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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죽은 것으로 남겨두지 않고 그처럼 지고한 (기억의) 형식들 속에서 현전 케 함으로써 역사와 예술에 불멸의 지위를 부여할 때다. 기억 속에 면면히 이어 지는 예술의 에로스, 그 감각적 경험이 매체의 변덕스러운 확장과 수축에도 불구 하고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며, 이처럼 에로스가 매체를 뛰어넘어 자신의 생을 이 어갈 수 있다는 사실은 감각적 경험을 코드화하고 데이터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예술의 불멸성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오늘날 뉴미디어는 예술의 불멸성과 필멸성을 동시에 전함으로써 새로운 종류의 모순과 위기를 불러왔다. 그러나 기억과 망각의 / 불멸 과 소멸의 이 변증적 연쇄가 ‘기술적 토대’라고 하는 기술중심적 가치 안에서 종 합의 계기를 발견하는 한, 뉴미디어의 ‘수축’과 ‘내파’는 다시 ‘확장’으로 기술될 수 있을지 모른다. 디지털에 의해 소멸하리라는 예술의 전통과 예술의 전통 속에서 배격되어 왔던 디지털이 ‘기술적 토대’라는 매개를 통해 어떤 종합의 계기를 마련 할 수 있다는 희망이야말로 ≪불멸사랑≫의, 그리고 이 논문의 진정한 메시지인 것이다. 나는 다음과 같은 도식으로 이러한 희망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도 7] 확장된 영역에서의 뉴미디어(The new media as expanded field) (크라우스의 도식을 참조함)

위의 도식이 지시하는 것처럼, 오늘날 ‘예술’은 불멸과 소멸이라는 상반된 가치들 사이에, 에로스와 타나토스 혹은 모더니즘의 (절대성을 향한) 상승의 충동 과 포스트모더니즘의 분열적 충동 사이에 자신의 지평을 마련한다. 그것은 소멸 하지 않으리라는 약속과 불멸할 수 없는 현실 사이에 움트는 우리의 ‘사랑’과 달 리, 그 기억과 망각의 인간적 대립의 반대편에서, 영원히 존재한다. 만약 ‘뉴미디 어’가 예술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소멸하는 것들을 탐닉하고 곧 망각되고 마는

‘디지털 스펙터클’들과 겨루며, 그 반대편에서 결코 소멸하지 않을 에로스의 기억 들을 되새기기 때문이다. 누구나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단지 신기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아닌 ‘특정한 작품’이 되는 순간 은 바로 이처럼 항구한 역사 속에 기억되고 보존되는 예술의 에로스가 대상 안에

‘기술적 토대’로서 견고히 자리 잡을 때다. 뉴미디어는 그렇게 당대의 기술적 혁신 과 과거의 역사적 가치 모두를 품으며 확장된다. 그리고 ‘뉴미디어의 확장된 영역’

은 ‘역사의 종말’이 공공연히 논의되는 역사의 가장자리에서 전 역사를 구원하는 불멸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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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문투고일: 2019년 4월 15일 / 심사기간: 2019년 4월 16일-2019년 5월 10일 / 최종게재 확정일: 2019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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