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의와 내용
헌법 제11조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고 규정하여, 법 적용상의 평등을 보장하고 있다. 즉 모든 사람은 법에 의해 평등하게 의무를 지거나 권리를 가지며, 반대로 국가는 법을 특정 개인에게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상 “평등”은 법을 적용할 때에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법의 내용 자체가 불평등하면 아무리 법을 평등하게 적용해도 평등이 실현될 수 없으므로, 평등이 실질적으 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법의 내용 자체가 평등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헌법 제11조는
“법 적용의 평등” 뿐만 아니라 “법(내용)의 평등”도 보장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실 질적 의미에서의 평등은 모든 사람을 모든 면에서 항상 평등(절대적 평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합리적인 근거나 정당한 이유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
●●●제3장 법령 입안과 관련한 헌법 원칙
▌29 인정된다는 것을 뜻한다. 평등의 개념 자체가 이미 “다름”과 “차이”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 에 합리적인 이유에 따른 차별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요컨대 헌법상 “평등의 원칙”이 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요구한다.
2) 법령 입안⋅심사 시 고려 사항
평등의 원칙은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이므로 확립된 기준을 마련하여 적용하기는 어 려우나, 구체적인 규율 대상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입법자는 법령의 규정을 구성하면서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지는 않은지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취급 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법령 조항의 의미와 목적을 고려 하여 적절한 비교기준이나 공통의 상위개념을 마련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법령으로 일정한 차별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 그러한 차별이 자의적인 것이 아 닌지를 판단해야 한다. 즉 법령의 차별이 합리적인 이유를 갖고, 일정한 객관적이고 타당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판단해야 하는데, 여기서 자의성 여부는 사물의 본성으 로부터 나오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또는 입법 목적과의 합리적 관련성이 있는지를 고려 해야 한다. 특히, 국민의 기본권에 관한 차별을 판단할 때에는 그 차별의 목적이 헌법에 합치되는 정당한 것인지, 차별의 기준이 목적의 실현과 실질적인 관계가 있는지, 차별의 정도는 적정한 것인지 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헌법재판소 2001. 11. 29. 99헌마494).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르면, 헌법이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거나 그 차별이 관련 기본 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는 이른바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된다고 하여 평등의 원칙에 대한 심사기준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차별취급이 합 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차별취급의 목적과 수단 간에 엄격한 비 례관계가 성립할 것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 전형적인 사례가 헌법 제11조제1항에서 차별금 지의 사유로서 들고 있는 “성별(性別)”에 의한 차별이다.30)
그리고 조세법의 경우에는 “평등의 원칙”의 조세법적 표현인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과세는 개인의 경제적 급부 능력을 고려한 것이어야 하고, 동일한 담세 능력자에게는 원칙적으로 평등한 과세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30)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하여 제대군인 가산점제도를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시한 사례로 헌법재판소 1999. 12. 23. 98헌마363 참조
제1편 법령 입안의 기본 원칙
●●●제3장 법령 입안과 관련한 헌법 원칙
▌31 현행법상 우선처우의 근거로는 「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 조제1호다목과 같은 조 제3호를 들 수 있다. 이 규정에서는 현존하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사업주가 잠정적으로 특정 ‘성’을 우대하는 내용의 조치(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이를 차별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양성평등 기본법」 제20조(적극적 조치)제1항에서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차별로 인하여 특정 성 (性)의 참여가 현저히 부진한 분야에 대하여 합리적인 범위에서 해당 성별의 참여를 촉진하 기 위해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 하여 적극적 조치 시행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른 적극적 조치를 규정 한 예로는 공무원 양성채용목표제(「공무원임용시험령」 제20조), 대학 교원 양성채용목표제 (「교육공무원법」 제11조의5제2항) 등이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 외에도 양성평등과 관련하여 법령을 입안⋅심사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점에도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성별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어떤 정책이 위헌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성에 따라 어떤 정책효과가 발생할 것인지를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면 법령에서 특정 사업자에 대 해 어떤 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두는 경우에 그 시설을 설치하는 것 자체는 위헌 이 아니더라도 그 시설이 주로 남성들만 이용하는 시설이라면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시 설도 함께 설치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둘째, 법령 내용에서 성차별적 규정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입법자의 차별의도보다는 양 성평등에 대한 인식 부족과 입법 당시의 사회적 의식에 의한 경우가 많다. 또한 제정된 법 령과 사회의 변화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여 제정 당시에는 성차별적으로 인식되지 않던 규 정도 그 시행과 적용 과정에서 차별적 규정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양성평등과 관련해서는 시대의 흐름을 고려한 미래지향적이고 보편적인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셋째, 양성평등의 실현은 여성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양성의 균형을 통한 인류보편의 가 치를 구현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따라서 법령을 입안⋅심사할 때에는 현대의 보편적 사 회사상에 걸맞은 바람직한 가정과 사회, 그것을 가능케 하는 법과 제도를 정립한다는 자세 를 늘 가져야 한다.
제1편 법령 입안의 기본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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