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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담론의 헤게모니정치 분석

카지노 운영

Ⅳ. 카지노 담론의 헤게모니정치 분석

1. 탈구적 상황과 전략적 선택

탈구는 접합을 유지하는 기존 관계 또는 질서의 이탈을 의미한다. 한국 사회의 자 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초래된 중앙정부의 재정 위기라는 탈구적 상황에서, 카지노 담론은 조정 전략의 선택지로 기능하였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본격적 개장을 앞둔 2002년 2월 6일과 22일에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이 당해년도 상반기중 카지노 추 가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을 하였다(제민일보, 2000년 2월 24일). 제주사회 에서 이 발언에 즉각적으로 반응한 것은 적자 운영 상황에서 활로를 모색하던 카지 노업계였고, 이 후 제주사회에서 카지노 담론은 끊이지 않았다.

2000년 2월, 중앙정부의 카지노 추가 허용 발언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카지노 개장 요구에 대한 헤게모니적 실천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기업주의화 전략에 의한 것으 로, 강원랜드 카지노의 수익 구조에 공공의 이익이라는 명분을 확보하고 강원랜드 이외의 지역에 중앙정부 산하 공사 주도의 카지노사업을 추진하려는 의도로 기획된 것이다. 이후 추가 허용된 카지노는 2005년의 한국관광공사에 의한 세븐럭 카지노 였다. 2000년 중앙정부의 발언은 세븐럭 카지노 개장을 위한 헤게모니적 실천이었 고, 제주사회의 카지노업계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기회라고 여겼던 것이다. 카지노 담론은 중앙정부의 헤게모니 전략이었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의 의도를 간파 하지 못하고 이를 다만 지역사회 카지노사업 확장의 기회로만 생각하고 카지노에 대 한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켜나갔다.

카지노 담론의 헤게모니적 실천의 주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나타난다. 중앙 정부의 의도는 숨겨져 있었고, 지방정부의 의도는 드러나 있었다. 제주사회 카지노 담론은 숨겨진 중앙정부의 의도를 간파하지 못한 채 전개되었으며, 제주사회 내부에 서 카지노 담론의 헤게모니적 실천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와 관광 및 카지노업계가 성

장연합을 형성하면서 구성된다. 카지노를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는 반성장연합을 구 성하지 못한다.

기획된 헤게모니적 실천의 첫 단추는 중앙정부에 의한 카지노 담론의 점화였다.

점화된 카지노 담론은 내국인 카지노의 필요성 또는 현 외국인 카지노의 확장에 대 한 정당화 시도로 전개되어 나갔다. 제주지역에서 카지노 담론의 전개과정에서 나타 난 헤게모니적 실천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불법적 카지노에 대한 고발이다. 불법 카지노에 대한 고발은 불법 카지노 에 대한 경각심을 조성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규제 가능한 틀 안에서 카지노를 합법 화해야한다는 명분을 제공할 수도 있다. 2000년 2월 문화관광부 장관의 카지노 추 가 허용을 시사하는 발언 이후 제민일보는 2월 24일 장관의 발언과 관련된 카지노 업계의 반응을 소개하였고, 26일에 제주도교육청이 기존 교육 정보망인 에듀넷에 사이버 카지노 등의 유해 정보 차단 장치를 설치했다는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제민 일보, 2000년 2월 24일, 26일).

둘째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영업 실적에 대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표명이 다. 제주지역에 운영중인 외국인 카지노의 영업난에 대한 보도는 제주지역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문제와 연결하여 카지노사업의 확장 요구에 대한 명분을 제공하게 된 다. 외국인 관광객을 카지노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내세우는 대규모 리 조트 조성을 주장할 때면 어김없이 카지노사업의 확장 내지는 단지화가 포함되었고, 해외 투자 자본은 내국인을 고객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2002 년 9월의 보도에 따르면, 제주도에 전국 13개소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가운데 8개소 가 집중되면서 도내 카지노업계가 공급 과잉으로 가동률이 극히 저조하여 전체적으 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01년도 국내 13개소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평균 가 동률이 6.2%인데 제주지역 8개소 카지노의 평균 가동률은 1.4%였다는 것이다(제민 일보, 2002년 9월 24일). 카지노 영업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우려와 함께 긍정적인 평가도 카지노가 소위 ‘돈이 되는’ 사업이라는 인식을 조장함으로써 카지노 담론을 활성화하는 데 일조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지방정부의 기업주의적 경향에 따른 경쟁적 각축 상황이

다. 타 지역에 들어서는 내국인 카지노가 제주 관광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고민과 카 지노 추가 허용에 대한 경쟁적 선점 효과에 대한 논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카지노 가 들어설 경우, 관광객 유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는 전제 하에 다른 지방에서 유치하기 전에 먼저 시작하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는 논리인 것이다. 강원도 카지노 시설 개장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강원도가 침체 에 빠진 지역 경기 활성화를 목적으로 폐광 지역에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카지노 시설을 유치하여 개장을 앞두고 있다며, 국내 관광객 유치를 놓고 경쟁 관계에 들어 갈 수밖에 없는 상태이고 이미 카지노 관련 인력 유출이 발생하였음을 지적하였다 (제민일보, 2000년 9월 26일).

세 가지의 헤게모니적 실천을 구체적으로 다시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불법 카지 노에 대한 고발은 조정 전략을 기획함에 있어서 복선을 깔기 위한 것이다. 제민일보 는 2000년 2월 24일에 중앙정부의 카지노 추가 허용 검토 발언을 소개하면서 제주 지역 카지노업계의 관심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26일에 제주도교육청에서 교육 정보망에 접속해오는 사이버 카지노 등의 유해정보를 차단하기 시작했다는 속보를 게재하였다. 이미 불법적인 사이버 카지노가 범람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2000년에서 2004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제주지역사회는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놓 고 갑론을박하였다. 2004년 7월 6일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수억대의 불법 도 박을 벌이던 내국인이 검거되었다는 사건 소식이 보도되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 이 영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에이전트까지 고용하고는 출입이 금지된 내국인들을 끌어 모아 불법 영업을 벌여왔다는 것이다(제민일보, 2004년 7월 6일). 이후 제주지 역의 카지노업계는 제주지역에 외국인 카지노를 추가로 신설해야한다고 주장하였으 며, 제주지역에서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 기도 하였다(제민일보, 2004년 9월 19일, 20일). 10월에 다시 제주지역의 외국인 전 용 카지노에서 내국인들을 모아 불법 도박을 벌였다는 기사가 나간 이후, 곧이어

‘제주지역 카지노 생존권 확보를 위한 투쟁위원회’가 결성되었고, 내국인 카지노에 대한 경제 효과를 확인시키겠다며 제주발전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하였다(제민일보, 2004년 10월 31일, 11월 2일, 21일).

불법 카지노와 관련된 기사의 수는 2000년부터 2012년에 걸쳐 총24건이었다.

2005년 8월 11일에서 2006년 1월 31일까지 6개월 동안 12건의 보도가 집중되었다.

이후 2006년 2월 7일 한국관광학회에서 컨벤션센터 수익 방안으로 내국인 면세점과 내국인 카지노 설치를 제시하는 용역 결과 발표가 보도되었다. 2006년의 나머지 기 간에 5건의 보도가 있었는데, 2007년 5월에 FTA 관광 대책 토론회에서 내국인 전 용 카지노 도입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영업 실적에 대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표명 역시 헤게모 니적 실천으로 나타난다. 2002년 8월 2일에 제주지역 카지노업계가 매출 감소로 울 상이 되었다는 기사가 나간 후, 13일에는 제주지역 카지노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 된다는 기사가 그리고 20일에는 내국인 카지노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기사 가 보도되었다. 9월 11일에는 제주도정이 카지노와 지역 항공사를 추진하겠다는 의 사를 공식화하기에 이른다. 2002년 상반기 동안 일본인 관광객이 21% 감소하면서 K호텔 카지노가 100억원에서 65억원으로 G호텔 카지노가 158억원에서 155억원으로 S호텔 카지노가 95억원에서 85억원으로 C호텔 카지노는 70억원에서 52억원으로 감 소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제주지역 카지노업체와 호텔 간의 새로운 짝짓기와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라고 기사는 적 고 있다(제민일보, 2002년 8월 2일, 13일).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로 외국인 전용 카 지노의 매출이 떨어졌다는 상황을 빌미로 다시 내국인 카지노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 된 것은 2002년 8월 20일이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21일 현경대 의원과의 간담회에 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 전용 카지노가 정부에서 허용될 수 있도록 한나라당 대선 공약에 포함시키고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개정시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

는 공식 건의서를 제출하였고, 그로부터 한 달이 못되어 우근민 지사는 오픈카지노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제민일보, 2002년 9월 11일). 2008년에도 일본 인 카지노관광객의 정체로 카지노업체의 매출이 지난 해에 비해 10.8%에 해당하는 75억6600만원이 줄었다는 보도가 나온 일주일 후, 제주도관광협회가 관광객 전용 카지노 유치를 본격화하겠다며 유치사업비 1000만원을 추경 예산에 포함하였다는 보도와 관광객 전용 카지노 유치 추진단 구성 계획안이 작성되었다는 보도가 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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