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부터의 ‘출구전략’이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출구전 략 이후의 통화정책 패러다임에 대해서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전 통적 통화정책의 모습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견해와 새로 도입된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향후 통화정책 운 영의 주요 요소가 유지되는 새로운 통화정책 패러다임이 형성될 것이라는 견해가 대비된다. 가령 2013년 9월 발표된 보고서 “Geneva Reports on the World Economy 15”에서 Frederic Mishkin은 주로 전통적 통화정책으로의 복귀 가능성을 높게 보는 반면 Alan Blinder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주요 요소를 중심으 로 새로운 통화정책 패러다임 형성을 예견하였다.
1) 물가타겟팅(inflation-targeting) 측면
Blinder는 금융위기 이후 금융안정과 성장이 통화정책의 주된 정책목표가 되면서 물가안정이 정책우선 순위에서 밀려났으며 향후 New Normal 시대의 통화정책에서 물가타겟팅의 중요도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 하였다.
반면 Mishkin은 연준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장기디플레를 막기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do whatever it takes)’고 천명하는 등 물가타겟팅을 정책 우선순위에서 내린 적이 없었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연준 물가타겟팅 의지와 능력에 대한 신뢰성 덕분에 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되었고, 이에 따라 연준은 인플레 혹은 디플레에 대한 우려없이 큰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따라서 향후에도 시장의 장기 기대인플레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게 형성되지 않도록 조절하기 위하여, 물가타겟팅은 각국 중앙은행의 주요한 정책수단중 하나로 사용될 것으로 보았다. 특히 경기상황에 맞추어 고용이나 금융안정성 측면도 고려하는 유연한 형태(flexible inflation-targeting)의 물가타겟팅의 형태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2) 거시건전성 규제(macroprudential policy) 측면
중앙은행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금융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거시건전성 규제에도 과거보다 좀 더 비중 을 둘 것으로 예측된다. 거시건전성 규제가 강화되어 시장의 신용창출이 느려지고 성장이 지체되면 완화적 통화정책이 확대되어 이러한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또한 그 반대의 시나리오도 가능한 바, 중앙은행 은 고유의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규제 정책을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Mishkin은 거시건전성 규제가 앞으로도 중앙은행의 중요한 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 이유로 물가안정과 경기상황이 금융안정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 향후에도 지속될 저금리 상황에서 민간 금융기 관은 과도한 위험을 택할 가능성이 많다는 점, 그리고 금융시장의 붕괴는 경제에 매우 큰 충격을 준다는 점 등을 지적하였다.
Blinder 또한 거시건전성 규제가 앞으로 중앙은행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지만 어떤 형태의 규제가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22)
3) 장기자산 매입(long-term asset purchase) 측면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주요한 정책수단인 중앙은행의 장기국채 매입·보유는 향후에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나, 보유량은 현재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Blinder는 장기 기대인플레가 낮은 상황에서 단기금 리의 초저금리 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단기금리→장기금리로 이어지는 전통적 통화 정책의 효과는 향후에도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Blinder는 장기국채를 중앙은행이 직접
22)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의 연준과 영국의 영란은행은 각각 거시건전성 규제를 담당하는 부서를 설치하여 적극 대비하고 있다.
매입-보유-매도하여 장기금리를 통제하는 수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우 효과적이었으며, 향후에도 유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Mishkin은 기대가설(expectation hypothesis) 측면에서, 최근의 장기금리 안정은 선제지침이 미래의 단기금리기대를 효과적으로 낮추었기 때문이라며, 장기자산 매입 정책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하 였다. 게다가 중앙은행의 장기국채 보유는 현 행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중앙은행의 간접적인 지원으로 비 추어져 정치적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장기금리의 변동으로 인해 중앙은행 보유자산 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되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의회가 중앙은행을 통제하려는 구실로 쓰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지적하였다. 또한 국채가 아닌 민간채권(MBS 등) 매입정책은 중앙은행이 특정 부문(부동산 등)을 지원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아니면 앞으로 중앙은행의 자산구성에서 비중 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23)
4) 선제지침(forward guidance) 측면
한편 제로금리 제약 하에서 단기금리가 향후에도 초저금리로 유지된다면, 선제지침을 통한 시장의 기 대 조절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Blinder는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경제상황에 연 동시키는 커뮤니케이션이 상당히 효과적인 통화정책이었음을 중앙은행들이 인식하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선제지침은 중앙은행의 정책 수단으로 남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Mishkin은 선제지침에는 크게 실업률 등에 기초한 ‘조건부 지침’과 만료시점을 명시하지 않는 ‘무조건 적 지침’으로 나눌 수 있는데 두 가지 모두 제약이 따른다고 지적하였다. 무조건적 지침은 조건부 지침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반면, 지침의 잦은 수정은 중앙은행의 정책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경 제상황이 빠르게 변화할 경우에도 함부로 바꾸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조건부 지침은 명목GDP, 물 가, 실업률 등 다양한 변수에 타겟을 두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으나 역시 각각의 한계가 존재한다. 가 령 이번 위기 때 Fed의 선제지침과 같은 실업률 기준 방식은 Fed가 실업률 타겟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우려가 있으며, Fed의 물가안정 의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경제침 체기 당시 선제지침에 사용되는 물가상승률 기준(Fed의 경우 2.5%)은 보통 장기 물가상승률 타겟(Fed의 경우 2%)보다 높게 정해지기 때문에, 물가상승률 기준 선제지침은 시장의 장기 기대인플레 형성에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
따라서 선제지침의 방식에 관해서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에는 물 가와 실업률보다는 명목GDP에 타겟을 두어 선제지침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23) 그러나 이자율기간구조는 기대가설로만 설명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고, 특히 최근 Fed의 국채매입 정책이 장기금리 안정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된다.
하였다. 가령 Woodford(2012)는 명목GDP가 특정기준(예: 잠재GDP와 타겟 물가상승률을 혼합한 기준)을 넘어서게 될 경우 금리를 인상하는 선제지침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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