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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강국진의 판화작업에 대한 연구이다. 그는 오늘날 우리에게 전위 예술가, 실험미술가로 더 많이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강국진의 판화 대다수가 추상적 경향임에 착안하여, 본 연구에서는 추상미술 실험에서 전 개된 판화매체를 중점적으로 연구하였다. 강국진의 판화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결 과, 그가 해프닝을 전격 실시한 1967-1968년을 제외한 예술세계 전반은 ‘추상미술’

40) 이은주, 「행위예술가 강국진, 판화를 통한 매체실험의 전모」, p. 4.

로 일관된다. <선>과 <가락> 회화 시리즈를 제작해 나가는 동시에 그는 다양한 추상개념 연구를 위해 판화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강국진은 판화와 회화 작업을 교차적으로 실시한 1970년대부터 작고 시기까지 판화를 지속했으며, 1989 년 <역사의 빛> 회화 시리즈부터 판화와 회화를 하나의 화면에 나타내기 시작하 였다. 따라서 강국진의 추상주의를 통한 판화매체 실험은 <점>, <선>, <가락>

시대까지 이어지며, 1989년 <역사의 빛>부터는 판화이미지 위에 페인팅 행위를 접목시켜 ‘행위판화’의 면모를 지니게 된다.

그는 ‘논꼴’ 활동 이후 한국 최초의 해프닝에 참여하고, 테크놀로지아트, 오 브제 및 설치미술 등으로 한국화단에 전례 없던 미술형식을 탐구하였다. 하지만 그 당시 이러한 전위적 실험은 젊은 작가들의 반란이나 선풍적인 이슈 등으로 치 부되어 해프닝, 환경예술, 생활예술, 전자예술 등의 미술 이론적․담론적 해석이 거의 전무했다. 강국진은 이러한 급진적 미술형식 실험 이후, 다시 ‘논꼴’ 정신에 바탕을 두었던 ‘추상미술’에 열중했다. 하지만 논꼴 시대와는 다르게 강국진은 1970년대 판화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앵포르멜, 추상표현주의, 구성주의, 말레비치 (Kazimir Severinovich Malevich, 1878-1935),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의 추상,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의 추상, 반추상 등 의 다양한 ‘추상’ 개념을 실험했다. 그는 ‘손으로 시작해서 기계로’ 마무리되는 판 화매체를 사용하면서 ‘무분별한 내면의 표출’을 절제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따라서 강국진에게 판화는 내면과 외연, 객관성과 주체성을 연결하거나 여과시키는 중간 영역으로 작동하였다. 또한 다양한 ‘추상주의’ 이론의 각각의 장점을 받아들여 판 화기법과 접목시켰다. 1989년 <역사의 빛> 작업부터 그는 판화와 회화를 동일한 화면에 모두 표현하게 된다. 작가는 판화 위에 페인팅 ‘행위’로 마무리한다. 연구 자는 이러한 과정을 ‘판화회화’라 보고 이를 통해 ‘행위판화’의 개념을 완성했다고 보고 있다. 처음 판화에 매력을 느끼게 된 작가의 궁극적 동기는 ‘손으로 시작해 서 기계로’ 마무리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후기에 그는 ‘기계로 시작해서 손’으로 작업을 완성했다. 따라서 강국진의 후기 판화는 초기 판화실험과는 완전히 역행 하는 순간을 맞이하면서 그가 추구하려던 예술실험이 결국 전통 판화 기법 프로

세스에 국한되지 않았음을 주지시킨다. 그가 판화 위에 ‘페인팅’ 한 <역사의 빛>

은 곧 ‘기계의 객관성’에서 ‘몸’ 행위의 주체로 전이 되는 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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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문투고일: 2019년 4월 15일 / 심사기간: 2019년 4월 16일-2019년 5월 10일 / 최종게재 확정일: 2019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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