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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연구자들이 지방의 역사와 문화를 주목하는 이유는 변화하는 오늘날의 역사학 연구 동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독일의 일상생활사, 프랑스의 망탈리 테사, 이탈리아의 미시사 등과 함께 구술사, 개인 생애사, 신문화사 등의 새로운 역 사연구 방법론의 등장과 이러한 이론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한국사를 새롭게 보려는 경향이 매우 지배적이다. 특히, 한국사처럼 중앙 중심의 역사가 지배적일수록 지방 을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보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방을 향토 혹은 지역의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향토라는 말은 향토사학자들이 애향심과 향토애에 바탕을 둔 자기 고향에 대한 강한 애착이 내재되어 있고, 지역이란 개념 속에는 중앙에 종속되는 개념에서 벗어나는 장점은 있지만 그 자체의 독립 개체성이라는 의미가 강하게 포함되어 있다. 지방이라는 개 념은 중앙에 종속되는 의미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즉, 서울이라는 중앙과 대비되 는 것으로 서울 밖의 지역을 지칭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러나 본래 지방은 전국의 국토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눈 특정 영역의 땅을 의미한다. 조선시대 때에 서울도 한성부로 하나의 지방이었다.

향토 혹은 지역이라는 용어보다 지방이라는 용어 속에는 향토와 지역에 포함된 의미와 함께 중앙과의 관계, 그리고 타 지방과의 관계라는 의미도 포함하는 중층적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지방사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서민들의 삶 그 자체이며 그 지 방의 역사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소홀하게 취급되어 왔다. 왜냐하면 모든 정치․경제 ․사회․문화의 중심지가 중앙이고 이 중앙에는 국 왕과 귀족들이 권력의 핵심부에 위치하여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 왔기 때문에 자연 히 역사학자들의 관심은 중앙으로 끌릴 수밖에 없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는 지방 화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내 고장, 내 지방의 역사상을 뚜렷한 모습으로 부각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자기정체성 확립을 위해 역사와 문 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본 연구는 추자군도를 통칭해서 부르는 추자도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즉, 추자 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기초적 연구라 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점에서 연구의 필 요성 및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첫째, 제주도는 제주 본 섬을 제외하고 8개의 유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즉, 우도,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와 추자군도의 상추자, 하추자, 추포도, 횡간도가 그것이다.

18․19세기에 추자도의 행정구역을 제주도로 편입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왔지만, 1914 년에 이르러서야 실현되었다. 문화적으로 볼 때 제주도와 추자도는 많은 점에서 상 이한 점이 없지 않다. 즉, 현재 추자도는 행정적으로 제주도 북제주군 추자면에 속 하나 언어, 생활 풍습, 정서면에서 전라도에 너무나 가깝다. 제주도와는 집 모양이나 구조, 음식이 다르고 특히 말씨나 억양이 다르다. 여러 면에서 추자도는 전라문화권 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추자도에 대한 연구는 전라문화권적 요소를 지니고 있는 추자도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제주 중심으로 해석함으로써 제주문화의 지평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둘째, 추자도 주민의 지역정체성 확보이다. 추자도는 1914년 제주도에 편입되어 100여 년 가까이 지나고 있지만, 제주도인과의 공동체를 얼마나 형성하고 있는지 의 문이다. 추자도 주민들은 행정적으로는 제주도에 편입되어 있으면서 문화적으로는 전라문화권에 속하는 이중적 상태에 놓여 있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것이다. 그러 나 이제 추자도 주민들 스스로 ‘우리도 제주도민의 한 일원이다’라는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인간이 사는 곳에는 어디든지 역사와 문화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추자도를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를 살펴봄으로써 추자도 주민들의 정체성 확립에 기 여해 보고자 한다. 추자도 역사와 문화는 추자도에 기반을 두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 야기이다. 지리․사회적 환경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추자도를 지켜올 수 있었던 요소는 무엇인가?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궁극적인 목적은 현실에 당면한 문제를 올 바로 해결함으로써 보다 바람직한 미래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추자도의 미래는 추자도 주민들의 현실 인식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추자도 주 민들이 추자도에 주어진 현실의 문제를 얼마나 올바른 방향에서 해결해 가느냐에 따라 추자도의 미래는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 당면한 문제를 올바로 해결 해 나가기 위해서는 추자도의 과거를 모르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본 연구 는 이러한 필요성에 기여할 것이다.

넷째, 최근 초등학교를 비롯한 많은 학교에서도 지방사와 지방 문화 교육의 필요 성이 강조되고 있다. 소위 향토사 교육은 역사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이 떨어지는 현실 속에서 역사 학습과 국가사교육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 미가 있다. 즉, 향토사 교육의 필요성은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역사를 학습

하므로 역사 이해에 도움을 주고, 생활 주변의 자료를 활용함으로써 역사 학습에 흥 미와 관심을 높여 준다.1)

본 연구 자료는 추자도 학생들에게 학생 개인이 살고 있는 향토 역사를 배우게 함으로써 역사적 사고력을 배양시키고, 현장 학습에 도움을 줌으로써 현실감과 생동 감 있는 수업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추자도의 역사문화적 배경과 그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구 체적인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추자도의 지리적 위치, 인구 변동과 행정 구역 변천, 마을별 특징 등 추자도 의 인문 지리적 환경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둘째, 추자도에 관한 역사문화자료를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시대별로 알아보고 추자도 주민들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셋째, 전라도와 제주도의 문화가 혼재되었으나 나름대로 독창성을 지닌 추자도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제주 중심의 시각으로 해석함으로써 제주문화의 지평을 확대하 려고 한다.

넷째, 학생들의 역사 교육을 위하여 추자도의 역사문화유적을 기초 자료로 제공하 여 생생한 역사 탐구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1) 최태정, 「향토사 학습의 원리와 지도」,『역사학습지도의 원리와 실제』, 느티나무, 1997, 354∼3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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