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ores, I mean here what the Ancients meant by the term: I apply it not only to mores in the strict sense, what one might call habits of the heart, but also to the various notions that men possess, to the diverse opinions that are current among them, and to the whole range of ideas that shape habits of mind. Thus I use this word to refer to the whole moral and intellectual state of a people...In the United States, religion not only regulates mores but extends its empire over intelligence as well.168) [강조는 인용자]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그가 발견한 미국 사람들의 도덕 적인, 지적인 풍습(mores)을 마음의 습관(habits of the heart)이라는 표 현으로 정리하면서, 미국 정치에 있어서 종교는 이 같은 마음의 습관을 통
168) Alexis de Tocqueville, Trans. by Arthur Goldhammer, Democracy in America, Library of America, 2004, pp.331-337.
제할 뿐만 아니라, 지성에 있어서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토크빌의 마음의 습관이 미국인들의 매우 긍정적인 도덕적 풍습 과 종교가 미치는 정치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지적한 것이라면, <독립 신문>의 ‘조선병’은 반대로 조선 사람들의 마음의 질병을 지적함으로써 당 시 조선 사람들을 일깨우고자 하였고, 이 같은 ‘조선병’에 대한 인식에 프 로테스탄티즘 윤리라는 요인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보다 앞선 1890년에 유길준에 의해 쓰여진 『서유견문』에서 도 정부의 직분, 생계를 구하는 방법 등에서 노동윤리가 부국강병의 주요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소개되지만, 『서유견문』의 전반적인 맥락에서 이 부 분들은 조선의 실태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보다는 일반적인 서양 국가의 상황에 가까운 내용을 적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독립신문>에 나타나는 개인적, 사회적 개화의 구체적인 이슈들이 매우 개신교 윤리의 영향을 받아 중복된 점을 기억할 때, <독립신문>의 조선병과 노동윤리를 중심으로 한 개화담론에 대해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의 영향력만을 주장할 수는 없지만, 이에 영향을 미쳤을 다른 담론에 비해 상대적 중요성이 크다 고 충분히 주장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 같은 <독립신문>의 ‘조선병’과 개화담론이 조선 사람 들의 유의유식, 즉 스스로 생업을 가져 노동하지 않고 놀고먹는 상태에 대 한 비판과 이를 치료하기 위한 노동윤리의 도입을 핵심적으로 주장하였다 고 해석하였으며, <독립신문>의 창간과정과 서재필과 개신교 세력과의 친 화성(affinity)을 차치하고서라도, 내용적인 측면에서 이미 유의유식을 비 판하고 노동을 중시하는 ‘조선병’은 프로테스탄티즘의 노동윤리의 직접적 인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조선그리스도인회보>에서도 동일한 생업(生業)을 가지는 것, 생애(生涯)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타 남을 통해 다시 확인된다.
또한 <독립신문>의 이 같은 노동윤리에 대한 강조는 정부와 인민 의 직무, 그리고 학문과 교육의 목적, 술, 담배, 조혼, 축첩의 금지, 여성 과 신분차별에 대한 금지에서도 지속적으로 전제된 맥락이라고 볼 수 있 는데, 법률과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아 무명잡세를 없애고, 인민이 노동을 통해 벌어들인 재산을 다른 이들이 갈취하지 못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부와 인민의 직무를 지켜야하는 궁극적인 목적으로 언급되고 있으며, 학 문과 교육을 통해 노동윤리를 준수할 수 있는 ‘마음의 습관’을 가질 수 있 도록 해야 함을 주장할 뿐만 아니라 술, 담배, 축첩, 조혼, 제사 등에 대한 반대는 사회적인 노동을 결과물들을 쓸데없는 곳에 낭비하는 개인적, 사회 적 습관과 개인의 노동과 자립을 방해하는 것들에 대한 금지라는 측면에 서 노동윤리는 지속적으로 직, 간접적으로 주장되고 있다. 신분과 여성의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양반남자들이 주로 유의유식하며 노동 하지 않고 상민과 여성들은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여 많은 인구가 사회 적인 노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주장된 것임을 확 인할 수 있었고, 결국 각 개인이 스스로 노동을 통해 생계(生計)를 책임지 는 사회에 대한 추구에 기반 한 <독립신문>의 개화담론을 확인할 수 있 다. 동시에 위생 문제를 함께 주장함으로써 개인적 생활의 규율과 예의 (manners), 자기통제와 규율에 대한 주장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또한 이 같은 생활의 습관이 뒷받침되어 노동하는 인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으 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독립신문>의 많은 개화담론을 그 주장의 단어와 표면적인 주장의 급진성에만 주목하거나 <독립신문>에 나타나는 단어나 개념들을 서구 정치사상적 기준에서 평가하려고 하는 것은 다소 그 역사 적 맥락과 괴리된 해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물론, 그만큼
<독립신문>에는 매우 근대적이고 급진적인 개혁과 개화의 내용들이 들어 가 있지만, 그 개화에 대한 주장들도 ‘조선병’과 노동윤리라는 핵심적인 문제의식 하에서 풀어낸 부분으로 보지 않을 때 과도한 해석을 불러일으 킬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그리스도인회보>에 또한 <독립신문>의 개화담 론에 영향을 미친 많은 윤리적 개화의 내용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무엇보 다 ‘조선병’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 노동윤리의 영향력을 재평가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당시 조선의 인구 중 너무나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유 의유식하고 있는 실태가 반드시 치료되어야할 비정상적인 상태라고 지적 된 ‘조선병’이 조선의 문명진보의 핵심적인 걸림돌이라는 인식 속에서, 양 반과 상민 이하의 모든 신분과 여성을 포함한 각 개인이 각자의 생업을
가지고 부지런히 노동할 때, 자연히 사회, 산업, 경제가 발전하고 나라가 부요해지고 군사적인 부문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에 조선의 문명진보와 부국강병이 각 조선 사람들의 생애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논리가 <독립신문>과 <조선그리스도인회보>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개화 담론의 논리적 구조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당시 <독립신문>과 <조선그리 스도인회보>에서 주장된 개화담론의 표면적인 모습은 웰스의 윤리적 민족 주의 개념과 같이 상당히 윤리적이며, 도덕적이고 개인 내면의 개조를 지 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러한 내면의 개조와 교육을 통해 부단 히 노력하고 노동하는 개인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물질적인, 경제적인, 군사적인 부강과 문명진보를 이룩해내야 한다는 이미 매우 정치적 지향을 가진 담론이라는 점을 보아야 할 것이다. 웰스의 윤리적 민족주의는 이러 한 관점에서 당시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의 개화담론에 대한 영향력의 일부 만을 짚어낸, 또한 그 현실적 의미를 너무나 다양한 상황적 서술로 인해 지워버린 담론이라고 할 수 있다.
현세내적금욕주의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프로테스탄티즘 윤리는 조 선에 미리 들어와 있던 천주교에 대한 극심한 박해에 대한 사례를 보고 교육과 의료라는 간접선교방식을 채택하였고, 직접적으로 정부가 종교문제 에 대해 외압을 가하지 않는, 상대적으로 천주교보다 정교분리에 힘쓴 모 습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조선에 개신교가 빠른 속도로 퍼질 수 있었던 이 유로 여겨진다. 교육과 의료사업 모두 간접선교방식의 수단으로 채택되어 시작되었지만, 그중에서도 교육 사업은 공식적으로 <조선그리스도인회보>
와 <독립신문>에 드러난 개화담론을 전파하고 그들을 직접적으로 훈육할 수 있었던 장으로 기능했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당시로서는 정치적 인 의미를 가지는 사업이었던 것이다
<조선그리스도인회보>와 <독립신문>은 당시 개신교 계열의 학교와 교회에서 교육을 받았던 사람들과 그 이외의 사람들에게도 이 같은 개화 담론을 전파하였던 주요한 두 언론매체였으며, 이 중에서 <독립신문>은 기본적으로 공식적인 민간언론으로서 활동하고, ‘조선병’이라는 프로테스 탄티즘 윤리의 영향을 받은 개화담론을 공식화하고 민족주의적 성향을 대 표함으로써 본 연구에서 분석한 개화담론이 1905년 이후 저항민족주의와
개화민족주의로 크게 지속되는 한국 민족주의에서 개화민족주의로 연결되 어 나타나게 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를 담당했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개화담 론의 흐름은 1907년 이후 안창호에 의해서 개화민족주의라는 구체적인 모 습을 띠며 지속되었다.
<조선그리스도인회보>와 <독립신문>을 통해 조선에 전파되었던 ‘조 선병’과 노동윤리에 대한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의 영향력은 이미 18세기에 존 웨슬리의 감리교의 윤리적 강령이 미국에 전파되어, 18세기와 19세기 에 영국과 미국, 그리고 개신교의 영향력이 상당했던 서구의 국가에서 등 장한 금주운동(temperance movement), 그리고 도덕적 갱신운동에서 그 뿌리를 찾아볼 수 있다. 아래의 인용문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감리교의 윤리적 강령은 술 취하는 것, 말다툼하는 것, 채무, 고리대금, 화려한 옷차 림 등 생활의 매우 구체적인 영역에서의 규율과 통제로 나타나고 있다.
Wesley’s rules were exhortations to avoid evil, do good, and observe the sacraments. But they may also be understood more broadly as a set of norms that proscribes particular forms of excessive or exploitive behavior and promoted conduct that benefited or sustained the Methodist Movement.
Methodists were instructed to avoid profanity, drunkenness, quarreling, brawling, gossip, ornate clothing, indebtedness, hoarding, and tax evasion, as well as “giving or taking things on usury” and speaking ill of magistrates and ministers.169)
이미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적 강령은 베버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신학적 교리에서 도출되었다기보다는 목회적 권고사항이라는 형태로 나타 난 이후, 특히 미국으로 건너가 18세기에 위의 인용문에 나타나는 것과 같은 상당히 강한 윤리적 강령의 형태로 정착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이 프로테스탄티즘의 현세내적인 윤리적 강령은 특히 미국으로부터 19 세기말 조선에 전파되기 시작하여, 새롭게 담배와 조혼까지를 금지하기 시
169) Dee E. Andrews, The Methodists and Revolutionary America, 1760-1800:
The shaping of an evangelical cultur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0, p.93.