따른 의사소통 조율능력’, ‘상황 문맥에 따른 의사소통 조율능력’, ‘담화 및 이야기 규칙’, ‘간접표현 이해 및 대처’, ‘참조’, ‘반어 및 비유’가 있다고 한다. 총 104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문항별로 상황 그림과 이야기 녹음파일이 첨부되어 있다고 한다. 평가방 법은 아동에게 컴퓨터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질문을 통해 각 문항별 아동의 반응을 기록하게 된다고 한다. 채점 및 분석과정을 통해 총 점수와 총 정반응률, 6가지 하 위영역별 점수와 하위영역별 정반응률에 대해 확인할 수 있으며, 점수 및 %가 낮 을수록 해당 영역에서 어려움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간접평가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아동 화용능력 체크리스트(CPLC, 오소정

·이은주·김영태, 개발 중)가 있다. 이은주(2010)는 국외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존의 화용언어능력 평가 도구 분석을 통해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용언어능력 평가 도구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화용언어능력 평가 관련 자료수 집과정을 거친 후, 사용되고 있는 화용언어능력 검사도구 및 절차들을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 화용언어능력 평가를 위한 항목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표준화 된 평 가도구에는 CCC-2, Pragmatic Profile(PP, 2003), Observational Rating Scale(ORS, 2003) 등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ORS 같은 관찰평가보다 CCC-2와 같은 아동을 잘 아는 성인이 작성하게 되는 체크리스트를 통한 평가방법이 국외에서 더 널리 사용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는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되어 있으며, 아동을 옆에서 꾸준히 관찰할 수 있는 성인이 평정하게 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의 화용언어능력을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Bishop, 1998).

화용능력 체크리스트(CPLC)는 국외의 CCC-2의 장점을 바탕으로 평가 항목을 구성하고 평가방법을 적용하여 국내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 인 화용언어능력 검사도구로써 담화관리, 의사소통의도, 상황에 따른 조절 및 적용, 비언어적 의사소 통화용언어능력 총 네 가지의 하위영역(총 4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높은 타당 도와 신뢰도를 가지고 있으며(2차 내용타당도 4.17(0.54), 평가자간 신뢰도 .832), 예 비연구에서 일반 아동과 주요 장애군(언어발달지체, 자폐범주성장애, 지적장애, 말 더듬 등) 별 강·약점을 보이는 영역들에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동 화용능력 체크리스트(CPLC)의 구성개념은 <부록-1>에 제시되어있다.

백소정(2017)은 일반아동, 고기능자폐아동, 화용문제가 있는 국내 아동들을 대상 으로 KOPLAC와 CPLC 두 평가 방법에 따른 결과를 비교하고, 상관관계를 분석 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KOPLAC은 전체 점수에서는 유의한 집단 간 차이를 보였

으나, 6개의 하위영역 중 4개의 영역에서만 일부 집단들 간의 차이만 밝힐 수 있었 으며, 간접평가방식인 CPLC는 일반아동 집단과 장애아동 집단 간(고기능자폐아동, 화용문제가 있는 언어장애아동)의 전체 점수, 4개의 하위영역 모두에서 유의한 차 이를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CPLC에만 포함되어 있는 의사소통 의도 및 비언어적 의사소통 행동에 대한 문항들이 화용평가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 해줄 수 있다고 논의하였다. 또한 간접평가방식을 통한 화용언어능력 평가가 타당 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Paul(2012)은 언어발달이 이루어지는 학령전기 아동들의 화용언어평가에 관해 언어재활사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을 제시하였다. 이는 아동의 화용 적 의사소통 기술이 의미 및 구문 능력보다 나은지, 못한지, 혹은 비슷한지를 결정 하는 것이다. 또한 구체적으로 어떤 의사소통 기능, 화용행동이 앞으로의 중재 방 법 및 프로그램에 필요한지를 파악하여, 언어중재 맥락인 의사소통 상호작용에서 시범(modeling)을 보일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효과적으로 언어를 사용 하는 활동은 아동의 의사소통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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