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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口碑傳承

3.4. 참꽃나무

제주도는 1996년 도 승격 50주년 기념으로 제주도 상징 꽃134)을 ‘영산홍’에서 ‘참 꽃’으로 바꿨다. 기존 상징물인 ‘영산홍’을 학명에 맞게 ‘참꽃’으로 지정하기로 결정135) 한 것이다. 제주도청 홈페이지(www.jeju.go.kr 한라산국립공원)를 보면, 제주도 상징 꽃인 ‘참꽃’은 ‘참꽃나무’의 다른 이름으로 쓰였다. 제주도는 ‘참꽃’과 ‘참꽃나무’, ‘영산 홍’을 같은 개념의 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이다. 제주도청 여직원회의 회지

≪영산홍≫ 3호를 보면, 제주도가 ‘영산홍’이 ‘참꽃’이자 ‘참꽃나무’의 다른 이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영산홍’은 제주도청 여직원회의 이름이기도 하다.

영산홍(瀛山紅)136)은 학명으로 참꽃으로 부르는 우리 제주의 상징 꽃입니다. 우리 제주의 각박한 땅이나 바위틈에서 잘 자라고, 봄철 초록빛 숲 속에서 타는 듯한 붉 은 꽃을 피웁니다. 여러분들은 영산홍처럼 여러분의 불타는 의욕과, 응결된 의지로 언제 어디서나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산홍은 잎이 가지 끝에 세 잎씩 달려, 우리의 자랑인 삼다․삼무․삼 보․삼려를 나타내고, 세 잎과 다섯 꽃잎이 무더기로 돋아나, 도민의 단결 질서, 그 리고 제주 여성의 평화로운 발전을 향한 밝은 기풍을 상징하기도 합니다.137)

134) 제주도는 1973년 11월 9일 제주도 꽃으로 ‘영산홍’을 지정했다. 그러나 1996년 3월 16일 제주도 상징물이 제주도에 대한 대표성과 도민 정서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지적 에 따라 상징물 변경 계획을 수립했다. 기존 상징물에 대한 도민 설문조사와 함께 제주도 상징물 선정 공모, 도민과 공무원 설문조사 등을 실시했다. 상징물 응모와 설문 결과 유 채꽃이 1위를 차지했으나 상징물지정심의위원회에서 유채꽃은 작물이어서 상징성에 문제 가 있다며 ‘영산홍’을 ‘참꽃’으로 바꿔 상징 꽃으로 결정했다.

135) 제주도, ‘도민헌장 및 상징물 조정사업’ 자료, ≪제주도≫(도승격 50주년 통권 100호 기념 특집호), 1996, p.337.

136) 식물학자 부종휴는 참꽃나무가 영주산, 즉 한라산에서 가장 아름답다하여 ‘瀛山紅’이란 별 칭으로 소개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같은 ‘진달랫과’의 ‘映山紅’이 있는데 별칭으로

‘瀛山紅’을 쓴다는 것은 무리이다. 또 행정기관에서 공식화하지 않은 별칭을 20년 넘게 상 징 꽃으로 지정했었다는 것은 더욱 납득할 수 없다.

위 예문은 참꽃나무 특성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식물도감과 국어사전 등을 살펴 보면, ‘참꽃’과 ‘참꽃나무’․‘영산홍’은 서로 다른 개념의 꽃이어서 정확한 제주도 상 징 꽃에 대한 명칭이 필요하다.

‘영산홍’과 ‘참꽃나무’의 차이는 식물도감에서도 드러난다. 식물도감에는 ‘영산홍’

대신 ‘참꽃나무’가 등재되어 있다. ≪大韓植物圖鑑≫(이창복), ≪濟州自生植物圖鑑≫

(이영노․이경서․신용만), ≪濟州植物圖鑑≫(제주도)은 모두 ‘참꽃나무’에 대해서만 기술하고 있다. 위 세 도감의 공통점은 ‘낙엽관목으로 높이는 3~6m이며 어린 가지 에 갈색 털이 있으나 없어지고, 잎은 호생(互生)한다’는 것이다. ≪식물학대사전≫(송 주택)에는 ‘참꽃나무’ 대신 ‘영산홍’이 올라 있는데 ‘두견화’와 같은 꽃으로 되어 있다.

김태정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백가지≫에서 ‘(진달래)와 비슷한 것 으로 참꽃나무 영산홍 등이 있는데 이는 종이 다른 것’138)이라고 하였고, 서재철은

≪제주도야생화≫에서 ‘제주도 한라산에서만 자라는 낙엽 관목으로, 제주도 꽃으로 지정되어 있다’139)고 설명하고 있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제주도가 일반적으로 쓰는 ‘참꽃’은 ‘진달래꽃’의 다른 말이다.

‘먹는 꽃’이라는 뜻이며, ‘개꽃’(철쭉꽃)의 반대말로 올라 있다. ‘진달래’와 ‘철쭉’이

‘꽃’과 ‘꽃나무’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쓰이는 것과는 달리 ‘참꽃나무의 꽃’을 ‘참꽃’으 로 부르는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영산홍’과 ‘참꽃나무’도 다른 꽃이다. 국립국어연구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을 보 면, 영산홍(Rhododendron indicum)은 ‘철쭉과의 상록 관목’이며 참꽃나무(Rhododendron weyrichii)는 ‘낙엽 활엽 관목’이다. ≪우리말큰사전≫(한글학회)에는 영산홍은 ‘영산백과 의 한 품종으로 꽃이 붉게 피는 것’이라고 기술되어 있으나 참꽃나무는 ‘철쭉과에 딸린 갈잎좀나무로, 키 3~6m 쯤으로 가지에 거친 털이 있고, 모가 진 넓은 알꼴의 잎이 가 지 끝에 3개가 모여난다’고 풀이해 서로 다른 식물임을 알 수 있다.

≪국어대사전≫(이희승 편저)과 ≪국어대사전≫(운평어문연구소 편), ≪연세한국어사전

≫(연세대학교 언어정보개발연구원 편), ≪조선말대사전≫(북한 사회과학원언어학연구소) 등에는 ‘영산홍’은 올라 있지만 ‘참꽃나무’가 등재되지 않았다. 이들 사전은 영산홍에 대 해서는 ‘상록 관목으로 높이는 1m 안팎’의 키 작은 진달래의 일종으로 풀이해 놓아 ‘참 137) 제주도청여직원회, ≪영산홍≫제3호, 1997, p.8. 도지사 격려사 중에서.

138) 김태정,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백가지≫, 현암사, 1997, p.82.

139) 서재철, ≪제주도야생화≫, 일진사, 2004, p.24.

꽃나무’와 엄격히 구분하고 있으며, 사전마다 설명이 다른 점도 특기할 만한 사항이다.

식물도감과 국어사전에 올라있는 ‘영산홍’과 ‘참꽃나무’를 도표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참꽃나무’와 ‘영산홍’ 비교

책 이 름 참 꽃 나 무 영 산 홍

≪대한식물도감≫

(이창복)

‧한라산서 자라는 낙엽관목

‧키 3~6m. 잎 호생하지만 가지 끝에 2~

3개씩 달림. 넓은난형. 꽃 잎과 더불어 5 월에 피고 짐

≪제주자생식물도감≫

(이영노․이경서․신용만)

‧낙엽관목 ‧키 3~6m

‧잎 넓은 난형, 가지 끝에 3장씩 붙음

‧꽃 잎과 동시에 핌

≪제주식물도감≫

(제주도)

‧낙엽관목 ‧높이 3~6m

‧잎 호생하지만 가지 끝에 2~3개씩 달림

‧꽃 잎과 더불어 5월에 핌 ≪식물학대사전≫

(송주택)

‧상록관엽

‧7월개화

‧두견화 ≪표준국어대사전≫

(국립국어연구원)

‧철쭉과 낙엽활엽관목

‧높이 3~6m, 넓은 달걀모양 잎가지 끝 에 3개씩 모여남

‧5월에 붉은 꽃잎과 함께 핌

‧철쭉과의 상록관목

‧잎 피침모양 끝 둔함. 수술이 다섯개

‧꽃밥은 어두운 자색

≪우리말큰사전≫

(한글학회)

‧철쭉과에 딸린 갈잎좀나무

‧키 3~6m. 모가 진 넓은 알꼴 잎 가지 끝에 3개 모여남 ‧봄에 붉은 꽃 핌

‧영산백과의 한 품종

‧꽃이 붉게 핌

≪국어대사전≫

(이희승 편저)

‧영산백의 한 품종

‧석남과에 속하는 관목

‧높이 1m 이상, 가지 많고 잎은 호생 하며 피침형. 담홍색 꽃 피는 것을 영산홍이라 함

≪국어대사전≫

(운평어문연구소편)

‧진달랫과 상록관목

‧높이 약 1m, 가지많고 잎 어긋나고 피침형

‧담홍색 꽃 가지 끝에 달림 ≪연세한국어사전≫

(연세대 언어정보개발연구원)

‧키 작은 진달래 일종

‧잎 동그랗고 작음

‧봄에 작은 분홍 또는 붉은 꽃 한데 많이 몰려 핌

≪조선말대사전≫

(북한사회과학원언어학 연구소)

‧진달래과

‧사철 푸른 넓은 잎나무의 한가지. 높 이 1메터 안팍

‧잎 가지에 어긋나게 붙음

*설명 표기는 각 책에서 그냥 따옴

위의 도표에서도 드러나듯 ‘영산홍’과 ‘참꽃나무’는 서로 다른 꽃임이 명백해졌다.

식물도감과 국어사전 내용이 틀리지 않았다면 ‘참꽃’은 먹는 꽃이란 뜻으로 ‘진달래’

를 일컫는 말이지 별도의 植物名으로는 부적합하다. 따라서 제주도의 상징 꽃 이름 은 ‘참꽃나무’ 하나로 통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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