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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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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전달하는 것보다 학습자들의 젠더감수성을 자극하여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젠더 규범에 대해 낯설 게 보는 훈련에서부터 시작하는 접근 방법이 중요하다. 앞에서 설명한 ‘젠더 규범 낯설게 보기’를 적 용하여 문학 작품의 내용을 제목, 작가, 시대, 인물의 특징, 줄거리 등을 쪼개어 성별에 따른 젠더 규 범을 파악하며 읽도록 지도한다. 이 경우, 작가가 그려낸 작품 내의 세계는 인간사회의 축소판으로 학 습자들에게 젠더 규범을 간접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사고의 틀이 된다. 다음으로는 젠더 규범으로 인 해 발생하는 갈등 상황 및 성차별적 상황을 파악하도록 한다. 학습자들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다 양한 젠더 규범과 관련된 의문점은 내적 대화를 거쳐 질문의 형태로 나타내도록 한다. 학습자들이 내 적 대화를 통해 구상한 질문과 그에 대한 해석은 수업의 다른 참여자들과 의논한다. 이때, 외적 대화 를 활용하여 ‘문제-해결’의 방식을 공유하고 조금 더 타당한 해석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한다.

젠더적 관점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교수자가 유의할 점은 교수자의 평소 젠더에 대한 가치관이 개입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수자는 학습자가 비판적 사고를 통해 상황을 비틀어서 볼 수 있도록 발문 과 대화를 통해 학습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하되 하나의 대답을 요구하는 수업이 되지 않도록 한다.

또한, 문학 수업에서의 배움과 학습자의 삶의 맥락을 연계하여 수업을 구상하고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평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젠더 규범들이 편견에 가까운 내용임을 깨닫 게 하고, 젠더 규범이 누군가에게는 차별이 될 수 있음을 알고 평등 의식을 가지는 태도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춰 지도할 수 있도록 한다. 학습자들이 사회 현상을 젠더적 관점으로 보는 눈이 지속적인 교육적 노력을 통해 길러진다면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젠더감수성을 겸비한 미래 평등 사회의 주역으 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2) 대화적 방식을 통한 관점 확장

수업의 결과물로서 ‘다시 쓰기’만을 중시하는 것이 아닌 수업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배움에 초점을 두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대화적 방식을 통해 학습자의 관점을 확장하고자 했다. 개별 활동인 ‘다시 쓰기’ 텍스트의 창작 과정에서 협동 활동인 대화적 방식의 수업 모형을 택한 이유는 학습의 정의적 효과를 고려한 영향이 크다. 우선, 학습자들에게 개별 작문이 주는 학습의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학습자들이 의견을 공유해가며 기존의 관점을 수정하거나 보완하여 창작

과정에서 아이디어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학습 참여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작문 활 동에 대한 학습자의 학습 흥미를 유발하고 학습 과정에서 배움의 능동적 주체가 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화’의 과정은 3단계로 나누어 학습자들이 자신이 해석한 의미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다시 쓰기’

텍스트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자신과의 내적 대화를 통한 내면 성찰, 독자 간의 대화를 통한 의견 공유 그리고 이상적 독자인 교사와의 대화를 통해서 문학적 사유를 구체화할 수 있는 다층적인 대화를 나누는 공동체적 활동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의 ‘대화’는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가치관을 확장시키는 시간이다. 대화 방식 을 활용한 ‘다시 쓰기’ 창작 활동은 기존의 작문 활동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던 학습자의 독립적인 활동이 아니다. 대화를 통하여 학습 참여자들은 활발한 의견 공유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고 비 판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관점을 확립할 수 있다.

대화의 과정은 크게 세 층위로 나뉜다. 독자의 내적 대화, 독자와 독자 간 대화, 독자와 교사 간 대 화이다. 먼저, 독자의 내적 대화에서는 텍스트를 읽으면서 독자 스스로 문제의식을 창작 동기화하는 과정이다. 독자가 읽기 과정에서 떠올리는 텍스트에 대한 인식과 모든 의문점, 심리적인 태도나 감정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독자는 스스로 질문을 구상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면서 창작에 대한 아 이디어를 떠올리면서 자신의 문학적 사유를 점검해간다. 또한 대화와 함께 이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정리할 수 있는 창작노트를 작성하면서 창작의 기틀을 마련한다.

두 번째 대화는 독자와 독자 간 대화이다. 수업 과정에서 학습자들에게 허용되는 말하기는 보통 토 론, 토의, 발표 등의 상황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내적 대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서로가 가진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대립점이나 합의점을 찾아 서로의 해석에 근거를 부여하는 활동이다. 학습자 들이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서 자신의 사고를 조정할 수도 있고 상대방의 해석에 동화되면서 사고의 확장을 꾀할 수 있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내적 대화의 결과를 매끄럽게 다듬고 창작 수행의 조언을 얻는 과정이기도 하다.

세 번째 대화는 독자와 교사의 대화이다. 교사는 학습자들의 활동에서 전문가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미숙한 독자인 학습자들은 불분명하거나 애매한 해석이 나오기도 하는데 교사는 이러한 오독을

교정해줄 수 있는 이상적인 독자이다. 학습자들이 제기한 문제의식들에 오독이 있거나 근거가 불분명 한 부분을 교사가 더 타당한 해석으로 이끌어주며 안정된 해석이 가능하도록 방향을 수정해준다. 또 한, 학습자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한 문제들을 지적하여 새로운 논의를 열어주는 발상지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교사가 학생들의 대화에 집중하고 참여할수록 더욱 다채롭고 역동적인 수업 이 될 수 있으므로 이 과정에서는 교사와 학생 모두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다시 쓰기’는 대화 과정의 다음 단계로 학습자들은 최종 과제인 다시 쓰기 결과물의 창작을 위해 이상의 대화의 과정을 거쳐 텍스트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수립한다. 이때의 대화는 독자들 간의 역동 적인 의견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활동이 될 것이다. 학습자들은 대화의 과정을 통해 내 면의 성찰을 수행하고 타인과 소통을 통해 의견을 공유할 수 있다. 학습자들이 젠더적 관점을 바탕으 로 비판적 읽기와 대화를 거쳐 다시 쓰기를 한다면 젠더 규범에 대한 편견을 제거하고 젠더 규범의 강압성에 의해 소외된 존재들에 대해서도 이해의 태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대화하기’는 교수·학습 과정에서 내적 대화는 자기주도적인 학습의 측면을 가지고 외적 대화의 과 정에서는 수업 참여자들끼리의 협동학습의 측면이 부각된다는 점에서 교사와 학생 그 누구도 배제되 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다시 쓰기’가 개별적인 최종 과제이지만 대화적 방식을 통해 협력하며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가치관의 확장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개별화 교 수와 협동적 교수의 두 가지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화하기’ 활동에서 교사는 유능한 동료 로서 학습자들의 대화에 참여하기도 하고, 학습의 전문가로서 학습자들의 이해를 촉진하고 의견 대립 이나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학습자들은 ‘다시 쓰기’로 가는 길목에서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3) 다시 쓰기를 통한 갈등 해소 방안

‘다시 쓰기’는 원작의 틀을 활용하여 이를 자유로운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학습자의 창조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개작 활동은 패러디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패러디 양식의 성 격과 동일선상에 있다. 그러나 패러디 소설의 창작이 다소 전문 작가에 의한 능숙하고 전문적인 창작 물의 느낌이라면 ‘다시 쓰기’는 단락이나 결말의 개작과 같은 부분적인 창작을 허용하고 원작의 요소

를 차용하여 ‘문제-해결’차원의 글쓰기를 지향한다는 특성이 있다. 이 점에서 ‘다시 쓰기’는 “기법으로 서의 심미적 기능에 목표”27)를 둔 패러디와 결합한 창작 교육의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다시 쓰기’는 학습자에게 고도의 창작 능력보다는 텍스트의 능동적 해석에 근거하여 작품에 대한 새 로운 발상을 표현하는 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학습자는 창작에 대한 부담을 덜고 가벼운 마음으로 상 상력을 펼치고 열린 사고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쓰기’는 원작을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학습자의 비판적 사고를 요구한다. 원작을 비평적으로 읽고 가지게 된 문제의식을 원작의 개작을 통해 풀어낸다는 점에서 ‘다시 쓰기’는 ‘문제-해결’에서 ‘해 결’의 층위에 속하는 활동이다. 여기서 ‘문제’는 젠더에 관련된 갈등이고 젠더 갈등의 유형은 다양하 다. 텍스트 내적 측면에서 문학 작품 속의 등장인물이 겪는 젠더 규범에 대한 내적 갈등일 수도 있고, 젠더 대립으로 발생하는 인물들의 외적 갈등이 될 수도 있다. 텍스트 외적 측면에서는 학습자가 비판 적 읽기를 수행하면서 젠더 역할 수행에 대한 기존의 관습과 작품 창작 시기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일 수도 있으며, 학습자와 학습자 간의 젠더 규범에 대한 의견의 대립, 작가의 젠더 가치관과 대립되는 등 다양한 유형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학습자들은 ‘젠더적 관점’에서 비판적 읽기를 통해 느낀 점들을 ‘어떻게 다시 쓰기를 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교수자는 이에 대한 답변으로 학습자가 개작에 대한 방향을 잡도 록 돕기 위해 ‘다시 쓰기’의 방법을 설정하여 안내한다. 이 경우, 원작이 가진 특성에 따라 ‘다시 쓰 기’의 방법을 다르게 하여 제시하는 것이 학습자가 창작 과정에서 가지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작 품에 따라 원작의 구조를 차용하여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설정하여 새롭게 다시 쓰는 방법, 결말 부 분을 이어 쓰는 방식으로 사건의 새로운 해결 방법을 다시 써보는 방법, 시점 또는 서술 방법을 바꿔 다시 쓰는 방법 등 다양하다. 여기에서는 세 가지 방식의 ‘다시 쓰기’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다시 쓰기’는 ‘젠더적 관점’에서 가졌던 원작의 문제의식을 그대로 반영하여 배경 및 인물 설 정을 바꿔보는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 “원작의 큰 틀만 남겨두고 시대와 배경을 현대”28)로 설정하여

‘다시 쓰기’를 하는 경우는 수업을 진행하는 현재와 작품의 시대적 배경 간의 거리가 비교적 먼 작품

27) 「문학작품 다시쓰기 활동의 교육적 성과 고찰」, 이현수,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2003, p.21.

28) 「고쳐쓰기와 다시쓰기의 전략을 통해 나타난 소설의 현실성- 최인훈 소설의 패러디 양상과 의미」, 양윤모(극동대 학교), 한국어문교육, 2017,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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