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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어머니):사랑과 평화의 상징

문서에서 윤석중의 동요 연구 (페이지 84-87)

Ⅰ. 서 론

3.2. 소재적 측면

3.2.2. 엄마(어머니):사랑과 평화의 상징

192) 윤석중,『여든 살 먹은 아이』, 앞의 책, 58쪽. 이 동요는 곡조를 붙여 노래로 불리지는 않았다.

윤석중전집에는 <엄마 목소리>, <어머니>, <엄마>, <엄마는 대번 아세요>,

<엄마 손>, <엄마 생각> 등의 많은 작품에, 엄마(126회), 어머니(31회), 맘마(1 회) 등의 시어를 74편의 작품에 158회 사용하였다. 어머니를 직접 소재로 잡은 작품은 30여 편이며, 아기와 엄마가 함께 등장하는 것은 34편정도 된다. 그의 작품 속에서 어머니는 정신적으로 재충전할 수 있는 맑은 공간, 생명력이 꿈틀대 는 공간, 힘든 상황으로 삶이 고단할 때 잠시 피신할 수 있어 평화스런 공간이 다. 두 살 때 어머니를 잃어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엄마는, 윤석중에게는 그리 움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포근하고 안락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곁에 있으면 항상 든든하고 나를 위해 희생하며 위안해 주는 존재, 고향처럼 쉴 수 있는 곳. 그래 서 밝은 내일을 재충전하고, 살아갈 힘을 주는 대상이 바로 그 ‘어머니’, ‘엄 마’인 것이다.

엄마 손은 약손

아픈 데를 만져 주면 대번 낫지요.

엄마 손은 저울 손

노나 준 걸 대 보면 똑같지요.

엄마 손은 잠 손 엄마 손은 잠 손

또닥또닥 두드려 주면 잠이 오지요.

- ‘ 엄마 손’193)전문

193) 위의 책, 98쪽.

밤에 자다가 이불을 걷어차면은 깜짝 놀라 도로 잘 덮어 주셔요.

어머니는 단잠이 드신 뒤에도 어머니는 우리를 생각하셔요.

- ‘어머니’194)

1952년 발표된 작품으로 손대업이 곡을 붙여 노래로 불려진 <엄마 손>이라 는 동요와 1948년 발표, 정순철이 곡을 붙인 <어머니>라는 동요다. 엄마 손은 약손이다. 아무리 아파도 엄마 손만 닿으면 다 낳는다. 게다가 엄마는 늘 공정 하시다. 대강 떼어 나누어 준 것이 저울로 단 것처럼 똑같다. 그래서 엄마랑 함 께 있으면 무서운 것이 라고는 있을 리 없고, 세상으로부터 억울한 일도 절대 당하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곤한 단잠을 주무시던 엄마인 줄 알았는데, 아기 가 이불을 걷어차는 기척을 알고 일어나 이불을 덮어주신다. 이런 엄마가 윤석 중에게는 동경이었으리라. 조근 조근한 작은 목소리로 엄마의 참사랑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화자는 그래서 ‘엄마’가 온전한 세상이다. 엄마의 ‘사 랑’이라는 방패막이는 화자에게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있는 힘의 근원지요, 밝 은 미래로 나갈 수 있는 출발선인 것이다.

눈도 채 뜨기 전에 우리 아기는 소리를 지릅니다.

이불 속에서,

“엄마, 맘마아!”

- ‘눈도 채 뜨기 전에’ 부분

얘들아 나오너라 달을 따다가 순이 엄마 방에다 달아 드리자.

- ‘달 따러 가자’부분

주렁주렁 달렸네, 처마 끝에 고드름이

194) 위의 책, 86쪽.

옥비녀를 만들어서 엄마 드렸으면

- ‘고드름’ 부분

언제나 내 편인 엄마의 모든 신경은 항상 나를 향한다. 내 말은 뭐든지 다 들어주실 것만 같다. 조금 버릇없이 굴어도 괜찮을 것만 같다. 그래서 ‘눈도 채 뜨기 전에’아기는 이불 속에서 “엄마, 맘마아!”하고 소리부터 지른다. 실은 아기 가 먹고 싶은 것은 ‘맘마’가 아니라 엄마의 사랑, 엄마의 관심이다. ‘나 일어났 으니, 이제 엄마는 내 옆에 있어 주셔야 해요’하는 사랑의 갈구다. 그런 엄마를 위해 아기는‘처마 끝에 고드름’으로 옥비녀를 만들어 드리고 싶고, 심지어는 우 리 엄마 같은 친구 순이 엄마가 밤에 불이 없어 바느질을 못 하신다는 말을 듣 고 달이라도 따다 드릴 양이다. 사실 순이 엄마는 꼭 ’순이 엄마‘가 아니다. 우 리 모두의 엄마다. 우리를 위해 항상 희생하시고 인내하시는 우리 모두의 엄마 이시다. ’달‘은 소망이다. 그 소망을 엄마께 바치고 싶은 것이다.

윤석중은 자신이 추구하는 어린이 세계가 밝음, 맑음, 명랑함, 낙천적 동심을 완성 하기위해서는 출발선에 항상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온전한 밝고 미래지향적인 문학세계를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기’ 다음으로 빈도수가 많은 시어가 ‘엄마’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머니와 관련된 시어는 약 74편에 걸쳐 158회 사용 되고 있다. 이는 어머니의 부드럽고 섬세한 성질을 통해 자식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효과적으로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그가 아기, 어머니, 아빠, 누나, 동생 등의 가족의 일원을 지칭하는 시어를 반복적이고 집중적으로 사용 한 것은, 윤석중 자신이 어린 시절 가족 상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시어들이 밝고 미래지향적인 그의 시 세계를 전달하는데 효과 적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보다는 ‘엄마’가 ‘아버지’보다는 ‘아빠’가 빈도수가 훨씬 더 높은 것은

‘엄마’나‘아빠’라는 호칭이‘어머니’나‘아버지’보다 훨씬 정겹고, 어린이의 동심을 표현하는데 적절하기 때문이다.

문서에서 윤석중의 동요 연구 (페이지 8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