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결론

이 연구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지각한 또래관계, 진로성숙도, 자아존중감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또래관계의 하위요인인 도움, 친밀, 인정, 갈등, 경쟁과 진 로성숙도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이 매개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하고 이 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등학생이 지각한 또래관계와 진로성숙도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 보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또래관계와 진로성숙도는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 이는 또래관계가 좋을수록 진로성숙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나타내고 또래관계를 부정적으로 지각할수록 진로성숙도가 낮아짐을 의미한다.

이렇게 또래관계가 진로성숙도에 유의미한 정적 상관이 있음을 보고한 연구로 는 친구와의 긍정적 상호작용과 친구지지 수준이 높을수록 진로성숙도가 높아진 다고 보고한 정미나, 노자은(2016)의 연구와 요즘 청소년은 진로선택에 있어서 주로 부모의 의견보다 또래의 의견에 대한 관심과 신뢰도가 더 높다(김경주, 송 병국, 2011)고 한 연구, 그리고 또래에 대한 애착이 높은 학생은 또래로부터 대인 관계에서의 유능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인지적 능력에 대 한 자신감을 경험하며 진로결정 수준이 높아지게 된다(하성헌, 2006; 안현자, 2008)는 연구와도 일치한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도 또래관계를 긍정적으로 지각할수록 대인관계에서 자신 감과 만족감을 가지게 되고 또래들과 진로에 대해 더욱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진로에 대해 미래지향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컨대 안 정된 또래관계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만 들어 주어 청소년의 진로성숙도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 하겠 다.

둘째, 또래관계와 자아존중감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정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는 또래관계가 긍정적일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아짐을 말 해준다. 본 연구에서는 또래관계의 하위변인 중 긍정적 특성에 해당하는 도움, 친밀, 인정과 부정적 특성에 해당하는 갈등, 경쟁의 상관관계도 살펴보았다.

청소년 시기에는 부모의 일방적 간섭에서 벗어나 또래들과의 수평적 상호관계 속에서 애착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이때 또래로부터 받는 인정과 수용의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 시기에 얼마나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또래관계를 형성하느 냐에 따라 자신을 가치 있고 유능하게 평가하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이해능력이 발달한다. 또한 또래관계가 좋을수록 자기표현 을 잘하고 대인관계 기술이 향상되며 자아존중감도 높아진다.

또래관계가 자아존중감에 유의미한 정적 관계가 있음을 보고한 연구들을 살펴 보면 또래관계는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만족도, 심리적 안정, 적응 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며(주은지, 2007), 또래로부터 받게 되는 사랑과 도움, 우정 및 지지 는 자신감과 자아존중감을 형성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라고 하였고(이복원, 2008), 친구애착 수준이 높을수록 자기주장을 잘하며 불안감을 덜 느낀다(이경희, 2011)는 연구도 있다.

본 연구결과도 또래관계를 긍정적으로 지각할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아진다는 여러 선행연구들과 일치하고 있다. 단 또래관계의 하위요인인 ‘경쟁’은 자아존중 감의 관계에서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본 연구의 조사 시기(3월 26일~4월 11일)가 새 학기 초로 신입생들은 새로운 학교와 학급이라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또래들과의 관계에서 성적과 관련된 경쟁보다는 또래관계를 맺는 과정에서의 심리적 갈등을 더 많이 경험할 것으로 여겨지며 그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자아존중감과 진로성숙도의 관계에서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가 있음을 나타냈다. 이는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진로성숙도가 높아짐을 말해준다. 자아존 중감이 높을수록 직업에 대한 뚜렷한 목표가 있고, 직업결정력이 높으며, 자주적 이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탐색하는 태도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자아존중감 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낮은 학생들보다 자신의 진 로에 대해 좀더 분명한 태도와 생각을 가지고 있다(권신영, 2001; 김정후, 2012).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진로성숙도도 높다(김해경, 2003; 권은영, 2008). 그리고 자아존중감이 진로성숙도에 높은 수준의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차정원 (2014)의 연구와도 일치한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미래의 진로에 대해 분명한 태도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 질수 있도록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청소년 시기에 긍정적인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는 것은 곧 미래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가치관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을 쌓는 일이다.

넷째, 또래관계와 진로성숙도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이 매개효과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또래관계의 하위변인인 도움, 친밀, 인정의 긍정적 또래관계는 자아 존중감에 부분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또래관계가 긍정적일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아지고 자신을 유능하고 가치 있게 지각하며 자신을 높이 평가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자아존중감이 높은 학생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서도 확신이 있고 진로 결정성이 높게 나타나며 진로에 대해 뚜렷한 목적이 있 다. 또 높은 자아존중감은 수시로 변하는 진로환경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게 도 와줌으로써 성숙한 진로 태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고등학생이 지각한 긍정적 또래관계의 중요성과 함 께 학생들이 바람직한 또래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어, 고등학 교 1학년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 다. 더불어 바람직한 또래관계 형성으로 인한 높은 자아존중감은 학생들의 학교 생활 적응에 대해 자신감을 주고, 또 자신의 진로에 대한 적극적 탐색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긍정적인 또래관계 형성을 위한 교육과 프로그램을 고등학교 1학년 신학기 초에 더 많이 편성하여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