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업혁명과 도시: 경제활동과 도시의 변화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도시
도시는 일상생활이 일어나는 공간이다. 도시는 일을 하고, 쇼핑을 하고, 자녀를 키우고, 교육을 받고, 문화생활을 즐기고, 무엇보다 안식처인 집이 있는 공간이다. 도시는 이와 같은 도시민의 이동을 위하여 도로와 교통 인프라를 제공하고, 건강과 위생을 위하여 상 하수도 시설을 운영하고, 안전과 안녕을 위하여 치안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 하며 발전하여 왔다. 도시가 커지고, 거주자가 늘어나고, 도시가 제공하는 기능과 시설이 늘어나면서 도시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도시를 관리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운 일이 되었다.
이러한 복잡한 도시를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최근 ICT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물인터 넷(IoT), 센서,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도시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다. 교통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교통신호 시스템을 조정하고, 스마트 그리드로 전기의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고, 사람의 이동에 따 라 가로등을 조정하는 것 등이 가능해지고 있다. 도시를 더 효율적으로 더 쾌적하게, 더 에너지를 적게 쓰는 지속가능한 도시, 삶의 질이 높은 도시로 만들어 주고 있다. 이는 센 서가 도시 시설의 곳곳에 장착되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여기서 수집된 정보(Big Data)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여 효율적인 조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이와 같은 기술을 이용하여 관리되고 운영되는 도시를 스마트도시라고 한다. 그래 서 스마트도시는 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생활을 바꾸는 공간, 4차 산업혁명을 담는 그릇
19) 이 글은 스마트도시에서의 노동변화에 대한 사례연구로 외부원고(여시재 이명호 선임위원)로 작성되었다.
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마트도시는 단지 이러한 기술이 적용되어 관리되는 도시면 충분한 것일까? 도시는 일상생활의 공간임과 동시에 더 중요하게는 경제활동이 일어나는 공간이다.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효율적으로 일어날수록 도시는 발달한다. 그래서 도시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활동이다. OECD는 도시경쟁력의 초 점을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식기반 경제(Knowledge based Economy)’에 두고, 글로벌 도시가 지식산업의 소비 장소인 동시에 생산현장이기 때문에 소비자 요구에 신속 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비밀도가 높은 도시에 위치해야 하며, 대학과 연구기관 등이 집 중되어 있어야 지식산업에 필요한 양질의 인력공급이 유리하다며 경제적인 문제를 중요한 도시 경쟁력의 요소로 보고 있다(변미리, 2013). 포브스(Forbes)도 세계 도시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규모(the amount of foreign direct investment they have attracted), 기업 본사의 집중도(the concentration of corporate headquarters), 선점하고 있는 틈새시장 사업 수(how many particular business niches they dominate), 항공네트워크 규모(air connectivity), 생산자 서비스의 강점 (strength of producer services), 금융 서비스(financial services), 기술과 미디어의 영향력(technology and media power), 인종적 다양성(racial diversity)을 제시하고 있 는데, 이 8가지 중에서 6가지가 경제활동과 관련되어 있다(위선희, 2015).
이와 같이 도시 경쟁력을 평가할 때 편리한 기업서비스, 사회기반시설, 혁신활동과 같은 물적·인적자본의 증가는 생산 공간인 도시발전에 중요한 요소이다. 도시가 경제활동에 유 리한 조건을 갖출수록 도시는 성장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 거주하는 도시민들을 경제적으 로 풍요하게 해준다. 대부분의 도시가 스마트도시로의 전환을 시작할 때, 교통이나 유틸 리티와 같은 기능 영역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도시는, 디지털이 도시 노동자가 자신의 일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도구와 정책이 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도시는 어떤 경제적인 요소를 갖추어야 할 것인가? 도 시는 어떻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도시민과 기업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도시에서의 일과 노동을 지원할 것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과 노동의 형태에 따른 공간은 어떻 게 변할 것인가? 스마트도시는 스마트한 일과 노동을 위해 어떤 도시가 되어야 하는가?
경제활동 방식에 따른 도시의 변천
도시의 모습은 경제활동 방식에 따라 변해왔다. 역사적으로 볼 때, 산업의 발달과 거주 공간(마을, 도시)은 조응 관계를 이루면서 변화해 왔다. 농업 사회에서 마을은 농부의 일 터인 경작지와 주거지가 일치하거나 근접한 형태를 띠었다. 농업은 일손이 많이 들고 가족 단위로 이뤄졌기 때문에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모여 대가족을 이루고 살았다. 걷 거나 짐승(주로 말과 소)이 끄는 수레를 이용하는 등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활동은 주로 수십, 수백 명으로 구성된 마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마을은 수평적 직주공간(일터인 직장과 주거지로 이뤄진 공간)의 모습이었으며, 이는 중세 봉건사회까지 이어졌다. 한편 농민들은 일터를 중심으로 거주지가 형성된 반면에 왕과 귀족은 농민들과 분리된 보호, 방어를 위한 거주지(성)를 조성하였다. 르네상스 이후 선박 기술이 발달하면 서 해상무역을 통한 부의 창출로 항구도시가 번영하기 시작하고, 상공업의 발달에 따라 교통 요지를 중심으로 상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상업도시가 등장하였다. 그러나 중세사회 도 여전히 직장과 일터는 근접하였고, 상업도시에는 1층 일터, 2층 주거 등 직주근접의 모습을 유지했다.
한편 1차 산업혁명은 이러한 농업과 상업을 중심으로 한 마을과 도시에 일대 변혁을 가져 왔다. 산업혁명의 핵심인 증기기관의 에너지원이 풍부한 탄광 지역과 철도역 인근 공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발달하면서, 직장인 공장지역과 주거지역의 분리, 즉 직주분리가 시작된 다. 공장 지역의 환경오염으로 주거-상업-공업-녹지의 용도지역 분리라는 강제적 토지 이 용제도가 도입된다. 전기와 자동차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2차 산업혁명은 직주분리를 가속화시켰다. 원료와 제품의 수송에 필요한 도로 등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곳에 공장이 들어서고, 공장에서 일할 노동자들이 모여들면서 도시는 급속도로 팽창하였다. 철도와 자 동차 등 교통이 발달하면서, 도보 20분 거리의 도시가 자동차 20분 거리의 도시로 규모가 확대되었다. 도시 속의 건물은 수십 층의 고층 빌딩으로 바뀌고, 직주분리는 더욱 가속화 되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산업을 태동시킨 미국의 디트로이트시는 1800년대 초에 수천 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서 1950년대에 18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 후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퇴조하면서, 디트로이트시(City of Detroit)는 2013년에 파산을 선언하며 산업의 몰락에 대처하지 못한 도시의 상징이 되었다. 반면에 발명왕 에디슨이
설립한 GE가 있던 뉴욕시(New York City)는 전기산업, 가전산업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다가 미디어와 금융 등 서비스 산업의 도시로 변천하면서 세계 최대의 도시, 돈과 사람이 모이는 도시라는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자료: Google Images
[부록 그림 1] 시대에 따른 도시의 변천
한편 컴퓨터와 생산의 자동화로 시작된 3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모습의 도시를 주역으로 등장시켰다. 대서양을 접한 미국의 동부 뉴욕과 가장 먼 태평양을 접한 캘리포니아주의 실리콘밸리(산호세시와 인근 도시 지역)가 신산업의 중심도시 역할을 하고 있다. 제조업이 구산업의 핵심이었다면, IT와 벤처 자본을 중심으로 한 신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도시는 실리콘밸리이다. 제조업 시대의 건물이 위계적인 관료제를 연상시키는 고층빌딩이라면, 실 리콘밸리의 건물은 수평적인 네트워크 문화를 상징하듯 낮은 층수의 캠퍼스 건물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시는 고급 인력의 유치가 수월한 생활 서비스가 잘 갖춰진 대도시를 중심으로 번창했다. 교통의 발달은 지속적으로 대도시의 세력권을 확대시켰고, 대도시 주변에는 주 거 기능 등을 제공하는 위성도시가 늘어났다. 이와 같은 도시권의 거대화는 직장과 주거 지 사이 거리의 균형이 파괴되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업무용 지역을 중심으로 주상복합 빌딩이라는 수직적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의 근접)도 등장하였지만, 여전히 과도한 출퇴 근 시간과 비용, 높은 주거비 등은 거대 도시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방식의 경제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과 노동이 변하고 있다. 이는 새로 운 모습의 도시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우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제활동, 특히 일하는 방식과 노동의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2. 4차 산업혁명: 새로운 경제활동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
자동화의 심화와 일자리의 변화
4차 산업혁명 또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기술진보의 특징은 자율화, 초연결, 초융합이라 할 수 있다. IoT, 스마트 디바이스(Smart Device), 빅데이터 등은 초연결을 가속화시키고, 이는 현실과 가상의 융합이라는 초융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MR(가상·증강현실이 융합된 혼합현실 기술), CPS(Cyber-Physical System, 가상물리시스템), O2O(Online to Offline)는 이런 흐름을 반영한 기술이자 개념이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기술의 진보가 가 져온 변화의 특징은 자동화의 심화다.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차 등 지능화와 자율화는
4차 산업혁명 또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기술진보의 특징은 자율화, 초연결, 초융합이라 할 수 있다. IoT, 스마트 디바이스(Smart Device), 빅데이터 등은 초연결을 가속화시키고, 이는 현실과 가상의 융합이라는 초융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MR(가상·증강현실이 융합된 혼합현실 기술), CPS(Cyber-Physical System, 가상물리시스템), O2O(Online to Offline)는 이런 흐름을 반영한 기술이자 개념이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기술의 진보가 가 져온 변화의 특징은 자동화의 심화다.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차 등 지능화와 자율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