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유심증주의의 의의
자유심증주의란 증거의 증명력을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법정하지 아니하고 법 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는 주의로서 증거법정주의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규문 절차가 정착되었던 중세의 유럽에서는 증거법정주의가 발달하였지만, 천차만별한 증거의 증명력을 획일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기도 하고 구체적 사건 에서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형사소송법상의 기본원칙으로 수용되어 있다 제( 308 ).조 오늘날 자유심증주의는 실체진실의 발견을 이념으로 하는 형사소송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합리적 증거법칙으로서 평가되 고 있다. 따라서 임의성이 없는 자백이 법정에서 증거로 제출되어 증거능력이 인 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직업적 양심과 고도의 판단능력이 있는 법관의 자유심증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걸러지도록 하고 있다.
(2) 자백에 대한 자유심증의 제한으로서의 현행법상의 제도들
증거의 증명력판단의 주체는 개별 법관으로서 엄격한 증명의 대상과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 되는 모든 증거가 자유심증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는 논리법칙이나 경험법칙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한편 유전자검사나 혈액형 검 사 등의 과학적 증거방법은 그 전제로 하는 사실이 모두 진실임이 입증되고 그 추 론의 방법이 과학적으로 정당하여 오류의 가능성이 전무 하거나 무시할 수 있는 정도의 극소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관의 사실인정에 상당한 정도로 구속 력을 가지므로 합리적 이유없이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을 벗어나는 것으로 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밖에 자백이 있더라도 그에 대한 보강증거가 없으면 유죄의 심증을 얻었다고 하도라도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 헌법 제 조 제 항( 12 7 , 형사소송법 제310 ).조 또한 자백이라고 하더라도 대법원은 특별히 신빙성의 요건을 추가하고 있다. 즉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첫째로 자백의 진술내용 자체가 객관적이고 합 리성을 띠고 있는가, 둘째로 자백의 동기나 이유 및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가 어 떠한가, 셋째로 자백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103) 그밖에 진술거부권을 보장함으로써 자백을 무리하게 얻으려는 수사관행에 대한 제동을 걸어서 자백이 제한없이 법정 으로 제출되지 않게 하는 것도 자백에 대한 자유심증의 제한으로서 볼 수 있다.
한편 2008년부터 실시된 “국민의 형사재판참여에 관한 법률 에 의하여 일정한” 사건에 대해서는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국민참 여재판에서 배심원을 참여자에 그치며 심판자가 되지 않으므로 재판부는 배심원의 평결과 의견에 기속되지 않고, 법관의 자유심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이 원칙이 다. 그러나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사법에 대한 신뢰라는 국민참여재판의 목적과 당해 법률의 몇 가지 조항들104)에 비추어보면 일반시민의 건전하고 합리적인 이성 이 형사절차에도 반영되게 되어 직업법관의 단독적인 자유심증에는 사실상 일정한 제한이 생긴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3) 자유심증의 한계와 자백의 관련성
103) 대법원1983. 9. 13, 선고83 712.도
104) 예를 들어 배심원의 평결과 의견은 직업법관으로 구성된 재판부를 기속하지는 않지만 동법 제, ( 46조 제 항5 ), 재판장은 판결선고시에 피고인에게 평결결과를 고지하여야 하고 배심원의 평결과는 다른 판결 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여야 하며 동법 제( 48조 제 항 판결서에 그 이유를4 ) 기재하여야 한다 동법 제( 49조 제 항2 ).
그러나 자유심증주의만으로는 자백위주의 위법한 수사관행이 근절되어 피의자와 피고인의 인권보호 및 사법절차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전환될 것인지는 여전히 의 문이다.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한다면 자유심증주의는 자백에 대한 사후적인 방지책 이라는 점이다. 자유심증주의는 증명력에 관한 것으로서 증거능력에 대한 기준이 아니다. 따라서 자유심증주의만으로 오염된 증거가 법정에 제출되는 것은 사전에 봉쇄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헌법 및 각종 재판절차는 법관에 대한 고도의 신뢰 를 전제로 하면서 이들이 인적 물적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재판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고 있다. 그러나 법관도 역시 현실의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한명의 자연인으로서 오염된 자백에 의한 예단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잘못된 재판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따라서 자백획득을 규제하는 기타의 방법들이 필요함은 어쩌면 당연한 요구이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는 이 중에서 자백배제법칙을 선언한 형사소송법 제309조를 논의의 주요대상으로 삼 고자 한다. 다만 관련성이 인정되는 한 앞서 언급한 각종 제도나 권리들을 살피기 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