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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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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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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검은 구체의 블랙홀과 그 주변의 모습을 표 현한 그림이다. 2020년 노벨물리학상은 블랙홀 형 성에 대한 이론과 우리 은하 중심부에서 블랙홀을 발견한 공로로 펜로즈, 겐젤, 게즈에게 수여되었다. 펜로즈는 특이점 정리를 통해 일찍이 블랙홀이 형 성될 수 있음을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분명하게 증 명했고, 겐젤과 게즈는 약 26년 동안 이어진 우리 은하 중심의 Sgr A* 주변에 대한 관찰을 통해 초 거대질량 블랙홀이 위치하고 있음을 보였다. (출처: NASA, 표지 설명: 동국대학교 물리·반도체 과학부 물리학전공 곽보근 교수) 물리학과 첨단기술 편집위원회 자문위원 / 이충희 최병두 황정남 김채옥 편집위원장 / 이보화 실무이사 / 김동현 부실무이사 / 김근수 류혜진 편집위원 / 고재현 곽보근 김상훈 김시연 김영균 김철민 박명훈 박상윤 박승룡 박인규 손원민 송태권 안성용 양정엽 이성빈 이은철 이재웅 정양수 정용욱 조신욱 주상현 최진식 최태영 현창호 편집담당 / 홍완숙 표지디자인 / 남현옥

과학의 창

1 한국물리학회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한 지난 2년간을 돌아보며 이범훈

특집

2020 노벨물리학상

3 펜로즈의 특이점 정리 강궁원 10 블랙홀의 특이점을 찾아서: 우주 검열 가설 곽보근 17 블랙홀: 상상에서 현실로 이형목 23 블랙홀을 관측하다 손봉원

회원기고

29 크로스로드 고압 상온 초전도체의 발견 김덕영

PHYSICS PLAZA

31 새로운 연구결과 소개 32 Physical Review Focus 35 새물리 하이라이트 36 물리 이야기

아인슈타인의 학창시절과 박사학위논문 김재영 42 물리학회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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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리학회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한

지난 2년간을 돌아보며

이 범 훈

한국물리학회 제28대 회장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돌이켜 보건대, 제28대 한국 물리학회장의 임기를 시작한 2019년이 회원님들께 약속한 일들을 수행하는 첫해였다면, 2020년은 전년도에 이은 사업 의 마무리를 하는 해로서, 코 로나 확산이 가져온 불확실성 과 불안한 환경 속에 사업을 조정하고 새로운 변화를 꾀하 여야만 했던 한 해였습니다. 회원님들의 관심과 격려로 임 기를 잘 마치게 됨에 깊은 감 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그간의 활동 중 몇 가지만 함께 돌아보고자 합니다. 첫째로, 연구환경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분야별 지원체계로 전환이라는 변화일 것입니다. 기초연구 지원에서 획일화된 기 준의 연구지원체계에서 벗어나 학문 분야별 특성과 의견을 반 영하는 전환은 그간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했던 방향입니다. 제 28대 집행부는 임기 시작과 함께 한국연구재단과의 긴밀한 협 의 속에 이러한 정책 전환에 발빠르게 대처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2019년 9월에는 학회가 주도하는 기초연구사업 위탁연 구과제 수행으로 최대한 회원님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연구자 중심의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물리학 기초 분야의 예산 확대 와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였습니다. 2020년의 코로 나 확산 상황에서도 분과별 의견 수렴, 설문조사, 온라인 공청 회 등을 거쳐 최종 보고서를 마련하여 한국연구재단에 제출하 였습니다. 이후에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한국연구재단에 학 회의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한 자문과 협의를 지속함으로써 물리학 관련 2021년 기초연구 시행계획에 기여할 수 있었습니 다. 둘째, 교육 및 정책 관련해서는 우선, 네이버 물리학 백과사 전 사업을 돌아봅니다. 본 사업은 이전 집행부에서 유치하여 수년간 진행해온 것으로, 저희 집행부는 이를 이어받아 계약기 간 내에 마무리지었습니다. 집필진의 합숙 등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기존계약 완료는 물론 추가 사업도 수주하여 성공적으 로 마무리지을 수 있었습니다. 집필의 방식을 단기간에 집중적 으로 완료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였으며, 이를 통해 학회 재정수입 증대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보다 자 세한 내용은 물리학과 첨단기술 2019년 9월호 특별칼럼에 기 술되어 있습니다. 향후, 이 사업이 학문분야 간 물리관련 용어 의 통일 등에서도 한국물리학회의 주도적 역할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편, 2020년에는 코로나 확산으로 물리인증 제, 매달 개최하던 어벤저스 시리즈의 물리 대중화 활동 등 학 회의 일부 교육 사업이 연기 혹은 취소되는 아쉬움이 있었습 니다. 그러나, 2020년 한국 중학생 물리대회를 시작으로 물리 올림피아드의 2회에 걸친 통신교육 평가도 비대면 방식으로 성공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의 시대에 적응하는 변화와 아울러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셋째, 학술활동을 돌아보겠습니다. 학술대회도 2019년과 달 리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하여 4월에 개최해 오던 봄학술대회를 7월로 연기하여 전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하였 고, 이어 가을 학술대회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던 한 해였습 니다. 봄학술대회는 외국인 연사가 참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모든 파이어니어링 세션이 취소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회원님들의 격려에 힘입어 학회 역사상 최초의 온라인 학술대 회로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가을 학술대회는 온라인 방식으로 미리 결정하여, 양질의 학술발표의 장이 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더하였습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물리학회 간 최초의 한일 공동 심포지엄을 가을학술대회와 연계하여 개최함으로써 학술 대회의 국제화의 면모도 일신하는 시도를 하였고, 이러한 노력 의 결과로 보다 많은 회원의 참여 속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학술지에서 JKPS는 논문 투고에서 발간까지 학회의 업무 부 담은 줄이고 논문의 개방성과 접근성은 넓혀가는 방향으로 Springer와 재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CAP은 피인용지수 2.28 로 지속적 상승을 이룸과 아울러 한글 홈페이지도 제공을 하 게 되었습니다. 새물리도 시니어 세션의 도입 등 회원을 위한 다양한 구성을 제공하였습니다. 그리고, ‘물리학과 첨단기술’의 성공적인 웹진 전환을 완료하였으며, 이를 통해 가독성을 높이 고 앞으로 홍보잡지로서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여 새로운 도약 의 발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넷째, 학회의 전산 및 홈페이지 구축입니다. 역대 집행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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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예산도 많이 수반되는 사업이었지만, 네이버 백과 사전 등 여러 사업의 운영을 통하여 추가적으로 충분히 확보된 예산을 바탕으로, 핵심 실무이사진, 전산 및 학술위원회 등 집행부와 아울러 학술지, 분과, 지부 등 홈페이지에 관련된 여러 학회 구성원 간의 협력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외 활동 중, 기초과학의 제고 노력을 돌이켜 봅니다. 2019년에는 전국 물리학과장 간담회 의견을 바탕으로 BK21FOUR 사업에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부합하는 지원예산 을 배정받기 위한 노력을 한국물리학회가 중심이 되어 기초과 학학회 협의체(기과협)와 함께 활동을 하였습니다. 고교교육 관 련하여, 현재 시행 중인 2015 교육과정에 따라 공부한 학생들 이 2021년도에 처음으로 대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한편, 정 부에서는 고교학점제를 핵심으로 한 2022년 교육과정 개편 논 의를 진행 중입니다. 2025년도에는 새로운 교과서로 교육이 시작되고 2028년도부터는 새로운 제도에 의한 대학 신입생이 들어오게 됩니다. 따라서 지금은 2022년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고교의 기초과학, 특히 물리 관련한 교과목 및 필요 시간 배정 등 선제적 대응을 시작하였습니다. 한국물리학회의 활동은 여성위원회, 회원관리위원회, 포상위 원회, 국제교류위원회 등 각 위원회별로, 그리고 지부와의 소 통 등 다양한 활동이 있었으며, 총회를 통하여 회원님들께 보 고를 해 온 바와 같습니다. 이러한 활동으로 저희 제28대 집 행부는 역대 집행부가 이룩해 놓은 학회의 발전 위에 또 한 장의 벽돌을 올려 놓았습니다. 이러한 학회 활동의 중심에서 적극적으로 봉사해주신 실무이사 및 부실무이사 그리고 여러 위원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회원님 들 한 분 한 분의 학회의 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있었기 에 현재의 성과가 가능하였다고 생각하며 다시 한번 깊이 감 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존경하는 회원님들 한 분 한 분께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bhl@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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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노벨물리학상

펜로즈의 특이점 정리

DOI: 10.3938/PhiT.29.043

강 궁 원

저자약력 강궁원 박사는 연세대와 미국 메릴랜드 대학에서 수학했다. 일반상대론을 전공했으며 다년간 블랙홀 관련 이론적 연구를 해오다 2005년부터 한국과 학기술 정보연구원(KISTI)에서 수치상대론 및 중력파 분야 연구를 하였고 2021년 중앙대학교로 옮겼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의 언론홍보 대변인을 맡고 있다. (gwkang@kisti.re.kr)

Fig. 1 Escaping velocity of a star having mass M and radius R.

Penrose’s Singularity Theorem

Gungwon KANG

Penrose’s singularity theorem and its impacts on black hole physics are reviewed briefly.

들어가는 글

2020년도 노벨 물리학상은 영국의 펜로즈(R. Penrose), 독 일의 겐젤(R. Genzel) 그리고 미국의 게즈(A. Ghez)에게 수여 되었다. 블랙홀에 대한 이론적 이해를 깊게 하고 자연에 실제 로 존재하는 블랙홀을 관측한 과학적 업적을 인정받은 것이다. “블랙홀 형성은 일반상대론의 확고한 귀결이라는 것을 발견”했 다는 것이 펜로즈 선정의 동기이다. 소위 수축하는 별에서의 특이점 정리(Singularity theorem)라고 하는 펜로즈의 1965년 업적을 언급한 것이다. 블랙홀이란 개념은 1916년에 출현했지 만 근 50년이 흐른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과학자들 은 대부분 블랙홀이 자연에 실재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 본 글에서는 펜로즈의 특이점 정리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블 랙홀을 이상적인 상황에서의 수학적인 산물로 인식하던 상태에 서 벗어나 자연에 존재하는 물리적 실체로 인정하게 되기까지 의 역사적 배경과 특이점 정리의 역할을 살펴보고자 한다.

블랙홀 개념의 출현

블랙홀을 현상론적으로 설명한다면 중력이 너무 강해 빛조차 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천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빛이 빠져 나오지 못하니 우주에서 이것을 보면 마치 검은 구멍처럼 보 일 것이다. 이러한 블랙홀의 개념은 사실 18세기 말까지 거슬 러 올라간다. 뉴턴 중력에서 탈출속도는 별의 중력에서 벗어나 기 위한 최소의 속도이다. 그림 1에서와 같이 물체의 초기 운 동에너지를 점점 키우면 별이 만드는 중력 포텐셜에너지를 초 과하여 물체는 별의 영향권을 탈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때 탈출속도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       별의 밀도와 반경에 비례하고 탈출하려는 물체의 질량과는 무관함을 볼 수 있다. 미첼(J. Michell, 1783)과 라플라스(P. S. Laplace, 1796)는 별의 밀도가 태양 정도일 때 별반경이 태양 반경보다 약 500배보다 커지게 되면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보 다 커진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위의 탈출속도 식이 빛에 도 적용된다면 빛이 지구와 같이 아주 멀리 있는 곳에 도달하 지 못하게 되어 존재해도 보이지 않는 천체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이러한 별을 “암흑성(Dark star)”이라고 불렀 다. 미첼은 한 발 더 나아가 인접한 별의 궤도를 관측하여 암 흑성을 관측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한편 위의 식에서 별의 질 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별의 반경이 작아질수록 탈출속도가 커진다. 따라서 암흑성의 최대반경은 아래와 같이 주어진다.          ×⊙ 여기서 ⊙은 태양의 질량이다. 질량과 반경의 이 미스터리 한 관계식은 130여 년 후 과학사에 다시 한 번 등장한다. 1916년 초 독일의 천체물리학자 슈바르츠쉴트(K. Schwarzschild) 는 1차 세계대전 참전 중 아인슈타인의 중력에 대한 매우 혁 신적인 논문을 읽고 아인슈타인 장방정식의 구대칭 진공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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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Penrose diagram of the spacetime that the Schwartzschild metric describes.

REFERENCES

[1] K. Schwarzschild, “Uber das Gravitationsfeld enies Massenpunktes nach der Einstein’schen Theorie”, Sitzungsberichte der Koniglich-Preussischen Akademi der Wissenschaften (1916).

발견한다.[1] 슈바르츠쉴트 메트릭이라고 부르는 시공간이며 아 래와 같이 주어진다.               여기서   sin 는 단위 구면의 메트릭이며    인 단위계를 사용했다. 이 메트릭이 기술하는 시공 간은 두 가지 면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시공간과는 매우 다른 특별한 성질을 갖고 있다. 첫째는 미첼의 암흑성에서도 나왔던 소위 슈바르츠쉴트 반경 이라 부르는 특별한 구면   의 성질이다. 보통의 시공간에서 반경방향 바깥으로 빛을 쏘면 그 빛은 중 심에서 점점 멀어져 멀리 있는 관측자에게 유한한 시간 내로 도달한다.   에서 문제가 없는 좌표       ln   를 도입하면, 반경방향으로 나가는 빛의 경로는  이므로   에서 출발한 빛이 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다음과 같다. 

  

      

    ln    

따라서 빛의 출발이  에 인접할수록(→) 점점 긴 시간이 걸리고, 에서 출발할 경우 무한의 시간이 걸리는 데( ∞ ) 이러한 사실은 모든  에 대해 성립한다. 즉, 슈바르츠쉴트 반경에서 출발한 빛은 사실상 그 구면에 “정 지”해 있어     구면은 빛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 계면이 되는 것이다. 모든 물리적 정보는 빛의 속도보다 빠르 게 전달될 수 없으므로 물리적 정보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 면을 우리는 사건지평면(Event horizon)이라 부른다. 다르게 말하면 슈바르츠쉴트 메트릭은 공간의 휘어짐이 중심으로 갈수 록 점점 강해져 이 사건지평면 안으로 들어가면 빛조차도 빠 져나가지 못하는 영역(소위 블랙홀 영역)이 존재하는 시공간을 기술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특이한 성질은 이 블랙홀 영역의 중심에 시공간 휘어짐이 무한대로 커지는 소위 특이점(Singularity)이 존재한 다는 것이다. 이는 리만텐서를 제곱한 시공간 곡률 값을 보면 알 수 있다.       즉,   에서 곡률이 무한히 커짐을 볼 수 있다. 시공간의 전체적인 기하학적 구조는 소위 펜로즈 다이아그램 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그림 2). 주어진 메트릭에 좌표변환과 등각변환을 적절히 수행하면 유한한 영역에 원래 시공간의 인과구조를 표시할 수 있다. 인과구조는 빛의 경로에 의해 결정되는데 광로는 등각변환에 불변함을 유념하라. 즉, 아래와 같은 좌표변환을 하면

  

       tanh 

슈바르츠쉴트 메트릭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      

  

  여기서 등각변환          을 수 행하고 구면을 생략한 2차원 시공간   에서  를 그려보면 그림 2를 얻는다. 그림에서 블랙 홀 영역의 경계면인   이 왜   에 위치하는 관측 자 모두에게 사건지평선 역할을 하는지를 볼 수 있다. 또한 블 랙홀 안에서  는 더 이상 공간상의 한 위치를 나타 내는 좌표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표시하는 좌표의 역할을 하며 특이점   도 블랙홀 영역의 공간적 중심이 아니라 시 간 흐름의 한 순간인 것이다. 하지만 이 특이점의 곡률은 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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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2] J. R. Oppenheimer and H. Snyder, Physical Review 56, 455 (1939).

[3] A. Einstein, Annals of Mathemetics 40, 922 (1939). [4] K. S. Thorne,Black Holes & Time Warps (W. W. Norton &

Com-pany, 1994).

[5] E. M. Lifshitz and I. M. Khalatnikov, Advances in Physics 12, 185 (1963). 대이므로 시간은 더 이상 연장되지 않고 여기서 종말을 고해 야 한다. 이와 같이 슈바르츠쉴트 메트릭이 보여준 블랙홀 시 공간의 성질은 인과관계의 경계면인 사건지평면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시간과 물질의 파국을 내포하는 특이점을 갖는 천체의 존재를 암시했던 것이다.

별의 중력붕괴

1920~30년대에는 이와 같은 블랙홀 해의 의미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는데, 논란의 핵심은 블랙홀과 같은 천체가 실 제 자연에 존재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1939년 미국 의 오펜하이머와 그의 제자 스나이더가 ‘계속적인 중력 수축에 관하여’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2] 보통의 별은 내부에서 핵 융합과 같은 과정을 통해 열이 발생하고 이 압력으로 중력과 균형을 이루어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들은 압력이 없이 중력 수축만 일어나는 경우를 일반상대론에서 고려해 본다. 이 들이 얻은 아인슈타인 장방정식의 풀이가 보여주는 것은 별이 중력 수축을 진행하면서 유한한 시간 내에 사건지평면이 출현 하고 중심에서의 질량 밀도가 무한대가 되어 특이점도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즉, 일반상대론의 블랙홀 해는 수학적인 것이 아니라 중력붕괴라는 동역학적인 과정을 통해 자연에 실재하는 천체물리적 대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흥미로운 연구결과는 별 주목을 받지 못한다. 몇 가지 이유가 복합되었는데 우선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오 펜하이머는 곧 맨해튼 원자폭탄 계획에 참여하게 되어 연구를 접는다. 그리고 너무나 유명한 사람이 되어버린 아인슈타인이 그 당시 자신의 이론에서 도출되는 그런 이상한 극단적인 해 들을 극렬히 반대한다. 1939년 아인슈타인은 한 논문에서 원 운동을 하는 입자들로 이루어진 구체를 생각한다.[3] 입자들에 의한 중력과 원운동에 의한 원심력이 평형을 이룬 상태를 일 반상대론으로 풀어 본 것이다. 계산 결과 구체의 반경(R)이 슈 바르츠쉴트 반경의 1.5배보다 작아지면(   × ) 입자의 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커지는 것(  )을 알게 되었 다. 물리적인 물체의 속도는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없으므로 아 인슈타인은 이로부터 실제 자연에서 일어나는 별의 중력 수축 에서는 사건지평면이 출현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 저 명한 천문학자인 영국의 에딩튼도 별의 복사나 충돌 등 다양 한 천체현상에 의해 물질이 흩어져 실제로는 블랙홀을 형성하 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인슈타인의 계산이 틀린 것은 아니었으나 그 결과에 대한 해석에 문제가 있었다. 그는 구체의 반경이 슈바르츠쉴트 반경 의 1.5배보다 작아지면 빛의 속도를 넘지 않는 원운동만으로 는 중력 수축을 버티지 못해 정상상태를 이루지 못할 수도 있 다는 또 다른 해석을 놓친 것이다. 그 당시 대부분의 전문가들 은 별의 중력 수축과정에서 다양한 물리적인 이유로 실제로는 블랙홀이 형성되지 못한다는 아인슈타인과 에딩튼의 입장을 지 지했는데,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 대학의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좀 더 깊은 역사적 성찰을 한다:[4] “블랙홀의 존재는 별 의 진화가 돌아오지 못하는 구멍과 같은 파국적인 최종상태로 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이는 물질과 시공간의 영속성과 안정 성에 대한 그 당시 사람들의 믿음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봅니다.”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휠러 의 비판도 있었다. 아인슈타인 사망 3년 후인 1958년 휠러는 브뤼셀에서 개최된 우주론 학회에서 오펜하이머의 결과에 심각 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오펜하이머의 결론은 구대칭이 며 압력이 없는 비실제적인 물질분포를 가진 별이 수축하는 경우에 도출된 것인데 실제 자연에서는 회전이나 충돌, 폭발 등으로 구대칭의 상황은 지극히 이상적인 상황이라서 비현실적 이라는 것이다. 중력붕괴는 구대칭이라는 비물리적인 수학적 가정의 결과이지 실제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특이점은 균질적이고 등방적으로 팽창하 는 우주해의 시작점에서도 나타나는데 이를 초기 특이점이라 한다. 1963년 러시아의 립시츠와 칼라트니코프는 균질성과 등 방성을 가정하지 않으면 우주는 특이점이 아닌 유한한 고밀도 의 상태에서 팽창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다.[5] 이는 중력붕괴에서의 특이점 발생도 단순히 구대칭이라는 이상적인 수학적 가정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특이점 정리

1963년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슈미트는 퀘이사(QSO 3C 273)의 스펙트럼 관측에 성공하여 방출원이 약 760 Mpc 거리 의 외부은하에 위치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먼 거리라면 방출원의 광도는 극도로 높고 질량은 태양질량의 수백만 배에 이른다. 그러나 이렇게 거대한 질량의 별은 매우 불안정하여 단명할 수밖에 없어 퀘이사의 관측은 그 방출원의 형성 메커 니즘에 관한 관심과 연구를 불러일으켰다. 펜로즈는 1963년 휠러를 만나 위와 같은 문제를 듣고 강한 흥미를 느낀다.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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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6] R. Penrose, Physical Review Letters 14, 57 (1965).

Fig. 4. Schematic diagram for gravitational collapse. (slightly modified from Fig. 1 in [6])

Fig. 3. John A. Wheeler in 1967 (Top, Picture credit: The New York Times) and Roser Penrose in 1980 (Bottom, Picture credit: Anthony Howarth /Science Photo Library).

적 배경이 강한 그는 위상수학적인 새로운 방법을 사용해 이 문제에 도전하고 1964년 12월 드디어 “중력붕괴와 시공간 특 이점”이라는 제목으로 연구결과를 투고하며 이는 이듬해 1월 피직컬 리뷰 레터에 게재된다.[6] 그림 4는 오펜하이머-슈나이더의 구대칭 중력붕괴를 보여준 다. 아래 원으로 표시된 것이 중력 수축을 시작하는 구체의 표 면을 나타낸다. 구의 크기는 점점 줄어들어 밀도가 높아지고 어느 순간 로 표시된 것과 같은 갇힌면(Trapped surface) 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보통 한 구면에서 안쪽으로 쏜 빛의 다발은 서로 가까워지고 바깥으로 쏜 빛들은 서로 멀어진다. 중심으로 향하는 중력이 강해져 공간의 곡률이 커지면 바깥으 로 쏜 빛들도 서로 멀어지지 못하고 가까워지게 되는데 이러 한 성질을 갖는 폐곡면을 갇힌면이라 한다. 갇힌면에서 안쪽으 로 출발한 빛은   에 있는 특이점을 만나고 거기서 더 이 상 경로가 연장되지 못하고 끝을 맺는다. ‘바깥’으로 출발한 빛 도 유한한 시간 내에 특이점에 도달하고 거기서 종말을 맞는 다. 이와 같은 성질은 사건지평면    영역 내의 모든 갇 힌면에 대해 성립한다. 또한 이 영역 내의 광뿔로부터 볼 수 있듯이  는 광뿔 밖에 있어 그림 2의 블랙홀 영역 에서와 마찬가지로 물리적으로는 시간의 흐름을 표시하는 역할 을 한다. 예를 들어   는 구체 안에서는 수축하는 별의 중 심이지만 모든 물질이 이 점에 모인 뒤로는 사건이 일어난 시 간을 나타낸다. 즉, 무한대의 곡률을 갖는 특이점이   이라 는 시각에 출현 혹은 형성된 것이며 모든 사건은 시간적으로 여기서 더 이상 연장되지 못하고 마지막 종말을 고하는 것이 다. 중력 수축이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되면 최종적으로 특이 점이 출현하여 시공간과 물질의 종말 혹은 파국에 다다르는 것이다. 구대칭의 중력붕괴에서 나타나는 위와 같은 현상이 구대칭이 라는 조건이 없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불가피하게 일어날 것 인가? 중력 수축에서 구대칭이 없는 물체의 초기 상태는 그림 4에서 원이 아닌 빨간 점선과 같이 표시될 것이다. 위의 중력 붕괴 현상에서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바로 갇힌면의 출현과 특이점의 생성이다. 비대칭 중력 수축에서도 갇힌면이 출현할 것인가? 그리고 갇힌면이 존재하면 특이점이 유한한 시간 내에 반드시 형성될 것인가? 비대칭의 정도가 작은 경우 아인슈타인의 중력방정식은 초기조건 변화에 대해 연속적인 성 질을 갖기 때문에 갇힌면은 여전히 출현할 것이다. 비대칭의 정도가 큰 경우에는 쉬운 문제가 아닌데 약 20년 후인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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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7] R. Schoen and S. T. Yau, Commun. Math. Phys. 90, 575 (1983).

Fig. 5. Expansion along a null geodesic congruence orthogonal to T.

년에 가서야 쇤과 야우가 작은 영역에 물질이 충분히 모이면 갇힌면이 반드시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게 된다.[7]

펜로 즈는 1964년 말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다. 즉, 널에 너지 조건(Null energy condition)을 만족하는 물질의 중력 수 축과정에서 갇힌면이 출현할 경우 일반상대론에서 특이점 생성 이 불가피함을 보인다. 펜로즈의 결과를 현대적인 용어로 정리 하면 다음과 같다:

Singularity Theorem: Let   be a connected

hyperbolic spacetime such that

i) there is a noncompact Cauchy surface  ii)≥  for all null vectors 

iii)  contains a trapped surface .

Then  is future null geodesically incomplete.

관건은 블랙홀 영역에서 물리적으로 유한한 시간 내에 특이 점이 생성되느냐는 것인데 특이점 자체를 엄밀하게 정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그림 4에서처럼 특이점이 존재하 면 더는 진행을 못 하는 빛의 경로(Incomplete null geodesics)가 있게 되는데, 펜로즈는 위에 언급한 조건에서는 그러한 연장이 안 되는 경로가 반드시 존재함을 증명한 것이다. 우선 주목할 것은 갇힌면을 출발한 빛들은 ii)번 조건이 만족 할 경우 유한한 시간 내에 반드시 만난다는 것이다. 이는 갇힌 면에서 출발하는 광다발들은 서로 수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 데 팽창률을 지배하는 식으로부터 알 수 있다. 팽창률은 빛의 경로에 따른 국소면적 의 변화율로 아래와 같이 정의된다 (그림 5 참조).    따라서 갇힌면은 팽창률이 모든 곳에서 음의 양이 되는 폐곡 면이다. 이 팽창률이 빛의 경로를 따라 어떻게 변할 것인지는 소위 레이초드리(Raychaudhuri) 방정식이 말해준다.      여기서 는 쉬어 텐서인데 공간적(Spacelike)이어서 리치 텐 서 가 ii)번 조건을 만족하면 위 식의 우변은 항상 음의 양이라  ≤ 를 만족하고 이로부터 다음 부등해를 얻을 수 있다.   ≥        여기서 는 갇힌면에서의 초기 팽창률인데 음의 값이다. 따 라서 유한한 “시간”(Affine parameter,  ≤  ) 내에   을 통과한다. 이는 팽창률이  ∞ 가 되어야 함을 의미하여 갇힌면에서 출발한 빛은 유한한 시간 내에 서로 만 나야만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ii)번 조건을 수렴조건이라고 부르는데 아인슈타인의 중력방정식을 사용하 면 다음과 같이 중력 수축하는 물질에 대한 조건으로 치환된 다.

   

       ≥  이 조건은 소위 널에너지 조건이라고 부르는데 자연계에 존재 하는 물질은 이상한 물질이 아닌 한 모두 널에너지 조건을 만 족한다. 그러므로 일반상대론에서 갇힌면을 출발한 빛들이 서로 만날 때까지 이루는 모든 사건의 집합( )은 구대칭의 유 무와 상관없이 위상적으로는 그림 4의 경우와 같게 된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이 빛의 경로가 연장 가능한가 아닌가다. 펜로즈 는 연장 불가능한 경로가 없이 모든 경로가 연장 가능하다고 가정하면 모순이 도출됨을 보인다. 먼저 그림 6의 좌 상단과 같이 코시면이 콤팩트한 2차원 시공간의 경우를 살펴보자.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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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8] 강궁원(Gungwon Kang), “시간여행으로 호킹 인터뷰하다,” 과학이 슈11(Science Issue 11) (Donga M&B, 2019).

[9] S. W. Hawking, Physical Review Letters 15, 689 (1965). Fig. 6. Projection of the boundary of the causal future of T through

timelike curves backward.

점()의 좌우로 출발한 빛은 서로 만나 1차원 폐곡선()을 이 루어 위상적으로는 경계가 없는 원()과 같다. 이제 이 폐곡 선의 모든 사건을 시간적 세계선(Timelike curve)을 사용하여 과거의 코시면에 일대일 대응시켜 보면 그림처럼 폐곡선()을 형성하여 위상적으로 동일하게이다. 그런데 그림 6의 우 상단 처럼 코시면  가 콤팩트(유한)하지 않을 경우(Noncompact Cauchy surface)에는 가 콤팩트하기 때문에  상에서 경계 를 갖게 될 것이고, 따라서 위상적으로 일 수가 없어 모순 이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4차원 시공간의 경우 의 위상은 ×로 경계가 없이 콤팩트한 반면 조건 i)과 같이 콤팩트 하지 않은  에 전사된 의 위상은 경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모순을 일으킨다. 이 모순은 잘못된 가정에 기인할 것이므로 갇힌면을 출발한 빛의 경로 중 유한한 시간 내에 연장 불가능 한 경로가 적어도 하나 존재해야만 한다. (연장 불가능한 경로 가 존재할 경우 그 끝점 부근의 시공간은 연속적일 수 없으므 로 위와 같은 논의를 전개할 수 없다.) 위와 같은 펜로즈의 특이점 정리 증명은 몇 가지 면에서 전 혀 새롭고 일반적이다. 첫째, 별의 중력 수축에서 갇힌면만 출 현한다면 임의의 비대칭 수축에서도 증명은 여전히 성립한다. 둘째, 아인슈타인의 중력방정식을 국소적으로 풀 필요가 없고 방정식의 세세한 것에 의존하지 않는다. 셋째, 위상수학적 혹 은 전체적인 기법(Topological or Global methods)을 사용해

중력의 성질을 탐구한 완전히 새로운 연구이다. 펜로즈가 도입 한 새로운 방법론은 블랙홀 등 중력 연구에 적용되어 일반상 대론의 황금시대가 도래한다.

블랙홀 연구에의 영향

지금까지 살펴본 특이점은 별의 중력붕괴 과정에서 최종적으 로 생성되며 곡률이 무한대가 되는 특이점이었다. 앞에서도 언 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곡률 특이점은 일반상대론의 팽창하는 우주론 해에서도 나타나는데 이를 초기 특이점(Initial singu-larity)이라 부른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for     ∼  초기 특이점의 존재는 우주에 시작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 에 정상 우주론의 관점에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였다. 구대칭 중력붕괴에서의 특이점 생성이 구대칭이라는 비물리적인 가정 에 기인한다고 생각했듯이 대부분의 전문가는 초기 특이점의 존재가 균질성과 등방성이라는 우주론에서의 이상적인 가정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후에 틀린 계산으로 판명되기는 했 지만 1963년 러시아의 립시츠와 칼라트니코프는 균질성과 등 방성을 가정하지 않으면 특이점이 사라지고 우주는 유한한 고 밀도의 상태에서 팽창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5] 1965년 1월 학생이었던 호킹은 빅뱅 우주론의 관점에서 초 기 특이점의 존재가 불가피한 것처럼 보였고 그것을 명백히 증명하는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8] 그는 펜로즈의 세미 나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연구실 동료인 카터로부터 특이점 정 리에 관한 내용을 전해 듣는다. 그는 영화필름을 거꾸로 돌리 듯이 우주의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팽창이 중력 수축과 유사한 문제가 되어 펜로즈의 논증을 적용할 수 있다 는 것을 깨닫는다. 호킹은 “열린 우주에서의 특이점 출현”이라 는 제목으로 그해 8월 논문을 투고하고 이는 10월 출판된다.[9] 1960년대 후반과 70년대를 거쳐 펜로즈가 도입한 위상수학 적 방법은 블랙홀의 다양한 문제에 적용되고 개선되어 블랙홀 면적 정리, 블랙홀 비분리 정리, 블랙홀 유일성 정리, 블랙홀 역학 4개 법칙, 양의 에너지 정리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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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과학적 결과를 낳는다. 블랙홀은 천체물리학자와 천문학 자들에게 더는 수학적 특수해가 아닌 실체로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천체 현상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으며 2019년 초 에는 이벤트 호라이즌 텔레스코프(EHT)를 통해 직접적인 영상 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일반상대론에서 무한대의 곡률을 갖는 특이점이 나타난다는 것은 특이점 형성에 가까워지면 일반상대론은 더는 타당한 이론이 아니며 다른 중력이론으로 대체되거나 양자현상 을 포함한 중력이론으로 기술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러한 새로운 이론에서는 무한대의 양이 출현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새로운 이론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펜로즈는 블랙홀 연구의 흐름을 바꾼 매우 중요한 업적을 남겼고 2020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 상으로 보답받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을 돌이켜 보면 2017년 중력파, 2019년 물리적 우주론과 외계행성, 그리고 2020년 블랙홀 등 모두 천체물리 분야에서 선정되었다. 이는 그동안의 관례에 비추어 볼 때 이례적이기도 하지만 최근 천체물리학 분야에서의 과학적 성과를 반영하고 있는 면도 있다. 중력파 관측의 상시화, 다중신호 천문학 등으 로 향후 천체물리학 분야의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바 국내 연구자들의 더 큰 관심을 기대한다. 펜로즈의 특이점 정리와 관련된 좀 더 완성도 높은 리뷰와 참고문헌은 [10]을 참조하기 바란다. REFERENCES

[10] J. M. M. Senovilla and D. Garfinkle, Classical and Quantum Gravity 32, 1240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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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의 특이점을 찾아서: 우주 검열 가설

DOI: 10.3938/PhiT.29.044

곽 보 근

저자약력 곽보근 교수는 서강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2012)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국대학교 물리·반도체과학부 물리학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중력이론이 기술하는 블랙홀을 주로 연구한다. 최근, 회전하는 블랙 홀에 대한 우주 검열 가설의 정확한 시험 방법을 고안하여 다른 모델로 일 반화하고 있다. 한국물리학회 천체물리분과 간사로 활동 중이며, 2021년부 터 <물리학과 첨단기술> 편집위원회 편집부이사로 활동 예정이다. (rasenis@dgu.ac.kr)

Finding the Singularity of a Black Hole: Cosmic

Censorship Conjecture

Bogeun GWAK

According to the singularity theorem, a curvature singularity can be formed in a gravitational collapse under the null en-ergy condition. Eventually, the singularity possesses suffi-cient mass density for the horizon to appear, and the com-pact object thereby evolves into a black hole. Hence, on the basis of general relativity, the singularity must be located at the center of the black hole. Our curiosity begins here: can we see the singularity? To answer this question, the cosmic censorship conjecture comes into play. That conjecture, which was originally proposed by Penrose, has two versions. The weak version states that a static observer located outside the black hole cannot see the singularity. Furthermore, the strong version states that no observers can see the singularity. Studies regarding the cosmic censorship con-jecture are still ongoing, and evidently, its validation requires a deep understanding of the theory of gravity, including gen-eral relativity. Herein, we review the progress of studies asso-ciated with the weak and the strong cosmic censorship conjectures. Furthermore, we briefly describe the Penrose process for extracting energy from a black hole.

들어가며

2020년 노벨물리학상은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relativity) 에서 블랙홀(black hole)의 형성을 증명한 펜로즈(Roger Penrose) 와 우리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거대 질량 블랙홀을 발견한 겐 젤(Reinhard Genzel)과 게즈(Andrea Ghez)가 수상했다. 이 글 에서는 이론적인 관점에서 특이점(singularity)의 관측 가능성에 대해 펜로즈가 제안한 우주 검열 가설(cosmic censorship conjecture)을 중심으로 펜로즈의 블랙홀 관련 연구를 소개하고 자 한다. 블랙홀은 중력이론a)이 기술하는 시공간(spacetime)의 구조를 간결하게 나타내고, 특징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천체이다. 또한 우 리 우주, 그리고 우리 은하에 실재한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발 견된 최초의 블랙홀 해(solution)는 슈바르츠실트(Schwarzschild) 블랙홀이고, 이를 통해 고밀도로 압축된 질량에 의한 효과만으 로도 빛이 탈출할 수 없는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과 곡 률이 발산하는 특이점(singularity)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펜로즈의 특이점 정리를 통해 중력 붕괴로 인해 블랙홀이 형성되고, 이에 따라 사건의 지평선과 특이점이 시공간에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우리가 충분히 먼 거리에서 관찰한다면 사건의 지평선 때문에 검은 구체로만 보이는 이 천체의 구조 중,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아마 특이점일 것이다.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에서 특이점은 여러 성질을 가지고 있 다. 먼저, 시공간의 곡률의 크기를 나타내는 크레치만 스칼라 (Kretschmann scalar)가 무한대가 된다. 중력이론에서 좌표계 는 관측자의 운동상태를 의미하고, 스칼라양은 좌표 변환에 대 해서 불변하므로, 특이점에서 곡률이 발산하는 것은 관측자의 운동상태와 무관해서 불가피하다. 또한 특이점은 시공간에서 지 름길(geodesics)이 끝나는 지점이며, 사건의 지평선 안쪽에서는 시간의 역할을 반지름 좌표가 하므로, 특이점에서 반지름 방향 지름길이 끝난다는 것은 시간이 끝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비 a) 이 글에서는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의 일반 상대성 이론과 수정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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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Reissner-Nordström black holes. 한 성질을 가진 특이점을 찾아서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해보자. 우리가 특이점을 실제로 볼 수 있을까? 이 단순한 질문에 답하 는 것은 펜로즈가 우주 검열 가설을 제안하면서 시작되었고, 일 반 상대성 이론, 더 나아가 중력이론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 다. 우주 검열 가설은 정리가 아닌 가설임에서 알 수 있듯이 아 직 온전하게 일반적인 경우에 대해서 증명이 되지 않았다. 현재 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인 분야로 성장했고, 이 글에서는 우주 검열 가설과 최근 연구 진행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블랙홀의 모습은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 는 검은 구체에 가까울 것이다. 이러한 블랙홀들도 에너지를 밖으로 내보낼 수 있을까? 블랙홀의 에너지 일부를 밖으로 가 지고 나올 수 있는 메커니즘을 펜로즈가 찾았고, 현재는 이를 펜로즈 과정(Penrose process)이라고 한다. 우주 검열 가설에 이어서, 펜로즈 과정에 대한 설명과 이를 통해 블랙홀이 가진 에너지 구조를 간략하게 이해하고자 한다. 또한, 펜로즈 과정 과 비슷하게 블랙홀에 파동을 산란(scattering)시켜 에너지를 빼낼 수 있는데, 이러한 초복사(superradiance) 현상은 블랙홀 의 안정성 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어서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의 논의를 우주 검열 가설과 펜로즈 과정으로 확 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보존량(conserved quantity)을 가지 는 블랙홀들을 소개할 필요가 있다. 2장에서는 라이스너-노르 드스트룀(Reissner-Nordstrӧm) 블랙홀과 커(Kerr) 블랙홀을 소 개하고자 한다. 이후 3장에서 우주 검열 가설의 두 종류를 설 명하고, 4장에서 펜로즈 과정과 초복사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 하며 블랙홀의 여러 성질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내용을 정리하면서 마치고자 한다.

블랙홀 시공간의 구조

슈바르츠실트가 최초의 블랙홀 해를 얻은 이후로 현재까지 다양한 중력이론에서 수많은 블랙홀 해가 발견되고 있고, 이에 따라 블랙홀 시공간이 가질 수 있는, 또는 가질지도 모르는 여 러 성질이 발견되고 있다. 즉, 일반 상대성 이론의 슈바르츠실 트 블랙홀에서 시작해서 다양한 중력이론의 블랙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구조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러한 새로운 구조 를 물리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우주 검열 가설이나 펜로즈 과 정의 중요한 동기가 되기 때문에, 먼저 블랙홀 시공간을 소개 하고자 한다. 슈바르츠실트 블랙홀 해는 여러 물리량 중에 질량만을 변수 로 하는 상당히 단순한 결과이다. 또한 복잡한 아인슈타인 방 정식에 구대칭을 가정하면서 방정식의 개수를 크게 줄여서 계 산과정을 간단하게 만든 효과도 컸다. 만약, 슈바르츠실트 블 랙홀을 확장한 어떠한 블랙홀 해를 얻고 싶다면, 두 가지 방법 이 당장 떠오를 수 있다. 먼저, 질량에 추가로 다른 물리량을 가지는 블랙홀을 찾는 것과, 구대칭이 아닌 다른 대칭성을 가 진 블랙홀을 찾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전자가 발견된 1916년 에 비해서 후자는 훨씬 나중인 1963년에 발견되었는데, 그만 큼 대칭성이 얼마나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해를 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구대칭을 수정하면 그만큼 아인슈타인 방정식 그 자체가 풀 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블랙홀을 구성하는 물질에 대한 정보를 수정해서 보존량을 추가하는 것을 먼저 생각할 수 있다. 질량 은 보존량이자 시공간을 휘게 만들어 중력을 만들어내기 때문 에 필요하고, 여기에 추가로 보존량인 전기적 전하를 가진 경 우를 가정할 수 있다. 즉, 질량과 전하량을 가진 물질로 블랙 홀이 구성되어 있고, 이 시공간에는 중력장과 전기장이 같이 작용하는 경우로 확장한 것이다. 이러한 대전된 블랙홀은 슈바 르츠실트의 발견 이후로 얼마 지나지 않은 1916년부터 순서대로 라이스너(Hans Reissner), 바일(Hermann Weyl), 노르드스트룀 (Gunnar Nordström), 제프리(George Barker Jeffery)가 독립적 으로 발견했다.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Reissner-Nordström) 블 랙홀로 부르는 이 시공간의 구조는 [그림 1]과 같이 나타낼 수 있고, 이는 슈바르츠실트 블랙홀과 사뭇 다르다. 먼저,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에 있던 사건의 지평선은 [그림 1] 의 바깥쪽 지평선(outer horizon)에 해당한다. 사건의 지평선을 지나간 빛은 더 이상 외부로 탈출할 수 없다. 이후 안쪽 지평 선(inner horizon) 또는 코시 지평선(Cauchy horizon)까지는 빛은 중앙의 특이점 방향으로 계속 진행해야만 하고, 코시 지 평선을 지나 안쪽 공간에 도달하게 된다.b) 이 공간은 블랙홀 b) 사건의 지평선과 코시 지평선에서 블랙홀 시공간의 계량(metric)은 발산하 게 하는데, 이러한 발산은 관측자의 운동상태를 바꾸면 제거할 수 있다. 즉, 좌표 변환을 통해 제거할 수 있고, 좌표 특이점(coordinate singularity)이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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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Kerr black holes. 외부와 같은 성질을 회복해서 빛은 운동상태에 따라 안쪽과 바깥쪽 양쪽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즉, 빛의 지름길이 특 이점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는 이곳의 특이점은 시간꼴(timelike)하기 때문에 공간꼴(space- like) 특이점인 슈바르츠실트 블랙홀과는 다른 성질을 가진다. 이러한 슈바르츠실트 블랙홀과 차이는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이 전하량을 가지고 있어서인데, 주어진 질량에 대해서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이 가질 수 있는 전하량에는 최 댓값이 존재하고, 전하량이 0이 되면 슈바르츠실트 블랙홀로 환원된다. 만약, 최댓값 이상의 전하량을 가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때, 특이점을 가려주던 두 개의 지평선 구조는 사라지 게 되고, 특이점만 시공간에 놓여 있게 된다. 이러한, 경우를 벌거숭이 특이점(naked singularity)이라고 부르고, 관측자가 특이점을 관찰할 수 있다.

이제 1963년 로이 커(Roy Kerr)가 발견한 커(Kerr) 블랙홀 을 살펴보자. [그림 2]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 커 블랙홀은 축대칭(axial symmetry)을 가정한 아인슈타인 방정식을 만족하 고, 보존량으로 질량과 자전 각운동량을 가지고 있는 회전하는 블랙홀 해이다. 회전하기 때문에 실제 우주에서 발견할 수 있 는 블랙홀의 실질적인 모습으로 생각할 수 있다. 두 개의 지평 선 구조는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커 블 랙홀의 특이점도 역시 시간꼴이고, 고리(ring)의 모양을 가지고 있다. 사건의 지평선은 작용권(ergosphere)이라는 공간으로 둘 러싸여 있는데, 빛이 탈출할 수 없는 사건의 지평선과 달리 작 용권에 들어온 빛은 블랙홀의 회전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반 드시 회전하게 된다. 이러한 성질은 블랙홀이 가지고 있는 각 운동량에 기인해서,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과 마찬가지 로 주어진 질량에 대해서 각운동량의 크기도 최댓값이 있고, 각운동량이 0인 커 블랙홀은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 되고 구 대칭을 회복하게 된다. 역시, 이를 초과하게 되면 벌거숭이 특 이점이 된다.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과 커 블랙홀에서 나타나는 코 시 지평선, 보존량의 최댓값, 벌거숭이 특이점은 특이점의 관 측 가능성이나 블랙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여러 물리학적 성 질들을 슈바르츠실트 블랙홀과 비교했을 때 복잡하게 만든다. 이러한 성질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문점이 나타나게 되고, 우주 검열 가설과 펜로즈 과정 등의 흥미로운 연구 주제 들로 이어진다.

우주 검열 가설

블랙홀 내부의 특이점은 시공간의 곡률이 무한대가 되고, 물 질의 지름길이 불완전하게 끝나는 점으로 사실상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는 이 지점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논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직접 관측하는 것은 어떨까? 직접 볼 수만 있다면 특이점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관찰해서 우리의 호 기심을 채워줄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러한 특이점의 관측 가능 성을 논의한 것이 우주 검열 가설이다. 여기서 검열의 의미는 마치 특이점이 관측되는 것을 우주가 검열해서 우리가 관측할 수 없도록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름 그대로 가설이 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 모두를 포함하는 증명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우주 검열 가설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펜로즈이고,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약한 우주 검열 가설(weak cosmic censor- ship conjecture)[1]과 강한 검열 가설(strong cosmic censorship conjecture)[2]이 그것이다. 두 가설 모두 제안할 당시에는 물리 적, 수학적으로 엄격한 형태를 가지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 서 좀 더 엄밀한 형태로 정의되어서 조금씩 다른 형태의 정의 들이 존재한다. 가설 1. 약한 우주 검열 가설 블랙홀 외부에 정지한 관측자가 특이점을 관찰할 수 없을 것이라 한 것이 약한 우주 검열 가설(이하 약한 가설)이다. 블 랙홀의 특이점은 사건의 지평선이 둘러싸고 있고, 사건의 지평 선을 지나가 들어간 빛을 포함한 물질은 지평선 밖으로 나올 수 없다.c) 이 때문에, 특이점에서 나온 빛이 사건의 지평선을 REFERENCES

[1] R. Penrose, Riv. Nuovo Cim. 1, 252 (1969).

[2] R. Penrose, in General Relativity, an Einstein Centennary Survey, ed. S. W. Hawking and W. Israel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79).

c) 정지한 관측자가 사건의 지평선으로 낙하하는 물체를 관찰하면, 점점 천천히 접근하다가 나중에는 거의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사건의 지평선 안 쪽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15)

지나 외부의 관찰자에게 전달될 수 없다. 즉, 사건의 지평선이 특이점의 관측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해는 슈바르 츠실트 블랙홀에서는 불가피한데, 사건의 지평선이 블랙홀의 질량과 무관하게 항상 존재해서 특이점을 숨겨주고 있기 때문 이다.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에서는 약한 가설은 당연히 유효하 다. 반면에,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과 커 블랙홀에서는 어떨까? 두 블랙홀은 주어진 질량에 대해서 전하량과 각운동 량의 최댓값이 존재하고, 이를 초과하면 사건의 지평성과 코시 지평선이 사라지고 벌거숭이 특이점이 있는 시공간이 된다. 즉, 벌거숭이 시공간이 될 수 있다면, 외부의 관측자가 특이점 을 관찰할 수 있게 되어, 약한 가설이 위배될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으로 이런 일이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실제로 가 능한 과정을 가정하고, 이때 블랙홀의 보존량이 어떻게 변하는 지 상태변화를 추정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약한 가설에 대한 첫 번째 시험은 1974년에 로버트 월드(Robert M. Wald) 가 커 블랙홀에 대해서 사고실험(gedanken experiment)[3] 한 것이다. 월드는 사고실험에서 시험 입자가 사건의 지평선을 지나면 더이상 외부 관측자에 의해서 관찰될 수 없기 때문에, 입자와 블랙홀을 별개의 물체가 아닌 합쳐진 하나의 블랙홀로 가정했다.d) 입자가 가진 보존량이 블랙홀의 해당 보존량으로 전달되어서 질량과 각운동량 모두 변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블랙홀의 상태는 질량에 대한 최댓값 이상으로 각운동 량이 증가하는 것은 불가능해서 벌거숭이 특이점이 될 수 없 다는 것을 보이게 된다. 혹자는 입자의 각운동량이 주어진 질 량에 비해서 매우 크면, 최댓값 이상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생 각할 수 있는데, 입자가 블랙홀에 전달하는 보존량인 에너지에 는 회전 운동에너지까지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운동량 이 크면 그만큼 전체 에너지도 크고, 입자를 받아들인 블랙홀 의 질량도 덩달아 같이 많이 증가하게 되어 최댓값 자체도 증 가하게 된다. 따라서 입자가 일반 상대성이론의 운동방정식을 잘 따르는 물리적인 경우라면, 블랙홀의 최종상태가 각운동량 의 최댓값을 초과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라이 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에 대전된 입자가 흡수되는 경우에도 동일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특정한 블랙홀에 대해서 특별한 경우를 가정해서 시 험한 결과를 다른 일반적인 모든 경우로 확대하는 것은 어렵 다. 1999년 후비니(Veronika E. Hubeny)는 라이스너-노르드 스트룀 블랙홀에 흡수되는 입자의 크기 등을 고려해서 연구했 는데,[4] 입자의 상호작용 효과가 크지 않을지라도, 블랙홀이 주 어진 전하량의 최댓값 이상으로 과충전될 수 있어서 벌거숭이 특이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이는 약한 가설에 대 한 반례가 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2011년 이소야마(Soichiro Isoyama)의 연구[5]는 입자의 상호작용 효과가 무시할 정도로 작지 않고, 이를 고려하면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의 전 하량은 과충전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였다. 즉, 반례의 반례가 등장한 것이다. 현재까지도 약한 가설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같은 블랙홀에 대한 시험이라도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 을 강조하고 싶다. 특정한 블랙홀 해에 대한 시험조차도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 기 때문에, 다른 방향에서 약한 가설이 성립하는 조건과 내용 을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정의하면 반증을 피할 수 있을 것 같 다. 그런데, 이러한 접근조차도 궁극적인 해법이 아닐 수 있다 는 것이 증명을 어렵게 한다.[6] 만약, 약한 가설이 정확하게 성 립하는 어떠한 조건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발견된 반례들 을 피해서 정의하다보면 실제 물리적인 상황과 동떨어져서, 의 미가 없어지게 될 것이고, 반대로 여러 상황을 포함할 수 있는 넓은 정의를 하면, 특별한 반례가 포함될 수 있는 여지가 있게 되어 마찬가지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약한 가설의 수학적인 정의와 다양한 접근에 대해서 월드가 1997년에 자세히 논의했 다.[7] 최근까지 약한 가설에 대한 증명은 수학적인 방법보다 물리 적인 상황에 적용해보고, 증명 또는 반례를 찾는 방법으로 진 행되고 있다. 우리 우주의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작은 양 수값인 우주 상수를 일반 상대성 이론에 도입해야 한다. 우주 상수를 고려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슈바르츠실트,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커 블랙홀 등과 비슷한 해가 존재하고, 이들 블 랙홀에 대해서 약한 가설을 시험하는 것이 조금 더 물리적인 상황에 맞을 것이다. 크게 다른 점은 블랙홀에서 충분히 먼 거 리의 시공간의 성질인데, 양의 우주 상수인 경우 드시터(de Sitter) 시공간, 음의 경우에 반드시터(anti-de Sitter) 시공간으 로 기술된다.e) 이때, 슈바르츠실트 블랙홀 같은 경우에는 문제

REFERENCES

[3] R. M. Wald, Annals Phys. 82, 548 (1974). [4] V. E. Hubeny, Phys. Rev. D 59, 064013 (1999).

[5] S. Isoyama, N. Sago and T. Tanaka, Phys. Rev. D 84, 124024 (2011).

[6] J. M. M. Senovilla and D. Garfinkle, Class. Quant. Grav. 32, 124008 (2015).

[7] R. M. Wald, Gravitational collapse and cosmic censorship, arXiv: gr-qc/9710068. d) 입자가 물리적으로 가질 수 있는 보존량을 블랙홀의 보존량에 직접 더하는 방식으로 적용했기 때문에 c)의 내용과 같은 관찰 여부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e) (반)드시터 시공간에 대한 설명은 다음 장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 겠다.

(16)

가 되지 않는데, 각운동량을 가지는 블랙홀의 경우 (반)드시터 시공간의 성질 때문에, 블랙홀에 흡수되는 물질의 에너지와 각 운동량을 정의할 때, 호킹(S. W. Hawking)이 제안한 좌표 변 환[8]을 적용해야만 정확한 값을 정의할 수 있고, 이때 약한 가 설이 성립된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9] 이 과정에서 블랙홀에 적용되는 열역학 법칙들이 자연스럽게 유도되는 등 약한 가설 자체가 일반 상대성이론의 원리적인 부분들과 관련되어 있다는 단서들이 보이기도 한다. 약한 가설은 다양한 물리적 상황에 따른 블랙홀의 변화를 외부 관측자 관점에서 추정한다는 점만 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자 다양한 연구의 장이 되고 있 다. 가설 2. 강한 우주 검열 가설 멀리서 블랙홀의 내부의 특이점을 관찰하는 것이 어렵다면, 두 번째 선택지는 직접 블랙홀에 들어가서 특이점 앞에 가보 는 것이다. 당연히 추천하지는 않지만, 블랙홀로 자유낙하하는 관측자는 사건의 지평선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으므 로, 방해 없이 특이점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슈바르 츠실트 블랙홀에 자유낙하하는 관찰자를 가정하면, 사건의 지 평선을 지나서 블랙홀 안쪽에서 중심의 공간꼴 특이점을 향해 인력을 받으며 낙하하게 된다. 사건의 지평선과 특이점 사이 의 공간에서는 빛도 특이점을 향해서만 가기 때문에 관측자는 특이점을 볼 수 없다. 즉, 특이점에서 나온 광자나 물질이 있 어서 특이점을 인식해야 하는데, 관측자는 아무런 정보를 받 지 못한다. 따라서 관측자가 특이점이 위치한 지점에 직접 접 촉하는 것만 남게 되는데, 일반 상대성이론에서 특이점은 블 랙홀을 형성하는 모든 질량이 수축해서 모여 있는 엄청난 에 너지 밀도를 가지는 지점이다. 따라서 특이점에 가까워질수록 관측자는 강력한 조력(tidal force)을 받아 입자 수준으로 분해 되어 버린다.f) 결국 특이점을 볼 수 없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의 특이점은 공간꼴인 까닭에 블랙 홀 내부에 들어온 입자들의 지름길이 특이점을 향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과 커 블랙홀로 논의 를 확장해서, 이들에 자유낙하하는 관측자를 가정해보면, 사건 의 지평선을 지난 후에 코시 지평선을 지나가게 된다. 코시 지 평선 안쪽은 다시 블랙홀 외부의 공간과 같은 성질을 회복하 게 되고, 중심에 위치한 특이점은 슈바르츠실트 블랙홀과 다른 시간꼴 특이점이 된다. 코시 지평선 내부에서는 빛이 특이점으 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으로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특이점에 서 시작한 빛이 내부까지 들어온 관측자에 의해서 확인될 수 있고, 특이점을 관측할 수 있는 여지가 있게 된다. 강한 우주 검열 가설(이하 강한 가설)에서는 이러한 경우를 포함해서 모든 관측자에 대해서 특이점이 관찰되지 않는다고 한다. 즉, 블랙홀로 낙하하는 관측자도 특이점을 볼 수 없다. 펜로즈가 강한 가설을 가정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코시 지평 선에서 청색 편이(blue-shift) 효과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10] 자유낙하하는 관측자의 관점에서는 에너지 밀도가 코시 지평선 에서 발산하고, 이는 빛을 가정하면 진동수가 매우 커지는 무 한 청색 편이를 의미한다. 따라서 자유낙하하는 관측자의 관점 에서는 매우 큰 에너지가 코시 지평선에 모여 있을 수 있는 것이다.[11] 만약, 작은 에너지 섭동(perturbation)이 이들 블랙 홀에 흘러 들어가면(실제 블랙홀이라면 주변에 여러 물질이 많 이 있기 때문에 당연할 것이다), 무한 청색 편이 효과에 의해 서 거대한 에너지를 가진 상태로 모여 코시 지평선을 매우 불 안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코시 지평선이 공간 꼴 특이점과 비슷해져서 특이점이 관찰될 수 없을 것으로 생 각했다. 강한 가설의 성립 또는 위배 여부는 이 때문에 코시 지평선 의 안정성을 시험하는 문제로 전환된다. 먼저, 앞의 논의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코시 지평선에 가까워질수록 입자의 에너지뿐만 아니라 낙하하는 관측자에 의해 측정되는 블랙홀 의 질량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12] 이때 코시 지평선 에서의 표면 중력(surface gravity)값이 지수가 된다. 이러한 질량-급팽창(mass-inflation)의 효과에 따라 코시 지평선에 특 이점이 형성된다. 그렇지만, 앞서 예상했던 공간꼴 특이점과 다른, 조력의 크기가 유한한 그래서 관찰자가 살아서 지나갈 수 있는 약한 영 특이점(weak null singularity)이 형성된 다.[13] 앞서 언급한 강한 가설은 공간꼴 특이점이 코시 지평선 에 형성되어 관찰자가 살아서 지평선을 넘는 것이 불가능하다 고 했기 때문에, 위배된다고 할 수 있다.g) 이제 관측자가 조 력을 견디고 지평선을 넘어가게 되면, 그곳에는 여전히 시공 간이 존재하는데, 다만 충분히 매끄럽게 연결되어 있지 않아 REFERENCES

[8] S. W. Hawking and H. S. Reall, Phys. Rev. D 61, 024014 (2000).

[9] B. Gwak, JHEP 09, 081 (2018).

[10] J. Isenberg, On Strong Cosmic Censorship, arXiv:1505. 06390 [gr-qc].

[11] E. Poisson, Annals Israel Phys. Soc. 13, 85 (1997). [12] A. Bonanno, S. Droz, W. Israel and S. M. Morsink, Phys.

Rev. D 50, 7372 (1994).

[13] A. Ori, Phys. Rev. Lett. 67, 789 (1991).

f) 막대한 질량에 의한 중력으로 관측자의 신체 중 특이점에 가까운 부분과 조 금 먼 부분 사이에 가속도의 차이가 매우 크게 된다. 이에 따라 힘을 받는 것이 조력이고, 이 힘 역시 매우 커지게 된다.

g) 강한 가설 역시 처음부터 정밀하게 가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간꼴을 가정 한 가설이 부정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17)

Fig. 3. Kerr black hole and Penrose process. 서 일반 상대성이론의 아인슈타인 방정식으로 기술할 수 없는 시공간이다.[14] 질량-급팽창에 의한 약한 영 특이점 형성은 우주 상수를 도 입한 일반 상대성이론에서는 다시 논의가 필요하게 된다. 양의 우주 상수인 드시터 시공간에서는 블랙홀 외부에 우주 지평선 (cosmological horizon)이라고 부르는 지평선이 하나 더 존재 해서, 시공간의 경계면과 같은 역할을 한다. 우주 지평선의 성 질은 블랙홀의 지평선과 같아서, 빛이 가까워지면 (끌려들어 가므로) 청색 편이, 멀어지면 (탈출해야 하므로) 적색 편이한다. 청색, 적색 편이 둘 다 에너지가 코시 지평선과 마찬가지로 지 수적으로 변하고, 지수는 우주 지평선 표면 중력의 크기이다. 따라서 양의 우주 상수인 공간에서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 랙홀과 커 블랙홀의 코시 지평선에 접근하는 빛 또는 입자의 에너지는 코시 지평선에 의해서 지수적으로 증가하는 비율과 우주 지평선에서 멀어지면서 지수적으로 감소하는 비율 사이의 경쟁에 의해서 결정된다. 만약, 코시 지평선의 표면 중력의 크 기가 우주 지평선의 그것보다 크다면 무한 청색 편이가 일어 날 것이기 때문에 코시 지평선은 불안정하게 될 것이고, 반대 의 경우에는 코시 지평선이 온전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강한 가설은 확실하게 위배될 것이다. 최근에는 드시터 시공간에서 코시 지평선의 안정성은 사건의 지평선에서 얼마나 블랙홀에 들어오는 에너지를 충분히 감쇄시키는지와 관 계있다는 것이 밝혀졌고,[15]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드시터 블 랙홀에서 분산되는 준평형 파동의 분석을 통해 강한 가설이 위배된다는 것이 밝혀졌다.[16] 특히, 참고문헌 [16]의 연구는 다양한 드시터 시공간에서 존재할 수 있는 블랙홀에 대한 강 한 가설 검증을 가능하도록 했고, 이후 현재까지 수정된 중력 이론을 포함해서 여러 이론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펜로즈가 특이점 정리를 통해 형성을 증명했던, 블랙홀 특이 점의 관측 가능성 및 시험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한다. 최근 여러 발견이 있었음에도 사건의 지평선 (약한 가설)과 코시 지평선(강한 가설)에 의해 베일에 가려진 특이점은 여전히 흥미로운 연구 주제로 남아있다.

펜로즈 과정과 블랙홀 물리학

마지막으로 펜로즈의 다른 업적인 펜로즈 과정을 소개하면 서, 블랙홀의 에너지와 특성들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블랙홀은 외부에서 관찰할 때, 중력에 이끌린 물질들이 계속 들어가기만 해서 질량이 항상 증가만 할 것으로 생각했 으나, 펜로즈가 커 블랙홀의 특성을 이용해서 블랙홀이 가진 에너지를 외부로 추출(extraction)할 수 있음을 보이면서 방출 도 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1] 커 블랙홀의 작용권에서는 빛도 반드시 블랙홀의 회전 방향으로 회전해야만 한다. 이러 한 특성으로 인해 음의 에너지를 가진 입자가 존재할 수 있 고, 이 입자가 블랙홀에 낙하해서 들어가게 되면 블랙홀의 질 량은 줄어들 수 있다. 여기서 음의 에너지를 가진다는 것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뉴턴의 만유인력을 가정한다면 운동 에너지의 크기가 음수인 중력퍼텐셜 에너지의 크기보다 작은 경우 입자의 총 에너지는 음수가 되는 것과 비슷한 경우이다. 이제 에너지를 가지고 나오도록 상황을 가정해보자. 우주선이 분리할 수 있는 짐을 싣고, 커 블랙홀의 작용권으로 들어간다. 우주선이 작용권에서 회전하면서 짐을 적절한 운동상태로 분 리하면, 짐의 에너지를 음수로 만들 수 있고, 짐은 그대로 블 랙홀로 낙하하게 된다. 에너지 보존에 의해 우주선의 에너지 는 처음에 작용권에 진입할 때보다 더 큰 에너지를 가질 수 있고, 그 상태로 빠져나오면 블랙홀의 에너지는 낙하한 짐만 큼 감소하고, 우주선은 블랙홀이 감소한 만큼의 에너지를 가 지고 나오므로 에너지를 추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상황 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 3]과 같고, 펜로즈 과정이라고 한 다. 펜로즈 과정에서 커 블랙홀의 감소하는 에너지는 무엇인가? 1970년 크리스토돌로우(Demetrios Christodoulou)는 커 블랙 홀에 낙하하는 입자가 가진 에너지나 각운동량 등의 보존량이 블랙홀의 질량을 얼마나 변화시키는지 연구했는데,[17] 이 과정 REFERENCES

[14] M. Dafermos and J. Luk, The interior of dynamical vacuum black holes I: The C0-stability of the Kerr Cauchy horizon,

arXiv:1710.01722 [gr-qc].

[15] J. L. Costa, P. M. Girao, J. Natàrio and J. D. Silva, Commun. Math. Phys. 361, 289 (2018).

[16] V. Cardoso, J. L. Costa, K. Destounis, P. Hintz and A. Jansen, Phys. Rev. Lett. 120, 031103 (2018).

[17] D. Christodoulou, Phys. Rev. Lett. 25, 1596 (1970); D. Christodoulou and R. Ruffini, Phys. Rev. D 4, 3552 (1971).

(18)

에서 블랙홀의 질량이 항상 증가하는 부분인 기약 질량 (irreducible mass)과 증가 또는 감소할 수 있는 회전 운동에 너지로 나누어진다는 것을 보였다. 즉, 커 블랙홀의 질량이 펜 로즈 과정에서 감소하는 것은 기약 질량의 증가량보다 회전 운동에너지의 감소량이 더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 기약 질량 의 제곱은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 표면적과 비례해서, 블랙홀의 표면적이 입자의 낙하와 같은 비가역과정에 대해서 항상 커진 다는 것을 알 수 있다.[18] 이후, 블랙홀의 베켄슈타인-호킹 엔 트로피(Bekenstein-Hawking entropy)[19]의 개념에 중요한 역 할을 했다. 펜로즈 과정은 입자를 이용해서 블랙홀의 에너지를 추출하는 것이고, 입자 대신에 파동의 산란을 이용해서 블랙홀의 에너지 를 추출하는 것을 초방사(superradiance)라고 한다.[20] 초방사 에서는 파동의 진동 모드에 따라 블랙홀이 에너지를 흡수하기 도, 방출하기도 한다. 또한 파동이 블랙홀에 산란될 때 블랙홀 을 섭동시키고,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중요하게 다루 어진다. 특히, 음의 우주 상수인 반드시터 시공간에서는 블랙 홀에 멀어질수록 유효 에너지 장벽이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서, 블랙홀에 산란되어 초방사된 파동이 먼 거리의 유효 장벽에 반사되어 다시 블랙홀의 에너지를 빼앗는 증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면, 블랙홀은 폭발적으 로 에너지를 빼앗기면서,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를 초방사 불 안정성(instability)이라고 한다.

맺음말

펜로즈의 특이점 정리를 통해 일반 상대성 이론이 기술하는 블랙홀 중심에 특이점이 형성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관측자 의 운동상태에 상관없이 존재하는, 무한 곡률을 가진 이 특이 점을 우리가 볼 수 있을까? 우주 검열 가설은 이런 단순한 질 문에 답하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펜로즈가 처음 가설을 제안 할 때에는 마치 특이점이 관찰되는 것을 우주가 검열하는 것 처럼 관측자가 실제로 특이점과 맞닥트리는 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시작했던 일이, 현재까지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로 발전했다. 슈바르츠실트의 구대칭성을 가진 블랙 홀 해의 발견이 펜로즈의 특이점 정리로 그리고 겐젤과 게즈 의 관측과 노벨 물리학상으로 이어졌듯이,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한 우주 검열 가설이 중력이론에 대한 깊은 이해로, 그리 고 블랙홀과 특이점에 대한 중요한 관측으로 이어지길 기대한 다. REFERENCES

[18] S. W. Hawking, Commun. Math. Phys. 25, 152 (1972). [19] J. D. Bekenstein, Lett. Nuovo Cim. 4, 737 (1972); S. W.

Hawking, Commun. Math. Phys. 43, 199 (1975).

[20] Y. B. Zel'dovich Zh. Eksp., Teor. Fiz. 62, 2076 (1972) [Sov. Phys. JETP 35, 1085 (1972)].

수치

Fig. 1 Escaping velocity of a star having mass M and radius R.
Fig. 2. Penrose diagram of the spacetime that the Schwartzschild metric describes.
Fig. 3. John A. Wheeler in 1967 (Top, Picture credit: The New York Times) and Roser Penrose in 1980 (Bottom, Picture credit: Anthony Howarth /Science Photo Library).
Fig. 5. Expansion along a null geodesic congruence orthogonal to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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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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