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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문서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시사점 (페이지 30-200)

▣일본경제가 지나온 과정을 보면, 변화를 선택하기에 가장 적절했던 시점에서의 경제 상황은 언제나 미묘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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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문제는 악화되어 관련 이해당사자들은 점점 많아지고 이해상충의 대립 도 점점 격화되어 문제해결이 더욱 더 어려워졌음.

▣이것이 곧“일본경제가 왜 침체에 빠지게 되었는가, 왜 그렇게 오랫동안 침체에 서 벗어날 수 없었는가”에 대한 본 보고서의 결론임.

∙일본경제였기 때문에 장기침체가 일어났다기보다는 어느 경제이든 정부와 민간 인들이 일본과 같은 대응을 한다면 장기침체의 위험에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고 생각함.

▣최근 몇 년 동안 우리경제에는 부동산 버블이 초래하는 고비용구조의 재가동, 가계 대출의 급증, 저소득층의 적자율 확대, 30년 이래 가장 낮은 설비투자율, 개인가 처분소득 증가율의 급격한 둔화, 자영업 부문 소득증가율 정체, 재정적자폭 확대 및 인구노령화의 진전 등 해결이 쉽지 않은 난제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음.

∙이런 난제들로 인해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이 상당히 약화되었고, 이와 더불어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

∙위기랄 것도 없고“일본식 장기침체”라고까지 할 것도 없지만, 경제가 활력을 잃 고 지지부진한“한국식 장기침체”라고 보아야 할 것임.

▣아무리 정부주도의 제도개혁을 가속화하고 재정지출을 확대시키며 낮은 금리수준 을 유지한다 해도 고비용구조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우리경제의 근원적인 회복이 어렵다고 봄.

▣장기침체나 디플레이션 없이 고비용구조를 해소시키려면 무엇보다 우리경제에서 항상 고비용구조의 발단이 되어왔던 부동산 버블을 축소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함.

∙뿐만 아니라 경쟁을 확대하고 이노베이션을 활성화시켜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산 업의 생산성을 한층 높여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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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환율이 주변국가의 환율과 동반하여 하락하지 않도록 금융 산업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에도 힘써야 할 것임.

▣2007년 상반기 현재, 우리경제는 성장률이 예상보다 다소 높아지고 투자와 소비 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거듭되는 잔물결같은 의미 없는 등락이 아니라 선순환의 시작으로 평가받으려면 기업투자가 역동적으로 증가하고 기업 활동이 활발해져야 함.

∙개인의 소득이 뚜렷하게 증가하여 가계부채의 부담이 한층 완화되며 저소득층 의 가계수지도 가시적으로 개선되는 단계까지 이르러야 함.

∙아울러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하향 안정화되면서 우리경제의 고 비용구조가 서서히 해소되는 길로 들어서야 할 것임.

∙원화환율의 하락세가 지금보다 훨씬 완만하게 유지될 수 있어야 함.

▣정부는 재정정책이나 금리정책 등 거시경제 정책 수단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경제회생의 주체를 정부가 아닌 민간으로 설정하고, 분명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주며 변화를 도와주는 보조역할을 잘 해내야 함.

∙일반인들이 현재의 상황을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저성장이라고 인식할 것인지,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를 한국판‘잃어버린 10년’으로 인식하고 여기에서 벗 어나려는 절박감을 가질 것인지에 따라 향후 우리경제의 진로는 질적으로 달라 질 수밖에 없음.

Ⅰ. 서 론

1991년 부동산 버블이 붕괴한 이후 10여 년에 걸친 장기침체에 빠졌던 일본경제는 지난 2002년부터 “잃어버린 10년”을 마감하고 서서히 회복을 시작하였다. 장기침체 기간 동안에 도 몇 번의 ‘반짝 회복’이 있긴 했었지만 현재의 회복세는 더 이상 ‘반짝 회복’이 아니라 전후 최장기간의 호황기록을 갱신하였을 정도로 꾸준히 이어지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일본경제의 장기침체와 회생과정을 보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일본경 제가 무엇 때문에 10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0.9%밖에 안 되는 지루한 침 체1)를 겪었는지, 그리고 어떤 이유로, 또는 무슨 계기로 거기에서부터 탈출할 수 있었는지 는 우리경제의 앞날을 위해서도 궁금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본경제가, 우리가 참고해야 할 선진국 경제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경제와 일본경제가 여러 가지 측면에 서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2)

외환위기 이전의 우리경제는 수출이 좋아지면 어김없이 경기가 살아나곤 하였었다. 그러 나 2002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기록적인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경제 전체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 어딘가에 역동적인 발전을 가로막는 중대한 장애요인이 생긴 것이 아닌지, 한국경제의 장래에 대해 희망을 가져도 좋은지에 대 한 우려감이 확산되기도 하였다. 성장잠재력이 둔화되었다는 차원을 넘어, 어쩌면 일본이 겪었던 것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었다. 내수위축과, 그 배 경에 있는 불확실한 고용전망, 연금제도에 대한 불신, 인구 노령화의 급진전, 2002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버블, 중국을 비롯한 해외로의 생산기지 이전 추세 등은 장 기침체 직전 내지 장기침체 기간 중 일본경제가 처했던 경제 환경과, 문제의 심각성과 크기 에서의 약간의 차이 말고는, 놀랄 만큼 유사한 것이 사실이다. 체질이나 생활습관이 비슷한 사람들이 같은 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국경제도 일본이 겪었던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예 방하기 위해서라도 일본경제가 어려움에 빠졌던 과정을 자세히 연구해 보아야 할 것이다.

1) 2000년 기준 실질 GDP 성장률의 1992~2002년 평균값이다.

2) 실제로 일본경제의 산업구조, 정부의 역할, 경제개발 전략, 미시적인 구조문제 등에 대한 자료들 (Porter et.al. 2000, Katz 2003)을 읽다 보면, 그것이 일본경제에 관한 얘기인지 한국경제에 대한 얘기인지를 잠시 착각에 빠질 정도이다.

또 한편, 일본경제의 회생과정으로부터 지금의 우리경제가 부진을 극복함에 있어 유용한 시 사점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므로 일본의 장기침체 과정과 회생과정을 복기(復碁)하여 우리경제를 위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일본경제가 왜 침체에 빠지게 되었는가”,“왜 그렇게 오랫동안 침 체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가”,“무슨 이유로 회생하게 되었는가”의 세 가지로부터 우리경제 에 유익한 점들을 찾아보아야 한다.

일본의 단편 역사소설 라쇼몬(羅生門 : Akutagawa 2006)3)에서는 살인사건의 원인을 파 헤치기 위해 일곱 명의 당사자 및 목격자들로부터 증언을 듣는 대목이 나온다. 이들 등장인 물은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의 진술을 한다. 같은 사실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의미와 인식이 달라진다는 의미이다. 어떤 사건의 진실이 무엇이었 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극단적으로 말하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진실이란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난 17년에 걸쳐 일어났던 일본경제의 장기침체 및 회생과정을 놓고, 그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진정한 원인을 찾아내기란 극히 어려운 것이 아닌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자기 나라도 아닌 외국이 겪었 던, 그것도 세계 2위의 대규모 경제가 장기간에 걸쳐 겪어온 浮沈의 과정에 대해 현장에서 살아보지도 않았던 연구자가 진정한 원인을 밝혀내기란 더더군다나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결국 이런 주제에 대해서는 라쇼몬에서처럼 연구자의 관점과 입장에 따라 시야의 범위와 각 도, 그리고 결론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과 같은 거대한 경제를 총괄적으로 이해하기란 장님이 코끼리만지기만큼이나 어렵고, 어쩌면 일본 사람들 자신도 자기 경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갖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다만 한국경제를 연구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경험과 상식에 비추어 일본경제의 침체과정과 회생과정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일본이 왜 갑자기 장기침 체에 빠지게 되었고, 왜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거기서 헤어나지 못하였으며, 왜 2002년부 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 보고서가“진정한 원인”을 규명했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일본경제의 장기침체와 회생과정에서부터 우리에게 필요한 적절한 교훈 내지 시사점을 얻으면 그만인 것이다. 세 사람이 길을 갈 때 그 중 반드시 나에게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는 말은, 그들 가운데 좋은 점을 택하여 그것을 따르고, 좋지 않은 점을 거울삼

3) 이 소설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1915년 작품으로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흑백영화로 만들어 1951년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1952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였다.

아 나 자신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4) 유익한 교훈을 얻기에 앞서 그들의 사람됨에 대한 완 벽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일본경제의 부침의 흐름을 바 꾸어온 진정한 동력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본받 아야 할 부분과 본받지 말아야 할 부분을 가려내면 될 것이다.

본 보고서는 제목이 말해 주듯이 일본의 장기침체와 회생과정을 설명하는 부분과 그로부터 우리경제가 참고해야 할 시사점을 정리한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일본경제의 침체 및 회 생과정을 정리한 제Ⅱ장 및 제Ⅲ장은“일본이 왜 침체에 빠졌으며, 왜 그렇게 오랫동안 침 체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지, 무슨 이유로 회생할 수 있었는지”를 가급적 간략하게 나름대로 정리한 부분이다. 읽어야 할 자료도 매우 방대하였고 자료가 내세우는 관점도 매우 다양하 여 이들을 객관적 시각에서 puzzle 맞추기式 종합을 해 내는 데에 많은 노력이 들었다. 아직 도 미진한 부분이 너무도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보고서를 무한정 지연시킬 수는 없었고, 어디선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제Ⅳ장은 이러한 일본의 경험으로부터 우리경제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해 보았다. 그리고 제Ⅴ장에서는 맺음말을 간략하 게 적어 놓았다.

4) 三人行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論語 述而)

문서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시사점 (페이지 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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