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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량-에너지 등가원리, 원자폭탄과 원자로, 핵의약

아인슈타인은 1905년 4편의 논문을 연달아 발표했다. 첫 번째 논문은 6월에 나왔는데 광전효 과를 프랑크(Max Planck, 1858~1947, 1918년 노벨물리학상수상)의 광양자 개념을 이용하여 설 명한 것이었다. 이 업적은 양자(파동)역학의 태동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이 논문의 업적으로 아인슈타인은 1921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두 번째 논문은 7월에 발표한 브라운 운동에 대한 논문이었다. 브라운 운동은 식물학자인 브라운(Robert Brown, 1773~185)이 물에 띄운 꽃 가루 입자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던 중 무질서한 운동을 관찰하였다. 그는 다른 미립자들을 물에 녹였을 때도 동일한 불규칙한 운동이 관찰됨을 확인하였다. 아인슈타인은 미립자들의 불규칙한 운동을 미립자와 액체원자와의 무질서한 충돌을 그 원인으로 보고 통계역학적인 방법으로 설명 하였다. 그 후 페렝(Jean B. Perrin, 1870~1942)은 미립자에 대한 브라운 운동을 실험적으로 측 정하여 아인슈타인의 예측을 증명하였다. 그는 이 업적으로 1926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 다. 세 번째 논문은 9월에 발표한 특수상대성이론에 대한 논문이다. 이 논문은 아인슈타인을 유 명하게 만든 논문이다. 물체의 속도가 광속에 가까울 경우 뉴턴역학은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이었 다. 그리고 물체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일 경우 운동계와 정지계의 시간은 다르다는 결과 를 준다. 즉, 특수상대성이론은 정지계와 일정한 속도(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관성계사 이의 상대성이론이다. 1915년 아인슈타인은 정지계와 가속계(중력계)사이의 상대론인 일반상대성 이론도 발표를 하였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우주론에 심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네 번째 논문은 질 량과 에너지의 동등성에 관한 논문이다. 즉, 물질의 질량이 곧 에너지라는 것이다. 이는 유명한 관계식으로  로 표현된다. 질량-에너지 동등성은 핵의 결합에너지를 설명한다. 핵이 분열 되면 핵의 결합에너지가 방출되며, 우라늄 235 또는 프로토늄 239가 연쇄적으로 분열되면 막대 한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이것이 바로 원자폭탄의 원리가 된다. 원자폭탄은 이로 인해 인류가 멸 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원자력을 이용한 원자력발전이 가능하게 되어 인류에게 보탬이 되기도 하였다. 1942년 페르미(Enrico Fermi, 1901~1954, 1938년 노벨물리학 상)는 최초의 원자로를 만들었다. 핵분열의 속도를 조절하여 연쇄반응을 천천히 유지시킨 것이다.

이 원자로의 개념은 곧 원자력발전에 응용되었다. 그리고 원자로를 이용하면 다양한 인공 방사 능 원소들이 만들어지고 이 방사능 원소들이 병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될 수 있게 되었다.

그림 17. 페르미와 원자로의 내부

방사선은 불안정한 핵이 안정한 핵으로 바뀌면서 외부로 방출하는 고에너지 입자와 전자기파 를 말한다. 방사선은 입자로는 헬륨의 핵인 알파입자, 전자(입자, ), 양전자(입자, )가 있고, 전자기파로는 감마()선이 있다. 현재 약 1,850개의 핵종이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280개 가 안정한 핵이고 나머지는 불안정한 핵종인 방사능 핵종들이다. 방사능 핵종은 자연방사능 핵종 과 인공방사능 핵종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방사능 핵종의 수는 많지 않고 거의 대부분은 인공방 사능 핵종들이다. 원자번호가 83이상은 모두 방사선 핵종인데 45종이 있고, 원자번호가 83번이 하의 방사능핵종은 15개뿐이다.

방사능 핵종은 병의 진단과 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인공방사능 핵종을 만들 어야 한다. 인공방사능 핵종을 만드는 방법에는 원자로를 이용하는 방법, 사이클로트론과 같은 입자가속기를 이용하는 방법, 핵종발생기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원자로 안에 물질을 두면 그 물질이 원자로에서 발생되는 중성자를 포획하여 다른 물질로 바 뀐다. 몰리브덴 99, 요오드 131 등이 이러한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원자로의 연료인 우 라늄 235가 핵분열하면서 원자번호 30에서 66까지의 방사능 원소들이 만들어진다. 이 중에서 요 오드 133, 제논 133, 몰리브덴 133이 의료에 많이 이용된다.

사이클로트론은 입자가속기의 일종으로 1930년 로렌스(Ernest lawrence, 1901~1958)가 최 초로 만들었다. 이 공로로 그는 193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사이클로트론은 양성자 또 는 알파입자 등을 자기장 속에서 전기장에 의해 연속적으로 가속시키는 장치이다. 이렇게 고속으 로 가속된 입자와 물질을 핵반응시키면 새로운 인공 방사능 핵종이 얻어진다. 이 방법으로 불소 19, 산소 15, 코발트 57 등이 만들어진다.

그림 18. 로렌스와 사이클로트론의 구조

마지막으로 핵종발생기를 통해서도 방사능 원소가 만들어진다. 어미핵종의 반감기가 딸핵종의 반감기보다 많이 길지 않은 경우 매일 딸핵종을 채취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핵종이 테크네튬 99m()이다. 여기서 m은 여기(excited)상태를 나타낸다. 테크네튬 99m의 어미핵종은 몰리브덴 99이다. 몰리브덴 99의 반감기는 66시간이고 테크네튬 99m의 반 감기는 6시간이다. 몰리브덴 99의 반감기가 66시간이므로 하루(24시간)가 지나면 테크네튬 99m 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를 소금물로 씻어냄으로써 테크네튬 99m을 채취하여 매일 사용할 수 있 다. 테크네튬 99m은 SPECT(single photon emission computed tomography)에 주로 사용되 는 방사능 핵종이다.

방사능물질을 이용하여 병을 진단하는데 SPECT와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장 치가 사용되고 있다(그림 19). SPECT는 특정장기에 많이 흡수되는 물질에 방사능 핵종(감마선을 내는 핵종)을 붙여(labeled) 인체에 투여하고, 그 물질(방사능 약물)이 특정장기에 흡수된 후 방 출하는 방사선(감마선)을 인체 외부에서 방사선 측정 장비로 측정하여, 방사선 영상을 구성하여 병을 진단하는 장치이다. 인체 내에 흡수된 방사능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량에 대한 명암처리를 하여 영상을 구성하려면 몸속에서 나오는 감마선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즉, 단 층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방사선이 나오는 단면의 각 지점에서 나오는 방사선량을 결정하여야 된 다. 이를 위해 1957년 앵거(Hal O. Anger, 1920~2005)는 감마-카메라(또는 앵거 카메라)를 고

의 옆면으로 퍼지는 감마선은 납에 의해 모두 흡수된다. 따라서 감마-카메라를 회전시킴으로써 감마선이 나오는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특정 단면의 각 부분에서 나오는 감마 선의 선량이 결정되고 이를 명암으로 처리함으로써 영상이 얻어진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테크 네튬 99m이 SPECT에서 대부분의 장기 촬영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SPECT 촬영에서 90% 정도가 테크네튬 99m을 사용하고 있다.

PET는 SPECT에서와는 달리 양전자를 내는 방사능 원소를 사용한다. SPECT에서와 동일하게 특정장기에 많이 흡수되는 물질에 양전자를 내는 방사능 원소를 붙인(labeled) 것을 방사능 약물 로 사용한다. 인체에 투여된 방사능 약물은 특정장기에 흡수된다. 이후 방사능 원소는 양전자를 방출한다. 방출된 양전자는 주위의 전자와 합쳐져서 2개의 감마선을 서로 180o방향으로 방출한 다. 이를 쌍소멸(pair annihilation)이라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원리에 의해 감 마선은 각각 전자의 질량에 해당되는 511keV의 에너지를 가진다. 그리고 양전자-전자는 정지상 태에서 소멸되므로 운동량 보존칙에서 두 감마선은 서로 180o 방향으로 방출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검출기 링(ring)을 회전시키면서 측정하면 감마선을 내는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 런 특징 때문에 SPECT보다 PET이 10배 정도의 위치 정확도를 가진다. 따라서 현재에는 SPECT는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대부분의 경우 PET를 이용하고 있다. PET에 사용되는 방 사능 원소는 양전자를 내는 원소인데, 이 원소들의 반감기가 대체로 아주 짧다. 따라서 사이클로 트론을 PET장치 옆에 두고 사이클로트론에서 만든 방사능 원소를 이용하여 방사능 약물을 만들 어 곧바로 투여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1973년 펠프스와 호프만(Michael E. Phelps, 1939~ , Edward J. Hoffman, 1942~2004)에 의해 처음으로 PET이 만들어졌다. 그들은 방사선의 측정용 물질로서 NaI를 이용하였으며 PET을 뇌종양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사용하였다. 1974년에 울프(Al Wolf)와 이도(Tatsuo Ido)에 의해 FDG(Fludeoxyglucose)가 합성되었다. FDG는 포도당(glucose)에 방사능 원소인 불소 18 () 를 붙인 것이다. FDG는 모든 당 대사작용을 하는 장기에 선택적으로 흡수된다. 따라서 현재 PET 촬영의 85%는 FDG를 이용한다. 불소 18은 반감기가 2시간 정도이므로 사이클로트론이 없 어도 가까운 도시에 원자로가 있다면 그곳에서 만들어 가져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FDG의 합성에 의해 PET이 본격적으로 진단에 사용되게 되었다. 게다가 1977년에 방사선 측정 용 세라믹형 신틸레이터 물질인 BGO (Bismuth Germanate)가 만들어졌다. 세라믹형이므로 원 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고 또한 소형으로 만들어 위치 분해능을 좋게 할 수 있다. 이 에 따라 BGO를 이용하여 링(ring) 모양의 검출기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1978년 EG&G Ortec에서 상업용 PET이 나오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PET에 사용되는 방사능물질

핵종 반감기 방사능 물질

 20.4분 (피의 체적), -methionine(뇌종양의 대사작용)

 10분  (심근의 관류)

 122초 -water (뇌 및 심장의 관류), -butanol (뇌의 혈류)

 110분 F-18 FDG (포도당 대사작용, 뇌 스캔, 심근의 대사작용, 전신 스캔) DOPA (횡문근의 변형), (뼈의 스캔)

 1.2분 心筋의 관류(myocardial perfusion)

그림 19. SPECT와 PET 장치의 원리

병의 진단에 이용되는 방사능 원소들

응용분야 방사능 핵종 제조방법 방사능 물질 에너지

(keV)

반감기 (시간)

 핵종발생기 MDP 140 6

심장

 핵종발생기 SestaMibi 140 6

 사이클로트론 70 73

 핵종발생기 HPPAO 140 6

갑상선  핵분열() 364 192

콩팥

 핵분열() Hippuran 364 192

 핵종발생기 Mag-3 140 6

허파

 핵종발생기 MAA 140 6

 핵분열() (Gas) 71 62

종양

 사이클로트론 Citrate 90 78

 사이클로트론 FDG 511 (양전자) 2

 핵종발생기 Sulfur 140 6

방사능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에너지에 의해 종양세포가 파괴됨으로써 종양을 치료할 수 있다. 이러한 방사능 물질을 방사능 약물 또는 핵의약(radiopharmaceuticals)이라고 부른다. 악 성 종양(암)의 치료에 주로 코발트 60과 같은 방사능 핵종이 사용되고 있다. 납으로 된 용기에 넣어진 코발트 60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집속기를 이용함으로써 뇌하수체에 생긴 강낭콩만한 종 양에 집중시킬 수 있다. 또한, 신체의 반을 조사(half body irradiation)하는 방식으로 전신에 퍼 진 암세포를 치료할 수도 있다.

위와 같이 외부에 방사능 물질을 두고 그곳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집속시켜 종양을 치료하는 대신에 방사능 핵종을 직접 몸속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 다. 이러한 용도로 사용하는 방사능 핵종(핵의약에 붙이는 방사능 핵종)은 특정 목표 장기(target tissue)에 선택적으로 많이 흡수된다. 특정장기에 흡수된 방사능 핵종은 베타붕괴를 통해 전자를 방출한다. 이 전자들은 1~3mm의 아주 짧은 거리를 이동하여 멈추기 때문에 세포에 대한 영향 이 아주 국소적으로 제한되어 방사능 피폭을 최소화시킨다.

1930년 후반에 요오드 131이 갑상선에 어느 정도 국소적으로 흡수되는지, 얼마나 흡수되는지 등의 연구가 시작된 이래로 방사능 핵종인 요오드 131은 갑상선 비대증의 진단과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갑상선에 대해 수술을 하거나 장기적인 약물투여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는데 반 해 방사능 치료는 외래로 한 번의 투여로 큰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한, 요오드 131의 투여량을 증가시킴으로써 갑상선암을 치료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그 리고 -Lipidol은 간세포 종양 치료에도 이용되고 있다.

스트론튬()과 -EDTMP는 전립선암이나 유방암에 의한 전이 때문에 생기는 뼈의 통 증을 완화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특히 스트론튬은 칼슘과 비슷하게 행동하여 주로 뼈에 흡수된 다. 주사를 통해 피에 투여된 스트론튬은 뼈에 선택적으로 흡수되어 통증을 완화시키고 암의 전 이를 멈추게도 한다. 대략 80%이상의 환자들에게서 통증의 완화가 관찰되었고 그 중에서 20%는 완전히 통증이 사라지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한 번의 투여로 6개월간의 통증 완화 효과 가 지속되며 그 후 필요한 경우 다시 투여할 수 있다.

인()은 골수를 추적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골수이상 증식을 치료하는데 이용되 고 있다. -DOTA는 악성종양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핵의약이다. 위, 췌장, 신경내분비계, 허 파 등의 종양 치료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silicate는 류마티스성 무릎통증 완화에 탁 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방사능 핵종을 심는(implanting) 방법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 방법은 1930년 대 후반부터 라듐 침(needle)을 종양부위에 심어 종양치료에 사용되어 온 것이다. 바늘 위에 쌀알 보다 작은 요오드 125 덩어리를 초음파 진단기로 위치를 잡아가면서 전립선에 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외부에서 방사선을 쬐어주는 기존의 방법보다 2~3배 이 상의 에너지를 종양에 가할 수 있다.

병의 치료에 사용되는 방사능 원소들

응용분야 핵종 제조방법 방출입자 에너지

(keV) 방사능 약물 반감기 갑상선 종양,

갑상선 기능항진증



핵분열 ( )

전자,

감마선 188 8일

뼈의 통증 완화



 원자로 전자 200

103

 or  EDTMP

28년 2일

골수 이상 증식증  원자로 전자 700 14일

간세포 악성종양 핵분열 ( )

전자,

감마선 188 -Lipiodal 8일

위암, 허파암  원자로 전자 930

-DOTA Octreother

65일 무릎 통증

(류마티스)

 원자로 전자 930 -silicate 65일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원리는 핵의 결합에너지를 설명하였고 이에 따라 핵에너지의 봉인을 푸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인류는 핵폭탄에 의해 멸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핵에너지가 전기를 생산하는데 사용되 고 있으며 인간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어떠한 과학적 지식도 좋은 곳에 쓰일 수도 있고 나쁜 곳에 사용될 수도 있다.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도 그런 면에서 다른 과학적 지식과 동일한 길을 가고 있다.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