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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이론 모형을 통한 석유상류 M&A 이해

1. 기존 M&A 이론모형

지금까지 M&A의 추이와 특징에 관한 실증연구는 매우 활발하게 진 행되었으나 그 원인과 배경을 규명하는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Andrade et al, 2001). 실증분석을 통하여 얻어진 결과물들을 논리적 설 명을 통해 이론화한 것으로서 3가지 가설이 모형으로 정립되어있다. 첫 째, M&A는 관련 산업, 경제, 정치 혹은 규제충격에 의해 발생한다는 신 고전 모형 (Neo-Classical Model), 두 번째는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오만 한 경영자가 무리 짓기 및 대리인 문제 (Principal-Agency Problem)에 기초하여 주도하는 경영자 이익 추구 모형 (Hubris and Herding Model), 마지막으로는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될 때 M&A가 유발된다는 시장 타이밍 모형 (Market Timing Model)이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세 가지 설명모형을 면밀히 검토하고 석유상류 M&A와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위의 세 가지 모형이 제시하는 특징들을 규합할 수 있는 간단한 수리적 예제 모 형을 소개함으로써 석유상류 M&A의 동기와 특징을 보다 명확히 이해 하고자 하는 데 기여하려 한다. 먼저 기존 M&A 이론 검토를 위해 신고 전 모형부터 살펴보자.

가. 신고전 모형 (Neo-Classcial Model)

산업조직론 분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신고전 모형은 기업들 의 M&A 동기가 산업구조개편을 초래할 만한 외부적 변화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수익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 술이 관련 산업 내에 출현하였다면, 이러한 기술을 소유한 기업을 중심 으로 M&A가 쇄도하게 된다는 것이다.13) 이는 1990년 중후반 유전회수 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 및 투자에 관심이 고조되면서 석유상류 부 문에 M&A가 쇄도하였던 경우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사 료된다. 즉, 상류기업의 탐사 및 시추개발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졌다는 의미는 당시 시추경쟁이 급증하여 시추수가 증가하고 시추 유정 당 비 용 또한 상승세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기에 이러한 상황에서 경쟁력 을 가지기 위한 M&A 쇄도는 신고전 모델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기술개발 이외에 공급충격도 산업구조 개편을 유도하는 외생적 변화 요인의 사례로 지목될 수 있다.14) 공급부문에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생 산규모 및 능력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한다면,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기 업 간 M&A가 성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산업의 경우, 이러한 석유 생산지역이 집중되어있는 산유국의 정정불안은 석유기업들의 생산능력 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석유기업의 생산능력이 기업 외부적으

13) 이 견해는 인수활동을 기술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인식한 Coase (1937)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Gort (1969)는 전체 산업의 구조조정을 자극하는 제품시장의 불균형과 같은 경제적 혼란이라고 주장했다.

14) Jensen (1993)은 기술 및 공급 충격은 과잉생산용량으로 이어지고 이는 합병을 통 한 감축을 추구하게 만든다고 했다. Gort (1969)의 사고에 기초하여 Jovanovic and Rousseau (2001, 2002)는 Q이론을 개발한다. 이 이론은 경제 및 기술 변화는 기업 의 성장기회(Q-비율로 측정)를 고도로 분산시킨다고 주장한다.

로 산유국의 정정 불안 정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석유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생산충격이라는 외생적 변수에 따라 석유기업의 M&A 추세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신고전 모형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신고전 모형은 산업구조개편을 유도하는 요소로 관련 산업의 정책적 변화 또한 주요하게 지목하고 있다. 세제 개혁, 독점규제의 완화, 탈규제 및 민영화 정책 등이 산업구조의 개편을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자 기업들의 M&A기 활발하게 추진된다는 논리이다. 결 국, 정책적 변화란 보통 경쟁을 유인하기 위한 정책과 관련되기에 경쟁도 증가에 따라 기업 간 M&A 증가는 석유상류산업에도 자연스럽게 적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시장의 호황기와 같은 외부자본시장의 활성화도 신고 전 모형의 설명 범위에 포함된다.15) 즉, 기업들이 충분한 유보 현금을 확보하거나 외부로부터 쉽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때 M&A가 보다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논리는 석유상류 부문에 적용하기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지난 25년 동안 석유상류 M&A의 활성화를 이해하기 위 해 석유산업 외부적 요인에 초점을 맞춘 신고전 모형의 논리는 매우 포 괄적이고 설명력이 높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산유국 의존도가 높은 석 유상류 산업의 경우 산업 내부의 요인보다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영향 이 더욱 클 것이기에, 앞서 분석하였던 석유상류 부문 M&A 추세 변화 의 배경 요인들은 신고전모형 안에서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렇 게 한 산업이 외부적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경우, 산업 내의 기업들

15) 금융시장의 호황기 동안에 발생한 “일시적”인 주식과대평가와 관련하여서는 ‘다.

시장타이밍 모형 (Market Timing Model)’에서 행태주의적 기업금융현상과 연결 지어 보다 상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은 경쟁기업의 행위에 순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즉 몇몇 선도기업 (leading firms)의 성공적인 M&A 추진은 다른 기업들의 M&A를 유도하 고, 반대로 실패한 M&A 사례는 산업 내 M&A 활동을 감소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16)

나. 경영자 이익 추구 모형 (Hubris and Herding Model)

경영자 이익 추구모형의 핵심은 M&A가 기업경영의 필요(예, 생산성 향상 등)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경영자의 이기적이고 비합리적 인 의사결정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M&A에 대한 막연한 기대 를 가지고 있는 경영진들이 자신의 기업에 미칠 M&A의 효과를 과대평 가하거나 심지어 특별한 목적이 없음에도 트렌드에 휘둘려 M&A가 일 어날 수 있음을 설명하는 이론적 모형이다. 결국 경영자 이익 추구모형 에 입각할 경우 M&A의 결과는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기업가치의 축소 를 가져오게 된다.

Jensen (1986, 2004)은 기업가치를 축소시키는 M&A의 경우를 이론적 으로 설명하기 위해 ‘대리인’을 이용한다. 또한 Rolls (1986)는 비합리적 인 경영자들이 M&A를 통하여 ‘무리짓기 (Herding)'의 행태를 설명하고 있다. 과대확신형 경영자들은 M&A를 통한 시너지 가치의 창출을 과대 평가한다. 이런 오만한 경영자들의 이익추구 및 무리짓기 형태는 금융산 업 분야에서 특히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Scharftein and Stein, 1990; Graham, 1999; Boot, Milbourn and Thakor, 1999; Devenow and

16) Persons and Warther (1997)이 주장하는 이러한 논리는 석유상류기업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사후 효과 차원에서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Welch, 1996).

결국 경영자의 비합리성에 따라 신고전 모형과 경영자 이익추구 모형 이 구별된다. 신고전 모형에서는 성공한 M&A가 후발 M&A 추진을 유 인하고 실패한 M&A가 후발 M&A를 위축시키는 경우를 설명하지만, 비 합리적 경영자에 의한 경영자 이익 추구모형에서는 이러한 논리 구조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Auster and Sirower (2002)는 M&A 상승과 하락을 ‘발달, 분산, 소멸’

이란 세 단계의 행태주의로 설명하면서 경영자 이익 모형이 어느 단계 에서 가장 큰 설명력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거시적 요소와 경쟁적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이 M&A 발전의 단계를 결정짓는데, 제 1단계에서 거시적 요소와 경쟁적 환경의 변화로 M&A 발생의 가능성을 키운다. 제 2단계에서는 초기 M&A의 긍정적인 결과가 더 많은 기업들에게 M&A 거래를 증진시키고, 제 3단계에서는 제한된 정보처리, 오만, 경영자의 자 기이익 추구가 M&A의 분산을 진행시킨다는 것이다. 일단 M&A 활동이 경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시장이 판단하면 인수활동은 급속히 퇴조 한다. 결국, 신고전 모형이 전체 3단계를 설명할 수 있다면 경영자 이익 추구 모형은 제 3단계를 한정적으로 설명하는데 보다 적합한 모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석유상류 M&A를 보다 포괄적이고 일반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서 경영자 이익모형을 적용하려면 보다 엄밀한 검증이 요구된다. 석유상 류 M&A가 Auster and Sirower (2002)이 제시하는 제3단계에서 주요하 게 발생되었다고 주장하기에는 아직 근거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기업재무분석과 함께 M&A 진행주기별 (evolutionary cycle)로 M&A의 사후 효과를 체크해 봐야 할 것이다.

다. 시장 타이밍 모형 (Market Timing Model)

최근의 이론적 논문들은 M&A 동기가 경영 타이밍에서 기인한다는 모형을 개발하였다. 대표적인 논문 3편을 통해 주요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Baker, Ruback and Wargler (2004)에 따르면, 경영자들은 금 융시장의 호황기 동안에 발생한 일시적인 주식과대평가를 활용하여 부 동산과 같은 고정자산을 취득하는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를 석유상류 산업에 적용한다면, 고유가로 인한 수익으로 주식가격이 급 상승하였던 석유기업들이 유전과 같은 고정자산을 취득하는 데 이러한 수익금을 처분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Shleifer and Vishny (2003)는 M&A 활동의 쇄도는 금융시장 호황이 단기적으로 주식을 과대평가하고 그러한 과대평가 정도가 기업 들 간에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인수를 추진하는 기업의 경영진은 자신의 과대평가된 주식을 이용하여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된 대상 기업의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입찰자는 과대평가가 바로 잡힐 때까지 장기간에 걸쳐 평 가오류 프리미엄을 누린다. 이 모델은 대상 경영자가 개인으로써 자신의 단기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가정에 기초한다. 이는 그들이 장기적 투자를 계획한 대상 주주들에게 손해가 된다 할지라도 지분 전체 인수를 수용 하려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전반적으로, 이 모델은 인수 파동들은 주식 시장과 연동하여 주기적으로 나타난다고 예측한다. 왜냐하면 과대평가된 기업의 경영자들이 일시적인 시장의 비효율성이 선사해 준 기회를 악용

하기 때문이다.

Rhodes-Kropf and Vishwanatan (2004)의 모델도 유사한 예측으로 이어지지만, 대상기업 경영자들이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고 인수 제안 상 의 과대평가된 주식을 합리적으로 수용한다는 점에서 이전 모델들과는 다르다. 대상 경영자들이 그러한 제안을 수용하는 이유는 인수 결과의 불확실성이 시장의 전반적인 불확실성과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달리 말하자면, 대상기업은 그 경영자가 치솟는 주식시장의 과대평가의 결과로 인수의 시너지효과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모든 주 식 인수를 수용한다. 잘못 평가된 입찰 건수는 금융시장의 호황기 즉, 기업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특히 두드러질 때 그리고 보다 나은 정보를 가진 입찰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정보를 가진 대상기업을 희생시키는 데 그들의 정보를 이용할 수 있을 때 증가할 것이다.17)

라. 결론

<표 5>는 앞서 언급한 3가지 기존 M&A 모형별로 석유상류 M&A가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정리된 바와 같이, M&A의 추이 및 동기의 특징을 설명하는데 있어 신고전모형이 석유상류 M&A와 관 련하여 가장 포괄적인 설명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경영자 이익추구 모형과 시장타이밍 모형에 대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에 신고전모형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특징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

17) 결국, 시장타이밍 모형은 금융시장의 호황세를 배경으로 한 다는 점에서 신고전모 형과 통하지만, 금융시장의 호황세 당시 기업의 행태적 특징을 보다 자세히 설명 한다는 점에서 신고전모형과는 차이가 있다. 또한 석유상류 M&A 호황세 당시 석 유기업들의 주식이 과대평가되었는지도 엄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