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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결

문서에서 저작자표시 (페이지 81-84)

이상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학교 학습에서 학습자들은 학교 고유의 학 습 방식, 학습 태도, 지식관 등으로 인해, 일터의 환경에서 상당한 갈등을 겪는다. 이들이 학교 학습을 통해 쌓아온 학습은 일터에서 요구되어 문제 해결 혹은 학습 방식과 다르다. 학교와 일터에는 ‘다뤄지는 지식 그 자체의 상이성’, ‘이론과 실천’의 차이, ‘틀린 것과 다른 것’의 차이, ‘지식과 “관계”

맺는 방식’의 차이, ‘지식을 생성해내는 방식’의 차이 등이 존재한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표1>과 같다.

학교 학습의 특징 일터 학습의 특징

1 이론 지향 실천 지향

2 원리 이해 중심 (Know-why) 해결 방법 중심(Know-how) 3 단일한 정답 존재 정답의 부재. 다양한 방법의 존재

4 지적 합리성 지향 결과 지향

5 개인 학습 우선 협동학습, 네트워크적 학습 우세

6 분석적, 선형적 사고 직관적, 통찰적 사고

특징 대상 지향, 이론과 원리 지향 관계지향, 수행 지향

< 표 2 > 학교 학습과 일터 학습의 특징 비교

학교 학습의 특징은 대상 지향적, 이론과 원리 지향형 학습이다. 학교 학 습은 객관적인 이론과 원리가 존재하는 학습을 대상으로 하여, 이를 이해 해내는 것이 그 핵심에 있다. 존재하는 현상에 대한 이해, 즉,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지 이유를 파악하는 학습 “Know-why"의 학습이 우세하 다. 이러한 가운데 그들이 주로 습득하게 되는 사고방식, 혹은 그들이 주로 사용 하곤 하는 사고방식은 각각의 이론에 내재해 있는 분석적, 선형적 사 고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학교 학습에서 협동학습보다는 개인학습이 빈 번히 사용된다. 이는 학교라는 환경적 요소의 영향임과 동시에, 지식과 이 론을 습득하는 데에는 개인학습만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 런 점에서 볼 때 학교는 과학적 학문 논리를 가진 이론적 지식이 ‘나’를 기 준으로 재편되는 학습이 수행되는 공간이다.

반면, 일터 학습은 관계 지향, 수행 지향적 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일터 는 학습을 위한 공간이 아니며, 일을 위한 공간이라는 그 맥락 특징 상, 문 제를 해결하기 하기 위한 수행과 실천이 가장 우선한다, 따라서 학습 역시 수행 지향적이며, 문제를 해결해 내는 데에 그 최종적인 목표가 있다. 또한 일터라는 특수한 맥락 속에 존재하는 지식 역시 학교의 그것과 같지 않다.

일터의 지식은 경험과 실천에 얽혀 있는 경우가 많고, 지식의 유동성이 큰 지식이다. 이러한 지식을 습득하고 사용하기 위해 협동 지향적, 네트워크적 학습이 주로 이루어진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일터 학습자들은 직관적, 통찰적 사고를 자연스럽게 요구받는다. 즉, 일터는 변화하는 ‘일’을 기준으 로 해당 세계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학습이다.

학교 학습과 일터 학습의 이러한 차이는 어느 쪽의 학습이 좋은지를, 혹 은 옳은 지를 가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는 학교 세계와 일터 세계가 전적으로 다른 세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일 뿐이며, 학교 학 습에 익숙한 학습자가 일터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문제”로 보거나, 학교 학습이 일터의 실천 능력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비난할 문제가 아니 다. 중요한 것은 학교 학습자에서 입직기의 노동자로 넘어가는 개인이 이

러한 변화를 상당히 급격하게 직면하고, 이들이 실제로 갈등을 겪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갈등의 이유와 원인을 학습 방식으로 제시하는 것은 갈등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며, 또한 이로 인한 갈등을 완화시 킬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 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2~3년차에 해당하는 연구 참여자들의 경우, 이러한 갈등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드러난다. 즉, 입직기 노동자들은 이러한 갈등은 시간이 지 나면서 점차 완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 일터에 들어가서 겪었던 당혹 감과 ‘맞지 않는’ 감정이 상당수 사라지고, 대부분의 갈등이 비교적 완화된 상태로 존재하거나 “이제는 괜찮은” 수준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다음 장을 통해 이러한 갈등의 다양한 양상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이는 일터 갈등 의 특징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켜내고, 갈등의 완화 가능성을 제시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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