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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도구화 유형

V.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재현한 한국의 교육열

1) 교육의 도구화 유형

(1) 가문의 명예를 유지하기 위한 교육

“외국에선 한 가문이 몇 백 년 동안 성을 소유하곤 한다는…. 제가 사색에 빠져 거닐었던 이 아름다운 캐슬의 숲길을, 제 후손들도 거닐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멋 진 일입니까?”

-차민혁의 대사, 1화

드라마 속 이러한 대사처럼 우리 사회에서도 가족의 문화를 중시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 가족의 문화는 한 가정의 정체성으로 나타나 구성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자주 회자되는 ‘개천에서 용은 나지 않는다.’ 라는 속담이나 흙수저, 은수저, 금수저로 구분하는 ‘수저계급론’ 의 용어를 보면 현대 한국사회 속 가문은 사회적 계층을 재생산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렇게 가문을 이어가는 것이 현대사회에서만 나타나는 사회문화는 아니 다. 강창동(2004)은 우리나라는 조선 중기 이후 종법제적 가족주의 도입에 따라 가문의 위세 경쟁이 촉발하게 되었으며, 이 때 가문의 위세를 나타내기 위한 문

중서원, 사우 및 가묘 같은 상징체 건립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였다고 했다. 특

능력이 된다. 심지어는 “부모를 잘 둔 것도 능력(강준만, 2016: 320)”으로 간주되면

(2) 지위지향적 교육열 (학력주의)

교육을 통해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하는 형태이다.

한편, 교육의 상징적 자본에 가치를 두는 어머니들의 태도에는 자신들의 ‘학력 콤 플렉스’가 감지되기도 한다. 어머니들 자신의 학력에 대한 콤플렉스가 자녀 교육지원 의 주요한 동인으로 작동하고 있고, ‘교육’ 혹은 ‘지식’에 대한 가치부여 역시 학력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 경험에 기반을 둔 학력 중시 사회에 대한 나름의 현실 판단에 근거하고 있었다(이민경, 2007: 166-167).

이는 드라마 속 등장인물 속에서도 재현되고 있는데, 차민혁과 한서진의 등장 인물이다. 한서진의 부모는 시장에서 선지를 팔았다. 시어머니인 윤여사는 이런 출신배경을 가진 한서진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서진은 자신의 신분을 위 조하기에 이른다. 한서진은 자신의 콤플렉스인 출신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윤여사 가 바라는 바를 이루어주고자 했고, 그것은 3대째 의사가문을 만들어 가문의 명 예를 유지하는 일이다.

차민혁 역시 세탁소집 아들이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이후의 후손들이 가문 의 전통을 만들어가길 희망하며 자식의 교육에 집착하는 양상을 보인다. 출신성 분을 극복하는 것이나, 또는 자신이 받지 못한 교육을 자식에게만큼은 해주고 싶 다는 부모의 바람이나, 이 모든 의지의 근간에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깔려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이러한 욕망을 학력을 성취함으로써 해소 하게 되는데, 학력에 대해 강창동은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학력은 실제적 실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상징적 가치를 지닌 제도화된 학교 의 경력을 의미한다. 학력주의는 제도화된 학교 경력인 학력이 사회적 지위를 결정 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학력은 현대사회에서 신분과 지위를 결정 하는 표준화된 능력의 대리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강창동, 2004: 155).

즉 학력주의라는 사회의 욕망이 한서진과 차민혁을 비롯해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부모들에게 그대로 간접화되어 욕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의 학력은 개인이 학문적 습득을 위해 교육 경력을 쌓아간다는 의미보다 학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