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규범적 맥락과 개인적 태도의 충돌

문서에서 저작자표시 (페이지 54-57)

“여성들은 밖에서 흡연을 잘 못 하잖아요. 이제 숨어서 흡연을 많이 하는데, 저 도 22살 때인가 숨어서 흡연하는데 경찰 아저씨가 와서 ‘왜 여기서 흡연을 하 냐.’, ‘민증을 줘라.’ 막 고등학생인 줄 아셨나 봐요. 그래서 당당하게 민증을 주 는데 너무 기분이 나쁜 거죠. ‘여기요.’ 이랬더니 ‘그러니까 왜 숨어서 담배를 피 워요.’ 이런 식으로 말을 해서 ‘밖에서 담배를 피울 때 좋은 시선으로 보신 적이 있으세요?’ 이러면서 저도 막 따지고 그랬거든요.” (참여자 15, 기혼 여성 29세)

여성 흡연자들은 성별이 개인의 흡연 행위를 판단하는 강력한 기준으 로 작용하였던 기존의 맥락과는 다르게 흡연을 성별과 무관한 행위라고 인 식하기도 하였으며, 이전과 비교했을 때 여성의 흡연 행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여성 흡연자 들은 흡연 구역, 길거리에서 실제로 흡연하는 여성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이전보다 여성 흡연자가 많아졌다고 체감하고 있었다.

“그냥 어쨌든 여자건 남자건 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여자라도 피우고 싶으면 피우는 거지. 굳이 남자만 피워야 한다는. (중략) 그게 여자건 남자건 상관없다 고 생각해요. 길거리에서 피는 것도.” (참여자 11, 미혼 여성 30세)

“길거리를 지나다녀도 예전에는 여성 흡연자들이 거의 실내 공간 안에서만 폈었 는데, 지금은 길거리에서도 지나가면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 됐잖아요.

그래서 사회적인 눈부터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을 하고.” (참여자 9, 기혼 여성 39세)

경험에서 자기모순의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여성 흡연자들은 담배 를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선택한 기호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본 인 또는 타인의 흡연을 용인될 수 있는 행위라고 인식하였다. 이러한 맥락 에서 여성 흡연자는 흡연 사실을 당당하게 공개하거나, 의도적으로 숨기지 않는 경우도 존재하였다.

“흡연은 기호 식품이잖아요.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하면 사실 나쁘다 는 생각이 안 드는데.” (참여자 15, 기혼 여성 29세)

“그런 거에서는 되게 당당한 편이에요. 그런 거에 대해서는 어차피 나도. 내가 피우는 건데. 그냥 저도 만약에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이런다면 끊을 것 같거 든요. 근데 지금은 사람들한테 굳이 숨길 필요도 없는 것 같고. 지금 뭐 어차피 내 인생인데. 그런 것 같아요.” (참여자 11, 미혼 여성 30세)

하지만 본인의 흡연을 숨길 이유가 없다고 응답하였던 참여자들도 관계 에 따라서 부모님, 시댁, 남편, 자녀 등의 가족에게 흡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타인의 흡연 여부나 타인이 흡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에 따라 흡연 사실을 공개하거나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 흡연 자는 본인의 흡연 사실을 밝힘으로써 경험하게 될 갈등 상황을 피하려고 본인의 흡연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본인에 흡연에 대해) 다 알아요. 물어보면 그냥 피운다고. 그게 숨길 일은 아 니니까. (중략) 우리 엄마 아빠는 평생 몰랐으면 좋겠어요. 외출 금지당할 것 같 아요.” (참여자 5, 미혼 여성 24세)

“저는 또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굳이 감추지는 않거든요. (중략) 사람들의 시 선이나 아니면 뭐 우리 아이들의 시선이나. 시댁에서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

한 그런 시선이나 이런 거는 피해야죠. 그러니까 숨기고.” (참여자 10, 기혼 여 성 39세)

길거리와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에 대한 인식은 여성 흡연자가 경험 하는 규범적 맥락과 이와 관련된 개인의 태도를 보여준다. 여성 흡연자들 은 길거리 흡연에 대해 상반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남성은 길거리와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 흡연이 자유롭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다는 인식과 여성도 길거리 흡연에 제약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뉘었다. 또한, 길 거리 흡연을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행위로 인식하여 이에 대한 거부 감을 가지고 있는 흡연자와 자유롭게 길거리에서도 흡연하고 싶다고 느끼 는 흡연자로 나뉘었다. 하지만 길거리에 흡연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여성 흡연자도 실제 본인이 한국의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며, 골목과 같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흡연하는 것을 선호하였다. 다수의 여성 흡연자는 외국은 한국과 비교해서 여성의 길거리 흡연에 대한 시선에서 벗 어날 수 있다고 인식하였고, 실제 외국 길거리에서 제약 없이 흡연한 경험 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건 남자건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길거리에서 피우는 것도.” (참여자 11, 미 혼 여성 30세)

“여자들은 담배를 뒤에서 피우잖아요. 근데 남자들은 그냥 걸어가면서 피우고.

저도 이게 항상 생각했거든요. 아직 사회 인식에서는 좀 그러니까. 그래서 나도 뒤에서 피우고 그랬는데.” (참여자 3, 미혼 여성 27세)

“우선 지나가는 사람들이 피해를 너무 많이 보고. 간접흡연이라고 해서 크게 아 주 저기 하지는 않지만. 그냥 냄새를 맡는 것 자체가. 저도 흡연자이지만 지나갈 때 맡으면 너무 싫거든요.” (참여자 12, 기혼 여성 38세)

문서에서 저작자표시 (페이지 54-57)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