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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력 일반집중

1. 정태지표분석 (1) 측정지표

경제력 일반집중은 대체로 자산, 매출, 고용, 순이익 또는 부가가치를 기준 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변수들을 이용, 집중지표를 작성함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장단점이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62)

① 총자산: 총자산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상품․비품․건물․토지 등의 유형자 산과 외상매출금․대여금 ․특허권 등 무형의 권리를 포함한다. 총자산은 장기에 걸친 기업활동이 누적된 저량(stock) 개념이라는 점에서 매출액과 더불어 기업의 종합적인 경제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 그러나 건물․토지를 많이 보유한 기업에서 물가상승 국면에서 재평가할 경우 자산규모가 과대평가될 수 있 고, 노동집약적인 산업보다 자본집약적인 산업에서 과대평가되는 문제점이 있다.

기업별, 산업별 자산구성의 차이에 따른 측정오차 이외에도 금액으로 표시하는 자산규모는 기업간 회계방법과 가치평가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발생한다는 단점 이 있다.

② 매출액: 매출액은 정해진 기간내에서 기업활동의 성과를 나타내는 유량(flow) 지표이다. 측정이 용이하고 시장에서 확인된 기업성과지표라는 점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다. 각 나라에서 시장의 독과점도 측정을 위해 작성하는 시장점유율도 매 출액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한 기업의 매출외형(총매출)은 순매출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매출액 변수의 이용함에도 다소 한계가 있다. 예를 들면, 제조업자의 매출과 유통업자의 매출은 속성상 서로 비교할 수 없다. 또 제조업체 중에서도 원부자재의 상당부분을 외부로부터 구매, 단순가공하여 판매하는 기업은 제조과 정을 내부화하고 있는 기업보다 매출액이 과대평가된다. 특히 재벌 계열사간의 내부거래 한 형태로서 전매가 빈번하고, 연결재무제표를 사용하고 있지 않는 한 국적 현실 때문에 매출액 기준으로 경제력집중을 국제비교할 경우, 한국의 경제 력집중은 과대평가될 수 가능성이 있다.

③ 고용: 한 기업이 고용하고 있는 종업원수는 그 기업의 생산력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일반집중지표를 산정하는 유력한 지표이다. 특히 자산이나 매출과 달리 화폐가치에 의해 영향받지 않는 실질변수(real variable)이며, 비교적 경제력집중 의 구조적 측면을 잘 반영하는 안정적 변수라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경제력집중 의 국제비교를 위한 기준변수로서 유용성이 높다. 그러나 고용지표는 자본집약적 인 기업인가, 노동집약적인 기업인가에 따라 종업원 기준에 의한 기업규모의 평

62) 좀더 상세한 내용은 강명헌(1990) 27-31쪽, 이규억․이성순(1985) 90-91쪽, Ottosen(1991) 1장 에서 7장을 참조.

가에 편차가 발생하고, 또 계절적 취업자와 임시종업원을 어떻게 취급하느냐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기도 한다.

④ 이익: 기업이익 또는 이윤은 독과점도와 비례한다는 주류경제학의 시각에서 보면, 경제력집중의 유력한 지표일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이윤(economic profit) 은 측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회계상의 이익(accounting profit)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이 경우 자산과 매출에 내재되어 있는 문제점이 그대로 나타난 다. 또 기업은 여러 가지 목적으로 이익분식(profit masking)을 하는 것이 관례이 기 때문에 객관적인 비교자료로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특히 기업이익은 경기변 동에 매우 민감하게 변하는 등 매우 불안정한 속성이 있기 때문에 이익에 기초한 집중지표는 경제력집중의 구조적 측면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 이익지표의 이 러한 불완전성 때문에 실제에 있어서도 경제력집중도를 측정하는 기준변수로 거 의 이용되지 않는다.

⑤ 부가가치: 부가가치는 노동과 자본의 기여를 모두 포함하고, 업종과 무관하게 기업간 상호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가장 바람직한 지표에 속한다. 그러나 경제적 이윤만큼이나 자료접근성에 한계가 있다. 즉, 개별기업에서 뿐만 아니라 기업전체를 포괄하는 부가가치는 자료를 작성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실제 활용 되는 빈도는 매우 낮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각 지표는 저마다 장단점을 지니고 있으며, 모 든 경우에 합당한 최선의 지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자는 연구목적과 분석대 상의 산업범위에 따라 가장 적절할 것으로 믿는 지표를 선정할 수 밖에 없다. 연 구목적이 국제비교분석이 아니라 한 나라에 국한된 추세분석에 있는 경우, 어느 변수를 사용하는가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예를 들어 니산과 케 이브(Nissan-Caveny, 1988), 또는 셔러와 로스(Scherer-Ross, 1990)와 같은 학자 에 따르면, 매출, 자산, 고용, 부가가치, 이 모든 변수는 밀접한 상호관계하에 놓 여 있기 때문에 이론적 근거보다는 일관성있는 자료의 확보가능성에 더 역점을 두고 기준변수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이에 반해 헥스터(Hexter, 1987)는 일국의 추세분석연구에서도 자산과 매출, 어느 것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이며 기준변수의 선정은 여전히 중요 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준변수의 선정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가 있음을 감안하여 여 기서는 매출액, 자산, 고용 등 다양한 변수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경제력집중의 변 화를 살펴본다. 그리고 본절의 정태분석에서는 ① 30대재벌, 또는 100대기업 등 소수의 대기업(집단)에 의한 경제력집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가, ② 이들 대기업(집단)내에서도 불균등 성장이 심화되고 있는가, 이상의 두가지를 중점적으 로 검증한다. 이밖에 한국의 경제력 집중이 한국 특유의 현상으로서 외국보다 높 은 수준에 있는가에 대해서는 제Ⅴ장에서 다룬다.

(2) 30대재벌의 경제력집중도

제Ⅲ장에서 설명하였듯이 우리나라에서의 경제력집중 개념은 통상적으로 재벌을 중심으로 정의되고, 제도적으로는 공정거래법 등 경제력집중 억제시책이 30대재벌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30대재벌에 의한 경제력집중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또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일반적 믿음 때문이다. 거 듭 강조한 바와 같이 한 나라에 국한된 추세분석으로 경제력집중 수준의 위험성 을 논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이는 다음 제Ⅴ장에서 국제비교를 통해 접 근해보고 여기서는 30대재벌에 의한 경제력집중이 1985∼95년 기간 중에 증가하 여 왔는지, 사실관계의 규명에 분석의 초점을 맞춘다. 산업범위와 기준변수별로 측정된 30대재벌의 일반집중 현황과 변동추세는 <표-8>에서부터 <표-12>까지 그 결과가 요약, 정리되어 있다.63)

먼저 부가가치에 의한 30대재벌의 경제력집중의 현황과 추세변동을 살펴 본다. <표-8>은 전산업(금융․보험 제외) 제조업 양부문에서 30대재벌의 부가가 치 비중이 1985년∼95년 기간 중 어떻게 움직여 왔는가를 보여준다. 분석기간 중 30대재벌의 부가가치 집중도는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전산업에서 30대재벌 부 가가치 집중도는 1985년 12.5%에서 1994년 14.2%로 서서히 증가하다가 1995년에 는 16.2%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제조업부문에서도 비숫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제 조업 부문 30대재벌 부가가치 집중도는 1985년 22.2%에서 1994년 35.3%로 동기 간 중 연평균 약 1.3%포인트 씩 완만히 증가해오다 1995년에는 41.0%로 1년만에 5% 포인트 이상 급증하였다. 부가가치 집중도가 1995년에 불연속적으로 급등한 것은 반도체경기의 특수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산업은 1996년 이후 전세계 적 공급과잉에 따라 불황국면으로 반전되었기 때문에 1995년의 급등추세가 계속 이어질 지는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단기교란요인을 감안하여도 30대 재벌의 부가가치 집중도는 8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증가해온 것이 사 실이다.

<표-8> 30대재벌 부가가치 집중도 변동추세

(단위: %) 연도 1985 1986 1987 1988 1989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전산업 12.5 11.5 11.0 11.9 12.9 12.7 13.0 13.5 13.6 14.2 16.2 제조업 22.2 21.5 22.3 24.4 27.7 29.0 29.8 31.9 33.3 35.3 41.0

주: 전산업 비중은 금융․보험을 제외한 전산업으로서 GNP대비 비중임. 제조업 비중은 30대재벌 제조업부문의 부가가치를 제조업 총부가가치(한국은행, 국민소득계정)로 나눈 비율

자료: 최승노 160-161쪽

63) 30대재벌에 관한 자료는 1991년까지는 한국능률연구소 자료를 이용, 1992년 이후는 한국경제 연구원 D/B를 이용함.

부가가치 집중도가 증가했다는 사실에 기초하여 30대재벌의 경제력집중이 증가했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이 가능하기 위해서 는 매출, 자산, 고용 등 다른 변수를 기준으로 30대재벌의 경제력집중도를 측정한 결과가 부가가치 집중도의 추세변화와 동일해야 한다. 따라서 30대재벌의 매출집 중도, 자산집중도, 고용집중도를 측정해볼 필요가 있다. <표-9>와 <표-10>은 전 산업과 제조업으로 나누어 측정된 이들 집중도가 1985년∼95년 기간 중 어떻게 변해 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 표에서 나타나는 분명한 특징은 매출, 자산, 고용기준으로 측정한 30대재벌의 경제력집중 추세변동은 부가가치 집중도의 추세 변동과 상이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매출집중도, 자산집중도, 그리고 고 용집중도는 부가가치 집중도와 달리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지 않으며 오히려 일부 는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이상의 내용을 전산업과 제조업으로 구분하여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표 -9>에서 전산업 30대재벌의 매출집중도, 자산집중도, 고용집중도는 감소 또는 정 체 추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출집중도는 1994년의 42.4%에서 1995년 45.8%로 서 최근 1년 사이에 다소 증가하였지만, 80년대 수준에 비해서는 대체로 낮다.

즉, 매출집중도는 80년대 후반(1985∼89)에는 평균 48.0%이었으나 90년대 전반

<표-9> 전산업 30대재벌의 경제력 일반집중

(단위: %) 연 도 1985 1986 1987 1988 1989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매 출 48.8 49.2 48.7 45.8 47.3 41.5 41.3 43.8 41.7 42.4 45.8 자 산 42.9 43.2 45.0 44.3 45.9 40.3 43.5 44.4 43.2 41.7 44.6 고 용 4.34 4.26 4.29 4.54 4.52 4.22 4.29 4.16 4.14 4.21 4.41

주: 고용은 30대재벌의 종업원수를 총취업자수로 나눈 비율

자료: 금융․보험을 제외한 매출총액, 자산총액은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표-10> 제조업 부문 30대재벌의 경제력 일반집중

(단위: %) 연 도 1985 1986 1987 1988 1989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매 출 42.6 45.8 45.0 43.3 44.6 41.2 41.4 43.2 43.1 42.4 45.2 자 산 41.5 46.5 46.3 46.4 47.7 45.7 47.5 50.0 48.7 47.9 55.4 고 용 2.74 2.87 3.12 3.36 3.33 3.13 3.10 3.07 2.98 3.03 3.09

주: 고용은 30대재벌의 종업원수를 총취업자수로 나눈 비율 자료: 제조업 총매출액, 자산총액은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1990∼95)에는 평균 42.8%로 하락하였다. 자산집중도에서도 1994년 41.7%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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