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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한의 체제전환 과정에 주목하는 체제전환론적 접근

한반도 통일에 관한 논의는 ‘결과로서의 통일(unification as an outcome)’

과 ‘과정으로서의 통일(unification as a process)’이라는 두 가지 논의로 대별될 수 있다. ‘결과로서의 통일론’은 통일대박론을 포함해서 통일의 비 용 및 편익과 같이 남북한이 물리적으로 통일된 상황에서의 논의를 지칭하 며, 독일통일이 대표적인 역사적 사례로 원용되고 있다. 한편 ‘과정으로서 의 통일론’은 남북한의 정치경제 체제 및 사회문화적 통합을 이룩하는 단계 별 접근들이 대표적이다. 양 논의에서 공히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의 내부 변화를 필수적 선행요인(requisite)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이나 베트남식의 위로부터의 점진주의 개혁 도입 및 대외 개방의 필요성을 강조 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래 지난 20여 년간에 걸친 북한 내부 의 변화, 특히 아래로부터의 자생적 시장화와 이로부터 파급되는 내부 변화 를 감안할 때, 통일 및 대북 정책에는 ‘과정으로서의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북한의 내부 동학에 초점을 맞추는 체제전환(transition)적 접근이 필요하 다. 여기에서 체제전환이란 베를린 장벽의 붕괴이래 지난 25년간 진행되고 있는 탈사회주의 체제변혁 사례들을 통칭하며, 구소련권을 비롯해서 중국 과 베트남의 점진주의적 체제전환을 포함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체제전환을 위한 개혁은 시간을 다투는 문제이며, 특히 중·

동부 유럽 및 발틱 국가에서와 같은 성공적인 급진개혁의 경우에 더욱 그 러하다. 따라서 이를 위한 충분한 사전 법적·제도적·정책적 준비가 필요하 며, <표 6>에서 예시하는 바와 같은 한반도 통일 및 북한 체제전환의 상이 한 형태에 따라 한국의 상이한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을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표 6> 북한 체제전환의 시나리오

는 곧 대북정책에 있어서 핵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빅 딜’이 이루 어지지 않는 한, 체제전환을 핵 문제와는 별도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북한은 사실상의 초기 자유화 국면을 유지하면서(economic muddling-through), 다른 한편으로는 핵 개발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북한의 향후 협상 레버리지를 높여주는 요소 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민관유착으로 새롭게 대두하고 있는 지배연합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접근

북한의 변화를 위해서 중산층의 성장과 역할이라는 근대화론적 접근 (modernization theory)보다는, 북한의 체제전환 과정에서 신흥 자본가들 과 상업화되고 있는 정치 엘리트들에 주목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다. 즉 이들이 북한의 체제전환을 현 상황의 균형점에서 머물게 하는 “부분개혁”의 주역이 아니라, 발전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추진 세력으로 역할 할 수 있도 록 인센티브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내부로부터 자생적으로 발생하기보다는 외부로부터의 자본 유입과 사업 규모 및 기회 의 확대를 통해서 주어질 수 있으며, 이는 곧 현재와 같은 제한된 여건 하에 서도 북한에 대한 경제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 지원보다는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북·중·러 다자협력을 통한 대북 접근

북한의 현 자유화 국면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발전 단계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북한의 입장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핵 문제 가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현 단계에서 핵과 사실상의 초기 자유화 개혁은 양립할 수 있지만, 외국으로부터의 대규모 자본 유치를 필요로 하는 발전 국면에서는 경제발전과 핵의 양립 가능성이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북한 경 제의 자유화 국면에서 발전 국면으로의 체제전환을 고려할 때, 인도적 지원

을 제외한 지원 위주의 대북 경협에서 투자 위주의 대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현 단계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하는 3자 또는 4자 경제협 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며, 특히 그 출발점으로서 중국과 러시아 의 경제적 이익이 수렴하고 있는 북·중·러 접경 지역에서의 다자협력에 초 점을 맞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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