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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母相生과 偏旁離合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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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양원석, 앞의 논문, 236〜252쪽 참조.

63) “故古者小學, 必先之以六書之敎, 卽子母相生之法, 偏旁離合之制, 是講是明. 以達其源委, 若『爾雅』『說 文』『急就章』『玉篇』之類.” (정약용, 「천문평」, 『정본 여유당전서4』, 다산학술문화재단, 2012, 352 쪽.)

64) 양원석, 앞의 논문, 234쪽 참조.

‘子母’의 개념은 鄭樵에 의해 정리되었다. 그에 의하면 ‘子’는 ‘소리’를, ‘母’는 ‘뜻’을 의미하는 것이다.65) 다산은 鄭樵의 견해를 수용하여 소리와 뜻을 조합하여 문자를 이 루는 것을 ‘子母相生’이라고 표현하였다.66) 이와 같은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子母相 生’은 한자의 造字원리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산은 子母의 개념과 관계에 대 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文에는 子와 母가 있는데 子는 모두 母에서 나온 것이며 母에 해당하는 글자 는 모두 상형이다.67)

鄭樵와 다산의 글에서 ‘文’은 상형과 지사의 造字法를 가리키며 ‘字’는 회의와 해성 즉 형성의 造字法을 말한다. 子母는 상형자이며 母에서 子가 나왔고 子는 소리를 母는 뜻을 나타낸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이 子母는 그 자체가 상형자로 상형과 지사의 造 字法을 나타낸다. 또한 子母의 결합 즉, 두 개의 母의 결합으로 회의의 造字法, 한 개 의 子와 한 개의 母의 결합으로 형성의 造字法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면

‘子母相生’의 원리는 六書 중 상형, 지사, 회의, 형성의 造字원리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偏旁離合’에 대하여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한자의 왼쪽 부분을 ‘偏’이라 하고 오른쪽 부분을 ‘旁’이라 한다. 다산은

‘偏旁’이 서로 떨어지거나 결합되면서 문자를 이루는 것을 ‘偏旁離合’ 이라고 표현하였 다.68) 이는 앞에서 살펴본 바 六書 중 상형, 지사, 회의, 형성의 造字원리를 표현한 子 母相生의 원리와 유사한 설명이다. 그러나 다산이 子母相生과 偏旁離合의 원리를 六書 라고 언급한 것을 보았을 때 偏旁離合의 원리는 분명 子母相生의 원리와는 다른 점이 있을 것이다.

‘偏旁’은 한자의 왼쪽과 오른쪽 부분을 지칭할 때 쓰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한자의

65) “象形指事文也, 會意諧聲字也. 文合而成字, 文有子母, 母主義 子主聲. 一子一母爲諧聲 諧聲者, 一體主義 一體主聲. 二母 合爲會意 會意者 二體俱主義 合而成字.” (鄭樵, 「六書略」, 『通志』32)

“象形과 指事는 文이고 會意와 諧聲은 字이다. 文이 합하여져서 字를 이룬다. 文에는 子母가 있고 母 는 주된 뜻을 子는 주된 소리를 나타낸다. 하나의 子와 하나의 母가 諧聲이 되니 諧聲은 한쪽은 주된 뜻을 한쪽은 주된 소리를 나타낸다. 두 개의 母를 합하여 會意가 되니 두 쪽이 주된 뜻을 갖추고 합하 여서 字를 이룬다.”

66) 양원석, 앞의 논문, 233쪽 참조

67) “文有子母 子皆出於母 而母字皆象形.” (정약용, 「현산역간」, 『정본 여유당전서17』, 다산학술문화재 단, 2012, 302쪽)

68) 양원석, 같은 논문 233쪽 참조.

‘部首69)’의 위치를 나타내는 표현으로도 쓰인다. 즉 部首가 왼편에 있는 경우를 ‘偏’

오른편에 있는 경우를 ‘旁’이라고 한다. 이러한 입장을 견지할 경우 ‘子母相生’은 六書 의 체계를 나타내는 표현이며 ‘偏旁離合’은 部首의 체계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子母相生과 偏旁離合의 원리는 六書체계 중 상형, 지사, 회의, 형성 의 造字원리와 部首체계를 지칭하는 원리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의 연구는 子 母相生과 偏旁離合을 각각 六書와 部首체계로 보기도 하였고70) 六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部首라고 하여 部首체계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기도 하였다.71)

본 연구에서는 ‘子母相生’과 ‘偏旁離合’의 원리가 六書의 造字원리와 部首체계를 지 칭하는 표현으로 보고자 한다. 그 이유는 다산이 ‘子母相生’과 ‘偏旁離合’의 원리가 적 용된 책의 예시로 『爾雅』, 『急就章』, 『說文解字』, 『玉篇』을 들고 있기 때문이 다. 『爾雅』는 한자의 뜻, 소리, 모양에 대해 풀이한 책이며, 『說文解字』는 540개의 부수체계를 처음 도입한 책으로서 각 부수에 해당하는 한자를 六書의 체계로 설명한 책이다. 『玉篇』은 『說文解字』의 部首체계를 계승한 책이다.72) 또한 『說文解字』

의 部首체계는 『急就章』의 「제물편」을 참조하여 창안된 것이라는 연구가 있다.73) 이상과 같이 『爾雅』 외의 책들은 部首와 六書체계를 바탕으로 저술된 것이라는 공통 점이 있다. 이로 보아 다산이 언급한 ‘子母相生’과 ‘偏旁離合’의 원리는 六書와 部首체 계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산은 ‘子母相生’과 ‘偏旁離合’의 원리가 六書의 원리와 맥을 같이한다하였 다. 그렇다면 六書와 部首는 어떠한 연관이 있는 것인가? 六書는 한자를 만드는 造字 法으로 한자를 만드는 造字法의 근본은 상형이며, 이 원리로 만들어진 글자가 상형자 이다. 部首는 한자의 가장 기본적인 뜻을 나타내며 대부분이 상형자이다. 즉 部首는 六書 중 가장 근본이 되는 상형의 원리를 대변하는 체계가 되는 셈이다. 이 같은 논지 에 따르면 한자를 배열함에 있어 部首를 고려할 경우 六書를 반영할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된다. 또한 部首가 한자의 기본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부분임을 감안할 때 한자를

69) 部首는 한자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자를 의미별로 분류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던 다산의 견해와 部首는 ‘한자의 의미’라는 공통된 접점이 존재한다.

70) 정순우, 「다산 『아학편』 연구」, 『다산학보』4, 다산학보간행위원회, 1990, 81쪽 참조.

71) 정혜주, 「정약용의 『아학편』 연구」,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6, 55∼56쪽 참조.

72) 하수용, 「『육서심원』의 부수 배열법과 속부자 探析」, 한자한문교육11, 한국한자한문교육학회, 2003, 193〜194쪽 참조.

73) 양성의, 「『급취편』제물장의 六書와 부수 고찰」, 중국어문학논집102, 중국어문학연구회, 2017, 34쪽 참조.

의미별 분류체계는 部首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되는 것이다. 다음의 표는 기존 한자 학습서의 ‘천문’ 항목의 한자가 부수별로 배열되어 있는지 나타낸 것이다.

<표 13> 기존 한자 학습서의 ‘천문’ 항목 수록 한자

서명 해당한자 부수별 배열여부

천자문 天地玄黃 宇宙洪荒 日月盈昃 辰宿列張(16) ×

유합 天覆地載 氷雪霰雹 煙霞雲霧 雷電霹靂 歲年成歷(104) △ 훈몽자회 天地霄壤 雷電霹靂 風雨霜露 雪霰氷雹 霖涷澇旱(72) △ 신증유합 天覆地載 氷雪霰雹 煙霞雲霧 雷電霹靂 歲年成歷(104) △

(부수별 배열여부 중, × = 부수배열이 되어 있지 않음, △ = 부수배열이 부분적으로 된 것을 나타 냄)

<표 13>에서와 같이 『천자문』의 경우 한자가 의미별로 분류되어 있지 않기 때문 에 한자의 의미와 관련된 部首별 배열 역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 고 『유합』, 『훈몽자회』, 『신증유합』의 경우 의미별로 한자를 배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비와 관련된 한자들의 경우 ‘雨’의 部首를 부분적으로 확인할 수 있 다. 하지만 『유합』과 『신증유합』의 경우 ‘氷雪’, 『훈몽자회』의 경우 ‘氷雹’과 같 이 ‘雨’의 部首 사이에 ‘氷’이라는 다른 部首가 등장하고 있다. 이는 의미상으로는 유사 하지만 ‘雨’와 ‘冫’이라는 전혀 다른 部首이기 때문에 의미를 혼동할 여지가 있다. 그러 나 부분적이지만 雨, 雪, 霜, 露의 한자가 ‘雨’를 部首로 하는 한자들의 배열은 ‘비’의 의미를 미루어 유추 학습할 수 있는 觸類旁通 · 竭族別異의 원리가 실현된다. 또한 ‘雨’

라는 한자를 통해 상형, ‘雪’이라는 한자를 통해 회의, 霜이라는 한자를 통해 형성의 造字法을 알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산은 한자의 분류체계를 주장 하면서 六書와 部首체계를 빼놓지 않고 언급한 것이다.

이상과 같이 본 장에서는 다산의 분류체계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다산은 유 · 무형자 의 구분과 形 · 情 · 事의 구분, 그리고 유족별 분류체계에 더하여 ‘子母相生’과 ‘偏旁離 合’의 원리라는 六書와 部首체계를 주장하였다. 이는 다산의 분류체계와 동떨어진 것 이 아니라 한자를 의미별로 분류하면서 지켜질 경우 한자의 의미를 미루어서 유추할 수 있게 하는 觸類旁通 · 竭族別異의 학습법을 실현 가능하게 하고 六書의 造字法을 언 급할 수 있는 여지가 있게 된다는 점에서 다산의 분류체계의 한 부분임을 알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본 장에서 서술한 다산의 분류체계라는 이론이 『아학편』이라는 실 제 한자 학습서를 저술하면서 반영된 양상과 『아학편』에 나타난 다산만의 구성원리 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Ⅲ. 『아학편』의 구성원리

1. 『아학편』의 분류체계와 「천문평」

「천문평」에 나타난 다산의 분류체계는 『천자문』을 비롯한 기존의 한자 학습서들 이 가진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의도에서 체계화 되었다. 그리고 유 · 무형자의 구분, 形 · 情 · 事의 구분, 유족별 분류체계, 그리고 六書와 部首체계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앞에서 살펴보았다.

다산은 자신이 창안한 분류체계를 실현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한자를 유형자와 무형 자로 구분하고 다음으로 무형자를 情과 事로 나누어 틀을 잡았다. 이는 인지단계를 고 려한 품사별 한자분류이다. 그리고 이렇게 구분된 한자들을 의미별로 범주화하여 배열 해 나갔다. 상권에는 유형자를 의미별로 배열하여 1,000자를 수록하였다. 그리고 하권 에는 상태와 동작 및 현상 나타내는 무형자를 의미별로 배열하여 1,000자를 수록하였 다. 마지막으로 六書와 부수체계를 반영하였다. 이와 같은 다산의 분류체계의 실체가 바로 『아학편』인 것이다.

본 장에서는 먼저 Ⅱ장에서 고찰한 다산의 분류체계가 어떻게 『아학편』에 실현되 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아학편』의 형식상 구성원리인 분류체계를 살펴보고 다산이 자신의 한자 학습서를 통하여 담아내고자 했던 『아학편』의 내용상 구성원리와 같은

저술목적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아학편』의 내용을 분 석하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책의 형식과 내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체제는 목차라고 할 수 있 다. 그리고 한자 학습서에서의 항목목록은 목차와 같다. 또한 항목목록은 한자의 분류 체계를 판단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예를 들어 『유합』은 항목목록이 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본문 속에 목록이 제시되어 있고, 『훈몽자회』와 『신증유합』은 항목 목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학편』에는 항목목록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기존의 연구자들은 『아학편』에 대한 각자의 항목목록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도 다산의 취지와 기존 연구들의 결과를 수용하여 『아학편』의 항목목록에 따른 해당한 자를 아래와 같이 표로 제시하였다.74) 이 표를 기준으로 하여 『아학편』에 실현된 다

74) 기존의 항목분류는 『훈몽자회』와 『신증유합』의 항목들을 그대로 차용하여 진행되었다. 그러나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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