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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서 살펴 보았듯이 민족사가 시작되던 그 시점에서부터 홍인인간

이라는 중심철학과 사상이 우리민족에게 있었다 그리고 환국과 배달국 및 단군조선을 관통하며 우리민족과 함께 해 온 국학으로서의 홍익인간 사상은 그 후계국가의 하나인 신라에 전승되었다.

화랑도의 세속오계는 그 시대적 맥락과 강조점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차 이를 지닐지언정 그 기본정신 면에서는 홍익인간사상과 일맥상통하고 있 음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우선 화랑도의 원류사상인 홍익인간사상은 우주내의 모든 존재를 포괄 하는 보편적 평화의 사상으로, 사람과 사람, 국가와 국가, 그리고 인간과 자연간의 화해와 공존을 지향하는 사상이다.

그리고 홍익인간사상에 의하면, 모든 존재는 동일한 근원으로부터 갈 라져 나와 우주의 근본원리를 공유하지만, 이 중에서 사람은 우주의 근본 원리를 온전히 소유한 존재라는 점에서 조화의 주체로서의 지위, 곧 자신 이 속한 공동체의 조화로운 발전과 관련하여 특별하고 막중한 도덕적 책 임을 지닌다. 책임있는 조화의 주체가 되기 위해 사람은 먼저 수행을 통 해 우주의 근본원리를 온전히 보유한 존재로서의 본모습을 찾아야 한다.

이 때 수행은 심신 양측면에 걸쳐 이뤄지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충·효·

신·용·인의 다섯 가지 덕목들을 내면화하게 된다. 자신의 본모습을 회 복하고 다섯가지 덕목들을 내면화 한 사람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조화 로운 발전에 큰 관심을 갖고 필요시 최대의 헌신을 함은 물론, 더 나아가 우주를 공동체적 차원에서 인식하면서 모든 생명을 존중한다.

이와 같은 홍익인간사상의 기본 정신과 이상을 화랑도 또한 계승 공유 하였다. 그러면 이와 같은 화랑도가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 는 의미와 교훈은 무엇인가?

국제사회의 비난과 강도 높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 할 의사가 없으며, 핵무기문제와 관련하여 북한은 남한을 대화상대로 조 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게 되면 서, 북한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안보의 성격과 판도를 뒤바꿔 놓는 게

임 체인저로 부상하였고, 한국은 이제 핵무기라는 요소를 배제한 채 추구 되던 기존의 외교안보 패러다임으로는 접근 및 해결할 수 없는 매우 엄중 한 안보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서는 결단코 않되겠지만 그렇다고 전쟁이 두 려워 전쟁을 피하려는 듯한 자세를 취해서는 평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즉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결기가 있을 때 평화의 길을 열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기는 세속오계의 임전무퇴의 정신과 일맥 상통하는 것으로,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는 화랑도의 이러한 정신자세야 말로, 바로 ‘지금 이 시기 이 순간’ 우리에게 절실히 요청되는 덕목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역사를 돌이켜 볼 때, 한반도를 둘러싸고 발생되는 전쟁 또는 안 보적 사건은 당대의 국제적 사건으로 비화하였으며, 현재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안보위기 또한 그러한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임전무 퇴의 결기로 반드시 한반도 평화를 이뤄내어야 하며, 이것이 현시대 우리 민족이 인류사회에 기여하는 길이 될 것이다.

한편 한반도 안보위기가 매우 엄중하기에 그 관심 및 우선순위가 뒷전 으로 밀려져 있지만, 지구 기후 변화와 환경훼손 문제 또한 이에 못지 않 은 위기라 할 수 있다. 이미 지구기후변화와 연관된 각종 천재지변 및 환 경관련 재난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생명과 건강 과 재산을 잃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와 같은 인류문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일과 관련하여서도 화랑도의 토 대를 이루는 홍익인간사상은 큰 시사를 지닌다.

지구온난화로 상징되는 지구환경 위기는 단순한 환경보전 운동 차원에 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기본철학과 문명의 패러다임 차원까지 포괄하는 근본적 전환을 요하는 긴급한 문제이다.

이와 같은 지구촌의 당면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1) 전인류사회가 수용 할 수 있는 보편의 철학과 사상 및 윤리, 그리고 2) 이에 입각한 지구시민

으로서의 공동정체성 함양이 이뤄져야 한다.

즉 현시점에서 인류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우주의 근본원리에 뿌 리를 둔 인류보편의 철학과 사상, 그리고 이에 기반한 가치관과 생활문화 를 지닌 지구시민을 임계질량 수준 이상으로 함양하는 것이며, 바로 이점 에서 화랑도는 많은 것을 우리에게 시사해 주고 있다.

즉 지구시민으로서의 공통의 가치관 혹은 윤리규범을 바탕으로 연대의 식을 갖고 조화와 상생의 지구공동체를 창조해 내어야 하는 문명사적 요 구에 부합하는 사상이 화랑도의 토대를 이루는 홍익인간사상이다. 홍익 인간사상은 앞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우주운행의 기본원리에 토대한 사 상으로 우주 내 모든 존재 간 공존공영을 추구하는 보편적 평화의 사상이 며, 이를 계승한 화랑도 또한 불가피한 최소한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살생 을 엄격히 금하는 생명존중의 평화사상이기 때문이다. 지구 자체의 존속 이 위협받게 된 상황에서 개별국가 홀로 영속할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인 바, 더불어 살아가려는 지구시민 의식의 확산이 필요하며, 이를 화랑도의 토대를 이루는 홍익인간의 정신이 사상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다.

하지만 홍익인간사상이 보편적 삶의 원리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인간에 본래부터 내재되어 있는 평화지향적 인성을 계발하고, 그것이 생활 속에 실천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간에 내재하는 진아를 체율체득하는 수련전통을 오늘에 맞는 형태로 되살려 내고 이를 활성화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점에서도 화랑도는 현재를 사는 우리 에게 시사를 던져준다고 생각한다.

수련을 통하여 자신에 내재하는 신성을 발현시킨 사람이 바로, 홍익을 삶의 기준으로 삼는 새 가치관을 토대로 살아가는 지구시민이다. 이러한 지구시민이 임계질량을 넘어가게 될 때만이 홍익의 새 문명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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