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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의 미학적 의미

문서에서 樂山樂水의 山水畵 美學 (페이지 24-30)

산수화의 미학적 의미는 고전 미학의 근본명제라 할 수 있는 예술의 원형으 로써 또한 그 존재가치의 근거로서 예술과 자연의 유기적 관계를 생각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즉 자연은 예술 창조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기초와 원천이다. 이 61) 오주석,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솔출판사, 2002, p. 199.

62) 洪善杓, 朝鮮時代繪畵史論, 文藝出版社, 1999, p. 460.

에 산수화는 자연경물의 형태규정과 제약 속에서 화가들에게 정서적으로 작용하 여, 화가의 주관적 창조성이 발휘되고 필묵의 정묘함을 통해 새로운 회화형식으 로 표현하는 것이기에, 회화작품은 자연형태의 아름다움보다 화가의 이상화된 자 연의 세계를 보여주게 된다. 이 화가의 이상화된 세계는 곧 화가의 인격수양을 통한 인문적 교양세계인 것이다.

본래 동양화론의 교과서라 볼 수 있는 장언원(張彦遠)의 역대명화기(歷代名 畵記) 제일 첫 번째로 회화의 원류를 서술한 서화지원류(敍畵之源流) 첫마디가 부화자(夫畵者) 즉 그림이라는 것은 “성교화(成敎化) 조인륜(助人倫)”이라 했다.

교화를 성취한다는 성교화(成敎化)의 교화는 종교, 철학, 예술, 도덕, 정치 등 인류 의 일반적 정신문화에 감응하고 그것을 양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교양 이라 하고 특히 다른 개인이나 집단 국민 또는 널리 인류문화의 진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말한다. 즉 인격적 생활을 고상하고 풍부하게 하기 위한 지(知) 정(情) 의(意)의 수양으로 자연의 성(性)을 정신적으로 정련(精鍊)하 고 도야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인륜을 돕는다는 조인륜(助人倫)은 단순한 개인적 주관적 도덕의식이 아니라 풍습, 제도, 법률, 사회조직 등으로 객관화된 도덕을 가 리키기에 개인적 윤리에 대한 사회적 윤리를 뜻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인륜은 객관화된 이성적(理性的) 의지(意志)이다. 이렇게 합법성과 도덕성이 일치 된 인륜은 선(善)의 객관적보편성을 형성한다.63)

동양회화의 원류가 이러할 진데, 특히 산수화는 한 위대한 예술가의 인격적 인 정신과 산수자연을 통해 관조된 정신이 조화를 이룬 예술표현세계이고, 또한 화가의 인격 수양을 통해 표현의 경지에서 이루어진 회화인 것이다.

동양에서 산수는 어진 자(仁者), 지혜로운 자(智者)의 덕을 가장 잘 상징하 는 도구로 생각한 자연이고, 이 자연을 그린 산수화는 화가들의 養性之資, 窮理盡 性, 幽情美趣의 관조정신이 인격수양을 통해 이상적으로 표현된 세계이기에 일반 인들에게도 인격 형성과 더불어 인간다운 정서를 지니게 하는 도구가 된다.

또한 문화는 자연과 인간의 미덕(美德)이 작용하여서 이루어지는 끊임없는 창조의 결과이다. 이 자연과 인간의 미덕(美德) 관계는 함께 참여하여 창조하는 도(道)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산수화는 옛 대가들의 화풍을 바탕으로 공부해 63) Hegel의 “국가는 지상에 존재하는 神의 理念으로서 최고의 인륜”이라 한 논리와 비견해

볼 수 있다.

야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우선 산수자연을 실컷 보고, 즐기는 요산요수하는 마음으로 자연을 더 자세히 관찰하여 그 자연 안에 내재한 이치를 깨달아야 화가 의 인격도 함양되고 진실한 표현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은 화가가 자연의 이치를 통해서 얻은 영감이나 아이디어를 예술작품 에 담아야 자신의 의(意)를 널리 펼치는 수단으로 진일보할 수 있고, 창조적 만족 도 얻을 수 있으며, 그렇게 이루어진 작품은 감상자에게 정신적인 위안과 활력을 돋우어 주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화가는 자연을 잘 파악하여 자연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동 시에 자기의 생명도 확대하며, 파악된 자연을 취사선택하여 자연과 화가의 주관 적 생각이 서로 융합하여 승화까지 얻어지는 과정을 거쳐서, 품격 있는 산수화로 표현하게 된다. 이렇게 산수화가 그려졌을 때 비로소 감상하는 사람들도 예술미 가 자연미와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을 초월한 산수화로 인식하게 되어 요산요수하 는 마음으로 감상하게 된다.

화가가 요산요수하며 山水自然을 세밀하게 관찰한다는 것은 말로는 이해하 기 쉽지만 사실은 자연을 통한 직관적인 파악의 성질을 묘사할 수 있어야한다.

즉 화가는 자연을 접할 때 無心한 마음으로 접근하여 계절의 기후변화와 특정한 상황의 분위기에서 화가로서의 심령활동을 조성하여 마음으로 느끼고 난 후, 內 在的 음미의 과정을 거쳐 자연을 인식하게 된다. 이 自然景物에 대한 느낌은 때 때로 순간적이고 생각할 틈도 없이 갑자기 생성되는 것이기도 하여 理智的 사고 활동을 통할 틈도 없이 직접 感官에 호소하여 직관적 파악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하여 樂山樂水하는 가운데 “순간적으로 흥에 이르는 것”은 모 두 일종의 직관적 파악의 성질을 묘사한 것이다. 이러한 순간적인 직관적 파악을 통해 이룩한 마음 상태에서 유발되어진 우연성과 돌발성은 그 나름대로의 독특한 幽情美趣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幽情美趣의 순간적 흥은 자연을 즐기는 과정 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墨戱”와 일맥상통한다.

그리하여 산수자연을 가까운 곳에서 자세히 보고, 먼 곳에서 형세를 파악하 고 각기 다른 각도와 측면에서 관찰할 뿐 아니라 계절과 기후변화에 주의를 기울 여 傳神 할 수 있는 작품을 창조해야 하는데, 藝術의 원형으로서 또한 그 존재가 치의 근거로서 藝術과 自然의 관계를 생각하는 미학의 근본적인 명제는 東洋과

西洋이 공통적이다. 예술과 자연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었으며 자연의 기초 위에서 예술은 비로소 자신의 眞實을 創造해 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 로 自然의 眞實은 藝術의 眞實을 규정 제약하고 있다. 왜냐하면 예술가가 自然景 物의 다양한 형태들을 주의 깊게 관찰 묘사할 수 있어야만 品格을 지닌 藝術作品 도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藝術은 自然의 眞實에 좌우 되고 있기 때문에 자연에 내재하고 있 는 이치까지 진실하게 표현하는 산수화의 세계는 窮理盡性의 미적 특질을 드러내 는 것이다.

결국 산수화 미학은 산수자연이 인간들의 수기치신(修己致身)하는 도구로 여기고 있으며, 요산요수(樂山樂水) 할 수 있는 터전으로 생각하면서 養性之資의 관조정신을 지니게 한다는 것이 의미 있다. 또한 산수화는 인간의 善을 근간으로 그 산수자연 사물이 지닌 이치를 탐구하고 그 자연사물에 내재된 기(氣)를 융합 하기 위해 ‘즉물궁리(卽物窮理)’의 경지에서 인간을 접목시키고 일체화시키려는 화가의 수양적 노력으로 참된 자연의 이치인 眞을 발견하여 표현하려는 의지의 표현체이다. 그리고 산수화는 자연 중심의 동양적인 사고로 산수자연을 요수요수 하는 과정에서 순간적 흥에 이르는 직관적 파악과 문인적 교양을 통한 감성적 幽 情美趣의 미 인식을 통해 품격 있게 드러나는 표현체이다.

결국 산수화는 화가의 잠재력까지 동원하여 산수자연의 정신을 도덕적이고 자율적으로 펼쳐 창신(暢神)하는 자유의지로 표출된다는 의미에서 인간에게 정신 을 유쾌하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자신을 다스리는 데 있어 자 연의 이치와 미를 반영하는 산수화의 작용을 통해 예술과 철학 사이에서 사유하 게 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미학적 의미가 있다.

Ⅴ. 제언

산수화는 자연관을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킨 예술적 표현으로서 인간의 사상 이나 철학적 생각들을 다양하게 작품에 담아왔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에 민감하게 반영하면서 미의식을 나타내는 데 첨단을 걸어왔다. 그러므로 산수화를 통해 화가나 감상하는 일반인들 모두 산수자연에서 요산요수(樂山樂水)하며 자신

의 성정(性情)을 도야(陶冶)하고 자연과 자기(自己) 자신을 동일화(同一化)하는 물 아일체적인 자연관을 지니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은 대학생들만 보아도 서양화전공학생이 한국화전공학생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전공으로 택하여 교육받고 있으며, 이론적으로도 서양화 이론 을 동양화이론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때에 진정한 우리 한국의 문화를 독자적으로 발전시키려면 우선적으로 우리문화권의 학문을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한다.

실제 예를 들면 아무리 피카소(1881~1973)가 서양 입체파의 선구자로서 사 물을 보는 시각을 다시점으로 자유롭고 상상력 넘치게 적용해서 서양 회화에 새 로운 경지를 열었다고 하지만 진정한 회화의 모범은 오히려 우리의 옛 산수 그림 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전통 산수화는 자연의 규모도 훨씬 크거니와 결코 자연 의 사실성을 희생시키거나 파괴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자연이라 는 대상이 항상 살아 있고, 그 대상에 반응하는 인간도 자연과 함께 존재한다는 중용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산수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대자연 의 정기를 속속들이 체험하게 하면서 보는 이의 마음에 크나큰 위안을 준다.

이러한 우리의 전통산수화는 20세기 근․현대에 이르러 동양화라는 이름 아 래 남종산수화의 전통을 계승하는 정형산수화와 서양 근대 풍경화의 시감(視感) 을 도입한 실경산수화가 사경산수화로 변모하면서 우리 산천의 자연미 구현에 힘 쓰는 한국 근대 산수화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8․15 해방과 6․25를 겪으

이러한 우리의 전통산수화는 20세기 근․현대에 이르러 동양화라는 이름 아 래 남종산수화의 전통을 계승하는 정형산수화와 서양 근대 풍경화의 시감(視感) 을 도입한 실경산수화가 사경산수화로 변모하면서 우리 산천의 자연미 구현에 힘 쓰는 한국 근대 산수화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8․15 해방과 6․25를 겪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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