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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리우 지구정상회의(Earth Summit) 이후 지구의 생명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으며, 이는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이라는 신조어를 낳게 하였다. 지구의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한 여러 조치 중에 지질과 생물이 매우 중요한 상호 관계를 갖는다는 증거가 점차 모이면서 최근에는 지질과 생물 간의 핵심 연결고리를 찾는 연구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특히 영국의 잉글리시 네이처(English Nature)는 지질과 생물다양성에 대한 특성 연구 를 통하여 지질은 생태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아주 결정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얻었 으며, 이와 관련하여 영국의 자연 지역(Natural Area)이 지질과 아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는 특이 지질지역 자체를 보호나 적극 관리 대상으로 인식하여 법제화를 통하여 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대지 위에서 그 삶을 영위하고 있다. 식물은 주요 영양분을 토양에 서 얻으며, 이 토양은 암석 즉 지질에서 유래된 것이다. 지질의 화학성분은 그것을 구성하는 암석(광물)에 따라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그 암석에서 유래하는 토양은 모암의 화학성분을 많이 간직한다. 따라서 모암이 다른 토양은 서로 다른 화학성분과 유기물을 가지게 되므로 이에 서식하는 식물은 그 영양분을 이용하여 생명 현상을 이어간다. 예를 들면, 강원도에 많은 석회암은 칼슘(Calcium) 성분이 많으며, 청평 지역에 널리 분포하는 규암은 석영이 주요 구성 광물이므로 규소(Silicon)가 많다. 또 제주도의 현무암은 철과 마그네슘이 많다.

따라서 거시적으로 보면 식생 분포는 기후대, 위도, 고도, 육상 혹은 해안 여부, 햇빛 받는 위치 여부 등 외적 조건 이외에 암석에서 유래하는 토양의 화학성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식물은 그것이 서식하는 지질 성분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석회 성분이 있어도 잘 자라는 호석회성 식물이 있는가 하면, 화강암 등

산성 암석에서 유래된 토양에서 잘 자라는 혐석회성 식물도 있다. 어떤 식물종은 이러한 지질조건에 무관하게 잘 적응한 것도 있다. 식물은 기후변화에 따라 분포가 달라지고 특히 각 식물별 서식조건에 따라 남북방향으로 이동한다. 특히 산악지대는 이동에 장애가 되는 인공적 방해요소가 적어서 식물의 이동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척추에 해당하는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분기점은 석회암지역이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이 경우‘혐석회성(calcifuge) 식물은 북방으 로 이동시 큰 영향을 받을 것인가, 만일 그 영향이 막대하다면 그러한 종은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감소할 것인가’이다. 마찬가지로 빙하기에 북방에서 남하하는 북방성 식물들도 백두대간의 석회암 지역을 거치게 된다. 이 경우 석회암 중 백운석에 있는 마그네슘은 독성을 띠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식물은 큰 위기에 처할 것이다. 만일 이러한 것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우리나라의 자연환경보전대책 중 상당 부분은 지질과 식생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여 근본적인 대책을 새로 마련하여야 함을 지시한다.

한편 그동안 생태․ 경관 목적의 보호지역은 특이 생물종이 있거나 경관이 우수한 지역을 선정하여 왔다. 그러나 사문암 지역의 경우 철과 마그네슘이 많고 중금속이 많으며, 또 토양이 잘 형성되지 않아 수분이 유지되기 어렵다. 또 토양이 형성되더라도 팽창성 점토가 만들어져서 그나마 일부 있는 수분을 그 점토층 사이에 흡착하여 식물이 이용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식생이 잘 자라지 못하여 황무지처럼 되는 경우가 많아, 보호대상이나 보호지역의 후보지로 선정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사문암을 포함한 염기성 암석 지역에서는 특이하게 적응한 희귀한 식물이 타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고밀도로 분포한다. 따라서 사문암 등 고염기성 암석이 분포하는 지역은 경관적으로 우수하지 않더 라도 생태적으로 특별히 보호할 가치가 있는 지역이다.

영국이나 미국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지질과 식생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특이한 지역은 보전이나 보호를 하거나 토양 성분에 따른 식물 생장의 특성을

이용하여 특용 작물이나 토양오염 정화를 위한 기능성 식물을 개발하는 데 활용하는 수준

자료와 일치성을 살펴보고 그것이 일반적인지 아니면 국내 상황이 다르다면 그 사유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주요 연구 배경이다.

2.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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