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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제주 방언 시간 표현의 특성과 교육적 활용

1. 제주 방언 시간 표현의 특성

1.2. 상의 특성

1) 진행상

국어에서 진행상은 일반적으로 통사적 구성인 ‘-고 있다’, ‘-아/어 가다’ 등에 의해 표현된다. 반면, 제주 방언에서 진행상은 선어말어미 ‘-암시/엄시/염시/람시/

암(ㅅ)/엄(ㅅ)/염(ㅅ)/람(ㅅ)-’에 의해 표현된다. 국어와 제주 방언의 진행상에 관 여하는 문법적 표지40)를 비교하면 다음 <표 18>과 같다.

우선, 국어에서 진행상은 시간적 위치에서 동작이 일어나는 모습을 나타내는 문법 범주이므로 선행하는 어간이 동사인 경우에만 결합한다. 국어에서 선행 요 소와 결합하는 제약을 보면 다음과 같다.

40) 여기서 ‘문법적 표지’의 용어는 국어에서 진행상과 완료상을 실현하는 방법은 통사적 구성에 의한 것이나, 제주 방언에서는 선어말어미인 형태론적 구성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아울러 표현 하기 위해 용어를 사용했음을 밝힌다.

ㄹ 무조건 ​​아나야 살로구나.(무조건 달아나야 살겠구나.) [15 수망리]

구분 국어 제주 방언

문법적 표지 -고

있--아/어

가--암시/엄시/염시/람시/

암(ㅅ)/엄(ㅅ)/염(ㅅ)/람(ㅅ)-<표 18> 국어와 제주 방언의 진행상의 문법적 표지 비교

(106) ㄱ 이제 일들이 끝나 간다. ⇒끝나-+-아 가+-ㄴ-+-다 ㄴ 할머니가 의자에 앉아 계신다. ⇒앉-+-아 계시-+-ㄴ-+-다

예문 (106ㄱ)은 동사 ‘끝나-’에 ‘-아 가다’가 결합하였고, (106ㄴ)은 동사 ‘앉-’에

‘-아 계시다’가 실현되었고, (106ㄷ)은 동사 ‘얻-’에 ‘-어내다’가 결합되었다. 이와 같이 국어에서 진행상을 나타낼 때, 선행하는 어간이 동사만 선택되는 제약을 갖 는다. 어간을 동사로 하는 이유로는 고영근(2014:181)에서 어미의 결합 제약을

‘어간과 어미’의 의미의 충돌과 관련하여 설명하는데, 동작상은 동작의 양상만을 표현하기 때문에 어간이 동작 동사인 경우만 결합이 자연스럽다. 이와 달리, 선 행하는 어간이 형용사이거나 ‘명사-이다’, ‘아니다’인 경우에는 진행상의 표지가 결합되지 못하는 제약을 갖는다. 다만, 동작상의 의미를 나누는 기준은 보조 용 언과 관련된다. 다시 말하면 예문 (106)의 ‘가다, 계시다, 나다’ 등은 어휘적 의미 보다 문법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106ㄱ)은 진행을 (106ㄴ)과 (106ㄷ)은 상태 지속의 의미로 파악된다.

국어와 달리 제주 방언에서는 상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선어말어미 이므로 선행하는 어간의 제약이 없다. 그 양상을 살피면 다음과 같다.

(107)의 밑줄 친 부분은 ‘성허다(성하다), 듬싹허다(푸짐하다), 크다, 고만허다 (그만하다)’에 진행상의 선어말어미가 결합하여 ‘성헴주, 듬싹헴주, 컴신가, 고만 헴신가’로 실현된다. (107ㄱ)은 형용사 ‘성허-’에 ‘-염(ㅅ)-’이 결합한 다음 어미

‘-주’가 결합한 경우로, 나무와 가시가 무성한 상태의 지속을 의미한다. (107ㄴ)은 형용사 ‘듬싹허-’에 ‘-염(ㅅ)-’이 결합하고 어미 ‘-주’가 결합하여 그릇이 푸짐한 상태를 나타낸다. (107ㄷ)은 형용사 ‘크-’에 ‘-엄시-’가 결합한 다음 의문형 어미

(107) ㄱ 이젠 불 금지헤연 (불) 안 부쪄 놓난 막 낭허고 가시만 막 성헴주게.(이젠 불 금지해서 (불) 안 붙여서 놓으니깐 마구 나무하고 가시만 매우 *성하고 있지./성해.) [선흘리]

ㄴ 이젠 적이 이만썩 헤놓난 세 고지만 올려도 사라가 듬싹헴주.(이젠 적이 이 만큼씩 해놓으니깐 세 꼬치만 올려도 그릇이 *‘듬싹’하고 있지./푸짐해.) [남 원리]

ㄷ 생선들도 너무 빨리 컴신가?(생선들도 너무 빨리 *크고 있는가?/큰가?) [성 읍리]

ㄹ 양 발창 고만헴신가?(양 발바닥 *그만하고 있는가?/그만한가?) [월령리]

ㄷ 나는 아빠의 허락을 얻어 냈다. ⇒얻-+-어 내-+-었-+-다

‘-ㄴ가’가 결합하여, 생선 크기의 상태 변화를 의미한다. (107ㄹ)은 형용사 ‘고만 허-’에 ‘-염시-’가 결합한 다음 의문형 어미 ‘-ㄴ가’가 결합하여, 발바닥의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내는 형용사에 자연스럽게 결합하고 있다. 예문 (107)과 같이 제 주 방언에서 선행하는 용언의 어간에 제약이 없는 특징은 ‘-암시/엄시-’가 형태 적 문법화를 거쳐, 선어말어미로 기능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국어 와 달리 어간과 선어말어미 사이의 의미 충돌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의 미적 문법화도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제주 방언에서 진행상 선 어말어미가 국어의 ‘-고 있-’의 의미 기능과 유사하지만, 형용사 어간으로 한 경 우에는 주로 ‘상태 변화’ 혹은 ‘현재의 상태’를 나타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고 있-’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2) 완료상

국어에서 완료상은 일반적으로 통사적 구성인 ‘-아/어 있다’, ‘-아/어 버리다’에 의해 표현된다. 반면, 제주 방언에서 완료상은 선어말어미 ‘-아나시/어나시/여나 시/라나시/아낫/어낫/여낫/라낫-’에 의해 표현된다. 국어와 제주 방언의 완료상에 관여하는 문법적 표지를 비교하면 <표 19>와 같다.

우선, 국어에서 완료상은 시간적 위치에서 동작이 완료된 모습을 나타내는 문 법 범주로 선행하는 어간이 동사인 경우에만 결합한다. 국어에서 선행 요소와 결 합하는 제약을 보면 다음과 같다.

예문 (9ㄱ)은 타동사 ‘먹-’에 ‘-아 버리다’가 결합하였고, (9ㄴ)은 자동사 ‘눕-’에

‘-어 있다’가 실현되었다. 이와 같이 국어에서 완료상을 나타낼 때, 선행하는 어

구분 국어 제주방언

문법적 표지 -아/어

있--아/어

버리--아나시/어나시/여나시/라나

시/아낫/어낫/여낫/라낫-<표 19> 국어와 제주 방언의 완료상 문법적 표지 비교

(108) ㄱ 나는 빵을 다 먹어 버렸다. ⇒먹-+-어 버리-+-었-+-다 ㄴ 엄마는 아파서 침대에 누워 있다. ⇒눕-+-어 있-+-다

간이 동사만 선택되는 제약을 갖는다. 동작상은 동작의 양상만을 표현하기 때문

(의존 명사)+-이다’에 ‘-라낫-’이 결합한 다음 높임의 선어말어미 ‘-우-’가 결합하 였다. 예문 (109)는 명사 뒤 서술격조사가 결합한 다음 완료상의 선어말어미 ‘-라 나시/라낫-’이 결합하였다. (109 ㄱ, ㄹ, ㅁ, ㅂ, ㅅ)의 경우는 명사 뒤 서술격조사 가 생략이 되어 어미 ‘-라나시/라낫-’이 명사에 바로 연결된 형이다. (110ㄱ)은

‘아니-’에 ‘-라낫-’이 결합한 다음 어미 ‘-주’가 결합하였고, (110ㄴ)은 ‘아니-’에

‘-라나시-’가 결합한 다음 높임의 평서형 어미 ‘-우다’가 결합하였다. 예문 (109) 와 (110)의 구성은 국어와 다른 제주 방언에서 보이는 특성으로 서술격조사나

‘아니다’가 어간에 올 때 보조적 연결어미가 결합되고 있다. 예문 (109)은 ‘명사+-이-+-라나시/라낫-’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명사 뒤 서술격조사가 결합한 다음

‘-라나시/라낫-’이 결합하였다. 그리고 (110)은 ‘아니-+-라나시/라낫-’으로 분석하 며, ‘아니다’ 뒤에 결합하였다.41) 제주 방언에서 서술격조사나 ‘아니다’, 동사 ‘오 다’ 뒤에 ‘아/어’로 시작하는 어미는 ‘라’로 교체하는 특징을 미루어볼 때 ‘-라나시 /라낫-’도 ‘-아나시/아낫-’의 형태론적 이형태이다. 그러므로 ‘-라나시/라낫-’은 서술격조사 뒤, ‘아니다’ 구성을 고려한다면 이미 문법화하여 하나의 선어말어미 로 기능하고 있다. ‘-아나시/아낫-’의 형태가 여전이 통사적 구성이라면, 다음 (111)에서 통사적 구성의 앞뒤에 다른 요소가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들 사 이에 보조사 ‘-는, 도’ 넣을 수 없으며, 부사어 ‘​만이’가 개입하지 않는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어간과 종결 어미 사이에 나타나고 중간에 문법 요 소가 개입할 수 없는 것은 선어말어미만 존재한다.

41) 15세기 국어에서 인칭의 선어말어미 ‘오/우’는 음운 조건에 따라 ‘-로-’로도 나타나는데, 서술격 조사 ‘이다’와 ‘아니다’ 뒤에서 실현되고 있다.

(예1) 나​​弟子 大木犍連이로라[大木犍連-이-오(>로)-다(>라)][월인석보 23:82, 권재일 151 재 인용]

그리고 15세기 국어에서 연결어미 ‘오​’도 음운 조건에 따라 ‘로​’로도 나타나는데, 서술격조사

‘이다’ 뒤에서 실현되고 있다.

(예2) 入聲은 點 더우믄 ​​가지로​[​​가지-이-로​(>오​)](훈민정음 언해 14, 권재일 154 재 인용)

이 연구는 제주 방언 시간 표현의 실현 양상에 따라 교육의 방안을 모색하고 자 하였다. 제주 방언에서 시간과 관련한 문법 범주인 ‘시제와 상’에 대하여 실현 양상을 제시하였고, 하나의 형태가 여러 의미 기능을 갖는 시간 표현을 살피고자 하였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제주 방언의 시간 표현에 대하여 문법적 체계를 세 웠으며 실제 방언 발화자의 언어 양상이 반영된 자료를 활용하였다. 구체적으로 제주 방언의 ‘시제와 상’을 나타내는 문법 형태소인 선어말어미를 중심으로 실현 양상을 살폈고, 제주 방언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시간 표현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국어와 비교하였다.

우선 시간 표현과 관련하여 제주 방언의 교육은 언어의 본질인 의사소통 기능 측면에서 시간 표현의 교육이 중요하다. 제주 방언의 시간 표현에 관여하는 문법 적 표지가 선행 요소와 후행 요소에 따라 여러 이형태로 나타나 있고, 상황에 알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문법적 표지가 문맥에 따 라 그 의미 기능이 ‘시제’ 혹은 ‘상’으로 한정되지 않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나 낼랑 그디 가크라.(나 내일 거기 가겠어.)’의 경우, 문법적 표지는 ‘-크-’

로 실현되어 있으나, 화자는 ‘의지’의 양태적 의미를 실현하여 청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제주 방언의 시간 표현 교육은 상황에 알맞게 의사소통 과정에 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국어에서 비문인 문법적 관계가 제주 방언에서 실현되므로 언어의 다양한 현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느 ​​저 먹어시라.(너 먼저 먹어라.)’처럼 과거시제 선어말어미가 명령형 어미와 결합이 되면서 자연스러운 문장을 보이며 언어 현상을 설명한다. 이와 같이 시간 표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함에 따라 화자는 시간에 대한 인식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실제 제주 방언 발화자의 언어를 활 용하여 시간 표현 교육을 한다면, 제주 방언의 언어 현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 다. 다만, 물리적 시간을 언어로 표현하기 때문에 복잡한 언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주 방언을 분석적 차원에서 벗어나 실제성을 중시해야 한다.

문법 영역 측면에서 제주 방언의 시간 관련 교육은 언어학적 중요한 위치에

문법 영역 측면에서 제주 방언의 시간 관련 교육은 언어학적 중요한 위치에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