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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분권화된 자산배분을 통한 국민연금제도의 개선

문서에서 국민연금 자산운용과 거시경제* (페이지 28-33)

지금까지 국민연금기금의 자본시장 지배력 증가로 인한 부작용을 살펴보고, 시장중립적 포트폴리오를 이용하여 국민연금기금의 자산배분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그러나 [표 3-5]에서 확인한 것과 같이 국민연금기금의 자산배분을 다양화하더라도 당분간 국민연금기금의 적립금 규모가 급증하기 때문에 시장지 배력 증가로 인한 부작용은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5년 마다 국민연금기금의 자산배분 비율을 조정함으로써 시장 지배력 문제를 해결하겠다 는 주장은 지배력을 완화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기적인 갈등과 논쟁만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사실 국민연금기금의 자본시장 지배력 문제는 연금기금이 가입자를 대신하여 자산배분 결정을 하는 한 해결하기 어려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적립금규모가 커지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 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민들 중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사람이 60%, 위험투 자를 선호하는 사람이 40%있다고 가정하자. 만일 이들이 자신의 자금을 스스 로 투자한다고 하면 국민경제 전체의 안전자산 대 위험자산 비율은 6:4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강제적으로 국민연금기금에 보험료를 지급하고, 다 수결 방식에 의해 국민연금이 투자대상을 결정한다면 국민연금기금의 자산은 100% 안전자산에만 투자될 것이다. 즉, 연금가입자의 투자대상 결정 권한을 개 인별로 인정하지 않는 한, 연기금의 자산배분으로 인한 시장 왜곡 현상은 피하 기 어렵다. 그렇다고 개인들에게 자산배분 결정을 모두 위임한다면 공적연기금 제도의 필요성에 회의가 생길 수 있다.

본 고는 단기적으로 자산배분 왜곡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의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국민연금제도를 공적연금 제도로 유지하면서 자산 선 택의 권리를 개인들에게 일부 허용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즉, 현재 국민연금제 도 하에서 소득비례부분을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체제로 전환하고, 개인 구좌를 개설하여 개인들로 하여금 투자 결정을 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는 것은 현재와 같이 강제저축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도 록 하되 소득비례 부분만은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투자결정을 하도록 허용하자 는 안이다. 나머지 50%인 소득재분배 부분은 현재와 같이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으로 유지하고 국민연금기금이 안전투자 중심으로 자산배분을 담당한다.

이렇게 되면 투자의사 결정을 부분적으로나마 가입자가 하게 되어 자본시장 왜 곡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고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이 제도적으로 시장중립 포트 폴리오와 유사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또한 확정기여형 제도가 일부 도입됨으로 써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 건전성 문제도 개선될 수 있다.

이러한 제도는 이미 다른 선진국들에서도 도입, 시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스웨덴의 경우 1998년 연금개혁을 통해 전체 보험료 18.5% 중 2.5%를 개인계 정에 별도로 적립하도록 하고 있다.15) 이 자금은 민간보험회사, 은행, 투자회사 등의 연금 펀드에 투입되고, 개인들이 선택한 펀드의 투자 성과에 따라 연금 급 여의 일부가 결정된다. 영국의 경우 최저소득을 보장하는 기초연금으로 1층을 담당하고, 2층은 소득비례연금 체계로 확정급여형으로 국가에서 운영하는데, 일 정한 조건을 만족할 경우 소득비례연금을 확정기여 방식의 기업연금 또는 개인 연금으로 대체할 수 있다.16)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에서는 기업연 금이 국민연금의 소득비례부분을 완전 대체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12.4%의 연 금 보험료 중 2.5∼4%를 개인구좌로 적립하여 운영하도록 하는 연금개혁방안 이 현재 검토 중이다.

본 고에서 제시한 국민연금 개선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우려와 오해가 제 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에 대한 부연 설명으로 본 고의 결론을 대신 하고자 한다.

Q1: 가입자들이 합리적인 자산배분과 위험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을 만큼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개인들이 투자의사결정을 하게 될 경우, 전문성 부족으로 노후가 불안해 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이들에게 국민연금운용본부가 소득수준, 생애주기, 직업

15) 스웨덴은 1998년 연금 개혁을 통해 기존의 기초연금+확정급여 방식의 소득비례연금 체 제에서 최저보장연금(Guaranteed pension)+명목확정기여(Notional Defined Contri-bution) 방식의 소득비례연금 체제로 공적연금제도를 전환하였다. 명목확정기여 방식의 소득비례연금 제도가 바로 소득비례부분의 일부를 개인구좌를 만드는 방식이다. 각국의 연금제도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국민연금 관리공단의 “외국의 연금제도” 자료를 참 고할 수 있다(www.npc.or.kr).

16) 영국의 연금제도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Blake(2003)를 참조하라.

등의 개인적 특성을 고려하여 자산배분 결정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써 해결 가능하다. 혹은 그 대안으로 국민연금운용본부에서 이들 만을 위한 대 표적 펀드를 만들어 운용을 대신해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기업연금 운용을 보면 기업연금을 운용하는 전문기관이 Life Cycle 펀드를 만들어 자산 운용에 경험이 없는 개인들에게 대표적인 자산배분을 조언하고 있다(Lazear, 2005).

Q2: 노후 대비를 위해서 연기금 자산은 안전자산으로만 운용되어야 한다고 믿는 가입자들에게는 피해를 주는 제도가 될 수 있다.

연기금 자산이 안전자산으로만 운용되어야 한다고 믿는 가입자들에게는 투자 대상 중 하나를 100% 국채에만 투자하는 국채 펀드를 만들어 주면 된다. 위와 같은 주장은 사실 안전자산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 외에 확정 수익률을 보 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국채 수 익률 이상의 확정 수익율을 보장해 준다면 기금의 장기재정 건전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는 이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후대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결과 가 된다. 안정형 펀드를 선호하는 가입자라면 기대수익률이 위험투자를 선택한 경우에 비해 낮아야 한다는 경제원칙을 따라야 한다. 또한 본 고의 제안은 50%에 해당하는 소득재분배 부분에 대해서는 확정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에 기 본적인 안전장치는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Q3: 개인의 자산운용을 허용하면 국민연금 제도의 필요성이나 신뢰성이 저 하되어 국민연금제도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

개인계좌를 개설하여 개인의 자산운용 선택을 허용할 바에야 굳이 강제저축 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은 모든 개인이 합리적 의사결정 능력이 있고 유동 성 제약에 처해 있지 않다고 가정하면 부인할 수 없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비현실적인 듯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주장은 인간의 불완전성을 믿기에 강제저축의 필요성을 기본 전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자산배분만은 일부 개 인의 선택을 허용함으로써 여러 부작용을 줄이자는 주장이다. 또한 개인의 선택 을 허용하면 국민연금제도의 신뢰성이 저하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현재와 같이 개인의 선택을 허용하지 않고 대책 없이 확정급여형 연금체제를 유지해 가면,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건전성이 의심되어 오히려 연금제도에 대한 불신이 더욱 심해 질 것이다.

Q4: 본 연구의 제안보다는 국민연금제도를 중장기적으로 3-pillar system 으로 변환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3-pillar system이란 연금체계를 기초연금, 기업연금, 개인연금의 3층으로 구 성하여 기초연금은 국가에서 관리하도록 하고 기업연금, 개인연금은 민간운용을 하도록 하는 체계이다. 영국, 스웨덴을 비롯해 이미 고령화를 겪고 있는 선진국 에서는 공적 연금제도를 부분적으로 민영화하는 개혁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의 경우에도 3-pillar system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많 은 저항에 부딪혀 연금개혁이 지체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3-pillar system 으로 연금체제 자체를 바꾸려면 제도의 적합성 문제에 앞서 정치적 합의를 도 출해 내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2층, 3층에 해당하는 기업연금, 개인연금은 확정기여형이 전제되어야 하나 이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일례로 퇴직금 제도 등에 대한 이해상충 문제로 인해 기업연금제도 도입이 오랜 진통 끝에 2005년 말부터 부분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고의 제안은 3-pillar system로 가는 중간단계 로 이해할 수 있다. 소득비례분에 대해 확정기여형 제도를 도입하고 분권화된 자산배분을 허용하면 기업연금 제도를 도입한 효과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즉, 본고의 제안은 국민연금에 저축이 강제된 기업연금제도의 결합이란 성격을 갖 는다.

Q5: 개인구좌를 만들 경우 추가적으로 필요한 관리, 운용비용으로 인해 가입 자에게 실익이 돌아가지 않는다.

개인구좌를 만들어 자산배분 결정을 분권화하면 기금 운용사들을 선택하는데

개인구좌를 만들어 자산배분 결정을 분권화하면 기금 운용사들을 선택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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