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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 우리는 철학적 탐구의 변함없는 대상인 신 존재에 대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증명을 고찰하였다. 그의 논증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원리에 기초한 다섯 가지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다. 영혼의 내적인 단서들이나 지성 의 관념에 대한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서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했던 이전 철학 자들과는 달리 토마스 아퀴나스는 경험적인 세계와 자연의 법칙들을 통하여 도 출된 원리들을 통하여 합리적인 추론으로 신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였다. 이는 세 계와 인간의 지성 그리고 신의 존재 사이에 있는 일종의 친밀성을 의미하며, 인 간의 이성(지성)이 가진 자연적인 경향성, 즉 절대적인 것을 알고자 지향하는 인 간 정신의 지향성과 인간존재가 가지는 절대자와의 친밀성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함의하고 있다.

신 존재에 관한 주제는 인간에 관한 문제처럼 늘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 었으며, 이미 낡은 것이거나 아니면 명석판명하게 정답이 주어져 있는 그러한 문 제는 결코 아니다. 세계의 불충분성과 불완전성에 대한 문제와 신의 존재를 긍정 하는 문제는 시대마다 인간의 다양한 언어와 개념들로 표현되어 왔다. 이러한 의 미에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존재 증명에 대한 의의를 도출해 본다는 것은 여전 히 의미 있는 철학적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증명은 비-신앙인들에게 신의 존재를 증명해 보이려고 출 발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존의 학자들의 신 존재 증명이 불충분하거나, 한계를 가 지기에 보다 완전하게 보충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왜 신이 없지 않 고,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원초적 질문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이성적인 답을 구 하려 하는 것이다. 아퀴나스의 증명은 형이상학적 법칙 등을 통해서 인간지성으 로 충분히 신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지성은 비록 신이 무엇인지(본질, essentia)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신이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의 노 력을 통해서 알 수 있다는 것이 토미즘의 입장이다. 우리는 계시에 의하지 않고 도 지속적인 이성적인 노력을 통해 충분히 진리를 만날 수 있으며, 이러한 노력 의 과정은 또한 지성적 존재로서의 인간존재를 완성하고 실현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간은 믿음을 통해 신의 존재를 확신할 수 있지만, 또한 전혀 의심이 없 는 믿음이란 불가능하다. 오히려 이러한 의심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서 보다 확고한 신앙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철학자들의 노력이 불필 요하게 보일 수도 있다. 또 이러한 증명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려고 시도해 볼 수 도 있다. 현대사회에서 신에 대한 관심은 진부하고 무의미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도 한다. 하지만“신 없는 인간의 비참”을 말하고 있는 파스칼의 지적처럼 현대 인들은 여전히 자신보다 큰 무언가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끊 임없이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지향하게 된다. 우리의 의식은 외부의 대상을 지향 하고, 또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지향성을 가지고 있으며, 나아가 신을 추구하 는 지향성도 가지고 있다.

존재론적으로 보면 존재보다 더 큰 범주는 없다. 존재는 모든 것을 포괄하지만 자기 자신은 아무것에도 포괄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신이 존재라면 그는 유 일하다. 신이 만물의 포괄자라면 그것은 유일자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토마스 아퀴나스도“신은 어떤 유(類)에도 속하지 않는다”83)라고 표현한 것이다. 우리 는 그 자체로 필연적 존재인 신을 완전하게 인식할 수는 없지만 그 결과들 안에 서 발견되는 신과의 유사성을 근거로 하여 추론을 통해 신에 대한 인식으로 우 리의 인식을 확대해 갈 수 있다. 인간의 지성적인 욕구는 자연적으로 신을 자신 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지향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토마스 아퀴나스 의 신 존재 증명의 궁극적인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83) 토마스 아퀴나스, 정의채 옮김, 신학대전 Ⅰ, 3문제, 5절, 213쪽.

철학자 내 용 특 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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