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예산권한(budget authority)은 현금지출을 초래하게 될 지 출원인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권한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정의는 의 회의 예산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1974년의 ‘의회예산 및 박탈금지법(Con-gressional Budget and Impoundment Control Act)’의 제3(2)항 에 규정되어 있다. 예산권한의 유형은 제공되는 지출원인행위의 유형에 따라 지출승인(appropriation), 계약권한(contract authority), 차입 권한(authority to borrow), 수입대체지출권한(spending authority from offsetting collections)의 네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지출승인은 정부기관이 지출원인행위와 현금지출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출승인이라고 하더라도 모두 새로운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이전에 부여되었던 계약권한과 차입 권한에 의해 정부기관이 수행하였던 계약과 차입의 결재를 위해 자금을 승인하는 지출승인들도 존재하는 것이다. 지출승인법에서는 이러한 예산 항목들을 ‘계약권한의 결재(liquidation of contract authority)’ 또 는 ‘지출원인행위의 지급(payment of obligations)’ 등과 같은 제목으 로 이러한 사실을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둘째, 계약권한은 정부기관이 현금지출의 재원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 서 지출원인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의 회는 당해 지출원인행위를 결재할 수 있는 현금수입이 예상될 때 계약권 한을 부여한다. 향후 현금수입이 확보될 때 지출승인을 통해 소요되는 자 금을 제공하는 것이다. 만약 당해 지출원인행위를 결재할 만큼의 충분한 수입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일반펀드(또는 일반회계) 등으로부터 지 출승인을 허용한다.
셋째, 차입권한은 지출원인행위와 함께 이를 결재할 자금을 차입할 수 있 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이러한 차입은 재정부(Treasury)
로부터의 차입을 의미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민간으로부터의 차입도 허 용한다. 차입권한은 일반적으로 공기업과 같은 영업적 활동에 부여된다.
넷째, 수입대체지출권한은 지출원인행위와 함께 당해 사업에서 나타나 는 수입으로 직접 지출에 대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경우에 따라 의회는 지출로 대체할 수 있는 수입의 범위를 제한하기 위하여 지출원인 행위의 한도를 설정하기도 한다. 지출에 대체되는 수입의 금액은 총수입 금액에서 공제되는 형태로 표시된다.
다양한 형태의 예산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예산권한은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에 따라 다시 구분된다. 신규 지출원인행위의 수행가능 기한에 따라 ‘단년도 예산권한(annual budget authority)’, ‘다년도 예산권한 (multi-year budget authority)’, ‘무년도 예산권한(no-year budget authority)’으로 구분한다. 단년도 예산권한은 특정 회계연도 내에서만 지출원인행위를 할 수 있는 예산권한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예 산항목들이 지출승인법에 의해 규정되는데, 각 지출승인법의 총칙(general provision)에 ‘본 법에서 달리 규정하지 않는 한 각각의 금액은 일 년 동안 유효하다’는 규정이 명시되어 있다.25) 또는 지출승인법의 전문(pre-amble)에 특정한 회계연도를 명시하고 있다.
지출승인법(appropriation act) 또는 사업인준법(authorization act)에 의해 부여되는 예산항목들 중에는 그 금액의 일부 또는 전부가 일 년 이상의 회계연도 동안 지출원인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규정하 는 경우도 있다.26) 이를 다년도 예산권한이라고 하는데, 그 기한은 회계 연도 단위로 규정되기도 하고 또는 특정한 일자를 지정하여 규정되기도 한다. 예컨대 2005년도의 지출승인법에서 특정 예산항목이 2006년도 9 월 30일까지 유효하다고 규정되기도 한다.
무년도 예산권한은 예산항목에서 규정된 금액이 특정한 기한을 정하지 않고 완전히 지출될 때까지 유효한 경우를 말한다. 다시 말해 지출원인 행위를 언제든지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출승인법에서 ‘본 금액은 지 출될 때까지 유효하다’는 규정이 있다면 이는 무년도 예산권한이 된다. 많 25) 미국에서는 중앙관서들을 구분하여 모두 13개의 지출승인법을 제정하고 있다.
26) 예산항목은 대부분 매년도의 지출승인법에서 규정되지만 경우에 따라 사업인준법에 서 규정되기도 한다. 사업인준법과 지출승인법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 논의된다.
은 경우 사업인준법에 따라 예산권한이 부여되는 예산항목들은 가용기한 을 명시하지 않기 때문에 무년도 예산권한이 될 것이다.
예산권한을 제공하는 법률은 예산항목에 대해 특정한 금액 규모를 명 시하여 제공하기도 하지만 금액을 명시하지 않고 관련 변수를 규정하는 방법을 채택하기도 한다. 전자를 확정적 예산권한(definite budget au-thority), 후자를 비확정적 예산권한(indefinite budget authority) 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예산항목들은 확정적 예산권한을 제공하지만 급 여사업과 같은 경우에서는 비확정적 예산권한을 제공한다. 실업급여 등과 같이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경우 법률에서는
‘소요되는 총금액(such sums as may be necessary)’을 예산권한으 로 제공하는 것이다.
수입대체지출 또는 특정한 펀드(특별회계 또는 신탁기금 등)에서 자금 지출이 이루어지는 사업에서는 확정 금액으로 예산항목이 규정되더라도 실제 수입 또는 당해 펀드의 잔고에 의해 그 규모가 한정될 것이다. 다 시 말해 법률에서 규정된 확정된 규모의 금액과 실제 수입(또는 펀드 잔 고) 중 낮은 금액에 의해 지출원인행위의 규모가 제한되는 것이다. 그런 데 차입권한을 제공하는 예산항목에서 특정 시점의 채무잔액에 대한 제 한을 규정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차입권한이 비록 확정 금액으로 규정 되더라도 채무잔액의 제한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확정된 금액 전부를 차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예산항목은 채무기준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특정 연도에 의회에 서 부여된 신규 예산권한은 매년도의 현금지출과 서로 다르다. 다음의 그 림은 1999 회계연도에서 예산권한과 지출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1999 회계연도에 신규로 부여된 예산권한은 1조 7,510억 달러인데, 이 중 1999 회계연도에 현금지출되는 부분은 1조 3,650억 달러이다. 나머지 3,860 억 달러는 1999 회계연도 이후에 지출될 예정이다.
1999 회계연도 이전에 부여된 예산권한 중에서 아직 지급되지 않은 권한은 9,520억 달러인데, 이 중 80억원은 소멸되었고 3,680억 달러는 1999 회계연도에 지출되었다. 1999 회계연도 이후에 현금으로 지출될 예산권한은 모두 9,620억 달러로서, 1999 회계연도 이전에 부여된 권한 은 5,760억 달러, 1999 회계연도에 부여된 권한은 3,860억 달러이다.
[그림 1] 예산권한과 지출의 관계(1999 회계연도, 억달러)
1999 신규 예산권한
17,510
1999 지출
13,650 1999 지출 17,330
이전의 미지출 예산권한
9,520
지출예정 1999
3,680
미래지출
3,860
권한소멸
80
미래 지출예정
5,760
미래 지출예정 예산권한
9,620
자료: Collender, Stanley E., The Guide to the Federal Budget Fiscal 2000, The Century Foundation Press, 1999, p.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