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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및 시사점

문서에서 2. 다문화사회와 통합정책 (페이지 23-29)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회구성원들의 공존을 추구하는 다문화사회에서의 통합 방법과 전략은 매우 다양한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그 가운데 언어·문화교육 정 책은 그 근간을 이루고 있다. 특히, 구성원들의 사회화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한 교육적 접근은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프 랑스 역시 이주민들의 적응을 돕고 궁극적으로는 공존에 기반한 사회통합을 위 한 기초토대로서 교육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해 왔다. 특히, 언어와 문화교육 정 책은 다양한 배경을 지닌 구성원 간 사회적, 문화적 갈등을 예방하고, 사회통합 을 위한 토대적 장치로서 기능해 왔다. 무엇보다 프랑스 언어 문화교육 정책 은 단순히 이주민을 대상으로 실행되는 것을 넘어 선주민인 프랑스 일반시민들과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감수성 증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선주민과 이주민의 평등한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반면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이루어져 온 다문화 사회통합정책은 이주민들의 한국사회와 문화로의 일방적인 적응 패러다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 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관점은 이주민들을 한국사회의 이질적인 존재로 타 자화하면서 한국사회로의 일방적인 흡수 혹은 ‘적응’의 관점에서만 사유하는 수 동적 존재로 재현되어 왔다는 점에서 문제적인 것으로 비판받아 왔다.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인종적, 배경을 지닌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다원화된 사회에서의 통합은 이질적인 주체들이 동일한 공간에 참여하면서 끊임없이 서 로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Pratt 1991). 이 점에서 선주 민이 다양한 문화와 이주민에 대한 사고와 가치, 생각 등이 이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주민의 정착과 적응, 그리고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사례는 이러한 상호 성에 주목하면서 다문화사회통합을 펼쳐왔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선주민 과 이주민간 관계의 역동성에 기반하여 다양한 언어, 문화교육 정책을 실행해 왔 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제에 기반한 프랑스의 다문화사회 통합을 위한 언어·

문화교육정책이 한국사회에 주는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언어와 문화교육 정책은 보다 장기적 차원 에서 사회적 교육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벤트성 행사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단기적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속적 이고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다문화 사회통합을 위한 시민교육을 장기 적 비전하에 실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직접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일상적 으로 이주민들에 대한 다양한 편견을 해소하고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존이 가능하도록 일상 속 정책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 사례처럼, 일상적으로 파급력이 막강한 대중매체를 활용하는 세밀한 정책 구안은 그 대안 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다문화사회 통합정책이 단순히 이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일방적인 수렴이 아닌 상호존중에 바탕을 두고 모든 시민과 이주민을 위한 교육이 구현되 도록 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한국사회는 명시적으로는 선주민과 이주민, 일반아동 과 이주아동의 통합적 지원을 표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교육부 정책에서도 다 문화교육의 방향성이 일반 시민교육에 있음을 2008년부터 분명히 표명해 왔다 (이민경 2010).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여전히 이주아동이나 이주민들을 대 상으로 하는 특별교육이나 분리지원정책에서 벗어나 있지 못하다. 물론 다문화 사회통합 정책은 소수자의 주류사회의 편입을 전제로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소수자인 이주민들이 일방적으로 ‘수렴’되는 것만으로 사회통합을 이루기는 쉽 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를 위해서는 선주민과 이주민간의 관계를 보다 세심하게 분석하여 정책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다문화사회 통합을 위한 언어·문화교육정책은 그 자체로 다양한 배경을 지닌 구성원들에게 자기 권능화(Empowerment)로 갈 수 있는 방향성으 로 선회할 필요성이 있다. 사회통합 정책이 그들에게 특별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지만. 이들이 특별한 수혜자가 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이주민들 배려하는 비가시적이고 보편적인 정책의 확산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세심한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사례처럼 이주배경 자녀들의 다양한 모국어를 입 시과목으로 편입시키거나 학교교육과정에서 정규 과목으로 개설하여 이들이 선

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히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주민들의 자기 권 능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회를 보다 평등하게 보장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게 된 다. 즉, 일종의 적극적 차별 정책으로 이주아동들의 주류화를 촉진하는 것이 필 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프랑스가 다시 선주민과 이주민간의 교육격차에 주목 하면서 이주민출신 교사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도 이와 연관이 깊다.

다문화 사회에서의 통합을 위한 교육정책은 사회적 소수자들인 이주민들이 교 육적, 사회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이들의 특수성을 고려한 지원과 이들의 사회 통합을 위한 한국사회의 기본적인 인식과 제도의 인프라를 구축을 동시에 필요 로 한다. 또한 구조적 차원과 정치 문화적 차원, 보편적 권리와 특수성을 모두 고 려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다문화사회에서의 사회통합 정책은 복잡성을 그 특징 으로 한다(Castles 2004; 2007; Castle and Miller 2009). 프랑스의 언어, 문화교 육 정책은 프랑스 사회가 이러한 복잡성을 가로지르면서 어떻게 다문화사회에 서의 공존과 평등을 실천해 나가고 있는지는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정책이 그러하듯이, 프랑스 다문화사회 통합을 위한 언어, 문화교육 정책 도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회적·역사적 배경에 따라 변화하면서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와는 다른 역 사와 사회경제적 구조, 이주민에 대한 국민적 상식의 범위로 인해 프랑스 사례는 우리와는 차별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사례는 한 사회 가 타자를 받아들이는 기본적인 사회적 공감대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정책적 방향성을 지니고 가야 하는가에 대한 보편적 시사점을 주고 있기도 하다.

교신: 이민경(대구대학교 교육사회학 교수, 교육사회학)(minkyung0503@daegu.ac.kr 전화: 053-850-6595)

Coorespondence:Lee, MinKyung(Daegu University, Professor, Sociology of Education)(minkyung 0503@daegu.ac.kr, phone: 053-850-6595)

2018.06.01 접수, 2018.06.01 심사, 2018.06.18 게재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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