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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과 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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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진리는 천상적 삶을 지향하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윤동주 시에서도 상승욕구 즉 천상적 삶을 지향하고자 하는 모습이 드러나는 상징적 요소가 나타난 다. 이러한 상징은 시인이 지향하고자 하는 이상향, 자아실현의 최고점을 드러내는 상승욕구가 천상과 지상의 이원적 구조로 나타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서시>

위의 시에서 시인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라고 말하고 있다. 하늘을 ‘우러 러’본다 했을 때 시적 화자는 하늘과 대립적인 공간에 있음을 보여준다. ‘우러러’란 말 자체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바라보거나 지향할 때 사용되는 말이기 때문이 다. 화자의 시선은 자신이 처한 낮은 곳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 즉 하늘을 향 해 있는 것이다.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라는 화자의 태도는 천상을 향한 종교적 의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행과 4행을 보면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고 말하고 있다.

잎새에 이는 바람은 굉장히 연약한 바람이다. 그러한 바람에도 괴로워 할 만큼 화

자의 마음이 순결함을 엿볼 수 있다. 시의 5행인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는 “죽 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보는 것과 같은 선상에 있다. ‘별’ 또한 획득하고자 하는 소망으로 표출되고 있다. 윤동주는 어두운 현실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이 상적 세계를 향한 의지를 시 속에 담았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읍니다.

별이 아슬히 멀 듯이,

-<별 헤는 밤>

돌담과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길>

윤동주에게 있어서 하늘은 기독교의 신, 절대자 하나님을 향한 상징을 띄고 있 다. 즉, ‘하늘’은 기독교의 신인 하나님이 거하는 천국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보편적으로 하늘은 절대적 이상, 궁극적 진리, 희망 등을 상징한다. 즉 하늘은 인간 들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존재이며, 인간에게 있어서 구원의 손길을 뻗는 절대자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윤동주의 시에서 나오는 하늘은 대체적으로 종교적 차원의 구 원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별 헤는 밤>에서 시인은 지상에 존재하면서 별을 세고 있다. 이 별은 <서시>에서 나왔던 별과 마찬가지로 천상적 삶을 향한 소망을 가리 킨다. 그는 그 별을 세면서 자신과 별이 있는 ‘하늘’과의 거리를 실감하고 있다.

<길>에서 표현되는 ‘하늘’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는 대조적이며 늘 자신을 부끄럽게 하는 너무나 모범적이고 완벽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위’에 있는 자, ‘높이’있는 자는 모든 종교적 복합체에서 초월적인 것을 계속 계시하고 있다. …… 하늘의 상징은 또 많은 의례, 신화와 및 전설에 생명을 부 여하고 지탱해 준다. 세계의 중심의 상징도 ― 그 무한한 전파를 우리는 보고 있

는 바이지만― 또한 하늘의 상징의 중요성을 밝혀주고 있다. 왜냐하면 하늘과의 교류는 중심에서 행해지고 하늘은 초월성의 전형적 형상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 이다.45)

엘리아데가 말한 것처럼 하늘은 초월성의 전형적 형상을 갖고 있다. 윤동주는 자 신이 처한 현실과 천상적 진리의 삶을 구분하여 보았으며 그 사이에서 자신의 모 습을 지상에 처한 상태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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