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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이런 점에서는 뒤처지지 않는다고 본다. 모두들 지적 자발성이 남다른 사람들이어서 문제를 찾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모색하고 하는 일에서 우수하다는 것이 널리 인정받고 있는 모양이다.
생애 전체를 고려한다면 평생 동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의 함양이 오히려 직업적 활동을 위해서 도 더 바람직한 것 아니겠나?
손동현귀교의 교육내용이나 교육방법은 지극히‘고전적’이다. 디지털 기술이 일상에 보편적으 로 스며든 현대의 문명적 상황에서 그러한 고전적 교육이 현실적인 교육수요와 괴리되어 있는 점은 없겠는가?
크라우스교육의 방법과 교육의 내용이 따로따로라고 생각지 않는다. 고전적인 교육내용을 교 육하자면 고전적인 방법을 쓰는 것이 온당하다고 본다. 좀 다른 얘기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 대 학에서는 교수 학생간에는 물론이고 학생들끼리도 서로 존칭을 쓰도록 하고 있다. 그저 이름을 부르지 않고 Mr. Son 하는 식으로 성씨 앞에 존칭을 붙여 쓰도록 하고 있다. 서로의 인격을 존 중해야 한다는 교육내용을 존칭사용이라는 교육방법에 담는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우리 대학의 고전적 교육은 그 기본 철학이 분명하다.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되어 있다 고 해서 인간의 본성이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본성과 운명이 달라진다고 보진 않는다. ‘고전적’이라고 표 현하셨지만, 우리 대학의 교육이 반드시 고전시대의 교육을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고전 적 교육’이라는 말을 나는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주어지는 근본 문제의 이해와 이 것과의 대결을 통해 실현되어야 할 보편적 가치의 체득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라고 이해한다.
손동현귀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어떤 성향을 갖는 젊은이들인가? 혹시 학교사회의 주류에서 벗어난 학생들은 아닌가?
크라우스어떤 점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대학에 오는 학생들은 지적 열망은 강하지만, 학교교육의 여러 제도적 장치, 특히 성적 평가 위주의 교육에 대해서는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은 우선 책읽기를 좋아하고 무엇 인가 지적으로 탐색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공부 자체가 좋아서, 공부하는 즐거움 자체를 위 해서 공부하는(“learning for its own sake”) 그런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온다. 물론 그들의 부 모도 이러한 교육에 크게 의의를 부여하며 그들의 자녀들을 후원하는 분들이다.
우리 학생들은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외에도 그들끼리 동아리를 만들어 서로 토론하고 함께 공동연구를 하는 등 실로 자발적인 학업활동을 하는 젊은이들이다. 각자 자신의 지적 성장에 만 족하고 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 객관적인 외부의 평가 등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그러니 학업 에 임하는 그 행태로 볼 때 이런 점에서는 주류라고 보기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활동이 나 위상이 미국사회에서 주변적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손동현귀교는 철저히 학생교육에 중점을 두는 대학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수들은 교육자이면 서도 동시에 학자로서 자신의 독자적인 연구에 대해서도 애착을 보이는 것이 보통 아닌가? 교 수들의 불만은 없는가? 어떤 분들이 귀교에서 교수로 봉직하고 있는가?
크라우스우리 대학이 학생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학생 교육에 애정과 관심과 열정을 보이는 분들을 교수로 초빙한다. 물론 교수 자격을 갖기까지 연구를 지속해온 분 들이 연구에도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초빙해온 교수님들 중 연구 성과가 보잘 것 없는 분들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대학에 처음 부임할 때부터 이러한 학풍에 대해 숙지하고 동 조하는 분들, 즉 연구를 위한 연구보다는 교육을 위한 연구에 더 관심을 갖는 분들, 달리 말해 연구 성과를 학생 교육에 쏟아 넣으려는 동기가 강한 분들이 우리 대학의 교수진을 구성한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간혹 자신의 연구가 학생 교육에 별로 기여하는 바가 없거나 크게 관련이 없 다고 생각한 나머지 자신의 연구를 위해 우리 대학을 그만 두는 교수도 있긴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란 아주 드물고 대개는 처음 우리 대학에 취임할 때부터 교육과 연구의 이런 관계에 대해 숙지하고 오는 분들이 우리 대학에서 근무한다.
손동현귀교의 교육과정 중 특이하고 유니크한 것이 바로 고전 읽기 교육이다. 귀교가 전 세계 적으로 유명하게 된 것도 바로 교육과정의 절반 이상이 이것으로 채워져 있다는 점 때문인데,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이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는지 소개해 줄 수 있는가? 여러 교수가 공동 으로 따르게 되어 있는 교육과정 운영의 매뉴얼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얻고 싶다.
크라우스말씀대로 고전 읽기는 우리 대학의 교육 중 핵심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제 전통이 되었 다. 고전읽기의 교육적 의의에 대해선 더 설명이 필요 없을 줄 안다. 이견이 전혀 없는 것은 아 니나, 적어도 우리 대학에서는 이에 대한 공동의 신념은 확고하다. 고전 중에서 어떤 것을 어느 학년에 읽을 것인지, 그 배열은 어떤 관점에서 이루어졌는지,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도의 고전읽기 교육과정의 대강에 대해선 우리 대학 웹사이트에도 서술되어 있지만2)구체적인 자세 한 사항에 대한 지침 같은 것은 실은 어디에도 없다. 교육과정 운영의 매뉴얼에 대해 말씀하셨 는데, 실제로는 그런 것이 없다. 굳이 말하자면 교수와 학생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지적 상호 작용을 자율적으로 활발히 하는 것, 그것이 교과운영의 원칙이자 지침의 전부다. 구체적으로, 수업은 학생의 자유로운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손동현귀교의 고전 읽기 세미나에서 활용되고 있는 고전은 철학에서 과학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방면의 것이다. 그러나 이를 담당하는 교수들은 대개 특정 분야의 연구를‘전공’으로 해 온 분들일 텐데, 그렇다면, 다룰 고전이 바뀔 때마다 그 학문분야에 따라 담당 교수도 바뀌는가? 그
크라우스그렇지가 않다. 실은 우리 대학의 교수진은 그들의 전공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널리 독 서를 하고 연구를 하고 다른 분야의 주제에 관해 다른 분야를 전공한 교수들과 토론을 즐기는 그런 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정 주제에 관해 깊이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고 박사후과정을 밟는 등 특정 주제영역에서 일정 수준의 학문적 성과를 올린 분들이긴 하지만, 그 특정 전공분 야에만 머물지 않고 그 지적 탐구의 범위를 자유롭게 확장해 나가는 지적 개방성이 두드러진 분 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고전들에 대해 일정 수준의 이해와 학식이 있는 것이 보통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선정된 고전이 어느 분야의 것이든 교수들은 이를 토론 자료, 연구 자료로 하여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학식을 지니고 있다. 물론 전분야에 대해 해박한 학식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교수들은 자신이 취약하다고 여기는 분야의 주제들에 관해 스스로 연구를 하고 또 동료들과 협동하여 워크숍 등을 자주 가짐으로써 그 취약점을 극복 하고자 노력한다.
손동현제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교육의 성과를 측정하는 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하는 것이다. 학기말에 성적은 어떻게 내는가? 귀교를 방문한 주목적도 평가의 척도나 절차 등 평가의 방법에 대해 자료를 구하는 일이다.
크라우스평가의 매뉴얼 같은 걸 구하고자 하신다면 실망하실 것이다. 그런 것이 없기 때문이 다. 일반적인 의미에서의“성적평가”라는 것이 없다면 없다고 볼 수 있다. 정량화된 점수로 평 가한다거나, 흔히 대학에서 시행되는 바대로 A, B, C 등으로 등급별 평가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렇다고 평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평가는 이렇게 한다. 학기말이 되면 기간을 정해 놓고 한 학생이 그 학기에 참가한 세미나들을 이끈 교수들이 모두(대개 3~4명) 그 학생을 앞에 놓고 한 자리에 모인다. 그리고 여기서 자유롭게 의견 교환을 한다. 교수들이 학생에게 집중하 여 여러 질문을 던진다. 학생이 응답하는데, 자기해명, 자기주장, 자기평가, 교수의 평에 대한 반박 등이 이루어진다. 교수들끼리도 그 학생에 관해 의견 교환을 하고 각자의 그 학생에 대한 평가를 다듬는다. 이 모든 활동을 속칭“Don Rag”라고 한다.3)충분히 의견교환을 하고 난 후, 교수 중에서 대표격이 되는 사람이 이 평가활동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그리고 이 보고서는 그 학생과 평가위원 전원에게 보내지고, 이견이 제기되면 이것까지 참조하여 보고서를 완성한 다. 이 보고서가 말하자면 성적표인 셈이다.
손동현그런 보고서중 하나를, 물론 이름 등은 지운 채, 샘플로 제공해 줄 수 없겠나?
크라우스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것이 아니라 해도, 그런 요청을 외부로부터 받은 것이 처음이라 서, 공식적으로 교내에서 협의를 해야 할 것 같다. 당장 제공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