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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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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례 내 분석

2. 참여자2

a. 코로나와 정서적 경험

(1) 실감 나지 않음 : 대수롭지 않게 생각

“신종 플루도 있고 막 했었잖아요. 그래서 그런 비슷한 게 또 왔나보다 하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우한폐렴이라는 이름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보도가 될 당시, 참여자 2는 코로나19를 기존에 경험해 온 많은 감염병과 비슷한 것 으로 인식하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독감이나 신종플루처럼 금방 해결 이 될 수 있는, 대수롭지 않은 질병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다.

(2) 확진자의 급증과 감염에 대한 걱정

“너무 근처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니까.

이게 뭐지, 이런 생각에 집하고 직장만.

아이들 데리고 진짜 바로 집 들어가버리고.”

참여자2가 코로나19의 파급력을 실감한 것은 동네 근처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면서였다. 코앞에 있는 장소에서 발생한 코로 나19 신규 확진자는 일상생활을 위협했다. 감염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색 다른 장소나 멀리 여행을 가는 것은 물론, 바로 근처의 마트를 다니는 것조 차 조심스러웠다. 특히, 어린이집 교사인 참여자2는 어린이집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의 빈자리를 시각적으로 확인하면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3) 직업 지속과 관련한 고민

“아이들이 있으니까. 그때는 잠깐 일을 괜히 시작했나, 이런 생각도 하고.

고민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후, 재취업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살갗으로 느끼면서 참여자2는 일을 지속할 수 있을지의 여부를 고민하게 되었다. 장기간의 경력 단절 후에 시작한 일이었기에 고민 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어린이집 교사라는 직업적 특성 상 학기의 마무리 까지는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시작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함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이 반복되는 상황은 엄마로서의 의무감과 책임감 을 자극했다. 참여자2는 친정 엄마의 조력을 받을 수 있었으나, 갑작스럽게 닥쳐온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4) 불안하기에 선택하였던 가정보육, 그로 인해 경험한 부정적 정서들 해치워야 하는 일을 급하게 하고 있을 때, 아이가 신경 쓰이게 하는 상황 이 발생하면 참여자2는 아이들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게 되기도 했다. 퇴근 후 집에 오면 여전히 마무리해야 하는 것들이 남아 있는데, 집안일과 아이들 의 양육을 전부 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다. 완벽하지는 않

아도 계획대로 하루를 채우고 싶은 참여자2의 마음과는 달리, 제한 된 시간 내에 해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참여자2는 시간에 쫓기며 아이를 다 그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 참여자2는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볼 수는 없었다.

출근을 해야 하는 시간 동안 참여자2는 조모의 도움을 받았다. 조모는 참여 자2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감 없이 조모와 교류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아이를 맡기는 기간 동안에도 참여자2는 마음이 불편하고 미안했고, 근무를 하면서도 아이들이 신경이 쓰였다고 말했다.

(5) 막연함

“이제 진짜 언제쯤 끝나려나. 그래도 얼마 있으면 끝나겠지 하는데 이제 점점 길어지니까 이러다 또 내년까지도 힘들까하는 그런 생각 있잖아요.”

“(취소가 되는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조금 속상하고 그랬는데, 이게 반복이 되니까 중간에 짜증도 좀 나는 거예요.

지금은 아예 이런 거 자체를 만들지 않으니까.

예약하지도 않고 이제 그냥 아예 반 포기를 하게 되는.”

코로나19의 장기화는 막연하기만 했다. 언젠가 끝날 것이라고 믿었으나, 끝날 것이라고 믿고 버텼으나,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여전히 끝나지 않고 지 속되고 있다.

그러한 막연함 속에서 반복되는 제한은 참여자2를 자포자기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아이에게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쉽고 속상해했으 나, 반복되는 취소와 제약에 결국 짜증이라는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는 현실은 결국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마음을 내려놓게 만들었다. 반복되는 실망에 지쳐, 더 이상은 바라거나 기대하지 않 게 된 것이다.

(6) 아이에게 미안함과 안타까움

“처음에는 조금만 버티면 갈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얘기했는데

요즘은 그런 기약조차도 하기 힘든 거예요.”

“우리가 이렇게 모두 모이면 안 되니까 그냥 조금만 참았다가 하면 안 될까, 그렇게 이야기.”

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서 참여자2는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 아 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참으라고 말 할 수밖에 없는 현실, 확실한 약속 과 기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은 여전히 아쉽고, 그러한 생활에 익숙해져야 한 다는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

휴가 계획을 세우고 예약했던 것들을 전부 취소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참 여자2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데리고 가고 싶다고 이야기 했 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고, 다른 것으 로 대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크게 느껴졌다.

b. 코로나로 인한 우리 가족 일상의 변화

(1) 초기 : 감염에 대한 지나친 걱정과 외출 제한

“공기 중에 떠다니는 그런 거에 막 이렇게 감염된다는 소리가 있었잖아요.

손잡이도 최대한 안 잡게, 버튼에도 손대지 않게.

집에 들어오면 바로 손 씻자고 항상 교육하고.”

코로나19 초기에 집 근처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참 여자2는 감염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다. 참여자2 자신도 집과 직장만 을 오가며 동선을 최소화했고, 아이들이 하원을 하지마자 집으로 곧바로 들 어올 정도로 조심스러워했다.

코로나19에 대해 뉴스에서 보도되는 이야기, 다른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신경 썼다. 엘리베이터 손잡이도 최대한 잡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교육하고, 귀가 후에는 무조건 곧바로 손을 씻도록 반복적으로 지도했다. 엘리베이터에서 아이들이 다른 것들을 만지지 않도록 하면서 참여 자2는 다른 것들도 신경 써야 했다. 주민들의 생활방역을 위해 항상 비치되

어 있는 손 소독제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있었기 때문이다. 손 소독제가 아이 들의 눈에 들어가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 기를 한 번 듣게 된 이후로, 참여자2는 손 소독제를 볼 때마다 그 입구를 반 대쪽으로 돌려 아이들이 혹시나 누르더라도 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예방하 고자 했다. 가는 곳마다 신경을 써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코로나19 이 전에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것들을 새롭게 신경 쓰고 걱정해야 했다. 사소 한 부분들은 하나 둘 모여 더 이상 사소하지 않게 느껴질 만큼 몸집을 부풀 렸고, 외출을 할 때마다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을 챙기면서 예민하게 긴장하게 되었다.

(2) 가정보육에서 다시 등원을 시키기까지

“아무래도 저는 이제 애들을 맡겨놓고 밖에를 나가버리잖아요.

저는 크게 고생하고 이런 건 없는데 아무래도 마음은 불편하잖아요.”

일을 하고 있는 참여자2는 가정보육 기간에도 주로 아이를 돌볼 수는 없었 다. 코로나19가 발발하고 그 확산세가 너무도 버거워 공포로 다가왔던 몇 달 의 기간 동안, 참여자2는 조모와 배우자의 도움을 받았다.

배우자가 쉬는 날에는 배우자가 보육을 도맡고, 배우자 역시 출근을 해야 하는 날에는 조모의 집에 아이들을 맡겨놓을 수밖에 없었다. 참여자2는 고마 움과 미안함을 느꼈고, 일을 하면서도 계속 신경이 쓰였던 상황이라고 설명 했다. 참여자2의 남동생 역시 맞벌이였기에, 조모는 세 명의 아이들을 한 번 에 돌봐야했던 상황이었다. 아이들은 함께 모여 있으면서 더 즐거워하고 좋 아했지만, 장기간동안 아이를 돌봐야 했던 조모에게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었 던 것이다.

(3) 가까운 곳에 있는 가족들과 잦은 교류

“바깥 생활을 못 하니까 거의 집에서 생활을 하고.

그래도 이제 할머니랑 이모 집으로 가는 거는 가능하잖아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야외에서 보냈던 여가시간을 이제 ‘집 안’에서 보내게 되었다. 같은 장소에서 아이들은 쉽게 지루해졌다. 같은 놀이라도 다 른 장소에서 하면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참여자2는 아 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친지들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여가시간에 할머니와 이모 등 가까운 곳에 있는 친인척들의 집을 방문하는 횟수가 잦아졌고, 조부 모 역시 참여자2의 집에 방문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참여자2는 실내에서 좀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여러 장난감을 준비하기도 하면서 가 족 간 상호작용의 빈도와 깊이가 더 깊어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4) 또래관계 경험의 감소와 아동의 아쉬움

“오늘은 애들이 많이 안 왔다고, 이 말을 하더라고요.

원체 친구 좋아하고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 되게 아쉬워하고.”

“제 친구들이 임신이랑 출산을 비슷한 시기에 했거든요. 그래서 육아를 좀 같이 했거든요. 한 집에 모여서 같이 맛있는 것도 해 먹고 애들끼리 같이

놀고. 그런 걸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니까. 그래서 놀다 보면 00이가 한 번씩 누구네는 뭐 하고 있을까?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쉬워하죠.”

참여자2는 아이가 등원을 해도 친구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던 장면, 아이가 또래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경험이 현저히 줄어든 시기를 회상하며 속상해 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임신과 출산을 함께 하였기에 자주 어울리며 교류 하던 친구들을 떠올렸다. 아이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생활습관을 모델링하 고, 어울려 놀기도 했던 그 기회를 잃어버린 것 같았다. 또래관계에서 배울 수 있는 많은 것들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줄 수 없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 했다.

(5) 제한설정의 반복과 엄마의 화

“한 번 말해도 애들이 바로 듣는 게 아니니까. 그럴 때는 저도 모르게 신경이 좀 날카로워지는 거예요. 괜히 화도 한 번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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