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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봉 원

문서에서 물리학과 첨단기술 (페이지 25-31)

저자약력

손봉원 박사는 연세대 천문대기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Bonn 대학에서 천문 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사건지평선망원경 협력단 한국 대표와 과학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bwsohn@kasi.re.kr)

Fig. 1. M87 supermassive black hole image observed by the Event Horizon Telescope. (Credit: EHT collaboration)

Black Hole, Observed Bong Won SOHN

The author explains black holes in the context of astronomy and astrophysics. The history of black hole research and black hole discovery are covered briefly. The author explains why supermassive black holes in active galactic nuclei are the most promising candidates for imaging black holes. The principles of radio interferometers used as observation meth-ods are covered. The Event Horizon Telescope Collaboration, its future plans, and the role of the Korean members are introduced.

서 론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하는 천체임이 LIGO/VIRGO의 중력파 검출(The Nobel Committee for Physics, Scientific Background on the Nobel Prize in Physics (2017))과 우리은하 중심 초 대질량블랙홀 근접 별의 공전궤도 관측과 그의 중력적 적색편 이 관측(The Nobel Committee for Physics, Scientific Back- ground on the Nobel Prize in Physics (2020)) 등으로 입증 되고 있다. 블랙홀이 우주에 실제로 존재함이 명확해짐에 따라 블랙홀의 강한 중력이 만들어내는 현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 력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블랙홀은 중력 연구는 물론 우주 의 진화 연구에도 중요한 천체다. 블랙홀이 물질을 끌어들여 질량을 늘려가는 과정은 강력한 물질과 에너지의 방출을 동반 하고, 이 방출 현상이 별, 은하, 그리고 우주의 진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별 정도의 질량을 가진 블랙홀 에서 거의 모든(아마도 모든) 은하의 중심에서 발견되는 초대

질량블랙홀 ­ 질량이 태양의 백만 배 이상인 블랙홀을 초대질 량블랙홀이라고 한다 ­ 까지 모든 종류의 블랙홀에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는 물질(별, 가스, 먼지 등)이 블랙홀로 유입되면 서 마찰과 폭발로부터 발생하는 에너지(지구로 떨어지는 운석 이 발생하는 열, 빛, 소리, 충격파를 생각하면 블랙홀로 떨어지 는 물질이 얼마나 큰 마찰과 폭발을 겪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와 자기화된 블랙홀이 회전하며 발전기 역할을 해서 발 생하는 에너지에 의한 것이다. 초대질량블랙홀이 활발히 몸집 을 불리는 과정에서 블랙홀이 방출하는 순간 에너지(파워)는 그 초대질량블랙홀이 속한 은하 전체가 발생하는 파워보다 더 큰 경우도 많다. 초대질량블랙홀 중에서도 가장 질량이 큰 축 에 속하는 M87(그림 1의 블랙홀, 태양의 65억 배 질량)의 반 지름이 100 AU 가량(1 AU(천문단위)는 지구와 태양의 거리)이 고 이는 해왕성 공전궤도 반지름(30 AU, 원 궤도에 가깝다)의 세 배를 조금 넘어선 수준이다. 이 은하가 차지하는 부피와 비 교하면 아주 작은 공간을 차지한 천체가 내는 밝기가 은하 전 체가 내는 밝기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중 심부가 매우 밝은 은하를 활동성은하라고 하고 그 중심부를 활동성은하핵이라고 한다. 이러한 특이한 은하가 존재한다는 것은 20세기 초에 이미 알려졌다.[1] 은하의 10퍼센트 가량이 활동성은하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실인즉,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고자 초대질량블랙홀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되었고,[2] 70

REFERENCES

[1] E. A. Fath, Lick Obs. Bull. 5, 71 (1909).

[2] F. Hoyle and W. Fowler, Nature 197, 533 (1963).

[3] M. S. Longair,High Energy Astrophysic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1).

Fig. 2. Radio image of a giant radio galaxy 3C236 (Credits: NVSS, WRST, Mack et al. (1996)). This giant radio galaxy is 1.3 billion light-years (z=0.1) from the solar system.

년대에 활발한 이론 연구가 수행되며 블랙홀은 천문학과 천체 물리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었다.

블랙홀의 크기

블랙홀의 크기는 블랙홀 중심에서 사건지평선까지의 길이를 반지름으 로 한 구의 부피이다. 이 길이를 슈바르쯔실드 반지름이라고 하는데, 이는 블랙홀의 질량에 의해 결정된다.

슈바르쯔실드 반지름(Rs)은 Rs

 이를 경계로 안쪽의 정보는 바깥으로 전달될 수 없으므로 이는 블랙홀의 경계 그리고 크기에 대 한 타당한 정의이다. 여기서 우리 주변의 물질과는 다른 블랙홀의 특 별한 성질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물체의 질량은 물체의 부피에 비례한다. 즉, 물체의 밀도는 일정하다. 그런데 블랙홀의 밀도는 일정 하지 않다. 블랙홀의 크기가 질량과 비례하여 커지므로 블랙홀의 부 피는 질량의 세제곱에 비례하여 빠르게 부풀게 된다. 이러한 블랙홀 의 특징 때문에 M87과 같은 초대질량블랙홀의 밀도는 물보다 작은 값이다! 질량과 크기가 비례하는 특징은 사건지평선망원경으로 관측할 블랙홀을 선정하는데 결정적인 기준이 된다.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블랙홀, 활동성은하핵

활동성은하핵의 블랙홀은 매우 효율적인 엔진이다. 빛의 속 도에 가까운 자전속도를 가진 블랙홀의 경우, 유입되는 질량의 42퍼센트까지 에너지로 방출할 수 있다. 정지해 있는 슈바르 쯔쉴드 블랙홀의 경우는 6퍼센트까지 에너지로 방출한다.[3] 이 는 핵융합반응의 효율이 1퍼센트가 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효율임을 알 수 있다. 초신성이 태양의 천억 배 이 상의 파워를 수 개월간 방출하는데, 평균적인 활동성은하핵은 그보다 10배 정도의 파워를 수백만 년 동안 방출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모두 은하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초신성은 은하 내의 다양한 위치에서 폭발하고 활동성은하핵은 은하의 중심에 있으므로, 은하 중심부에서는 활동성은하핵의 영향이 더 크고, 은하 바깥쪽으로 갈수록 초신성폭발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여겨진다. 활동성은하핵으로 분류되 는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에너지는 물질 유입량이 많을 수록 그리고 블랙홀의 회전속도가 빠를수록 강력하다. 이들 중 특히 강력한 부류는 퀘이사라고 불리는데, 이들은 우주의 반대 편 끝에서도 보일 만큼 밝다. 이러한 강력한 에너지 방출의 원 인은 은하의 병합과 그에 따른 초대질량블랙홀의 병합, 그리고 동반되는 엄청난 양의 블랙홀로의 물질 유입 때문으로 추측되 는데 그 구체적인 과정의 규명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의 숙제 로 남아 있다. 강력한 활동성은하핵이 방출하는 막대한 에너지 는 은하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경우에는 은하를 데워서 차가운 가스구름이 모여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멈추게도 하 고, 다른 경우에는 충격파가 특정 지역의 가스 밀도를 높여 별

이 더 쉽게 만들어지도록 돕기도 한다. 별의 생성과 물질의 순 환에 활동성은하핵이 미치는 영향은 결국 우주에서 생명체의 탄생에까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더욱 극적인 경우, 활동성 은하핵은 레이저 빔과 같이 날카로운 형태의 자기화된 플라즈 마 제트를 뿜어내는데 그 제트는 상대론적 속도를 가지고 있 으며 은하는 물론 은하단 규모를 넘어 수백만 광년의 거리까 지 뻗어나가기도 한다. 이런 종류의 활동성은하핵은 그 구조가

REFERENCES

[4] M. Ryle, Radio Telescopes of Large Resolving Power, the Nobel lecture (1974).

Fig. 3. Gravitional lensing effect caused by a black hole which obscures the light of the background objects. (Credit: A. Riazuelo, IAP/UPMC/CNRS)

전파(radio wave) 대역에서 관측되기 때문에 전파은하라는 이 름을 갖고 있다. 활동성은하핵의 10퍼센트 정도가 이러한 ‘강 전파 활동성은하핵’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우주 전체 에 퍼져있는 자기장 그리고 고에너지 입자의 근원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림 2는 대표적인 거대 전파은하 3C236의 영상이다. 이 전파은하의 양끝단 사이의 거리는 천오 백만 광년에 이른다. 이러한 매력적이나 강력한 파워의 방출 현상을 이해하려면 그 근원인 블랙홀와 그 주변을 자세히 관 측해야만 한다. ‘블랙홀을 본다, 블랙홀을 관측한다’는 말은 설 명이 필요하다. 블랙홀은 빛을 내지 않는다. 관측을 천체 또는 물체로부터 나오는 빛을 보는 것으로 한정한다면 이 표현은 모순이다. 그러나 블랙홀에 의해 가려진 공간(검은 구멍)과 사 건지평선 규모에서 블랙홀의 강한 중력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 을 관측할 수 있다(그림 1).

‘블랙홀’ 용어의 유래

블랙홀이란 표현은 60년대에 프린스턴 대학에서 제안되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티븐 호킹이 ‘시간의 역사’에서 언급하 기도 했던 현대 블랙홀 연구의 아버지라 불리는 존 휠러(John A.

Wheeler)가 69년 처음 제안했다는 설도 있다. 사실은 67년 그의 수 업을 듣던 학생이 처음 사용했다는 설도 있다. MIT의 마르샤 바르투 삭은 그보다 앞선 63년 과학기자 앤 유잉(Ann Ewing)이 블랙홀을 사용했다는 증거를 찾아내어 발표한 바 있다. ‘블랙홀’ 최초 사용자를 찾는 그의 연구는 계속 되었는데, 60년대 초 역시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디키가 이 강한 중력을 가진 천체를 ‘캘커타의 블랙홀’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비유했음을 확인했다. ‘캘커타의 블랙홀’은 1756년 6 월 20일에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인데, 이는 존 미첼이 빛도 탈출할 수 없는 강한 중력을 가진 천체를 처음 제안했던 것보다 거의 30년 전에 벌어진 사건이다. 벵골군의 공격에 콜카타(당시 영국령 캘커타) 의 윌리엄 요새가 함락된 후 146명의 포로가 7평이 조금 넘는 감옥 에 갇혀 하룻밤 사이에 123명이 질식과 열사병으로 사망한 사건인데, 디키 교수는 빛조차 빠져 나올 수 없는 천체를 살아서 빠져 나올 수 없는 ‘캘커타의 블랙홀’에 비유한 것이었다.

어떤 블랙홀을 관측할 수 있나?

블랙홀을 직접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블랙홀의 배경에 광원 (별, 은하)이나 활동성은하핵과 같이 블랙홀 사건지평선 주변에 광원(물질을 유입하는 강착원반과 제트의 시작점)이 있다면 블 랙홀에 광원이 가리는 현상과 블랙홀의 강한 중력이 만들어내 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그림 3은 전자의 예이고 그림 4는 후 자의 예이다. 물질 유입이 없는 조용한 블랙홀도 배경에 빽빽

블랙홀을 직접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블랙홀의 배경에 광원 (별, 은하)이나 활동성은하핵과 같이 블랙홀 사건지평선 주변에 광원(물질을 유입하는 강착원반과 제트의 시작점)이 있다면 블 랙홀에 광원이 가리는 현상과 블랙홀의 강한 중력이 만들어내 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그림 3은 전자의 예이고 그림 4는 후 자의 예이다. 물질 유입이 없는 조용한 블랙홀도 배경에 빽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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