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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제주지역 공간구조와 걷기 양상

3) 이동보행

일상을 영위하는 생활공간에서의 걷기는 이동보행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복합 적인 양상으로 나타난다. 자동차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는 경로를 택하더라도 자 동차까지는 걸어가야 하므로 목적지까지 향하는 수단보행이 주를 이루지만, 즉흥적 인 쇼핑이나 산책, 신체활동 등 목적보행도 섞여서 나타나기에 각각의 유형을 자로 재듯이 따로 떼어버릴 수 없다.

제주도민들의 걷기 실태는 질병관리본부가 매해 진행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의 걷 기실천율 지표를 가지고 그 양상을 유추해볼 수 있다. 걷기실천율의 정의에는 걷기 의 뚜렷한 목적이 드러나거나 이것이 어떤 효용을 갖는지는 담겨있지 않다. 예를 들어 여느 때처럼 퇴근한 후 걸어서 집으로 오는 길에 즉흥적으로 쇼핑가에 들렀다 면 수단보행이자 목적보행이 함께 걷기실천에 포함되는 것이다. 기존에 진행된 여 러 연구에서 보행목적을 구분하는 것은 걷기 증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실마리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서한림, 2013; 최창규 외, 2013; 조혜민·이수기, 2016). 그럼에도 제주지역의 이동보행 양상 분석을 위해 걷기실천율을 지표로 꼽은 까닭은 보행목적을 구분하기에 앞서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걷기실천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표 3> 제주지역 걷기실천율 추이

구분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제주 27.5 29.3 37.3 29.1 34.4 34.4 32.3 28.3 39.4 35.4 전국

평균 51.4 51.2 45.0 44.0 43.7 43.3 42.7 44.8 43.4 45.4 전국

순위 17/17 17/17 15/17 17/17 15/17 12/17 16/17 17/17 6/17 13/17

단위: %. 출처 : 2017 질병관리본부 지역사회조사

위의 표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지난 10년 간 제주지역의 걷기실천율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의 걷기실천율과 비교해보면 2016년을 제외하고는

구분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연간

388 677 762 530 3,111 3,328 4,141 4,242 2,686 2,746 일 평균

명으로 전국 평균인 1,139명에 비해 많았다. 교통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203개 동·

<그림 1> 자동차가 이면으로 주차되어 있는 제주시내 골목

노상 주차도 달리는 자동차만큼 해롭다. 2016년 12월 기준 역외 세원을 제외한 제주도내 등록 자동차 대수가 35만1,506대인데 반해 주차장 면수는 32만8,423대로 2 만2,083대의 자동차는 세울 곳이 없어 도로를 전전한다. 보행로를 구분하기 위해 세 워놓은 볼라드를 무시하고 방치하듯 주차하거나 주차 인도에 반쯤 올려놓은 개구리 주차7)로 보행자는 오히려 차도로 걸어야하는 경우가 고질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민들의 저조한 걷기실천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훨씬 더 다층적이고 복 잡한 요소들이 섞여있겠지만 위의 통계만 훑어보더라도 현재 제주지역의 공간구조 가 걸을 수 있는 환경과 거리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걸을 수 있는 여건을 위해 서는 “보도의 연장이나 폭과 같은 물리적인 시설 환경을 갖추고, 교통사고 통계, 보 행량, 수송분담률과 같은 정량적 지표들을 개선하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오 성훈·남궁지희, 2011: 2). 지표를 따라 보행환경을 뜯어고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보 행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보행을 증진시킬 수 있는 요소는 훨씬 더 촘촘하고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보행자의 요구와 기대, 경험에 대한 질적인 고려와 통합 적인 접근”(오성훈·남궁지희, 2011: 2)이 뒤따라야 한다.

7) 「제민일보」(2017.9.06) 인도 위 '개구리 주차' 보행자 안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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