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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그 과정에서 혼란을 느낄 때

젊을수록 돈을 아껴라

수입에 비해 가장 많은 지출을 하고 싶은 시절이 있다면 그것은 젊은 시절일 것이 다. 나 역시 그랬다. 놀러 가고 싶은 곳도 많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돈 쓸 곳이 하나 둘이 아니고 멋진 이성친구를 사귀고도 싶고, 갖고 싶은 것들도 적지 않은 때가 20 대와 30대이다.

결혼을 할 때도 기억에 남는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고 싶고 가구도 좋은 것으로 장 만하고 싶고 뭐 그럴 것이다. 온갖 잡지들과 TV광고 속에서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 하는 젊은 모델들처럼 살고 싶기도 하고 주변에 있는 부잣집 친구들에게 시샘과 부 러움이 솟아 나기도 하는 시절이 그 시절 아니겠는가.

그러나 명심해라. 당신이 돈 많은 부자집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수입에 비하여 가장 많은 저축을 가장 악착같이 하여야 할 때가 바로 그 시절이다. 20대와 30대 시절에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수호하기 위하여서건 취미를 위하여서건 그 어떤 명분으로 사용하는 돈이건 간에 그 돈이 모여 적절하게 투자될 경우 10년 후에는 그 수익금 만으로도 같은 행위를 할 수 있다. 20대와 30대에 모은 1억원이 40대에 가서는 10억원이 되어 그 수익금이 1억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20대와 30대에 소비한 1억원은 40대에 가서 그저 사진첩 몇 권 정도와 추억으로 남을 것 이다. 게다가 30대에 1억원을 모으는데 들어가는 노력은 40대에 1억원을 모으는데 들어가게 될 어려움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돈 쓸 곳이 늘어나 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젊은이들은 지출을 줄이는 대신 쉽게 떼돈을 벌어 자신의 욕구를 더더욱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여기면서 주식이나 다단계의 미혹에 빠져 든다.

내가 독자들에게 받는 메일들 중 정말 대책이 안서는 경우가 바로 그렇게 해서 빚 을 많이 지게 된 사람들이다. 솔직히 말해 나는 그런 사람들은 고통을 받아도 싸다

고 믿는다. 누군가의 수술비 때문에 빚을 지게 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 빚이 가족의 잘못으로 인한 경우는 어느 정도만 안타깝게 여기며 친구나 타인의 잘못으 로 인하여 빚이 생긴 경우는 조금만 안타깝게 여긴다. 본인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빚이 있는 경우 재테크 투자에 대한 공부는 언제나 무모함 을 저지르게 되기 때문에 내가 그런 사람들에게 주는 조언은 오직 한가지, 재테크 에 대한 공부는 깡그리 잊어 버리고 거지처럼 살면서 빚부터 갚으라는 것 뿐이다.) 물론 여기서 갈등이 생겨나게 된다. 찬란한 젊은 날들의 그 아까운 청춘을 돈을 모으는데 만 집중하며 살다가, 즐길 수 있는 시간 다 지나간 뒤 죽기 직전에 부자가 되면 무엇하겠는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늙으면 그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돈 때문 에 바둥거리며 젊은 시절 다 보내고 병이라도 걸리면 누가 그 시절을 보상하여 준 다는 말인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찬란한 젊음이라는 것을“제딴에는 찬란하게”보내면 보낼 수록 중년 이후에는 쳐진 어깨를 감수하여야 할 것이다. 젊었을 때 신나게 노는데 돈을 다 써 버리고 늙어서 돈도 없이 비참하게 되는 경우는 왜 생각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그렇게 조화와 균형을 부르짖으며 젊음을 보냈 던 부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내게 데리고 와 봐라. 젊음을 즐기면서도 부자가 되려는 것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뛰어가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다 잡으려는 헛 된 꿈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여기서 당신이 놓치기 싫어하는 그 청춘이라는 토끼에 대해 한번 분석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 잘난 청춘 시절에 돈과 시간을 바치며 하고 있는 것들 이 도대체 무엇인지 한번 지금 당장 적어 보아라. 이웃을 위한 봉사라도 한다면 내 가 말을 안 한다. 기껏해야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 인터넷에서 채팅이나 하는 것 이 젊음을 불사르는 고귀한 행위란 말인가? 밤거리에서 술에 취해 이리비척 저리비 척하는 것이 젊음의 표출인가? MT나 연수라는 명목으로 집단으로 몰려가서 고스

제6장 성공과 그 과정에서 혼란을 느낄 때 ·323

톱 치고 술 먹고 토하고 여자친구 자빠뜨릴 생각을 하는 게 청춘이라고? 친구 생일 에 다같이 술에 취하는 것이 젊은 우정의 표출이라고? 얼마되지도 않는 돈마저 유 명브랜드 상품에 쓰는 바람에 카드빚에 시달리면서도“있는 놈들이 세상을 지배하 고 있기 때문에 미래가 안 보인다”고? 지랄들 하고 자빠졌네. 성공한 사람들이, 깨 끗하게 부자가 된 사람들이, 너희처럼 청춘을 보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멍 청한 놈(년)들.

부자로 살고 싶다면 젊은 시절에 철저하게 돈을 움켜쥐어라. 부모가 부자가 아니 라면 결혼식도 간소하게 하고 모든 허례허식을 물리쳐라. 나는 도대체 전세를 살고 있으면서도 아이 돌잔치를 호텔에서 하는 젊은 부부들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돌 잔치가 아이를 위한 것이라는 말은 하지도 말아라. 그 아이가 기억도 하지 못 할 일을 하면서 아이를 위하여 한다고? 남에게 보이려고 혹은 부모가 즐기려고 하 는 것이지 그게 어디 아이를 위해 하는 것이란 말인가. 부조금 받으면 큰 돈 들어가 지 않는다고? 부조금 받지 않고 그냥 가족끼리 조촐하게 하면 아이에게 큰일이라도 생기나 보지?

신혼 부부들에게 주는 경고: 비빌 언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면 결혼 후 5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그 시기에 돈을 모으지 못하면 당신들은 평생 부자가 되기 힘들다. 혼인 비용을 최대로 줄이고 현금을 보유해라. 가구도 가장 싼 것으로 장만 하고 그 어떤 것이건 간에 중고 물품도 고려하여 보라. 호사스러운 혼수품도 5년 후면 고물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라. 결혼예물? 부자집 친구들을 절대 따라 하지 말 라. 일생 한번 밖에 없는 결혼식인데 돈 좀 써야 하지 않느냐고? 글쎄다. 그렇게 시 작한 부부들 3~4쌍 중 한 쌍은 이혼하며 대다수는 평생 돈 걱정 하면서 살게 된다 는 것을 기억하여라.

총각시절 내가 갖고 있던 것들은 대부분 중고였다. 결혼 전 내가 아내에게 사준 첫 커피는 특급호텔 커피였으나 첫 음식은 청계천 벼룩 시장에서 다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끓여주는 천원짜리 동태찌개였고 첫 선물은 그 시장에서 팔던 천원짜리 목 도리였다. 결혼 전 나는 빚도 많았었기에 아내에게 와인 한잔 사준 적도 없다. 당신 이 처녀라면 그런 나를 좋아할 수 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내게 결혼 하자고 프로포즈를 했다. 그 당시 내 처지는 빚이 많았기에(당시 동부 이촌동 25평 맨션 아파트 한 채 값이었다) 여자에게 먼저 프로포즈를 할 처지가 아니었다.

결혼 후 나의 월 수입은 결코 적지 않았으나 내가 진 빚부터 갚아야 했기에 우리 는 전혀 돈을 쓰지 못했다. 결혼 후 2-3년이 지나자 나는 빚도 갚을 수 있었고 어 느 상호신용금고에서 경매로 넘기기 직전의 아파트를 싸게 구입하였다. 하던 사업 도 그럭저럭 되어 가면서 다시 1년 후 자가용과 기사도 마련하였고 돈이 모이기 시 작했다. 하지만 20억원이 현금으로 모일 때 까지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 아내에게 도, 내게 돈이 얼마나 있는지 말도 하지 않았고 티도 별로 내지 않았다(돈이 있다고 소문이 나면 언제나 날파리들이 몰려 든다.) 자가용과 기사를 둔 것은 돈 있는 티를 낸 것이 아니냐고? 아니다. 길거리에 허비하는 시간을 절약하려고 그랬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

젊은 시절에 돈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개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다만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당신이 특별한 재능도 없는 보통 사람이라 면 당신 호주머니에 돈이 쌓이는 법칙은 단 하나라는 사실이다. “먼저 몸값을 올려 나가면서 최대한 절약하고 최대한 먼저 모아라. 그러면 먼저 쌓일 것이다.”그 쌓인 돈이 부자가 될 종자돈이 된다.

젊었을 때 놀 것 다 찾아 다니고 즐길 것 다 찾아 다니며 카드를 긋고, 쉴 것 다 찾아 먹는 사람들이여. 당신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았던 덕분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 당신들과 별 다를 바 없이 젊음을 보냈던 사람들은 절대 아니라는 것 을 기억해라. 명심해라. 당신이 생활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다음 시 구 절이 당신의 마음을 송곳처럼 찌르게 될 것이다.

제6장 성공과 그 과정에서 혼란을 느낄 때 ·325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울고만 있는 너는.

말해 봐,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네 젊음을 가지고 뭘 했니?

( 어릴 때부터 가난, 술 ,여자, 동성애, 질병, 교도소 등의 단어로 얼룩진 지저분한 삶을 살다가 동 거하던 창녀 앞에서 죽었던 Paul Verlaine 의 시‘하늘은 지붕 위로’에서 인용함. )

하늘은 지붕 위로

하늘은 지붕 위로

저렇듯 푸르고 조용한데, 지붕 위에 잎사귀를 일렁이는 종려나무.

하늘 가운데 보이는 종 부드럽게 우는데, 나무 위에 슬피 우짖는 새 한 마리.

아하, 삶은 저기 저렇게 단순하고 평온하게 있는 것을.

시가지에서 들려오는 저 평화로운 웅성거림.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울고만 있는 너는.

말해 봐, 뭘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네 젊음을 가지고 뭘 했니?

변화가 없는 삶은 불행하다

부자들에게는 불행하고 가난하였던 과거가, 나의 경우도 그렇듯이 종종 훈장처럼 따라 다닌다. 그리고 그들의 성공담은 불행한 상황을 자기 힘으로 역전시켜 행복한 상황으로 만든 사례로 종종 인용되곤 한다.

바로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가난하여 끼니 조차 마련하기 힘들었는데 노력하 여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곧 그들의 삶이 불행에서 행복으로 바뀌었음을 보장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푸세식 변소에서 냄새를 참으며 용변을 보던 사람이 수세식 양변기에서 쾌적하게 용변을 본다고 해서 행복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돈이 많아지면 불편하고 구차한 환경이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으로 변할 뿐이다. 생활수 준이 높다고 해서 높은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비슷한 예는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공부를 열심히 하여 유명한 대학에 들 어갔다거나 수년간 어렵게 공부하여 고시에 합격한 사람들의 성공담과 관련하여서 도 나타난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마치“불행 끝, 행복 시작”의 사례로 착각하 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저 좋은 학력을 갖게 되었을 뿐이고 어렵다는 시험 에 합격하였을 뿐이다. 그렇게 하여 이 사회에서 얻게 될 대가가 좀 많아지게 되었 다는 것을 행복의 필수조건으로 착각하지는 말라.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보여주고 나서“꿈을 가져라”혹은“야망을 가져라”고 말하는 것은 종종 마치 명예나 지위, 돈, 학벌 등에 대한 꿈과 야망이 성취되어야만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듯한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 이 사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성공 하게 되면 기쁨을 얻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기쁨은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따라 잠시 뿐이며 그 어떤 성공이건 간에 결코 행복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목표가 성취되면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뿐이지 그 성취감이 행복과 동의어는 아니 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넘어갔다고 해서 행복해졌다는 것은 아니지 않

제6장 성공과 그 과정에서 혼란을 느낄 때 ·327

문서에서 돈의 성질과 돈에 대한 마음가짐 (페이지 35-57)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