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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공급자의 사업전략과 공급포트폴리오

앞서 제2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LNG 시장환경은 2000년경을 기점 으로 그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과거 LNG 시장에서는 장기매매계약을 기반으로 특정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안정적이고 경직 적인 공급 형태가 LNG 거래의 주류를 이루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서는 공급원 및 수요처가 다변화되고 미국과 영국 등 유동적인 대서양 시장이 출현하면서98) 차익거래와 현물거래를 통해 거래의 유연성이 높 아지고 북미, 유럽, 아시아의 3개 LNG 소비시장 간 연관성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류사업자는 하류로, 하류사업자는 상류로 수직적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 공급자들의 사업전략

LNG 체인에서 상류사업자(공급자)는 주로 석유메이저를 포함한 국제 석유회사(IOC)와 가스생산국의 국영석유회사(NOC)의 두 그룹으로 나뉜 다.99) 일반적으로 NOC(또는 자원보유국)는 보유하고 있는 가스매장량을 현금화하려는 강한 유인을 가지고 있으며, LNG의 수출을 위해 IOC들의 전문적 기술과 경험, 그리고 외부의 재원조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IOC들과 합작으로 LNG 프로젝트를 개발한다.100) IOC들은 가스자원보

98) 미국과 영국은 최근 들어서 LNG 수입이 확대되고 있지만, 파이프라인 가스를 기 반으로 한 유동적인 가스현물시장을 가지고 있다.

99) 이외에 LNG 수요자인 하류부문의 국영가스회사나 전력회사, 상사(trading firms) 등이 상류부문으로 진출하여 LNG 액화프로젝트의 지분을 확보하는 경우가 있다.

100) 최근에는 기존의 LNG 개발 모델에 대한 NOC들과 자원보유국들의 불만이 점증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석유메이저들이 자국의 자원개발의 대가로 지불하는 로열티

유국으로부터 개발권을 획득하고, NOC나 다른 IOC들과 파트너쉽을 형 성하여 LNG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과거에는 주로 LNG 액화프로젝트 개발주체가 마케터가 되어 수요국의 국영가스회사나 발전회사 등과 매 매계약을 체결하여 LNG를 공급하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IOC들이 직접 마케팅을 담당하는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경우 LNG 프로젝트 의 파트너이면서 한편으로 LNG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스스로가 구매자 가 되는 ‘자가계약‘의 형태도 흔히 나타나게 된다.

[그림 4-1] 자가계약(self-contracting)의 형태

자료: Energy Charter Secretariat(2007); 원자료: Jim Jensen

기존의 LNG 계약 형태와 달리, ‘자가계약’은 목적지의 변경이 가능한

‘유연한’ 특성을 갖는 미국과 영국 현물시장에 판매할 목적으로 체결되 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변화는 LNG 현물판매를 둘러싼 공급자들의 사업전략 변화와 관련이 있다.

수준을 올리거나, 하류부문으로 진출을 통해 가스수요국의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는 등 상류부문 이외의 LNG 체인에서 지대(rent)를 얻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Global Insight(2007, p. 16) 참조

과거의 현물거래는 장기계약물량 이외의 잉여물량이 있을 때 예외적 으로 발생하였으며, 주로 기존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장기계약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물수요의 규모가 확 대되고 수요처가 다변화되면서, 현물판매가 체계적인 수익창출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물판매와 관련한 공급자들의 전 략에 변화가 일고 있다. 즉 (i)현물도입이 많은 기존 수요처를 중심으로 높은 지불용의를 가진 LNG 현물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ii)미국과 영 국의 LNG 도입확대에 따라 유연한(flexible) 공급이 가능한 유동적인 (liquid) 현물수요시장이 확보되고, (iii)대서양의 양대 현물시장 가격차이 에 따른 차익거래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빈번히 발생함에 따라, 공급자들은 기존의 안정적인 장기계약 판매 전략과 더불어, 고수익 현물 판매의 체계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가스시장은 공급자들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가격 수용자(price-taker)의 입장에서 LNG를 공급할 수 있는 유동적인 시장이 라는 점과, LNG 공급의 수익성 전망에 따라 공급여부를 변경할 수 있 는 유연한 시장이라는 점에서 공급자들에게 LNG 프로젝트 추진전략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이유는 현물판매의 기회가 넓 어지면서, 과거와 같이 신규 LNG 프로젝트의 모든 물량에 대해 장기계 약 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더라도 현물판매를 통해 일정 수준의 수익보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변화로, 공급자들은 신규 프로젝트의 일정물량을 미국과 영국 시장으로의 현물판매용으로 지정해 놓음으로써, 현물시장의 차익거 래 및 목적지 변경(diversion)을 통한 수익제고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 는데,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일부 수요처만 확보된 상태에서도 LNG 프

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진행되었던 사례들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움 직임은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대서양시장에 LNG 공급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향후 유리한 조건으로 이들 물량을 타 수요처로 전용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에 공급자 측면에서는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다.

대서양지역의 차익거래 및 목적지 변경을 통해 수익을 제고하려는 전 략의 관건은 대서양지역으로의 공급이 가능하도록 LNG 터미널의 용량 을 확보하고, 동시에 목적지의 변경이 가능하도록 공급조건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자가계약’에서는 목적지 변경에 대한 유연성 확보가 용이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LNG 프로젝트 파트너들은 대서양시 장 간의 차익거래나 목적지 변경을 통해 이윤을 증대하기 위한 목적으 로 매매계약에 유연성 조항을 삽입하거나, 구매자가 얻는 차익거래나 목 적지 변경으로 얻는 이윤의 일부를 분배하기를 요구하기도 한다.101)

101) LNG 판매자 측이 대서양시장에서의 차익거래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공급계약 체결시 유연성 조항의 삽입을 요구하는 사례는 최근 나이지리아의 구매협상에서 찾 아볼 수 있다. 북미시장으로 공급할 계획으로 개발중인 나이지리아의 NLNG T7(제7 트레인)의 경우, 프로젝트의 추진주체인 NLNG(국영석유회사인 NNPC가 49%, Shell 25.6%, Total 15%, Eni 10.4%의 지분 보유)가 요구한 구매가격 조건(Henry Hub 가 격의 90% 이상의 구매가격)을 제시한 상위 5개의 구매자(BG 2.25 Mtpa, Shell 2.0 Mtpa, Total 1.375 Mtpa, Eni 1.375 Mtpa, Oxy 1.0 Mtpa)를 선정하면서, Henry Hub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 NLNG가 목적지항을 변경할 수 있 는 walk-away 조항을 구매조건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나이지리아의 Brass 프로젝트(액화플랜트의 경우 국영석유회사인 NNPC가 49%, ConocoPhillips, Total, Eni가 각각 17%의 지분 보유)의 경우에도, 공급자가 Henry Hub 가격의 약 20%에 해당하는 보상금(wind-down fee)을 지불함으로써 공급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delivery-or-pay 조항 등을 계약내용에 포함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LNG in World Market (2006. 8. p. 7 및 2005. 12. p. 8) 참조

나. 공급자의 LNG 포트폴리오

대서양지역 시장의 주요 공급원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그리고 최근에 는 중동지역까지 포함한다. <표 2-1>의 2006년 LNG 교역 내역을 보면, 대서양지역으로 LNG를 공급하는 국가들은 주로 알제리, 이집트, 나이지 리아, 카타르, 트리니다드 5개국에 집중되어 있다. 이 밖에 적은 양이지 만 리비아와 오만도 유럽(스페인)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 신규 공급 국으로서 노르웨이 및 러시아가 미국 및 유럽으로, 적도기니와 예멘이 미국으로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102)

미국과 영국의 현물시장에 LNG를 판매하려면, LNG 인수터미널에 대 한 접근(access)이 필요하다. 따라서 미국과 영국의 LNG 터미널 소유주 나 용량보유자의 현황은 사업자들의 차익거래 및 목적지 변경 등의 가 능성과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시그널이 될 수 있다. LNG 터미널 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려면, (i)터미널을 건설하거나, (ii)터미널 용량을 확보하거나, 또는 (iii)터미널 용량을 확보한 사업자에게 판매 또는 수익 분배(margin-sharing)를 하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 LNG 터 미널을 거쳐 유동성 있는 거래허브에서 가스를 직접 판매하려면 하류부 문 파이프라인의 수송용량을 확보하여야 한다.

LNG 터미널의 경우, 설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제3자접속(third party access: TPA) 의무가 면제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103) 따라서 터미

102) 아시아지역의 주요 공급국인 호주, 인도네시아와 신규 공급예정국인 러시아(사할 린 II), 페루도 북미지역(멕시코)으로 공급을 계획하고 있지만, 공급지역이 서부지역 으로 아·태지역 시장으로 분류된다.

103)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는 신규 LNG 터미널에 대한 제3자접속(TPA) 의무가 20~25 년간 면제된다. 영국의 경우, 미사용 용량을 다른 이에게 강제적으로 양도하는

널을 직접 건설하거나, open season 절차 등을 통해 용량을 확보하지 않으면 터미널에 대한 접속이 어려울 수 있다. 터미널 용량을 확보하려 면 일정 규모의 용량을 고정적으로 확보(예약)하거나, 또는 고정용량 (firm capacity)을 확보한 사업자가 설비를 사용하지 않을 때 설비2차시 장(재판매)을 통해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고정용량 의 확보는 고정적인 비용지출이 크다는 단점이 있지만, 보통 20년 정도 의 장기간 예약이 가능하며 확보된 용량이내에서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반면에, 고정용량을 확보하지 않으면 차익거래를 하려해도 터미널에 접속이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에, 터미널 용량을 보유 한 다른 사업자와 수익을 분배해야 하는 필요성이 발생한다.

영국으로의 LNG 공급은 가스의 인도(판매)지점에 따라 (i)NBP에서 판매하거나, (ii)LNG 터미널을 거쳐 NTS 주입 직전(Entry 지점)에 판매 하거나, 또는 (iii)본선상에서 액화상태로 터미널 용량을 확보한 사업자에 게 판매하는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104) 이 가운데 첫 번째 유형인 NBP에서 가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반드시 LNG를 공급할 필요는 없다. 공급의무가 구속력이 있는 경우에도, NBP 가격을 상회하는 LNG의 차익거래의 기회가 발생하면 LNG 카고의 목 적지를 변경하고 NBP에서 가스를 구매하여 공급의무를 충족시키는 방 법으로 계약물량을 공급하여도 되기 때문에, 차익거래에 활용될 가능성

‘use-it-or-lose-it(UIoLI)’ 규정의 적용을 전제로 가용용량의 100%에 대해 면제된다.

이탈리아의 경우, 80%의 신규 터미널 용량이 TPA로부터 면제되며, 나머지 20%는 규제된(regulated) TPA를 시행하는데, 최종수요자 또는 이탈리아의 거래허브인 PSV 에서 가스거래를 원하는 화주(shipper)가 용량확보의 우선권을 갖는다. TPA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 기존 터미널의 경우, 선착순(first-commited-first-served: FCFS) 또는 비율배분(pro-rata)의 규정에 의해 용량이 할당된다. 프랑스의 경우, FCFS의 기준에 의해 할당되며, 벨기에는 open season 절차를 거쳐 용량을 장기 계약한다.

104) UK House of Commons(2005, p. 39) 참조

이 높다.

<표 4-1>은 영국의 LNG 터미널 현황과 건설 계획을 제시하고 있는 데, 향후 터미널 완공시점에 따라 영국시장으로 접근이 용이한 사업자들 을 확인할 수 있다.

Isle of Grain 터미널은 현재 영국에서 가동 중인 유일한 LNG 터미널 로서, 알제리 국영석유회사인 Sonatrach와 BP가 전체 용량인 3.3 Mtpa(5 bcm/년)를 장기로 계약한 상태이다.105) Sonatrach는 알제리 LNG 프로 젝트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으며, 영국의 Grain 터미널의 용량 이 외에도 스페인의 Reganosa 터미널의 지분 및 용량 10%를 보유하고 있 다.106)

BP는 인도네시아, 아부다비, 호주, 트리니다드토바고, 이집트 등 다수 의 가스전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류부문으로는 Grain 터미널뿐만 아니라 미국의 Cove Point 용량의 33%를 비롯하여, 스페인 Bilbao 터미 널과 중국의 Guangdong 터미널 지분 등을 보유하고 있다.

Grain 터미널은 현재 6.7 Mtpa 처리용량의 확장을 추진 중에 있으며 (Isle of Grain II), 200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Centrica(2.5 Mtpa), GdF(2.4 Mtpa), Sonatrach(1.6 Mtpa)가 확장될 용량을 장기계약을 통해 확보하였다.

South Hook 터미널은 Milford Haven에 건설되고 있으며, 두 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소유자는 세계 최대의 LNG 생산국 카타르의 국영석유 회사인 Qatar Petroleum(QP)과 ExxonMobil로서 각각 70:30의 비율로 소 유하고 있다. 첫 단계인 South Hook I은 2008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7.8 Mtpa의 처리용량을 갖게 될 전망이다. South Hook II는 10.6 Mtpa의

105) 각 사업자별 확보용량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106) 주요 사업자별 상·하류 자산에 대해서는 아래 <표 4-3>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